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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호남에서 성공할 것인가?
[클릭! 4.15총선현장] 이윤정 광주·전남 통일연대 공동대표
 
이윤정   기사입력  2003/11/08 [16:55]

본지에서는 4.15총선을 맞아 정치개혁을 지향하고 현장에 목소리를 반영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이코너를 통해 전국각지의 총선 출마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고자 하니 많은 참여바랍니다.아울러 본 코너는 본지의 공식적 입장이 아님을 밝혀드립니다.-편집자주



▲광주·전남 통일연대 공동대표, 광주·전남 민중연대회의 단체대표 이윤정     ©대자보
일군의 사람들은 호남을 민주당의 아성이라고 규정한다. 호남 이외의 지역에서 봤을 때 이런 규정은 일정 맞는 부분일 수 있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50%는 맞는 답이고 50%는 틀린 답이다. 50%가 맞는 이유는 사실 호남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으면 90% 이상 당선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50%는 틀린 답이다. 호남인들이 선거에서 투표하는 행위를 분석해 보면 그 이유를 바로 알수  있다.

호남인들은 적어도 80년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 좀 더 개혁적인 정당 즉 민주당에 몰표를 던짐으로서 한국사회의 보수 반동화에 제동을 걸었고 평화개혁세력이라 일컫는 정치세력에 자양분을 제공함으로서 민주주의의 기초를 튼튼하게 했다. 그래서 호남을 민주당의 아성이라 규정하는 것에 반대하고 호남을 개혁세력의 교두보라 해야 맞다.

2002년 대선은 호남의 선택이 개혁세력의 교두보로서 어떤 의미를 갖추고 있는지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준 예이다. 민주당의 대통령 경선과정에서 노무현 후보를 선택했던 것은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한나라당으로 대변되는 수구세력에게는 결코 이 나라의 장래를 맡길 수 없다는 호남인의 결연한 의지 표명이었으며 대통령 선거에서 노 후보에게 몰표를 던짐으로서 구체화 시켰던 것이다. 

호남인들의 이런 전략적 투표행위 - 좀 더 개혁적인 정당인 민주당에 표를 몰아주는 행위는 지금까지의 선거 공간에서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최선의 선택이 항상 올바른 선택인 것은 아니다. 좀 더 개혁적이기 때문에 선택된 민주당은 호남인의 이러한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여서 내부 개혁의 동력으로 삼아 정치개혁의 선봉대로서 자신을 탈바꿈 시키는 게 시대적 소명이었지만 몇몇 의원들의 밥그릇 지키기 분탕질 싸움에 호남인들의 개혁적 투표행위는 호남지역주의라는 오명을 쓰고 만다. 이러한 과정은 결국 민주당의 분당과 열린우리당의 창당이라는 평화개혁세력의 분열상으로 나타나고 말았으며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은 최악의 지지도를 호남지역에서 기록하게 됐다.

평화개혁세력이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이들을 일으켜 세우고 힘과 희망을 주었던 호남은 지금 일단의 세력들에게 호남지역주의라는 오명을 들으면서 아파하고 있다. 그리고 내년 17대 국회의원선거에서 호남은 어려운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2004년에 치러질 17대 국회의원선거에서는 호남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지난 10.30 재 보궐선거에서 호남인의 선택은 예상외의 결과를 낳았다.
여론조사에서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던 열린우리당이 내천한 두 명의 후보가 모두 당선됨으로서 호남인의 눈에 비친, 좀 더 개혁적인 정당이 어떤 곳인지 그리고 17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어떤 당을 선택할 것인지 그 일단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이번 재 보궐선거가 열린우리당에 대한 선택인지 아니면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정국 속에서 얻어진 어부지리인지 아직은 판단할 수 없다. 낫은 투표율은 열린우리당이 호남에서 성공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아직까지는 답을 해 주지 않는다. 정당 지지도에 대한 여론조사는 40%가 넘는 사람들이 아직까지도 어떤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사실들을 잘 보여주고 있다. 

만약 열린우리당이 자만한다던지 정치개혁에 게으름을 피웠을 때 호남인은 다른 선택을 한다는 사실을 열린우리당은 뼈저리게 느껴야 할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창당과정에서 제 정당과는 확연하게 다른 개혁적인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지구당 창당과정이 현역의원의 기득권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든지, 영입인사와 그렇지 못한 경선예비주자들의 형평성 문제라든지 여성 정치인에 대한 배려라든지 열린우리당이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열린우리당의 국회의원들이 민주당과의 분당과정에서 보여주었던 초심으로 돌아가 현역의원의 기득권을 포기하고 정치개혁의 대의에 따라 철저한 당원 중심의 정당을 건설하는 길 밖에 없다. 당원들에게 그들의 대표자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주고 당원들의 자원봉사에 의해서 선거가 치러지는 저비용 고효율의 정치개혁의 길로 매진했을 때만이 호남은 열린우리당을 선택할 것이다.

17대 국회의원 선거까지 남은 5개월간 호남인들은 열린우리당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것이다. 그래서 열린우리당이 제 정당보다 더 개혁적인 정치집단이라는 확증이 섰을 때 호남인은 열린우리당의 손을 들어 줄 것이다.

열린우리당이 호남에서 성공할 것인가?
이 물음의 대답은 열린우리당의 정치개혁 과정에서 판단될 것이다.

*필자는 '광주·전남 통일연대 공동대표, 광주· 전남 민중연대회의 단체대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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