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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돈웅의원 100억 시인, '횡령은 없다' 주장
한나라당 검찰강압수사 비난, 노대통령 공세 꼬리내려
 
김광선   기사입력  2003/10/21 [17:55]

▲3번째 검찰의 소환조사에 응하는 한나라당 최돈웅 의원     ©YTN
한나라당 최돈웅 의원이 SK로부터 '비자금 100억원'을 받았다고 시인함에 따라 한나라당의 대선자금을 둘러싸고 정치권은 뜨거운 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

'SK 비자금'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는 21일 "최 의원이 오늘 조사에서 'SK 돈' 100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시인했다"며 "최돈웅 의원이 자백한 내용은 공여자측의 진술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 의원은 현재 '100억원'에 대해 사용처를 언급하고 있지 않으며, "개인적으로 횡령한 돈은 전혀 없다"라고만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검찰은 최돈웅 의원이 SK로부터 받은 100억원을 어떤 용도로 사용했는지, 또 사조직 및 당 재정위원회 관계자 등에 대해 소환 조사를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최돈웅 의원이 SK로부터 '비자금 100억원'을 받았다고 시인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 박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당 차원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해본 바 없다"며 "사실관계를 확인한후 다의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간단하게 밝혔다. 뿐만아니라 최병렬 대표를 비롯한 주요 당직자들은 이에 대해 뚜렷한 언급을 하고 있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홍사덕 총무는 "현재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해 본 일이 없는 만큼 일단 최 의원을 상대로 얘기를 들어본 뒤 당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당내 일부 의원은 "대통령이 '측근비리'에 대해 '재신임'까지 언급하고 있는 마당에 최돈웅 의원은 검찰조사에 순순히 응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향후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당내 한 관계자는 "내년 총선에서 최돈웅 의원 '비자금 수수설'이 내년 총선에 큰 영향이 있지 않겠냐"라는 질문에 "워낙 큰 사항들이 많은데, 이런 문제는 그냥 묻혀 가지 않겠냐"라고 언급해 '비자금 수수'의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기도 했다.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은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개인적인 비리에 대한 부분은 검찰에서 조사를 할 것이고, 당과 관련된 부분은 대선을 치루면서 문제가 있다는 것은 모든 사람이 인식하고 있다"며 "당이 떳떳하게 밝히고, 사과할 것은 사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남 의원은 "정치권 전반에 걸쳐 있는 비자금 문제는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나 50보 100보"라며 "이번 사건을 정치자금 투명화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지금까지 한나라당은 최돈웅 의원이 SK에서 '비자금 100억원'을 수수한 것에 대해 그 도덕성에 문제를 삼지 않고, 검찰의 강압수사에 대해 맹공을 펼친바 있다.

특히 지난 17일 홍사덕 원내 총무는 주요당직자 회의를 마치면서 "최돈웅 의원 주변 사람들에 대해서 불법적으로 강제연행을 하고 강압수사를 했던 점, 서울과 강릉자택에 대해 처음엔 영장제시 없이 수색에 나서려 했던 점, 지금까지 살아있는 권력주변의 인사들을 수사할 때와는 현저하게 다르게 최의원이 시인하지 않은 일들을 마치 시인한 듯이 언론에 흘린 점등에 대해서는 검찰의 맹성을 촉구하고 항의하기로 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최돈웅 의원이 'SK 비자금 수수'를 인정하자, 한나라당은 청와대를 향한 공세의 수위를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도 '비자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 향후 내년 총선에서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정치 비자금 수수'로 인해 정치권의 신뢰성은 더 이상 바닥을 칠 수 없게 됐다. 뿐만아니라 지금까지 정치자금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던 만큼 향후 '비자금 의혹'은 정치권을 따라다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정치자금 투명화를 위해서는 제도 마련은 물론이거니와 이에 대한 정치인들의 의지가 요구되고 있다./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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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10/21 [17:5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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