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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경선, 세대교체 아닌 '세습정치'
전두환씨 사위 등 당선, 최병렬대표 "형편없는 제도" 혹평
 
김광선   기사입력  2003/10/07 [15:18]

지난4,5일에 걸쳐 지구당위원장 국민참여경선을 치른 한나라당은 '386 세대의 돌풍'으로 자평하고 있는데 반해 최병렬 대표는 "결과적으로 젊은 사람이 당선됐지만 제도로서는 형편 없다"라고 언급해 당내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최병렬 한나라당 대표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공천제도를 대폭 개선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농담인데, 나한테 공천을 맡기면 100% 당선될 사람을 공천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또 최  대표는 "결과적으로 젊은 사람이 당선됐지만 제도로서는 형편없다”며“당헌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최 대표는“국민참여 경선은 국민을 당원으로 가입시켜야 하기 때문에 혈연,학연,지연을 동원할 수밖에 없어 진정한 국민이 참여하지 않는, 사기가 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병렬 대표는 "11월은 '물갈이론'을 포함해 여러가지로 우리 당에 고비가 될 것"이라고 언급해 한나라당 내에서 '물갈이론'이 현실화 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일각에서는 "아마도 최병렬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대폭 확대해 자기사람을 심어 당내 주도권을 확보하고, 당내 반대세력에 대한 제거에 들어간 것"이라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뿐만아니라 한편에서는 "최 대표의 발언은 이회창 계열에 있는 의원들에 대한 견제 발언"이라는 분석도 일고 있어 조만간 공천권을 둘러싸고 당내 내분이 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최 대표는 “모든 공천은 당선 가능성에 최우선 순위를 둘 것”이라며 “내 사람이라도 당선 가능성이 낮으면 공천할 수 없으며, 상향식 공천이라도 당선 가능성을 보장한다는 법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최병렬 대표가 이같이 국민참여 경선을 두고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이번 경선이 돌풍을 일으키기에는 여러가지 불협화음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관련 당내에서는 이른바 '386세대'정치인들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5,6공세대 정치인들의 '자기사람 심기'라는 측면과 '금품살포, 이전투구'라는 측면이 더욱 강하게 드러나고 있는 점을 주목할 수 있다.  

특히 인천 남구을 경선에서 당선된 한양대 겸임교수인 윤상현(41)씨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위이며, 강원 속초-고성-양양-인제 경선에서는 당선된 정문헌(37)씨가 민정, 민자당 의원을 지낸 한나라당 정재철 상임고문의 장남이라는 점에서 '세습정치'라고 볼 수 있다.

이같은 경선 결과를 두고 당내에서 '5,6공 용퇴론'을 주장하고 있는 남경필 의원은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면으로만 보기가 힘들다"며, "젊은사람이 당선되서 좋은 측면도 있지만, 다른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남 의원은 "윤상현씨와 정문헌씨의 당선은 장인이나 아버지의 지역구를 물려받지 않은 면이 있고, 그 사람들에게 연좌제를 들이 될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라고 언급했다. 또 남 의원은 "한나라당 경선은 크게 의미를 부연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지구당위원장 국민참여경선에 대해 일각에서는 "한나라당의 변화를 바라는 민의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정치 전체의 변화를 요구하는 민의로 분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하고 있다. 또 한편에서는 "국민참여 경선이라고는 하지만, 선거인단 인선에서부터 경선 과정에 많은 불협화음이 있었음을 한나라당은 반성해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과연 이번 경선을 둘러싸고 한나라당 뿐만아니라, 정치권이 '세대교체'의 바람을 일으킬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최병렬 대표의 '합리적인 보수주의자'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당내 내분을 넘어 '변화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뿐만아니라 한나라당의 국민참여경선이 이전투구, 금품수수가 난무했던 것을 두고 볼 때, 여타 다른 당은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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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3/10/07 [15:1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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