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5공 안기부 기조실장역에 자부심느껴
김용갑의원 '용퇴론' 강력반발, 소장파의원 '물갈이 대상1호'
 
김광선   기사입력  2003/09/08 [21:12]

한나라당 내에 '60대 용퇴론'이 '5,6공 청산론'으로 이어지자 보수파의 대표주자인 김용갑 의원이 발끈하고 나서고 있어, 향후 소장파와 중진의원간에 갈등은 더욱 첨예하게 대립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     ©김용갑의원홈페이지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은 '5,6共에 몸담았던 사람들은 떠나라'는 당내 소장파 의원들의 요구에 대해 7일 성명서를 통해 "시대가 바뀌었다고 해, 우리 당도 변화해야 한다고 해, 이러한 당의 뿌리를 부정하고 근본적인 목표까지 바꿀 수는 없는 일"이라면 '5,6공 청산론'에 대해 맞대응 하면서 나섰다.

김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과 같거나 비슷한 코드를 가진 인물들을 앞세워서는, 총선에서 승리할 수도 없을 것이지만, 설혹 승리를 한다고 해도, 결국 노무현정권의 또 다른 승리에 다름 아닐 것"이라며, "무조건적인 인적 청산과 당의 탈이념화 주장에는 우리 당을 지지해 왔던 많은 국민들도 결코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김용갑 의원은 '5,6공 청산론'과 '영남지역 무임승차 용퇴론’에 대해 "그 사람을 평가하고 진퇴를 결정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 어디에 있었느냐’가 아니라, ‘그 곳에서 무엇을 했느냐’의 문제"라면서, "나는 5공화국과 6공화국 정부에서 많은 일을 했고, 더욱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과거에 내가 했던 역할에 대해 당당하고 지금도 자부심을 느낀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5공화국의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으로 근무할 당시, 나는 대통령의 절대 권력에 맞서서 국민의 소리를 여과 없이 전하였고, 잘못된 일에 대해서 직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오늘날 우리 민주주의가 만개하는데 결정적 계기가 된 6.29 선언을 최초로 기획, 건의하였고, 내부의 엄청난 저항을 무릅쓰고 관철시켰다"고 강조했다.

또 김의원은 "6공화국의 총무처장관으로 근무할 때에도, 권위주의의 청산을 위해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개혁 정책들을 앞장서서 추진하였으며, 더욱이 대통령에게 ‘국민과 약속했던 중간평가 공약을 지키라’며, 건국 이후 최초로 스스로 장관직을 박차고 나오기까지 하였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지금 우리 당에 몸담고 있으면서 소위 용퇴론의 표적이 되어 있는 많은 분들 역시, 각자 모두 당시의 시대적 상황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다 했던 분들이며, 그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평가받은 정치인들은 사실상 이미 국민들의 손에 의해 정치를 떠났다"고 밝혔다.

더불어 김의원은 용퇴론에 대해 "국민들의 선택을 받아온 사람들에게 싸잡아 ‘물러가라’고 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에도 어긋나는 것이며, 어떠한 경우에도 특정한 시대적 상황에 몸담았다는 이유만으로 정치인들의 진퇴를 결정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용갑 의원이 5,6공 당시에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정치발전을 위해 공헌했다는 성명서에 대해 당내 소장파 심재철 의원은 "김용갑 의원이 소장파들의 '물갈이론'을 비판하는 성명을 낸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김 의원이야 말로 물갈이 대상 1호"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     ©대자보
또 심재철 의원은 "(김용갑 의원이)80∼85년 안기부 기조실장으로서 우리나라 민주주의 탄압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사람이고, 5공 치하 폭압적인 시절의 안기부 기조실장 경력은 왜 빼고 얘기하느냐"고 정면으로 공격하면서 나섰다.

한편 한나라당의 지도부는 당 중진의원과 소장파 의원들간의 대립구도가 극도로 날카로워지자, 수습책을 찾기 위해 분주해 보인다. 특히 해임안을 둘러싸고 노무현 대통령이 거부의사를 밝혔고, 해임안에 대해 총력전을 벌여도 모자른 마당에 내분은 결코 이롭지 않기 때문이다.

또 당 지도부로서는 추석을 맞아 국민들의 안방에 당의 분열된 모습을 보여주기란 여간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에 한나라당 지도부는 국민들에게 내분의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 대여 공세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우선 한나라당 지도부는 8일 "노무현 대통령이 이른 시일내에 김두관 행정자부 장관 해임건의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장외집회를 여는 것을 검토하고, 해임건의 관철을 위해 적극적인 공세를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노 대통령이 헌정 절차를 무시하고 오기 정치를 계속한다면 국민과 국회의 무서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대정부공세를 펼쳤다. 또 홍사덕 총무는 "장외투쟁은 국회가 열리는 주중을 피하고 주말을 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지도부가 당의 내분을 막기 위해 대정부 공세를 펼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무더운 여름 부슬비 내리는 듯 '시금떨떨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는 한가위라는 민족의 대명절이 끼어있고, 행자부 장관의 해임안이 뚜렷한 명분없이 '꼬트리 잡는식'의 공세를 지속적으로 펼치기에는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결국 김두관 행자부 장관 해임안에 대한 문제와 당내 소장파 의원들의 '60대 용퇴론' 및 '5,6공 청산론'으로 인한 당내 분열은 한나라당의 앞뒤로 막힌 벽이 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뿐만아니라 현재 정치권에 불어닥치는 세대교체 바람의 부담감과 '낡은 당', '수구정당'의 이미지탈피 등 만만치 않은 난맥에 빠져 있는 당 지도부는 한동안 정가의 '우물안 개구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한나라당이 과연 '우물안의 개구리'로 남을지, '우물밖의 황소개구리'가 될지는 '최병렬, 홍사덕 투톱체제'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과연 이들이  내년 총선 전에는 당을 수습해 '합리적인 보수'의 야당으로 거듭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정치부 기자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3/09/08 [21:12]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