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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바이마르공화국, 그리고 대한민국
[논단] 2007년 겨울, 대한민국의 우울한 자화상, 선택에 따른 책임져야
 
이태경   기사입력  2007/11/17 [23:13]
날이 갈수록 점점 분명해지는 것이 있다. 천재지변이 없는 한 이번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나 무소속 이회창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는 사실이 그것이다.
 
물론 조중동을 필두로 한 수구언론이 침묵의 카르텔을 구축하고 있는 탓도 적지 않겠지만, 유권자 대다수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보이고 있는 관대함과 인내심은 참으로 경탄할만한 수준이다.
 
부동산 투기 의혹과 BBK로 상징되는 주가조작 의혹에도, 위장전입과 탈세 등의 위법행위에도 이 후보의 지지율은 도무지 요지부동이다. 흡사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명박 후보에게 아무리 중대한 윤리적, 법적 흠결이 있더라도 이를 무시하기로 작정한 것처럼 보일 지경이다.  
 
참여정부와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그토록 예민하게 작동했던 대한민국 국민들의 윤리적 센서가 이명박 후보 앞에서는 한없이 둔해 지는 이유가 무얼까?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듯싶다.
 
참여정부에 대한 반감과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가 이명박 지지의 버팀목
 
첫째는, 참여정부에 대한 극심한 염증과 반감이다. 외환위기 이후 강화된 양극화에다 참여정부의 이런 저런 정치적 실수, 거기다 조중동의 악의적 주술(呪術)이 더해져 참여정부는 국민들로부터 완전히 외면당한 상태다. 참여정부에 대한 민심이반은 이미 지난 5.31지방선거에서 조짐을 보인 바 있는데 이번 대선은 참여정부에 대한 심판 성격이 무척 짙다. 
 
둘째는, 물신숭배의식의 팽배와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이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시대정신은 단연 물신숭배라고 할 것이다.  “부자 되세요!”라는 구호만큼 이를 잘 대변하는 구호도 달리 없을 것이다.
 
한편 신자유주의의 무한질주 속에서 삶이 고단해진 서민들은 자신들을 질곡에서 구원해 줄 초인을 기대하고 있다. 경제성장에 대한 이들의 목마름은 확실히 눈물겨운 데가 있다. 대한민국 유권자들의 다수를 점하고 있는 서민들의 눈에 이명박 후보야말로 물신숭배의식과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킬 초인이다.
 
대한민국 유권자들의 정신상태가 걱정스럽다
 
우려되는 것은 유권자들의 이 같은 판단이 그리 합리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백보를 양보해 참여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과 혐오가 상당한 근거를 갖고 있다 해도 단지 그 이유 때문에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현명해 보이지 않는다. 이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분노라는 감정에 내 맡기는 꼴이기 때문이다. 진부하게 들리겠지만 투표장에서 느끼는 카타르시스는 짧고 삶은 길다.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로 이 후보를 지지하는 것도 그리 합리적으로 보이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현재까지 이 후보가 대한민국 경제성장을 담보할 비책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설혹 이 후보에게 그런 묘책이 있어 대한민국 경제를 성장시키더라도 그 성과는 거의 재벌과 지주들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명박 후보의 삶과 가치관, 이 후보를 대통령 후보로 선출한 한나라당의 정체성이 이를 확실히 보장한다.
 
사정이 한결 심각한 것은 유권자들이 이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통해 얻으려고 하는 두 가지, 즉 참여정부 심판과 경제성장은 잘해야 스트레스 해소에 그치거나 실현이 극히 불투명한 반면 과감히 포기하려고 하는 도덕성과 준법의식은 국가를 경영하는 데 필수적 요소라는 사실이다. 이명박 후보에 대한 묻지마 식 지지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멘털리티가 깊이 병들어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편 이명박 후보의 국가 정체성이 불안하다며 출마를 선언해 20%내외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회창 후보에 이르면 17대 대선은 희극으로 전락한다. 물론 이 희극이 끝난 뒤 펼쳐질 대한민국의 미래는 잿빛일 가능성이 높다.
 
민주주의와 중우정치의 사이에서
 
2007년 말 대한민국 국민들의 행태는 흡사 바이마르 공화국 말기 대공황과 무질서에 질린 독일국민들이 히틀러의 품에 안겼던 모습을 연상케 한다. 그러나 어쩌랴! 우리가 민주주의라는 괴물을 키우기로 작정한 이상 그에 따른 비용도 감수할 수밖에.
 
어쩌면 이번 대선은 민주주의와 중우정치의 사이가 아주 가깝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다시금 일깨우는 계기가 될 지도 모르겠다. 끝으로 투표라는 정치행위에는 엄중한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무지도 죄라는 사실을 대한민국 유권자들에게 말하고 싶다. 

* 글쓴이는 <대자보> 편집위원, 토지정의시민연대(www.landjustice.or.kr) 사무처장, 토지+자유 연구소 연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블로그는 http://blog.daum.net/changethecorea 입니다.
대자보 등에 기고한 칼럼을 모은 [한국사회의 속살] [투기공화국의 풍경]의 저자이고, 공저로는 [이명박 시대의 대한민국], [부동산 신화는 없다], [위기의 부동산]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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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11/17 [23:1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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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양백 2007/11/22 [11:09] 수정 | 삭제
  • '바이마르 공화국 말기'와 '중우정치'란 말은 지나친 비유 아닌가?

    '신자유주의'를 정확하게 해석해서 우리 한국 현실에 적용해야 하는데, 미국과 재벌의 일방적 요구에 순응한 결과로 2007년 겨울에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 아닌가?
    BBK 뿐만아니라 삼성에 대해서 뜻있는 사람들이 주시하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 염라대왕 2007/11/19 [04:27] 수정 | 삭제
  • 너런 쓰레기 왜놈 노비종자들을 모조리 소탕 하는 날이 반드시 와야 이나라가 망하지는 않고 버틸것이다 개말종 쓰레기 종자야 지랄발광 할 시간 있으면 니놈 에미 씹이나 열심히 빨다 뒤지거라 고게 니놈이 할수있는 유일한 일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2 2007/11/19 [02:39] 수정 | 삭제
  • 부동산 투기 의혹과 BBK로 상징되는 주가조작 의혹에도, 위장전입과 탈세 등의 위법행위에도 이 후보의 지지율은 도무지 요지부동이다. 흡사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명박 후보에게 아무리 중대한 윤리적, 법적 흠결이 있더라도 이를 무시하기로 작정한 것처럼 보일 지경이다.
    ----이정도면 국민의 지지와 관계없이 감옥행에 20-30년 징역이 보통 외국에서 있는일인데---법은 무엇하는것인가?
    한국에는 법이 없나?
  • 리범 2007/11/19 [02:03] 수정 | 삭제
  • 이 명박 후보에 대한 지지율에 조금 의문은 있지만, 왜 그럴까요. 그럼 누구를 선택해야 합니까. 정동영후보나 이인제후보가 과연 자격이 있을까요.자기를 키워준 정당을 부정한 사람들입니다. 만약 정동영 후보가 임기중 잘못하면 국민은 어떤식으로 견제 해야하나요. 그당 깨고 새당 다시 만들어서 나는 책임없다 할텐데... 지금 상황 모두가 진보의 책임은 아니지만, 과반이상의 의석을 가지고 무었을 했나요. 입에 달고사는 민주세력 개혁세력 무었을 했나요. 자업자득입니다. 너무 실망스럽습니다. 국민을 가르치려 하지 마십시요. 당신들!!! 부패한 무리들 만큼 역겹습니다. 참고로 전 이명박 싫어합니다.
  • 글쎄요.. 2007/11/18 [23:11] 수정 | 삭제
  • 만약 이명박이 남들이 생각하는 다 그렇고 그런 잘못들 예를 들어 위장전입이나 뭐 그런 것들이 아니라, 정말로 BBK나 도곡동 땅의 문제가 사실로 들어나면 반드시 낙마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위기가 벌써 언제적 이야기입니까? BBK는 이제 시작이지만 나머지는 정말 의혹이기 때문이죠. 의혹과 사실은 전혀 다릅니다.

    두번째로, 실패한 정당에 다시 정권 맡기는 것이 그럼 당연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정권을 바꾸긴 해야 하는데, 대안이 한나라당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정당정치에서 정당 이리저리 해체하고 새로 바꾸는 것 만큼 치사한 행동은 없습니다. 그들의 머릿속은 마치 정당만 새로 만들면 새로운 사람들로 아주 일이 잘될 것처럼 생각하지만, 실재로는 욕먹어도 계속 이어지는 정당이 훨씬 더 가치있는 것입니다. 그 점에서 본다면 한나라당이 훨씬 더 바람직한 형태입니다.

    마지막으로 물신숭배 이런 용어를 사용하면서 마치 일반 국민을 맹신자로 몰아가는 태도는 버리시길 바랍니다. 아마 저도 님보다는 똑똑하다는 말을 들으면서 살았을 겁니다. 하지만 남의 생각을 자신의 맘대로 정의하는 태도는 굉장히 위험한 태도입니다. 그런 독단주의, 아집등이 사실 이번 정부가 가장 위험한 정부라는 반증입니다. 클린턴이 왜 위대했냐라고 말하면 저는 그의 유연한 사고 때문이라고 말해드리겠습니다.

  • 민심 2007/11/18 [20:07] 수정 | 삭제
  • 얼마나 열받으면 그럴까
    최근에 하는 짓을 보면
    국민들이 그동안 얼마나
    속아왔는지 알수있어
    국민을 위한다는 위선의 탈을쓰고
    부패의 늪에빠져 허우적거리는..
    아직 선거가 끝나지 않았으니
    누가 당선 되던지 잘못된 길로 가려하면
    바로 잡음에 우리모두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 지나가다 2007/11/18 [19:20] 수정 | 삭제
  • 글의 내용엔 공감을 합니다.

    그러나 유권자에겐 어떤 선택의 기회가 있을까요?

    참여정부의 과실은 그대로 따먹고, 책음은 나는 모르는 사람들과
    아직 어떤 모습으로 나갈지 모르는 사람과
    수권능력이 의심되는 당의 사람중

    누구를 대안으로 해야한다는 것인지요?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사람들의 선택이 그나마 이거라고 생각하는것을
    바이마르 공화국 시절과 비교하면서 걱정하는 것은
    이전에 DJ가 집권하면 빨갱이들이 내려와서 다 죽일 것이라는
    사람들의 선동과 오늘의 글과 차이가 무엇인가요?

  • 반성좀 2007/11/18 [15:51] 수정 | 삭제
  • 이명박을 지지하는 대중은

    5년전 노무현을 지지했던 바로 그 대중이요

    당신들은 당시 어떻게 말했소?

    위대한 민중의 승리, 민중은 역시 현명하고 위대하다 라고 하지 않았소?

    왜 이런 결과가 오게 되었는지 치열한 반성은 하지 않고

    어리석은 민중, 중우정치 운운 하고 있다가는

    아마도 재기 조차 못할 정도로 심판을 받을 거요

    보수 일색의 정치가 절대 바람직하지 아니하기에

    당신들은 꼭 살아야하오 그런데 이런식으로 남탓만 하다가는 희망이

    없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