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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전교조 마녀사냥 즉각 멈춰라”
'아펙반대 국민행동' 전교조 비난 중지 기자회견, 한나라당은 특위 구성
 
김한솔   기사입력  2005/11/03 [13:36]
부산 전교조의 '아펙 바로알기' 동영상을 둘러싸고 3일 째 전교조와 한나라당의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민주노총과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50여 개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아펙반대 부시반대 국민행동'(아래 국민행동)은 3일 오전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PEC 바로알기 수업'에 대해 한나라당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아래 전교조) 비방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국민행동은 기자회견문에서 "APEC 바로알기 수업관련, 전교조에 대한 한나라당의 마녀사냥식 여론공세를 규탄한다"고 한나라당을 비난했다.
 
▲ '아펙반대 부시반대 국민행동'이 전교조 APEC수업에 대한 한나라당의 비난 중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국민행동 제공

또 "한나라당의 이러한 정치공세는 기초적 사실관계조차 왜곡한 엉터리 정치공세일 뿐 아니라, 스스로를 패러디 영상물조차 수용할 수 없는 편협한 수구적 집단으로 비하시키는 우둔한 태도이며 표현의 자유를 형해화시키는 폭거라 아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행동은 이어 "사회적 쟁점에 대해 학생들의 균형있는 시각을 기르기 위하여 APEC에 대한 찬반의 주장을 소개하고, 학생들 수준에서 생각할 수 있는 바람직한 국제 협력의 방안을 토의하게 해보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말하며, "APEC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전달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러한 수업에 대해 '이념과잉', '정치과잉', '선동과잉', '사상적 인질' 등등의 표현으로 매도하면서, 전교조를 반교육적 집단으로 몰아세운다는 것은 그야말로 '교육의 중립성'을 훼손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원내대표 강재섭은 전교조를 비난하며 <우리 아이 올바르고 반듯하게 키우기 특위>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사립학교법 같은 개혁입법을 필사적으로 저지하려 하고 사학재단 비리를 감싸고 교육 불평등을 강화하는 데서 앞장서 온 한나라당이 '아이들의 미래' 운운하는 것은 위선적 태도나 다름없다"고 주장하며, "국민 대다수가 지지하고 있는 사립학교법 개정을 무산시킬 목적으로, 한나라당이 무리한 ‘전교조 때리기’에 나선 것이 아닌지 의심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고, 기본적 사실관계조차 왜곡하면서, 전교조에 대한 마녀사냥식 여론공세를 퍼붓고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한나라당에게 이 문제에 대해 우리와 공개토론하기를 제안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전교조도 홈페이지에 성명서를 내놓으면서 "한나라당은 정략적인 국민 선동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라고 요구했다.

전교조는 "전여옥 대변인이 APEC 바로 알기 공동 수업에 대해서 선동조의 성명서를 연일 발표하면서 전교조의 이념성을 비판하고 나섰다. 또, 전교조가 실시한 공동 수업과 관련하여 해당 교사들은 교육공무원법과 교육기본법을 위반하였다면서 처벌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밝히면서, "한나라당은 국회에서 동영상을 직접 틀면서 국민들을 선동하기에 열을 올렸을 뿐 단 한번도 문제를 제기하기 전에 전교조에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한 적이 없다. 진정 전교조와 국민들을 이간질하는 것이 한나라당 식의 교육 살리기인지 의심스럽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나라당이 교육관련법을 인용하여 교사들의 징계를 운운하는 것은 한마디로 시대착오적인 수구정당의 본질을 드러내는 것이다"라고 밝히며, "한나라당이 진정으로 우리 아이들을 올바르게 키우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국민과 전교조를 이간질하는 선동 행위를 즉각 중단하여야 한다. 또한 한나라당이 행한 온갖 왜곡과 비방에 대하여 그 책임을 분명히 물을 것이며, 일방적인 매도를 중단하지 않을 경우에 한나라당의 편향된 행위를 바로 잡기 위하여 강력히 싸워 나갈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 부산 전교조의 반 APEC 동영상 한장면                        © 부산전교조 제공


한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3일 열린 상임운영위에서 "반APEC 수업과 관련해 학부모들의 불안과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밝히며, "가치관 형성기에 있는 학생들이 이 같은 교육자료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은 학생들의 소중한 권리가 침해당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박 대표는 "학생들은 당연히 올바른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고, 균형된 시각을 갖도록 보호하는 것은 교육의 중요한 책무이다. 올바른 교육과 교육의 미래를 위해 당에 <우리아이 바르게 키우기 특위>를 가동해 교육 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바로잡아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이날 특위 위원장에 이강두 최고위원을 임명했다.

또 전여옥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서 "교실까지 특정이념의 선전장이 되고 교사까지 선전선동의 전달자가 되는 세상이다"라고 주장했다.

전 대변인은 "전교조의 반APEC 동영상이 수업교재로 한참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들에게 끔찍한 살인현장을 담은 삽화를 제시하고, 특정한 이념을 주입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며, "아이들이 특정이념에 물들고 욕설에 익숙해지고 세상을 증오의 눈길로 바라보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이 전교조 동영상에 집중하는 이유는 강정구 교수 발언으로 ‘정체성 논란’을 일으켜 재선거에서 승리한 이후 전교조를 통한 이념공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정체성 논란을 강조하기에는 박 대표나 당으로서도 부담이 되는 상황에서 전교조 동영상 건이 호재로 작용한 것이고, 이 사건을 적극 활용, 열린우리당이 추진하는 ‘사학법 개정’ 저지로 연결시킬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수업교재안에 불과한 동영상에 대한 시비는 당분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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