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9월 17일 오후7시, 개막식에 앞서 개막작을 연출한 박찬욱 감독, 주연배우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을 비롯해 줄리엣 비노쉬 등 해외 유명 배우와 감독들의 레드 카펫이 이어진 후, 배우 이병헌의 사회로 부산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화려하게 개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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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0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 카펫의 밀라 요보비치 ©임순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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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식은 까멜리아상 시상식에 이어 올해의 한국영화공로상 시상,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이 수상된 후,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광수 이사장의 인사와 개막선언을 시작으로 열흘간의 영화제 시작의 막을 올렸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샤넬과 협력해 지난해(제29회) 신설한 까멜리아상은 영화 산업에서 여성의 위상을 높이고, 기존의 관습과 사고방식에 도전하며 문화적, 예술적 기여를 한 여성 영화인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상으로 올해는 대만의 감독이자 배우, 프로듀서인 실비아 창이 수상했으며, 그녀의 작품 '타년타일'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다.
수상식에서 실비아 창은 "영화감독으로 53년 동안 일할 수 있었던 것은 축복"이라며, 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과 헌신을 드러냈다.
한국 영화의 발전과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한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상인 한국영화공로상은 50여 년간 영화 외길을 걸으며 ‘부러진 화살’(2011) ‘남영동1985’(2012) ‘블랙머니’(2019) ‘소년들’(2020) 등 한국사회의 이면과 시대적 과제를 날카롭게 포착한 작품으로 한국 영화계의 역사와 함께해 온 공로로 정지영 감독이 수상했다.
정지영 감독은 “조 감독부터 하면 영화한 지 50년 됐다”며 “카메라 앞에는 열심히 연기한 연기자가 있었고, 카메라 뒤에는 저와 밤을 지새운 스태프들도 있다. 또 영화를 지켜봐준 관객들이 저를 이 자리에 있게 해줬다”고 수상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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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영화인상 이란의 거장 감독 자파르 파나히 수상 ©임순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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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아시아 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에 있어 가장 뛰어난 활동을 보인 아시아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올해 아시아영화인상은 이란 정부의 탄압과 억압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독창적이고 문제의식 있는 작품들을 꾸준히 만들어 온 용기와 예술적 성취를 높이 평가해, 이란의 거장 감독인 자파르 파나히가 수상했다.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영화 '하얀 풍선'으로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이후에도 '거울', '써클', '오프사이드' 등 이란 사회의 현실을 날카롭게 담아낸 작품들을 선보였으며, 올 해 베니스영화제에서 '그저 사고였을뿐'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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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개막작 '어쩔수가 없다'의 소개와 주연배우 인사 ©임순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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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시상식에 이어, 올해 처음 신설된 경쟁부문 심사위원이 소개되고,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개막작 '어쩔수가 없다'의 소개와 박찬욱 감독과 배우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이 관객에게 인사했다.
박찬욱 감독은 "처음 부국제를 만든다고 했을 때 한국에서 될까 걱정도 많이 하고, 무모한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30년이 흐르고 이렇게 큰 영화제가 됐다"며 "내 영화가 딱 30년 되는 해에 개막작으로 상영한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진심으로 영광으로 생각한다"는 소감을 말했다.
주연 배우 이병헌은 "30년이 되니까 벅차고 감회가 새롭다. 처음 여기 왔을 때 설렘을 이제 여러분께 선물로 드릴 수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하다"며 "무엇보다 이 자리에 여러분이 계셔서 영화가 있고 배우가 존재할 수 있다는 걸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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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막작 '어쩔수가 없다'의 한 장면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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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작 '어쩔수가 없다'는 베니스국제영화제와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공개된 작품으로, ‘어쩔수가 없다’는 미국 작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액스’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오랜동안 박찬욱 감독이 공을 들인 작품이다.
영화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가 어느날 갑자기 해고된 후, 가족과 집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블랙코미디 형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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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막작 '어쩔수가 없다'의 한 장면 ©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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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수가 없다'는 재취업을 위한 경쟁을 이어갈수록 극단적인 선택지에 직면하는 ‘만수’의 모습과 그가 겪는 내적 갈등은 예측할 수 없는전개속으로 관객을끌어들이고, 박찬욱 감독의 아이러니한 유머가 더해져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현실적인 상황을 통해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영화는 감작스런 해고로 인해 벌어지는 상황을 담고있는데, 만수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언젠가 닥칠지도 모르는 현실을 다루어 웃음을 자아내나 동시에 서글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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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막작 '어쩔수가 없다'의 한 장면 ©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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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영화진흥위원회 표준시사실,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공개홀, 메가박스 부산극장까지 총 7개 극장, 31개 스크린으로 64개국 328편의 작품을 상영한다.
뿐만 아니라, 지아장커 감독과 민규동 감독이 기조발제를 맡아, ‘다시, 아시아영화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아시아영화의 현실과 미래를 조망하는 포럼 비프가 9월 18일(목)부터 21일(일)까지 영상산업센터에서 열린다.
또한,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은 9월 20일(토)부터 23일(화)까지 벡스코 제2전 시장에서 AI, 글로벌 협력, 엔터테인먼트 금융 등 콘텐츠 산업의 핵심 의제를 다루는 다양한 콘퍼런스를 열어 국제적 담론의 장도 마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