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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정부에 한글전용법 지키게 하다
[한글 살리고 빛내기45] 노재봉 국무총리, 노동부장관, 서울시장 검찰에 고발
 
리대로

1948년 대한민국을 세우면서 한글을 살리려고 한글전용법(법률 제6:공문서는 한글로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을 만들었다. 그런데 처벌조항이 없다고 일본 식민지 교육으로 일본식 한자혼용에 길든 공무원들이 잘 지키지 않았다. 그래서 한글단체는 정부에 수 없이 이 법을 지키라고 건의하고 처벌조항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부는 그 건의를 무시했다. 그런데다가 정부는 한글날을 공휴일에서까지 빼버림으로서 어렵게 살아나는 한글을 못살게 만들고 있어서 나는 정부 잘못을 바로잡아야겠다는 생각으로 1991년에 노재봉 국무총리와 최병렬 노동부장관, 이원종 서울시장을 직무유기와 업무태만, 한글전용법 위반으로 서울지방 검찰청에 고발을 했다.

 

▲ 노동부가 해마다 년 말에 일간 신문에 이런 똑 같은 한자혼용 광고를 내고 있었다.     © 리대로

 

그렇게 한 것은 정부에 한글전용법을 지키고 한글을 빛내라는 것을 알려주고 한글을 우습게 여기는 못된 버릇을 바로잡으려는 목적이었다. 그때 마침 노동부가 한 해가 끝날 무렵마다 일간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한자혼용으로 신문 광고를 내고 있었고, 서울시도 신문에 한자혼용으로 광고를 낸 것이 있었다. 한글을 살리려는 한글전용법이 있는데 일본처럼 한자혼용 세로쓰기로 신문에 광고를 내는 것은 터놓고 한글전용법을 무시하는 것이고 위반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국무총리에게 정부기관이 그렇게 하는 것은 한글전용법 위반이니 산하기관 공무원들이 그 법을 지키게 하라고 건의했고 국무총리로부터 앞으로 잘하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그런데 그 뒤 년 말에 노동부는 한자혼용 신문광고를 또 똑같이 냈다. 그래서 그 근거로 노재봉 국무총리는 직무유기와 업무태만으로, 노동부장관과 서울시장은 한글전용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1948년 대한민국 건국과 함께 만든 법률 제 6공문서는 한글로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얼마동안 부득이한 경우 혼용한다.”는 한 줄로 된 법이었지만 매우 중요한 법이었다. 이 법은 대한제국 때인 고종 32년 한글을 살려 쓰려고 정부가 발표한 공문식( 법률, 명령은 다 국문으로 기본을 삼고 한문 번역을 첨부하거나 혹은 국한문(國漢文)을 섞어서 쓴다)을 되살린 것으로서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면서 살리지 못한 법을 살린 것이었는데 일본식 한자혼용에 길든 공무원들은 잘 지키지 않았다.

 

▲ 국어운동대학생동문회(회장 리대로)가 국무총리에게 한글전용법을 잘 지키게 해달라고 보낸 건의문(왼쪽)과 국무총리실로부터 앞으로 잘 지키게 하겠다고 받은 그 건의문 답장(오른쪽)     © 리대로

 

그래서 나는 정부가 한글날을 공휴일에서 빼게 되면 앞으로 한글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정부와 공무원들을 정신 차리게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뚜렷한 증거를 가지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마음을 먹고 그 때 내가 모시고 한글운동을 하던 허웅 한글학회 회장과 공병우 한글문화원장께 그 뜻을 밝혔다. 그런데 두 분 모두 찬성을 안 했다. 그때만 해도 군사정권이어서 국민을 우습게 여기는 자들이었기에 혹시 내가 다칠 까봐서 그랬다. 공병우 박사는 정부가 잘못하는 한글 기계화정책을 바로잡으려다가 중앙정보부 남산 지하실에 끌려가 고통을 겪은 있어서인지 그랬고, 허웅 한글학회 회장도 마찬가지 그랬다. 그러나 나는 꼭 하기로 했기에 김동길 교수께 내 뜻을 편지로 밝히고 어찌하면 좋겠는지 물었더니 나라를 위하는 일인데 겁낼 게 있느냐고 바로 답장을 해주셨다.

 

김 교수는 내가 하는 일은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일이며 목숨을 걸고 한글을 지키겠다는 동지를 보니 반갑다고 용기를 주셨다. 옛날에 김윤경 교수님이 내게 힘내라고 답장을 주셨던 때처럼 힘이 나서 바로 덕수궁 옆에 있는 검찰청 지원으로 가서 고발장을 접수하려고 하니 거기 직원이 놀라면서 이런 큰 사건은 강남에 새로 생긴 검찰청 본청으로 가야 한다며 받지 않았다. 그래서 전국국어운동대학생연합회 회장을 지낸 김불꾼, 김한빛나리 두 후배와 함께 서초동 검찰청으로 가서 접수를 하려고 하니 그 직원들 또한 놀라는 표정으로 바로 받지 않고 내 고발장을 가지고 과장으로 보이는 사람과 서류를 검토하더니 법전으로 보이는 책을 가지고 한글전용법이란 것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그들은 그런 법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잘못되면 당신이 다칠 수 있다.”면서 겁을 주었다. 그리고 고발장 양식이 잘못되었다며 현주소와 내 주민등록번호를 써 가지고 다시 오라고 했다. 그러니 함께 간 두 후배는 겁을 먹고 다음에 다시 오자고 했다. 그러나 나는 꼭 고발장을 내야 했기에 후배들에게 너희들은 아무 상관이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고 그 자리에서 현주소와 내 주민번호를 써 넣은 다음에 다시 제출했다. 그런데 서류를 이런 식으로 줄을 긋고 다시 써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왜 안 되냐고 따지니 또 뒤에 있는 과장에게 가서 의논을 하고 그냥 놓고 가라고 했다. 그때만 해도 고발장은 변호사 사무실에서 손으로 쓴 한자혼용 글인데 세벌식 컴퓨터 공병우 글꼴로 깨끗하게 쓴 문서가 남다르니 놓고 가라고 한 것으로 보였다.

 

▲ 노재봉 국무총리 직무유기 고발장 사본(왼쪽), 김동길 교수가 내게 보낸 답장 (오른쪽)     © 리대로

 

그런데 정식으로 접수되어 얼마 뒤 고발인 조사를 한다고 검찰청 특수부로 들어오라고 했다. 처음 검찰청에 가서 조사를 받게 되니 긴장도 되었는데 수사관이 꼭 국무총리를 조사하게 할 것이냐? 영웅이 되고 싶으냐?” 들들 겁주더니 대기실에 가서 기다리라고 하는데 그 방은 며칠 전에 현대 정몽헌 사장이 창밖으로 뛰어내려 자살한 방이다.”라고 묻지도 않은 말을 했다. 그리고 그 대기실에 있다가 다시 불러서 가니 포승줄로 묶은 죄인들을 끌어다 놓고 취조하더니 그들을 내 보내고 나에게 이것저것 물었다. 그리고 또 대기실에 가서 기다리라고 해서 대기실에 혼자 열려있는 창밖을 보니 그날따라 보슬비는 내리고 내가 왜 이 고생을 하나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쳐갔다. 그리고 또 불러서 가니 이것저것 반말로 묻기에 용기를 준 김동길 교수가 생각이 나서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기에 이렇게 막말을 하느냐.”고 대들었다.

 

그러니 뒤쪽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이가 수사관에게 왜 정중하게 모시지 않느냐며 나를 모시고 오라고 했다. 그래서 그 방으로 가니 담당 검사였다. 그는 수사관과는 다르게 이 회장 말씀이 모두 옳습니다. 그런데 총리를 처벌하게 하는 것이 목적입니까 잘못을 바로잡는 것이 목적입니까?”라고 정중하게 물었다. 그래서 법을 지키고 한글을 사랑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하니 그럼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으니 취하해주면 고맙겠습니다. 취하해주시지 않으면 제가 총리를 조사해야 합니다. 그럼 저는 무능한 검사가 되어 진급도 못합니다.”라고 젊잖게 말했다. 네 시간이나 그렇게 시달리다보니 지치기도 하고 검사가 수사관과 달리 정중하게 말을 하니 내 마음이 약해져서 총리로부터 앞으로 한글전용법을 잘 지키겠다는 약속을 받아주면 취하해주겠다고 했다.

 

그러니 그 자리에서 총리실과 전화로 그렇게 하겠다고 확인해주었다. 그래서 취하해 주었는데 그 뒤 노동부가 한글전용 가로쓰기로 광고를 낸 것을 보고 노동부장관실에 전화를 하니 깜짝 놀라면서 한글전용법을 잘 지키고 있다고 말하기에 내가 이번에 낸 광고를 보고 고마워서 전화를 했다.”라고 말하니 그는 총리실에서 모든 기관에 지시했으니 앞으로 다른 기관들도 잘 지킬 거라고 알려주었다. 그리고 그 당시 노재봉 총리도 어떤 자리에서 이제 세상은 바뀌었다. 국민 수준이 높아졌다.”며 공무원들에게 국민 소리를 귀담아 들으라고 했다는 보도를 보았다. 나는 그 때 그 일을 하면서 죽기를 각오하면 겁나는 것이 없고 못 이룰 일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때 내게 용기를 준 김동길 교수님을 고맙게 생각하고 가끔 찾아뵙고 의논을 하고 있다.




<대자보> 고문
대학생때부터 농촌운동과 국어운동에 앞장서 왔으며
지금은 우리말글 살리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공동대표

한국어인공지능학회 회장

한글이름짓기연구소 소장
세종대왕나신곳찾기모임 대표







 
기사입력: 2021/12/26 [00:49]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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