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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고발 사주' 의혹, 조국은 어떤 생각하고 있을까?
[책동네] 조국의 <조국의 시간>에서 되돌아본 검찰개혁과 윤석열
 
김철관   기사입력  2021/09/27 [17:35]

 

▲ 표지     © 한길사


가족의 피에 펜을 찍어 써내려가는 심정입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쓴 <조국의 시간>(2021, 5, 한길사)의 서문, 책을 펴내면서 촛불시민들에게 드리는 말씀의 소제목이다. 얼마나 억울했으면 첫 서문의 제목이 가족의 피에 펜을 써 내려가는 심정이라고 썼을까.

 

현재 검찰의 야당고발사주 의혹이 불거졌고, 조국 딸 장학금을 집요하게 공격했던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로부터 50억을 받은 이 때, 조국 전 장관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나는 조국 전 장관과 일면식도 없다. 하지만 고발사주 의혹과 곽상도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로부터 50억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조국의 <조국의 시간>을 되새겨 봤다.  

 

<조국의 시간>이 출판될 무렵인 지난 5월과 6월은 연일 화제가 됐다. 검찰개혁 과정에서 중심에 서 있던 인물에다, 36일 동안 문재인 정부 법무부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검찰에 대한 개혁에 속도를 냈기에 검찰과의 마찰이 끊이질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조국의 시간>에 앞서 <조국 백서>에 이어 <조국 흑서>까지 등장하게 된 상황이었다. 일부 진보 지식인을 비롯해 <조국 흑서>의 저자인 김 모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등 진보시민단체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었다. 그래서인지 <조국의 시간> 출판소식이 하루가 멀게 보도가 됐다. 지난 6월 초 책을 사기 어려워, 아는 직장 동료에게 부탁을 해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일주일 만에 책이 도착했다. 일주일 만에 도착할 정도로 불티나게 팔렸던 것을 짐작하게 했다. 베스트셀러였던 셈일까.

 

동생같이 지낸 한 직장 동료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주제로 얘기만 나오면 사모펀드 등을 얘기하며 사기꾼이라며 핏발을 세웠다. 그는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자주 접해 조국에 대한 좋지 않은 편견을 갖고 있었다. 나는 언론을 전공했고 언론개혁운동을 한 사람으로서 당시 언론의 보도를 그리 달갑게 생각하지 않아 무심코 넘어갔다. 조국의 책을 구입한 후, 틈틈이 집에 와 읽었다. 개인적으로 무척 바쁜 일이 있었기에 몇 쪽씩 읽다가 접어놓고, 다시 읽고 다시 읽고 하다, 간신히 다 읽게 됐다. 보름만으로 추정이 된다.

 

또한 이번 추석 연휴를 이용해 그 책을 다시 꺼내 읽었다. 특히 연휴 동안 읽을 올해 출판한 세권의 책을 선정했는데, 소설가 이동연 작가가 쓴 장편소설 <삼별초>와 이윤옥 시인이 쓴 <인물로 보는 한국여성독립운동사> 그리고 <조국의 시간>이었다. 또한 우리나라 출판의 역사에 없어서는 안 될 한길사라는 출판사가 펴냈기에 좀 더 관심이 간 점도 사실이다.

 

공익제보자로 인정받은 조성은 씨가 한 인터넷언론사를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측근이 야당에게 건넨 검찰 공소장 개입 의혹이 불거져 공수처와 검찰의 수사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시점에서, 다시 읽기로는 이 책이 유용할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대선 유력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개입 의혹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이 때, <조국의 시간>을 정독한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조국의 시간>에서는 당시 법무부장관으로 재직할 때 검찰개혁을 방해하는 검찰과 언론과 야당의 카르텔에 의한 것이었다고 조국은 항변한다. 검찰이 정보를 흘리면 언론은 이를 기초해 보도를 하고 야당은 맹공을 퍼부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검찰은 수사를 확대했고 악순환이 계속 이어졌다. 검찰은 살아있는 권력과 싸우는 정의의 화신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은 사심 없는 무오류의 영웅으로서의 법치(法治)가 검치(檢治)로 둔갑했다는 것도 지적한다. 현재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야당의 강력한 대선 후보도 떠오르는 것도 다름 아닌 이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론보도에 의해 당시 조국 법무부장관 임용 불가론의 핵심이유로 등장한 사모퍼드는 권력형 비리도 아니고 부인 정경심 교수의 공모가 없음이 1심 재판과정에서 밝혀졌다. 당시 상당수 보도가 허위이거나 가짜뉴스였는데도 언론은 아직까지 잘못을 사과하거나 책임을 지는 언론은 없다. 이외에도 보도도 상당수 허위이거나 과장됐음이 밝혀졌는데도, 당시 조국에게 좋지 않은 여론을 조성한 언론은 아무 책임도 없다.

 

2019년 하반기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서 여러 차례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렸다. 검찰개혁의 핵심인 공수처 신설과 검경수사권 조정을 외쳤다. 그 때문인지 공수처 등  일부 검찰개혁 과제가 실현됐다. 당시 검찰개혁을 무산시키려는 검찰, 언론, 야당의 카르텔에도 촛불시민들의 집단지성이 압축적으로 실현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듯싶다.

 

조국은 묻는다.

 

내가 법무부장관에서 자진 사퇴하거나 장관 지명이 철회되었다면 보수야당과 언론은 검찰개혁에 동참했을까? 검찰은 검찰개혁안 통과를 인정하고 받아들였을까? 역사는 과정을 허용하지 않는다.” - 본문 중에서

 

조국은 황당무계한 언론의 악의적 허위기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사모펀드, 여배우와 염문, 제자와의 염문, 딸이 외제차 포르쉐 몰고 다님, 아들 고교시절 여학생 성희롱, 중국 공산당 돈과 도움 받음, 북한 지령 받음, 정경심 교수의 200만원 외제 안경테, 울산 사찰 방문해 송철호 후보지지 부탁, 정경심 교수의 사모펀드 관련자 해외 도피 지시, 조국 처남 북 석탄 운반선 소유, 딸 의사고시 후 세브란스병원 의사 찾아 인턴 하고 싶다, 보건복지부 조국 딸 인턴 위해 국립중앙의료원 피부과 레지던트 자리 증원 등이다. 일베 사이트의 성적 모욕 글과 추잡한 합성사진들은 악의적이었다. 모든 허위기사에 대해 민형사 소송을 제기한 상태라고 그는 밝히고 있다.

 

언론과 야당이 주장한 동생 부부의 위장이혼 의혹은 합의이혼 내용까지 밝혔는데도 내밀한 사적 영역을 위장이혼 의혹으로 파헤쳤다고 했다. 야당의 한 의원은 선친의 묘비 사진에 새겨진 며느리 이름을 위장이혼 증거라고 밝히기도 했다는 것, 비석에 새겨진 손자 손녀 이름까지 공개하면서 말이다. 사모펀드 의혹, 위장이혼·위장매매·위장전입 의혹, 딸 장학금, 웅동학원, 버닝썬 사건 연류, 상상인 저축은행 대출, 논문 표절, 고교생인턴 체험활동 확인서 등 언론에 제기한 의혹들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본질을 설명했다.

 

특히 조국은 검찰이 정겸심 교수와 자신에게 올가미를 씌운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 검찰과 언론이 합작해 권력형 비리와 도덕적 낙인찍기를 했다고 했다. 이슈가 된 페이스북 죽창가에 대해 설명도 했다. 조국은 2019 7 13일 페이스북에 축창가를 올렸다. SBS 드라마 <녹두꽃> 마지막 회에 배경 음악으로 나와 이를 간략히 소개했다는 것이다. 장관 청문회 때 과거 교수시절인 2012 3 2일 올린 '붕어, 개구리, 가제' 트윗이 문제가 됐다. 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입시경쟁을 줄이는 쪽으로 교육제도를 바꾸고, 민생과 복지를 강화하고 임금격차를 줄이는 쪽으로 사회제도를 바꾸자는 글이었다고.

 

그는 통제 받은 않은 괴물이 검찰이라고도 했다.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검찰 수사는 정치적 중립성을 지킨 적이 없다. 검찰을 비롯한 내부 비리는 제외되거나 최소화되었다. 윤석열 검찰도 예외가 아니었다.” - 본문 중에서

 

조국은 책 말미쯤에서 권력기관 개혁을 피고인으로서 지켜보아야 하니 만감이 교차한다며, 날벼락처럼 들이닥친 비운이지만, 지치지 않고 싸우겠다고도 했다.

 

 언론에 의한 가짜뉴스는 현재 진행형이다. 가짜뉴스처벌법으로 불린 언론중재법 개정안도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지난 25일 1시 검언유착 척결에 동의한 국민들과 정치인, 교수 등 2만 여명이 온라인 생방송 검언개혁 집회에서 검찰쿠데타 완전 척결, 정치검찰 해체, 가짜뉴스처벌법 통과, 검언개혁 등을 외쳤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이낙연, 추미애 후보를 비롯해,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최강욱 열린민주당 국회의원, 김민웅 전 경희대 교수, 우희종 서울대교수, 김은진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도 발언을 통해 검언개혁을 외쳤다. <조국의 시간>에서 검언유착과 가짜뉴스 척결을 외친 조국 전장관의 얘기하고도 일맥상통했다.

 

조국 전 장관과 관련해 곽상도 국민의힘의원은 당시 몇 백만원도 안된 조국의 딸 장학금 부정 지급 문제에 대해 집요하게 공격했었다. 그의 아들, 일반 회사원이 올초 퇴직 때  현재 도마 위에 오른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등 50억을 받았다는 사실을 조국 전 장관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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