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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영광 꿈꾸는 홍명보 감독, 재현할 수 있을까?
[김병윤의 축구병법] 클럽월드컵 실패, 성공의 열쇠는 낮고 더욱 낮은 자세로
 
김병윤

 홍명보 감독 첫 승 실패

4년여 만에 프로축구(K리그1) 울산 현대(이하 울산) 지휘봉을 잡고 현장으로 복귀 2020' 카타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2.1~ 11) 무대에 섰던, 홍명보 감독이 멕시코의 티그레스 UANL과의 첫 대전(4일)에서 1-2로 고배를 마신데 이어, 5~6위 결정전(8일)인 카타르의 알두하일 SC에게도 1-3으로 무릎을 꿇어 2연패로 고개를 숙이며 최하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한 마디로 약 한 달여의 훈련으로 완성체가 될 수 없었던 울산에게는 예견된 결과였다. 

홍명보 감독은 선수로서 1990' 다이너스티컵 국제축구대회 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하기 시작하여 1990' 이탈리아 FIFA월드컵, 1994' 미국 FIFA월드컵, 1998' 프랑스 FIFA월드컵, 2002' 한.일 FIFA월드컵 등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4번의 FIFA월드컵 본선에 연속 참가하며 2002' 한.일 FIFA월드컵에서는 캡틴으로 4강 신화를 창조했다. 뿐만 아니라 해외에 진출 일본 벨마레 히라쓰카(1997~1998), 가시와 레이솔(1999~2002)과, 미국 LA 갤럭시(2003~2004)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한국 축구의 우수성을 과시한 후 은퇴 2005' 독일 FIFA월드컵 국가대표팀 코치(2005~2006)로서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홍명보 감독의 지도자 길은 그야말로 탄탄대로였다. 독일 FIFA월드컵 국가대표팀 코치를 거친 후 2007년 2009' 베이징 올림픽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2007~2008)에 오른데 이어, 2009년에는 U-20 국가대표팀과 런던 올림픽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2009~2012)에 잇달아 선임되는 파격 행보를 이어갔고, 한편으로 2010년에는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  국가대표팀 지휘봉까지 잡았다. 사실 이 같은 홍명보 감독의 지도자로서 '일취월장'에 '설왕설래'의 말들이 끊이지 않았다. 그 중 대표적인 논란은 특혜 시비다. 홍명보 감독은 2005' 독일 FIFA월드컵 국가대표팀 코치로 선임되며, 당시 대한축구협회(이하 KFA)에서 인증하는 코칭 라이센스를 이수하지 않아 지도자로서는 무자격자였다.

 

▲ 월드컵 4강의 주역, 축구행정가에 이어 프로팀 감독으로 변신한 홍명보 감독의 미래는?     © 울산현대축구단


그러나 홍명보 감독은 2009' 이집트 U-20 FIFA월드컵에서 8강 달성과 다음 해 2010'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 사령탑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며 끊이지 않던 특혜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고 2012' 런던 올림픽에서는 한국 축구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을 일궈내는 뛰어난 지도력으로 이로 인하여 홍명보 감독은 국내 지도자로서 세계 무대에서 도전할 수 있는 유일한 대항마로 평가됐다. 결국 이 같은 홍명보 감독의 주가는 2013년 브라질 FIFA월드컵 국가대표팀 감독 낙점으로 귀결 지어졌다. 이 같이 지도자로서 '승승장구'하며 기대치를 높인 홍명보 감독은 브라질 FIFA월드컵을 앞둔 출정식에서 16강을 넘어 8강의 야심을 밝혔다.

이는 런던 올림픽 동메달 획득으로 인한 자신감과 함께 신구 선수들의 풍부한 경험이 목표치가 됐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은 선수 선발의 잡음과 분석을 무색케하는 무기력한 경기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며 1무 2패라는 기대 이하의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결국 ‘실패’에 가까운 성적표로 인하여 홍명보 감독은 공항 입국장에서, 성난 축구팬들에 의한 '한국 축구는 죽었다'라는 걸개 게시와 함께 엿과 달걀 투척의 봉변을 당했다. 실로 공항 봉변은 홍명보 감독에게는 충격이 아닐 수 없었고 급기야 대표팀 감독의 '독이 든 성배'를 피하지 못하며 축구 현장을 떠나 야인으로 돌아갔다.

홍명보 행정가에서 지도자 제2 도전

그렇지만 홍명보 감독은 자서전에서 선수 은퇴 후 지도자는 안 맞는다고 생각하며 행정가의 길을 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던 것과는 다르게 또 다시 지도자에 도전장을 던져, 2015년 중국 항저우 그린타운(2015.12~2017.05)의 지휘봉을 잡았지만 5개월여 만의 단명 지도자 생활로 지도자 생활의 시련을 이어갔다. 따라서 축구계에서는 '홍명보 시대는 갔다'라는 말이 회자되며 홍명보 감독의 거취에 관심이 쏠렸다. 이런 홍명보 감독은 2017년 짧은 야인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전격적으로 KFA 전무이사(2017.11~2020.12)로 한국 축구 최일선의 행정가로 변신 축구계로 돌아왔다.

그야말로 홍명보 감독의 선수 은퇴 후 행정가 초심이 실현된 것이다. 이에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인재 자원의 능력에 대한 기대도 컸고 희망도 품었던 한국 축구다. 홍명보 감독은 KFA 전무이사로 재직하는 3년 반 동안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 2019' 폴란드 U-20 FIFA 월드컵 준우승, 2020' 태국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스 우승 성과로 좋은 평가를 받으며 다시 꿈꿀 수 있고, 꿈을 이룰 수 있는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합리적인 행정 공감 능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은 다시 지도자의 길을 선택했다. 물론 이에 대하여 홍명보 감독의 개인적인 선택을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본심으로 인식됐던 행정가의 의도 가치는 퇴색되기에 충분하며, 그렇다면 홍명보 감독의 진심과 의도에 대한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지도자로서 각급 대표팀을 역임하며 누구보다도 꽃길만 걷다 성적의 굴레에서 자유스럽지 못한 채, 2014년 7월 대표팀 감독 사퇴 기자회견에서는 K리그 선수 비하 발언과 축구 외적인 부분으로, 선수들에게는 상처를 주며 비난의 중심에 섰던 홍명보 감독이다. 그런 감독이 K리그에 처음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실로 홍명보 감독에게는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이제 홍명보 감독이 그 부담감을 극복하는 방법은 단순하다. 즉, 2005년 이후 15년 동안 울산이 성취하지 못한 우승 미션으로 명가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가운데, 한편으로 자신의 실패에 반전을 기하는 것이다. 

홍명보 감독은 한국 축구 120여 년 역사상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으로 한국 축구 발전이라는 과제 앞에 늘 자신의 축구인생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며, 2002' 한.일 FIFA월드컵에서는 브론즈볼 수상과 더불어 아시아축구연맹(AFC) 명예의 전당에 헌액 될 만큼 한국 축구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결국 이와 같은 숙명은 다시 한번 생애 첫 K리그 감독 도전으로 이어지게 됐다. 선수, 감독, 행정가 등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을 갖고 있는 홍명보 감독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는 '스타 의식'과 '카리스마'다. 이런 '스타 의식'과 '카리스마'는 지도자에게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지도자의 길에서 연이은 실패를 경험하며 현장을 떠나 있었던, 홍명보 감독에게 첫 도전하는 K리그 무대에서는 자칫 '독'이 될 수 있는 위험 요소다. 

따라서 홍명보 감독에게 무엇보다 요구되는 것은 낮고 더욱 낮은 자세로 임하며, 구단 프런트, 코칭스태프 및 선수와 소통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 높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로 인하여 이끌어 낼 수 있는 효과는 구단의 믿음에 의한 적극적인 투자와 선진 행정, 그리고 선수들의 신뢰성에 의한 위닝 멘탈리티 강화 및 프로 선로서의 가치와 책임감 고취다. 그렇다면 홍명보 감독의 낮고 더욱 낮은 자세야 말로 지도력보다 우선순위가 아닐 수 없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은 지도자로 성공하기 힘들다'라는 말은 축구계의 정설로 통한다. 이는 결론적으로 과거 선수 시절 자신의 기량적인 사고력에 매몰되어 받아들일 줄 모르는 가운데 축구 철학은 자기 주관적이고 선수 평가에도 인색함은 물론 소통에 의한 리더십 발휘에도 인색하기 때문이다. 이에 울산 지휘봉을 잡으며 지도자로서 새로운 시험대에 오른 홍명보 감독은 이 말을 곰곰이 곱씹어 볼 필요성이 있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베테랑을 내보내고 대거 '젊은 피'로 팀 체질 개선을 단행하며 약팀에도 강하고 강팀에도 강한 원팀으로 우승과 더불어 지도자로서 명예 회복을 갈망하고 있는 홍명보 감독에게 제2의 지도자 선택은 돌이킬 수 없는 패착이 될 수 있다. 


전 군산제일고등학교축구부 감독
 
기사입력: 2021/02/09 [17:04]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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