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순혜의 영화나들이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분단의 아픔 다룬 북한 영화 <새>, 평창영화제 개막작
'선을 넘어 하나로, 힘을 모아 평화로', 제1회평창남북평화영화제 개막
 
임순혜   기사입력  2019/08/17 [09:38]

 

▲ 문성근 조직위원장과 방은진 집행위원장, 제1회 평창남북평화영화제 개막식, 8월16일(금) 오후 6시, 강원도 평창올림픽스타디움 야외마당     © 임순혜

 

▲ 최문순 강원도지사 "내년에는 원산에서 영화제를 하기를 기대한다"     © 임순혜


'선을 넘어 하나로, 힘을 모아 평화로' 슬로건의 제1회 평창남북평화영화제가 8월16일(금) 오후 6시 레드 카펫 '평화 로드'를 시작으로 강원도 평창올림픽스타디움 야외마당에서 5일간의 영화 축제의 화려한 막을 올렸다.

 

조진웅, 최희서 배우의 사회로 시작된 개막식에는 임권택 영화감독을 비롯해 정지영 감독, 이두용 감독, 배창호 감독, 이장호 감독, 김홍준 감독과 배우 안성기, 박성웅, 장현성, 추상미 등 많은 감독과 영화배우,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전양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국내영화제 관계자들이 레드 카펫을 밟았으며, 영화제에 작품을 출품한 감독 28명도 참가했다.

 

문성근 조직위원장은 개막식 선언에 앞서 "영화제가 개최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평창남북평화제는 지구별에 남아있는 마지막 분단국, 그 맨앞에 자리잡고 있는 이 강원도에서 손에 손을 잡고 평화를 성취해 내기를 소망한다"고 말하고 "이번 영화제를 통해 지구별에 남아 있는 마지막 분단국에서 손에 손을 잡고 평화를 성취해 내기를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환영사에서 "강원도민의 마음을 담아 영화제를 찾은 영화인들을 환영한다. 100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 영화의 힘으로 세계유일 분단도인 강원도를 통일 시켜달라"고 말하고, 이어 "강원도는 남북으로 갈라는 유일한 곳"이라며 올해 영화제는 남한에서 열리지만 여건이 마련된다면 내년 2회는 북한 원산에서 평창남북평화영화제가 개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배우 조진웅과 최희서의 사회로 열린 제1회 평창남북평화영화제     © 임순혜

 

▲ 방은진 집행위원장의 경쟁부문 심사위원 변영주 감독 소개     © 임순혜


제1회 평창남북평화영화제 개막식은 문성근 조직위원장의 개막선언과 최문순 도지사의 환영사, 서호 문체부차관의 축사에 이어 방은진 집행위원장의 경쟁부문 심사위원 소개, 최은영 프로그래머의 개막작 <새>의 소개에 이어 하림, 이향, 양길로의 개막축하공연이 펼쳐졌다.

 

 

▲ 개막작 <새>의 한 장면     © 임순혜

 

평창남북평화영화제 개막작 <새>는 평양연극영화대학 연출학과 출신인 림창범 감독이 1992년에 제작한 영화로, 일본이  제작비 1억 원을 투자하고 북한의 스태프와 배우들이 참여해 만든 작품이다. 조류학자인 북한의 원홍구 박사와 남한의 원병오 박사 부자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영화는 6·25전쟁 때 헤어져 남한에서 조류학자로 활동하던 원병오 박사가 조류 연구를 위해 북한으로 날려 보낸 새를 북한의 조루학자인 아버지 원홍구 박사가 접하게 되어 서로의 생사를 확인하는 내용으로 분단의 아픔과 이산의 그리움을 표현했다.

개막작 <새>는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감동적인 내용과 함께 북한의 아름다운 풍광을 접할 수 있게 해 주며, 북한 사람들의 순박하고 정겨운 인성을 발견하게 하며, 아버지와 아들의 그리움을 표현하여 남과 북으로도 나뉘지 않는 보편적인 감성을 절실히 느끼게 하는 제1회 평창남북평화영화제 개막작으로 손색없는 작품이다.

 

아버지 윤 박사 역에 북한 최초의 극 영화 <내 고향>의 주연 배우이자 북한의 아버지 상으로 남아있는 배우 유원준, 어머니 역에 일제 강점기를 거쳐 북한 최고의 배우에게 수여되는 칭호인 인민 배우로 활발히 활동했던 문예봉, 아들 역으로 공훈 배우 조명선이 출연했다. 

 

▲ 개막작 <새>의 한 장면     © 임순혜

 

제1회 평창남북평화영화제는 '선을 넘어 하나로, 힘을 모아 평화로'를 슬로건으로 부분 경쟁 국제영화제이며, 8월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평화, 공존, 번영을 주제로 장편 51편, 단편 34편 등 총 33개국 85편의 영화가 평창올림픽스타디움, PIPFF, 알펜시아시네마, CGV강릉,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등 5곳에서 나누어 상영된다. 

 

평창남북평화영화제는 한국 영화 100주년과 궤를 같이하는 분단 장르 영화의 걸작들도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는데, 한국경쟁 부문 19편은 평화라는 테마를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한 작품들로, 남북의 대치 상황을 해프닝 중심으로 풀어나간 <판문점 에어컨>, 탈북민의 이야기를 담은 '은서', '대리시험' 등이 상영된다.

'평양시네마' 부분에서는 평창 남북영화제만의 고유한 섹션으로, 2003년 부산국제영화에 북한 영화특별전 상영 당시 일반 관객들은 제외한 게스트들만 관람할 수 있는 제한 상영 판정을 받은 작품인, 1985년 작 북한 영화 <봄날의 눈석이>가 상영되고, 유일한 남북합작 장편 애니메이션인 2005년 작 '왕후 심청', 북한 장성급 관료들 인터뷰와 북한의 아카이브 자료들, 고 이희호 여사 등 남한 중요 인사들의 인터뷰를 담아 남북한의 역사를 돌아보는 '한반도, 백 년의 전쟁' 등이 상영된다.

 

▲ '개성공단 사람들' 전시회     © 임순혜

 

평창남북평화영화제에서는 영화 상영 외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 건물 2층 전시관에서는 남북 합의로 만들어진 개성공단에서 십여 년을 함께했던 사람들의 특별한 기억들의 이야기인 '개성공단 사람들' 기획전과  설은아 작가의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 + DMZ 퍼포먼스로 이루어진 '세상의 끝과 부재중 전화 - 경계선의 목소리들'이 전시된다. 

또한 평창올림픽스타디움 야외마당에서는 남북합작 장편 애니메이션 <왕후 심청> 전시와  북한 애니메이터의 원화 전시, 북한의 4.26만화영화촬영소와의 공동제작 과정 전반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으며, 실제로 북한의 풍경을 볼 수 있는 'VR로 만나는 북한의 풍경'을 체험할 수 있다.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9/08/17 [09:38]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