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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섬의 다양한 군상 그린 <보물섬>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기념섹션 ‘뉴트로 전주’의 <보물섬>
 
임순혜   기사입력  2019/05/05 [12:08]
▲ 영화 <보물섬>의 한 장면     © 전주국제영화제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는 20주년을 기념하는 섹션 ‘뉴트로 전주’를 편성하여, 지난 20년간 전주국제영화제와 비전을 공유해왔던 동시 대 작가들을 조명하는 특별 기획 프로그램을 선 보였다.

 

섹션 ‘뉴트로 전주’는 ‘뉴(new)’와 ‘레트로(retro)’를 합성한 ‘뉴트로(Newtro)’로 영예로운 과거를 회고하고 추억하는 후일담이 되기보다 작가의 미래, 전주의 미래, 영화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기대를 함축한 작명(作名)이다.

 

섹션 ‘뉴트로 전주’는 첫째, 전주국제영화제의 역사와 비전, 정체성에 동의하고 이를 작품에 구현해왔던 작가. 둘째, 2018년 이후 한 편 이상의 신작을 발표한 작가. 셋째, 2019년 전주국제영화제를 방문하여 그들의 과거와 미래 전망을 관객과 교감할 수 있는 작가라는 세 가지 기준에 준거하여 20명의 작가를 초청하고 그들의 신작을 상영하였다.


섹션 ‘뉴트로 전주’에 참여한 작가는 20년간 전주국제영화제의 간판 프로그램이었던 ‘디지털 삼인삼색’, ‘전주시네마프로젝트’에 참여 했던 제임스 베닝, 드니 코테, 기요르기 폴피, 벤자민 나이스타트, 박정범, 김희정, 장우진을 비롯 해 알렉스 로스 페리, 카븐, 가스통 솔니키, 도밍가 소토마요르 카스티요, 피터 보 라프문드, 기욤 브락, 홍형숙, 고봉수, 정형석, 전규환 등이다.

 

최근 단편영화를 발표한 작가들(벤 리버 스, 에두아르도 윌리엄스, 헬레나 위트만)의 경우는, 신작과 과거 단편들을 묶어 한 작가의 진화 경로를 일별할 수 있도록 구성하여 상영하였다.

 

 

▲ 영화 <보물섬>의 한 장면     © 전주국제영화제

 

 

섹션 ‘뉴트로 전주’에서 상영된 기욤 브락 감독이 연출한 <보물섬>은 어느 여름날, 파리의 교외에 자리한 휴양지에서 벌어지는 모험, 추파 그리고 소소한 위법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로, 여름 휴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모이는 파리 교외 바닷가를 세상의 축소판으로 묘사하는 다큐멘터리이다.

 

<보물섬>은  일상으로부터 숨거나 잠시 휴식을 취하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일들에 카메라를 대고 있으나, 다큐멘터리영화라기보다는 픽션영화라고 할 수도 있을만큼 다큐와 드라마가 혼재하고 있으나 엄연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보물섬>은 태양광 아래서 여름을 즐기기 위해 출입이 금지된 해변으로 잠입하려는 소년들의 모험을 따라가기도하며, 휴식의 시간에 들뜬 열정과 감정 표현을 위한 출구를 찾기 위한 사람들을  카메라는 다룬다. 세 명의 소년은 장엄한 언덕을 기어 올라가고, 기니 출신의 야간 경비대는 혼란스러운 세상을 지키고, 아프가니스탄 이민자 가족은 이주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파리에 살며 휴식을 위해 휴양지 섬을 찾은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보물섬>은 다큐멘터리 영화지만 이민자를 포함해 파리의 거주자들이 보내는 망중한을 통해 그들의 삶이 처하고 있는 실상들을 보여주고 있는 영화다.

 

 

▲ <보물섬> 상영 후 가진 관객과의 대화에서 기욤 브락 감독     © 임순혜

 

 

영화상영이 끝나고 가진 관객과의 대화에서 장병완 프로그래머는 "이 영화는 통상적인 다큐멘터리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잇다. 픽션인지 다큐인지 분명하지 않다. 인물 인터뷰로 명백히 드러나는 장면외에는 상당히 구성적으로 되어있다.픽션이 실제 다큐제작 형식으로 제작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기욤 브락 감독은 "이 영화는 전적으로 다큐멘터리다. 픽션 연출 느낌이 들지만 사전대사나 연출이 없었다. 관찰자로서 방향이 흘러가길 바라는 강조점이 있었으나 미장센측면에서 재구성했을뿐 대사, 일어난 일은 전적으로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난 일이다. 이전 작품은 다 픽션이었으나 비전문적인 배우들이 자기 역할 담당하면서 진짜모습이 담기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욤 브락은 "다큐멘터리면서 픽션 형식을 띠고 있으나, 음악은 프랑스인이 아닌 사람에게 맡기고 싶었다. 휴양지로 발전한 섬은 파리교외의 출신성분을 옮겨 온 축소판이라는 이미지들, 삶들을 보여 준 다큐로 보편적인 감성을 지닌 멀리서 온 분에게 음악을 맡기고 싶어 프랑스 감독과 영화음악 작업을 한 정용진 감독에게 음악을 맡겼다"고 덧붙였다.

 

기욤 브락은 "낮 이미지와 밤 이미지 대조되는 음악, 다른 종류의 사람들이 나오기때문에 다른사람들 사이에서 음악이 이음새되기를 바랐다. 성격이 다른 각가의 장면을 음악이 하나로 이이주기를 바랬다"며 정용진 음악감독의 작품에 만족했음을 말했다.

 

 

▲ 영화 <보물섬>의 한 장면     © 전주국제영화제

 

 

기욤 브락은 "영화에서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파리의 변두리, 교외지역의 부정적인 이미지, 어두운 곳으로 비쳐지는 것이 보통이나, 파리 근교에 사는 사람들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인간의 유혹의 감정들, 인간의 모험들 등 구별의 의미가 아니라 인간 모두가 가지고 있는 공통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히고 "마지막 폭우 장면은 여름의 끝을 상징한다. 영화를 보고 '하나의 여름을 살았구나'하느 느낌을 느끼도록, '한 계절을 보냈구나' 하는 느낌을 가지길 바랬다"고 덧붙였다.

 

<보물섬>은 여름 휴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모이는 파리 교외 바닷가를 세상의 축소판으로 묘사하는 다큐멘터리로, 어른들의 놀이에서 배제당한 소년들의 모험, 서로 다른 배경, 다른 세계로부터 온 이들이 기이한 풍경을 연출하는데,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오가며 두 영화 형식 사이에 차이를 크게 두지 않으며, 픽션 안에 다큐멘터리적인 터치, 다큐멘터리 안에 픽션의 인상이 살아나도록 작업했다.

 

 

▲ 영화 <보물섬>의 한 장면     © 전주국제영화제

 

 

기욤 브락은 안토닌 페레자코, 얀 곤잘레스, 다미앙 매니블, 베르트랑 만디코 등과 더불어 새로운 프랑스 영화 세대를 대변하는 감독이다. 브락의 장편 데뷔작 <여자가 없는 세상>(2011)은 해변에서 만난 두 여인 때문에 여자친구에 대한 감정이 흔들리는 남자를 다루었다.

 

30대 음악가와 20대 여인의 만남을 빌미로 급격하게 변화하는 관계를 그린 두 번째 영화 <토네르>(2013)에서도 서서히 형성되는 감정의 드라마가 이어지며,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7월 이야기>(2017)도 두 친구의 수영장 나들이와 노르웨이에서 온 여행자의 파리에서 마지막 날을 나란히 배치한 단편소설 같은 이야기였다.

 

글쓴이는 '미디어운동가'로 현재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공동대표/ 운영위원장, '5.18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 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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