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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무시, 서민 죽이는 부산시내버스 요금 인상
[현장] 부산시의 서민 말살 정책, 급행좌석버스 요금 인상율 21.4%에 달해
 
안일규
전국이 들썩인다. '시내버스 요금 인상'에 대다수 지자체들이 합심한 모양이다. 일부 지자체는 시내버스 일반노선 요금이 1200원(현금 기준)으로 올랐거나 오를 전망이다. 이로써 전국 시내버스 일반노선 최고 요금은 1200원이 됐다.
 
▲ 부산시의 시내버스 재앙이 닥친다. 부산시의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버스회사 프랜들리'였다.     © 노컷뉴스

부산시도 이들 중 하나다. 지난 8월 인상안이 언론에 언급된 후 내달부터 인상될 전망이다. 지난 7일 교통개설위원회에서 '부산시 안의 토씨 하나 고침없이' 일괄 통과되었고 곧 물가대책위원회만 거치면 최종 확정이다.
 
급행, 좌석버스 겨냥한 부산시의 시내버스 요금 인상
 
2007년 5월 15일. 시내버스 준공영제 실시와 함께 요금이 100원 인상됐다. 이번 200원 인상에 따라 일반노선은 300원이 오르게 된다. 좌석, 급행버스는 카드 기준 현행 1400원에서 1700원으로 오르게 된다.
 
<부산시의 시내버스 요금 인상안> (카드 기준)
 
일반버스: 일반 950→1,080원(13.7%), 청소년 650→720원(10.8%), 어린이 250→290원(16.0%)

좌석버스: 일반 1,400→1,700원(21.4%), 청소년 1,100→1,350원(22.7%), 어린이 1,100→1,200원(9.1%)

 
이번 요금 인상안에서 일반노선이 950원에서 1080원으로 13.7% 오르는 것보다 더 주목받는 것은 '좌석, 급행버스' 일 수 밖에 없다. 카드 기준 1400원에서 1700원으로 한 번에 300원이나 인상된다니. 좌석, 급행버스로 선택권이 한정된 부산, 경남 시민들의 교통비 부담의 급증이 예상된다.
 
좌석버스 요금 인상률은 21.4%. 어느 지자체에서도 이처럼 가파른 요금 인상은 시도조차 하지 못한다. 특히 부산시의 좌석, 급행버스의 특성상 더 어렵다. 부산시 급행, 좌석버스는 외곽과 시계외(김해, 양산)에서 부산시내까지 최단시간에 이어주는 급행버스와 특수 노선들이 좌석버스다. 급행, 좌석버스의 요금 인상이 두드러진다는 것은 특정 시민들만 피해입게 만드는 일이다.

양산-부산 노선인 급행 1002번(양산서창~부산센텀), 김해-부산 노선인 급행 1004번(김해시내~부산역), 좌석 221번(김해장유~부산하단)을 비롯 공항좌석 201번(공항~서면)과 307번(공항~해운대), 부산 정관-부산 시내 1007번, 1008번 등 급행, 좌석버스의 대다수가 요금 인상에 따른 대체 노선이 없다. 요금 인상이 싫다면 '자가용'을 운전하는 것 밖에 없다.
 
급행, 좌석버스는 표준수송원가에서 일반버스와 차이가 거의 없고 요금이 비싸기 때문에 일반버스보다 승차인원이 적어도 운송수입을 쉽게 올릴 수 있다. 특히 부산의 급행, 좌석버스 중 시계외노선은 시계외요금 200원(일반노선은 100원)을 징수하기 때문에 적자 수준을 줄이거나 흑자 수준을 높일 수 있다. 부산시 역시 시계외요금의 '짭짤한' 수입에 중독되어 타 지자체와 달리 없애지 않고 있다.
 
급행, 좌석버스 요금 인상 하지 말아야 할 지역적 특수성
 
부산시의 급행, 좌석버스는 적자와 거리가 멀다. 뚜렷한 흑자노선이라고 하기에 무리가 있지만 수요가 상당한 노선들이다. 급행 1001번(해운대~부산역~하단 동아대)은 지하철보다 15분 이상 빠른 노선이다. 지하철의 지나친 굴곡과 환승시간 탓에 출퇴근 시간대 수영구 등 일부 만성적 정체에도 많은 사람들이 선택한 노선이다.
 
급행 1000번(다대포~부산역~서면)은 다대포에서 없어선 안될 노선이다. 다대포는 아파트 대단지임에도 불구하고 부산도심을 대중교통 이용시 1시간 이상 걸리는 데서 '교통오지'로 불린다. 이런 곳에서 1시간 이내에 부산의 한복판인 서면까지 이어주는 1000번의 요금 인상은 뼈아프다.
 
▲ 급행 1004번. 부산 행 김해시내~부산역을 1시간에 연결해주는 노선이다.     ©대자보

급행 1004번은 김해~부산구간 핵심노선이다. 김해 시내에서 서면까지 1시간 이상 걸리던 것을 '50분대'로 대폭 줄여낸 알짜배기 노선이다. 덕분에 차내 혼잡도가 높은 노선으로 손꼽아줄 정도다. 부산에서 고급좌석버스(대우버스 FX)가 가장 많이 배차(총 10대)될 정도다.
 
이 노선은 김해는 물론 부산 강서, 구포와 모라 일부 지역민들이 부산도심을 최단시간에 가는 노선으로 이용이 많다. 이 구간의 유일한 급행버스이며 일반버스와 비교할 수 없는 신속성을 두고 부산시는 요금 인상이라는 불장난을 하고 있다.
 
급행 1003번은 기장군민들이 해운대, 수영, 경성대, 부산역, 충무동까지 최단정차와 최단시간에 올 수 있게 한 발이다. 해운대해수욕장을 양방향 운행하는 유일한 노선이기도 하다.
 
기장군에 급행노선 9개 중 무려 5개 노선이 운행할 만큼 급행, 좌석버스의 가파른 요금 인상은 서민동네이자 외부에 생활권을 둔 기장군민으로선 '반 서민적 정책'이 아닐 수 없다.
 
▲ 급행 1007번. 정관신도시~센텀시티~부산시청을 운행한다. 배차간격은 24~26분.     © 대자보

부산시가 야심차게 추진한 '정관신도시'의 주민들도 마찬가지다. 급행 1007, 1008번의 요금 인상을 넋놓고 볼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일반 37번을 이용해 부산시내로 갈 경우 급행버스에 비해 30분 이상 더 소요된다. 센텀시티를 도시고속화도로 경유해 이어주는 1007번과 동래역을 도시고속화도로 경유해 이어주는 1008번이 그들에겐 절대적인 대중교통 수단이기 때문.
 
공항과 부산시내를 이어주는 좌석 201번, 307번은 공항주변 주민들의 유일한 발이다. 공항 남쪽과 서면을 이어주는 201번, 공항 북쪽과 해운대를 이어주는 307번을 대체할 시내버스는 없다. 마을버스는 있지만 구포, 하단 정도 밖에 갈 수 없다. 특히 공항을 이용하는 이들에게는 공항리무진보다 싸고 빠른 201, 307번 외에 선택권이 없어 요금 인상을 그대로 부담할 수 밖에 없다.
 
김해 장유~부산 하단을 운행하는 좌석 221번은 요금 인상 시 김해 장유~고속도로~부산 사상까지 운행하는 시외버스보다 더 비싸 그나마도 없는 이용자 중 상당수가 시외버스로 이동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 버스 없이 생활할 수 없는 이들도 일부 있어 이들의 부담만 가중될 것이다.
 
좌석 203번은 온천장~산성 노선으로 70년대 산복도로에서 입석운행하다 시내버스 추락사고로 30명 이상 사망한 '최악의 사고' 때문에 좌석으로 운행하는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고 요금을 올린다면 옳지 않다.
 
부산 급행, 좌석버스는 부산시의 말대로 부산 외곽과 시계외 지역을 부산 도심까지 효율적으로 이어주는 노선들이다. 이를 대체할 대체제는 없다. 일반노선보다 급행, 좌석노선에 인상율이 높다는 것은 특수한 지역의 시민들에게 '더 높은' 부담을 안기겠다는 뜻이다.
 
부산시의 시민 겨냥한 '지하철 승차' 무언의 압력?
 
2007년 부산시 대중교통체계 개편 당시 급행 1001번 노선(개편 전 240번)을 "지하철 이용활성화"라는 명분으로 폐선을 시도하다 시민들의 반발로 저지된 바 있다. 교통활동가들 일각에서는 일부 노선과 지하철의 연관관계를 지적하며 "지지부진한 지하철 이용률을 급행, 좌석버스 요금 인상으로 높이려는 속셈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다대포는 지하철 1호선 연장에 따른 포석 아니냐는 의구심도 이에 연유한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행 1000번이 지하철 1호선과 달리 하단, 남포 등을 거치지 않아 다대포~서면은 여전히 급행버스가 더 빠른 구간이다.
 
급행 1004번은 내년 4월 김해부산 경전철 개통이라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기장, 정관은 지하철이 없어 대체수단이 없다. 지하철 승차 선택권 없는 시민들은 더 비싼 요금을 내고, 지하철 승차 선택권 있는 시민들은 지하철을 타거나 안 탈거면 더 비싼 요금을 내라는 것이 부산시의 의도가 아니냐는 계산도 가능하다.
 
부산시의 2009년 교통수단별 1일 통행량에서 지하철은 13.9%에 그쳤다. 서울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 2006년 부산시의 2010 대중교통 1일 통행량 목표에서 지하철은 16.0%였다. 혁명이 없는 이상 13.9%가 1년만에 16.0%까지 오를 리 없다.
 
2007년 대중교통체계 및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지하철(부산교통공사) 적자 줄이기 위해서 했다"는 냉정한 평가를 받아왔던 부산시가 이번 시내버스 요금 인상 역시 이러한 평가를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결국엔 '反 서민' 정책, 사회적 피해 증가할 것
 
어찌됐든 문제는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 모두의 피해로 돌아온다. 요금 인상 명분은 '적자'와 '보조금'이다. "세금으로는 안되니 시민이 부담하라"는 것이다. 어찌됐든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서민들이 피해본다. 시내버스 이용률이 줄어든 만큼 이에 따른 사회적 손실도 늘어날 것이다.
 
부산시는 이번 인상안을 "과거 준공영제 이전, 버스업체의 운송적자를 일부 보상하는 방식이 아니라, 불가피하게 버스운송적자에 대한 재정지원금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버스운송적자액의 50%를 시내버스 이용자가 부담함으로써, 그 동안 시내버스를 이용하지 않는 시민들이 납부한 세금으로 지원한 버스업계 재정지원액의 부담을 줄이려는 재원배분적 문제로 해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시내버스를 이용하지 않는 부자들의 세금이 시내버스에 들어가는 것을 줄여드리겠다"며 이를 위해 "시내버스 이용자들의 부담을 대폭 늘릴 필요가 있다"는 것과 뭐가 다른가. 부산시는 세금을 통해 소득 재분배를 하는 원리를 거스르고 역진적 조세정책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 자리에 '4대강 반대'를 외치던 부산지역 야당들은 없다. 어느 야당도 반대투쟁을 천명하지 않고 있다. 부산시민들이 더 우울한 이유다.

기사입력: 2010/10/17 [18:00]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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