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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챔피언스리그 인테르의 우승, 실리축구의 승리
[스포츠의 눈] 점유율 보다 골 중시...무리뉴 감독의 철저한 전략의 승리
 
이종우   기사입력  2010/05/23 [14:55]
과정 보다 결과, 아름다움 보다 승리, 점유율 보다 골을 선택한 무리뉴의 인테르가 빅이어를 들어 올렸다. 반면에 높은 점유율을 통한 정공법을 선택한 반할의 뮌헨이 패배하고 말았다. 반할 감독은 래프트윙어 리베리의 결장을 아쉬어 했지만 그가 출전했더라도 양상을 바꾸기에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처음부터 인테르는 중원에서의 높은 점유율에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들이 선택한 전술은 수비를 최대한 내리고 미드필더들도 수비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공격할 때 주로 역습 위주로 나아갔고 그 시작은 세자르 골키퍼였다. 전반전 첫 골을 기록한 것도 세자르의 롱볼이 공격수 밀리토에게 배달되었고 그것이 시나이더에게 다시 밀리토로 패스, 골이 완성되었다. 후반전의 두 번째 골도 중앙에서 에투의 롱패스가 밀리토에게 전달되어 반 부이텐을 제치고 골을 기록하였다. 그 밖에도 인테르의 골찬스는 거의 역습에서 이루어졌다.

사실상 그들에게 높은 점유율을 통한 정공법의 축구로서 승산이 없었다. 우측의 로벤에게 철저히 농락당한 키부 뿐만 아니라 중앙에서도 인테르의 패스는 끊기기 일쑤였다. 이 때문에 그들에게 승산은 수비를 두텁게 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뮌헨의 경우 로벤이 우측을 뚫고 중앙으로 패스를 해도 그것을 받아 골을 넣을 수 있는 공격수가 없었다는 것이 약점이었다. 간혹 로벤의 패스를 올리치가 받았지만 중앙의 두터운 수비와 세자르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뮌헨이 골을 넣기 위해서는 수비벽을 최대한 위로 끌어들이고 뒷 공간을 노리는 것이 필요하였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우선 필요한 것이 중거리 슛이었으나 그것마저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 중거리슛이 골로 연결되지 않더라도 세자르의 선방을 유도하였다면 그것을 막으려고 수비수들이 올라갔을 것이지만 그것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는 중원에서의 롱패스를 통한 역습전개도 시도해볼만 하였으나 지나친 지공으로 인하여 시행되지 못하였다.

인테르의 중앙수비가 두터웠고 세자르의 선방이 놀라웠던 것도 중요한 원인이었다. 8강 맨유전과 4강 리옹전에서 결정적인 승리골을 기록했던 올리치도 인테르의 수비에 막혀 슛도 제대로 못하였다. 거의 대부분의 공격은 로벤에게 집중되었고 그를 제대로 막지 못했던 키부는 옐로카드를 받았으며, 후반에 교체되어 그를 막던 주장 사네티도 그를 막는 것이 키부 보다 나았지만 그의 공격을 완전히 봉쇄하지 못하였다. 로벤이 중앙으로 킬패스를 해주어도 중앙 공격수들이 골을 넣지 못하자 직접 중앙으로 침투하여 슛팅을 했지만 그것도 수비에 막히고 말았다.

이러한 뮌헨의 공격이 계속되었지만 효과적이지 못하였다. 보다 다양한 공격으로서 중거리 슛과 역습을 했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 점이 뮌헨의 패인이었다. 결승 이전의 효과를 보았던 공격방법을 고수했던 것이 결국 눈앞에서 빅이어를 놓치고 말았다.

반면에 인테르는 선수비 후역습을 제대로 구사하여 무리뉴 감독이 제일 좋아하는 스코어 2-0으로 완승을 거두었다. 생애 두 번째 유럽챔피언에 등극했던 것이다. 그러한 챔피언은 유럽에서도 흔치 않은 것으로서 뮌헨의 오츠펠트, 맨유의 퍼거슨, 밀란의 안첼로티와 같은 감독들이나 이루었던 것이다. 하지만 무리뉴는 그들 감독 보다 앞으로 더욱더 전망이 좋다. 앞으로 그와 대적할 만한 감독은 안첼로티 정도에 그칠 것이다. 더욱이 레알 마드리드 홈구장인 베르나베우에서 챔피언이 됨과 동시에 그곳의 감독이 될 것이라고 선포한 것을 보면 그는 운이 아닌 철저히 짠 각본을 들고 매사에 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으로 그가 레알에서도 3번째 유럽챔피언 더 나아가서 세계챔피언 또는 그가 마지막으로 원하는 포르투갈 감독으로서 월드컵 챔피언에 등극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국민이 나라의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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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0/05/23 [14:5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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