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쌍용차·조선일보, '이게 다 좌파 때문이다'?
사노준 "자본과 정부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다 빚어낸 참극"
 
취재부   기사입력  2009/06/30 [21:14]
조선, 쌍용차 사태 또 '좌파 준동' 몰기

조선일보는 29일자 <좌파단체들, '쌍용차'로 집결> 기사에서 "2006년 미군기지 이전 반대를 외치며 경기도 평택에서 폭력 시위를 주도했던 외부 좌파 단체들이 쌍용자동차 파업사태를 맞아 3년여 만에 다시 평택에 집결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25개 범좌파 시민·사회단체들이 지난 3일 '자동차산업의 올바른 회생을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쌍용차 범대위)를 결성, 조직적으로 사태에 개입하고 있다."며 "쌍용차 범대위엔 민주노총·민노당·전농을 비롯 민교협·민변노동위 등 3년 전 평택 시위를 주도했던 단체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고, 진보신당·한국진보연대·사회진보연대·언론개혁시민연대·교수노조·투기자본감시센터·한국대학생연합 등 주요 좌파 단체들이 망라돼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조선일보는 최상진 쌍용차 상무의 말을 인용해 사회주의 단체의 개입을 부각시켰다.

최 상무는 28일 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사노준(사회주의노동자정당 건설 준비모임), 사회주의노동전선 등 좌파 단체들이 개입해 파업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이들 좌파 단체의 활동가 10여 명이 공장 내에 머물며 노조원들에게 이념교육을 하고 불법 무기 제조 사용법 등을 가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상무는 또 "쌍용차 공장 내에서 벌어진 촛불집회 등에서 이들 외부 좌파 단체들의 깃발이 목격됐으며 사진 채증(採證)도 해두었다."며 "이런 사실을 공안당국에도 제보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범대위 이종탁 정책팀장은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범대위는 공장 내부에 인원을 상주시키지 않고 있으며, 최종적인 판단은 쌍용차노조가 내리고 있다."며 "범대위는 자동차산업 구조조정 전반에 대한 다양한 여론을 대변하는 단체"라고 주장했다.

검·경 좌파단체 수사, 공안 사건으로 몰아가나

그러나 경찰청 관계자는 "좌파 단체들이 개입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조사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세인 대검 공안기획관도 29일 "금속노조 등 상급단체와 외부세력의 개입 여부를 철저히 수사해 개입 사실이 확인될 경우 공범으로 처벌할 방침"이라며 "핵심 노조간부와 폭력 행사자, 배후 조종세력은 이번 사태가 종결된 뒤에도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고 세계일보가 보도했다.

이에 따라 검·경이 쌍용차 사태를 '좌파 단체의 준동'으로 몰아 대대적인 공안 수사를 벌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측과 보수언론으로부터 쌍용차 개입 좌파 단체로 지목된 '사회주의 노동자 정당 건설 준비모임(이하 사노준)'은 30일 성명을 내고 "쌍용차 노동자 투쟁을 왜곡하고 있는 보수언론과 사측을 규탄한다."며 "노동자 투쟁에 전체 운동세력이 연대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사노준은 "쌍용차 자본은 용역과 구사대를 앞세워 폭력을 유발하고 노동자들을 위협하다 자신들의 의지가 관철되지 않자 보수언론을 동원해 외부세력 개입을 운운하며 투쟁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노동자 투쟁을 왜곡하는 선두에는 조선일보가 있다."며 "노동자 생존권 투쟁을 '이념 문제'와 결부시켜 마치 쌍용차 노동자 투쟁이 변질된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사노준은 일부 보수언론이 자신들을 겨냥해 폭력을 배후에서 조종하는 세력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과 관련 "2008년 출범한 사노준이 3년 전 평택 투쟁을 주도했다는 어처구니없는 왜곡보도 행위까지 일삼고 있다."고 힐난했다.

'노동자·민중 목숨 건 투쟁' 함께하는 게 좌파의 존재 이유

사노준은 좌파단체의 개입 논란에 대해서도 "노동자들의 경제적-사회적-정치적 권리를 지켜내기 위한 투쟁에는 언제나 이 땅의 진보와 사회변화를 위해 투쟁하는 제 정치사회단체들이 함께 해왔다."며 "노동자 민중의 억압과 착취, 차별과 배제에 맞서 투쟁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며 제 정치사회단체들의 존재이유이기도 하다."고 정당함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는 노동자들 투쟁에 비하면 제 정치사회단체들의 연대는 너무도 초라하다."며 "전국 곳곳에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에 신음하고 있는 노동자 투쟁에 힘을 보태지 못해 너무도 안타까울 뿐이다."고 덧붙였다.

사노준은 쌍용차 사태의 본질과 관련해 "기술 유출과 약속 불이행 등의 불법적 경영을 한 상하이 자본과 쌍용차를 상하이차에 매각한 정부에 잘못된 정책과 자본의 경영 파탄에는 책임을 묻지 않고, 오로지 땀 흘려 일한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는 행위야말로 중범죄"라며 "최근 연이어 일어난 충돌은 자본의 위기를 노동자의 희생으로 넘기려는 쌍용차 사측과 정부의 태도가 빚어낸 참극이다."고 주장했다.

사노준은 또 "사회주의 노동자 정당 건설 활동은 이미 모든 나라에서 사회주의 정치세력이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음에도, 유독 한국 사회에서는 마치 사회주의를 말하면 난리가 나는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는 잘못된 상식을 바꾸는 일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쌍용차 사측, 보수언론, 정부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사회주의' 정치세력의 등장을 이번 쌍용차 노동자 투쟁과 연동해 공안정국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노동자 투쟁을 진압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 투쟁을 왜곡하면서 공안정국으로 노동자 투쟁을 진압하라고 선동한다면 더 큰 노동자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이날 발표한 사노준 성명서 전문이다.


[성명서] 쌍용차 노동자 투쟁을 왜곡하고 있는 보수언론과 사측을 규탄한다
 
- 노동자 투쟁에 전체 운동세력이 연대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좌파세력 개입을 운운하며 노동자 투쟁을 왜곡


쌍용차 노동자들은 목숨을 건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쌍용차 자본은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할 때부터 ‘외부세력 개입’을 악선동 해왔다. 그리고 이제는 용역과 구사대를 앞세워 폭력을 유발하고 노동자들을 위협하다 자신들의 의지가 관철되지 않자 보수언론을 동원해 외부세력 개입을 운운하며 투쟁을 왜곡하고 있다.

노동자투쟁을 왜곡하는 선두에는 조선일보가 있다. 조선일보는 6월 29일 쌍용차 사측의 인터뷰를 인용해 ‘좌파세력들이 개입해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다’고 악선동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3년전 평택 미군기지 이전 반대투쟁을 했던 좌파세력들이 쌍용차에 집결하고 있다’며 노동자생존권 투쟁을 ‘이념문제’와 결부시켜 마치 쌍용차 노동자투쟁이 변질된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특히 준비모임을 겨냥해 ‘폭력을 배후에서 조종하는 세력’으로 몰아가고 있는데 심지어 조선일보의 기사를 그대로 베끼는 일부 보수 언론은 2008년 출범한 준비모임이 3년 전 평택투쟁을 주도했다는 어처구니없는 왜곡 보도행위까지 일삼고 있다. 그리고 정부는 보수언론보도에 부응하면서 외부불법 세력을 엄단하겠다며 관련자 색출을 하겠다며 본격적인 탄압을 예고하고 나섰다.

노동자 투쟁에 연대하는 것은 전체 운동세력의 존재 이유다

노동자들의 경제적-사회적-정치적 권리를 지켜내기 위한 투쟁에는 언제나 이 땅의 진보와 사회변화를 위해 투쟁하는 제정치사회단체들이 함께 해왔다. 노동자민중의 억압과 착취, 차별과 배제에 맞서 투쟁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며 제 정치사회단체들의 존재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쌍용차 대량해고사태는 '자본의 위기를 노동자에게 전가하면서 노동자들을 생존의 벼랑으로 내모는 행위‘로 공황기 노동자들의 생존과 향배를 결정짓는 문제다. 따라서 가능하면 모든 진보세력들이 이 투쟁에 함께 연대하고 노동자 생존과 제 권리를 지키기 위해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는 노동자들 투쟁에 비하면 제정치사회단체들의 연대는 너무도 초라하다. 전국 곳곳에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에 신음하고 있는 노동자투쟁에 힘을 보태지 못해 너무도 안타까울 뿐이다.

‘해고는 살인’, 중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자본

쌍용차 사측은 3000명의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모는 만행을 벌였다. 이것은 노동자들의 절규처럼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그야말로 살인과 다름없는 행위다. 상하이자본의 기술유출과 약속불이행 등의 불법적 경영, 쌍용차를 상하이차에 매각한 정부에 잘못된 정책과 자본의 경영파탄에는 그 책임을 묻지 않고 오로지 땀 흘려 일한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는 행위야 말로 중범죄다.

따라서 쌍용차 노동자들이 잘못된 정부정책과 자본의 책임을 묻고 스스로 생존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것은 너무도 정당하다. 무장한 용역과 구사대의 침탈을 목전에 두고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투쟁을 지키기 위해 방어를 하는 것 역시 너무도 당연하다.

최근 연이어 일어난 충돌은 자본에 위기를 노동자 희생으로 넘기려는 쌍용차 사측과 정부의 태도가 빚어낸 참극이다. 그것이 이 사태의 본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투쟁을 외부세력, 좌파세력 운운하며 왜곡하는 것은 노동자들을 또 한번 유린하는 것이다.

공안정국 조성으로 노동자투쟁을 진압하려 한다면 더 큰 분노를 낳게 될 것

각 정치사회단체들이 깃발을 들고 집회를 참여하고 향후 노동자투쟁 방향을 제안하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지난 26일부터 전개된 쌍용차 사측의 무장한 용역과 구사대의 폭력적 침탈에 맞서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농성장을 방어하고 투쟁하는 곳에 연대하는 것 역시 금속노조, 민주노총이 제정치사회단체가 이에 함께 하는 것은 노동자투쟁에서 항상 있는 일이다.

특히 쌍용차 투쟁은 노동자민중운동세력의 연대가 더욱 필요하다. 쌍용차 회생을 두고 ‘누가 회생의 비용을 전담할 것인가’를 둘러싼 이 공방에서 지난 몇 년간 노동자의 일방적 희생이 강요됐던 구조조정을 더 이상은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노동자 투쟁에 더 많은 연대가 요구된다.

그럼에도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보수언론은 이를 겨냥해서 의도적으로 공안정국을 조성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좌파세력들의 사주를 받아 투쟁을 한다’고 선동하는 것은 노동자들을 모욕하는 행위다.

노동자들은 스스로 결단하고 투쟁에 돌입했다. 이후에도 노동자들은 민주적 의사결정에 따라 자신들의 투쟁을 결정할 것이다. 연대하는 단체들은 노동자들의 주체적 의사결정을 존중하고 이에 기초해 연대해오고 있다.

그리고 준비모임은 지금까지 사측의 왜곡된 선동, 일부 제도 정치권들의 교란에 흔들리지 않고 노동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 속에서 노동자가 자본과 정권과 당당히 맞서 자신의 생존과 권리를 쟁취하는 투쟁을 엄호하고 연대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온 힘을 다해 연대할 것

준비모임은 2008년 10월 출범, 2010년 당건설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비록 준비모임 기간이지만 노동자들의 투쟁을 연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준비모임은 이 땅 자본주의 체제 모순이 빚어내고 있는 억압과 착취, 모든 종류의 차별과 배제를 없애고 자유로운 연대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를 ‘사회주의 노동자 정당 건설’로 모아내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이는 모든 나라에서 사회주의 정치세력이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한국사회에서는 마치 사회주의를 말하면 난리가 나는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는 이 사회의 잘못된 상식을 바꾸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쌍용차 사측, 보수언론, 정부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사회주의’ 정치세력의 등장을 이번 쌍용차 노동자 투쟁과 연동해 공안정국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노동자투쟁을 진압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결코 저들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준비모임은 더욱 더 쌍용차 노동자투쟁을 지지하고 엄호하는 것에 앞장 설 것이다. 쌍용차 노동자들의 결사항전의 정신을 지켜내기 위해, 마침내 반드시 승리해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는 그 날까지 모든 힘을 다해 연대할 것이다.

동시에 쌍용차 사측과 보수언론, 그리고 이명박정권에 경고한다. 이 투쟁을 왜곡하면서 공안정국으로 노동자투쟁을 진압하라고 선동한다면 더 큰 노동자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노동자투쟁을 모욕하지 말고 그 어리석은 행위를 당장 멈추라!!

2009년 6월 30일

사회주의 노동자 정당 건설 준비모임
(http://spt.jinbo.net/ )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9/06/30 [21:14]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