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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고비 넘긴 '울산 북구'…진보-보수 대리전
김창현-조승수 막판경합 치열…與박대동 후보 무서운 반격
 
김정훈   기사입력  2009/04/24 [09:00]
"단일화 못하면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모두 욕 먹어야 돼요"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직원 김모 씨는 공장 앞에서 매일같이 이어지는 양당의 출근길 유세를 바라보며 답답한 표정으로 단호히 말했다.
 
또 다른 직원 황모 씨는 "단일화 해도 쉽지 않을 판에 저러고 있으니…"라고 혀를 찼다.
 
바꿔 말하면 진보 성향 유권자들은 후보 단일화에 큰 기대를 걸었고, 그만큼의 실망도 컸던 것이다.
 
후보 단일화 문제가 그동안 소리만 요란한 채 성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탄식의 목소리가 높아지던 차에,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23일 오후 가까스로 한달 동안의 진통을 끝내고 후보 단일화에 최종 합의했다.
 
또 다른 잡음을 방지하기 위해 구체적인 단일화 방안과 최종 후보 공개 시기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지만, 여론조사를 통해 그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 김창현-조승수 경합 치열
 
이에 따라 본선 진출 티켓을 얻기 위한 두 후보의 막판 경합도 더욱 뜨거워졌다.
 
민주노동당 김창현 후보는 "한나라당의 조직과 자금력에 대항해 이를 꺾을 수 있는 것은 민주노동당뿐"이라며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반면 진보신당 조승수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 지지율과 인물 선호도에서 월등히 앞서고 있다"고 강조하며 "단일화를 통해 이명박 정부의 서민 파탄 정책을 반드시 심판하겠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그러면서도, 자신이 선택되지 않더라도 단일 후보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 김태선 후보도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반 이명박 대연합의 성사를 촉구하며 후보직을 사퇴한다"고 밝혀 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그 파괴력이 기대 이하일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선거 국면 내내 지지부진했던 단일화 논의가 진부함을 더하고 있고 유권자들의 피로도만 높였다는 것이다.
 
◈ 만만찮은 한나라당 반격
 
또 이를 파고드는 한나라당의 막판 반격도 심상치 않다.
 
50대 직장인 신모 씨는 "한나라당이 본선에서는 더 힘을 얻지 않겠느냐"면서 "특히 울산에서 5선을 한 정몽준 의원이 상주하다시피하고 있는데, 조직적 지원이 상당할 것"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식당을 운영 중인 한모 씨는 "지역경제가 난리인데, 그래도 한나라당 후보가 되면 뭐라도 낫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나라당 박대동 후보가 자신감을 갖는 이유다.
 
박 후보는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만들기, 지역 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을 계속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 있고, 유권자들이 이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표를 몰아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밖에 무소속 김수헌, 이광우 후보가 재보선 레이스를 함께 하고 있지만, 무소속과 한나라당 사이 후보 단일화 가능성 역시 제기되고 있다.
 
이번 울산 북구 재보선 결과는 진보 진영과 보수 진영의 대리전 성격까지 갖게 됐다는 점에서, 지역을 넘어 향후 정국 전반의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시금석도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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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4/24 [09:00]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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