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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재경부 '한국판 서브프라임 사태' 기획했다
[금융·경제위기 진단①] 금융허브 정책 ‘미 월가 금융시스템’ 도입 혈안
 
김영국
이번 금융·경제위기 분석 시리즈는 총 3편으로 구성했습니다. 미국발 금융·경제위기의 원인과 노무현·이명박 정권의 금융·경제정책 분석, 현재 자본주의 체제의 문제점과 우리 사회의 대안 등을 전체적으로 한번 정리해 본다는 의도로 쓴 것입니다. 지난 20일 발생한 용산 재개발 지역 철거민 참사,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비장한 취임사와 ‘2차 금융위기’ 조짐, 최근 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를 둘러싼 논란도 부시, 이명박 정권의 일방주의와 신뢰 상실이라는 민주주의의 문제와 함께 본질적으로는 현재 경제위기의 원인과 우리 사회의 해법(대안)이라는 과제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고민과 공론의 장이 열리길 기대합니다.-글쓴이 말

역사에 남을 이름들, ‘리먼브러더스·CDO·CDS’

2008년 9월 15일 터진, 미국 4위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의 파산과 미국 최대 증권사 ‘메릴린치’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A)로 전격 매각 사건은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결정적 사건이자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 우리 정부의 표현대로 ‘전례없는 세기적 위기’를 불러온 도화선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또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와 CDO(부채담보부증권), CDS(신용부도스와프)라는 이름도 생소한 파생금융상품도 자본주의 역사에서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금융위기의 ‘원흉’들이다. 이들은 전세계에 엄청난 충격을 몰고 온 초대형 금융기관들의 부실과 파산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그 배경으로 어김없이 등장하는 핵심 단어들이었다.

그동안 파산·매각 등으로 사라졌거나 현재도 파산 위기에 몰린 베어스턴스,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리먼브러더스, 메릴린치, AIG, 위싱턴뮤추얼, 씨티은행 등 숱한 세계적 금융기관과 기업들의 공통점은 예외 없이 본업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주범인 비우량 주택담보대출과 이를 기초해서 만든 CDO, CDS 같은 파생상품으로 떼돈을 벌려다 망한 케이스였기 때문이다.

초저금리와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가 위기의 출발점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촉발된 전세계적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현상은 지난 30년에 걸친 부동산과 금융 부문의 ‘슈퍼 거품’이 종말을 고했음을 상징한다.

따라서 이번 금융·경제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미국 경제에 슈퍼 거품을 초래한 △미 정부의 장기적인 저금리 정책과 주택경기 부양정책, △과도한 레버리지(빚·부채를 내 투자해서 자기자본이익율을 높이는 행위)를 조장한 파생금융상품(특히 CDO, CDS)의 활성화와 투자은행·헤지펀드 등 금융투기세력의 발호, △과도하게 빚을 내 부동산과 금융 투자에 뛰어든 경제주체들의 탐욕에 있다. 그리고 이걸 가능하게 한 원천은 미국의 ‘달러 패권’과 그에 따른 시뇨리지(seigniorage·기축통화국으로서 화폐발행 차익) 효과 그리고 막대한 외채 덕택이었다.

지나친 금융·부동산 중심의 경제가 제조업과 내수산업의 침체를 불러왔고, 시장 만능의 신자유주의가 득세하면서 사회보장제도가 크게 축소되고 소득 불평등이 확대됨으로써 내수 기반은 더욱 위축되어 갔다.

결국 이런 요인들이 겹쳐 자본주의의 본질적 문제인 과잉생산(축적)과 이윤율 저하를 가져왔고, 이는 곧 거품 붕괴와 금융·경제위기로 이어졌다. 따라서 현 위기가 금융 분야에서 출발한 건 사실이지만 결코 금융 단독의 위기가 아니라 건설, 자동차, 반도체 등 실물 분야의 과잉생산(축적)이 동반된 위기이자 자본주의 시스템 자체의 위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새로 등장한 오바마 정권도 서머스(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위원장 내정), 가이스너(재무장관 내정) 같은 현재의 월가식 카지노 금융시스템을 구축한 장본인들을 백악관과 재무부의 핵심 요직에 포진시켜 이번 위기의 주범인 월가식 금융자본주의의 폐해를 개선시킬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갖게 하고 있다. 이는 곧 오바마 정권의 금융·경제위기 극복에 대한 기대를 낮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

금융 선진화가 낳은 ‘부실·파산의 세계화’

금융기관들은 고리의 수익을 챙기기 위해 채무자의 상환 능력도 알아보지 않고 담보가치(신용도)가 떨어지는 개인들에게 무리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을 남발했다. 그것도 모자라 여러 개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대출 원리금을 받을 수 있는 대출채권)’을 사들여 이를 담보로 발행한 MBS(주택저당증권)을 통해 기존의 대출금을 조기에 회수하고 지속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늘려갔다.

여기에 투자은행(IB) 등은 MBS를 회사채·학자금대출·카드론 등 다른 종류의 채권들과 뒤섞어 만든 CDO(부채담보부증권)라는 파생상품을 팔아대기 시작했다. 또 채권이나 금융상품의 부도 위험만 따로 떼어내 CDS(신용부도스와프)라는 ‘부도 대비 보험’성 파생상품까지 만들어 부실 위험을 다른 사람들에게 마구 전가하면서 전세계 금융기관과 서민들이 마치 ‘CDS 끈’으로 묶인 굴비처럼 엮여들어 갔다.

파생상품이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개발되었다고 하지만, 위험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전가되는 것일 뿐이다. 결국 기초자산이 부실화되면 위험은 모두에게 확산될 수밖에 없는 폭탄 돌리기 게임으로 돌변한다. 게다가 이것저것 뒤섞어 놓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돌고 도는 파생상품을 감독·규제한다는 건 부처님이나 가능한 일이다. 미국 금융위기가 헤어나지 못할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는 이유도 급격이 불어난, 이 복잡한 파생상품의 부실 정도가 얼마나 되는지 전혀 알 길이 없다는 불안과 공포감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금융위기는 결코 금융시장의 낙후나 감독체제의 미비 때문이 아니며, 오히려 정반대로 규제 완화 등을 통한 금융 분야의 선진화가 투기와 과잉팽창을 부추긴 결과물이었다. 또한 이전의 금융위기들과 달리 급속히 전세계로 확산된 것도 고도화된 금융 세계화 속에서 전세계의 자본시장이 연계되고 통합된 결과이다.

노무현 금융허브 정책, 美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원흉’들 도입 혈안

노무현 정부는 지난 2007년 7월 18일 노 대통령 주재 하에 청와대에서 ‘제2차 금융허브 회의’를 개최해 금융선진화를 위한 금융허브 실천 로드맵을 마련했다.

이날 회의에서 당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금융 선진화를 통한 금융허브 구축’이라는 보고서를 보면, 참여정부 금융정책의 성과로 △금융산업을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동북아 금융허브 전략’ 마련·추진(2003.12월~), △금융산업 발전을 선도할 자본시장을 육성하기 위해 ‘자본시장통합법’ 제정(2007.7.3일 국회통과), △‘한미FTA 체결’(2007.6월말)로 선진금융기법과 신금융상품 적극 도입을 나란히 명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금융선진화를 위한 전략 과제 및 추진 방안으로 △위험을 적극적으로 부담하여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투자은행(IB)의 출현과 육성, △파생금융상품(특히 CDO, CDS) 활성화, △연기금의 자산운용시장 투입, △사모펀드(PEF) 적극 육성, △헤지펀드 허용, △월가 출신 금융전문가를 경제부총리 자문관으로 영입 △재경부 금융정책 자문기구를 영·미제도 전문가들로 개편 등을 제시했다.

☞ 노무현 재경부 '금융 선진화를 통한 금융허브 구축' 보고서 전문(출처:KDI, 2007.7.18)

그야말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일으킨 핵심 요소들로 구성된 월가식 금융시스템 도입에 노 정권이 얼마나 혈안이 돼 있었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보고서 내용만 보면, 마치 노 정권이 ‘미국의 금융위기’를 통째로 수입하려 했던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이 보고서는 또 노 정권이 기획하고 추진한 자본시장통합법과 한미FTA가 이 같은 ‘미국 월가식 금융시스템 도입’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금융허브 전략의 연장선이었음을 공개적으로 천명하고 있다. 실제 노 정권 내내 이 보고서 방침대로 진행돼 왔고 그래서 탄생한 게 지금의 자본시장통합법이며, 이를 미국에게 보증받고 돌이킬 수 없도록 만들려는 게 바로 한미FTA였다. 따라서 한미FTA는 미국식 금융신자유주의를 대한민국에 정착시키기 위한 종착역이자 완결판인 셈이다.

이날 제2차 금융허브 회의 참석자 중 한 사람이 바로 지난 1월 19일 이명박 정권의 제2기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된 ‘윤증현’ 전 금융감독위원장이다. 윤 전 위원장은 이날 회의 발표에서 금융투자상품의 포괄주의 도입, 파생상품 도입을 위한 규제 완화 등을 금융선진화 과제로 제시해 노 정권의 금융허브 구축을 적극 지원했다.

그런데 노 정권이 제2차 금융허브 정책 추진을 논의하던 그 순간, 국내 언론에는 미국의 부동산 가격 폭락과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헤지펀드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확산되고 고객에 대한 상환을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넘쳐났다. CDO 등 파생상품에 대한 신용등급이 연일 폭락하고 미국 금융시장 붕괴에 대한 경고도 잇따랐다. 그럼에도 노 정권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2008년 전세계에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를 초래한 미국 월가의 추악한 몰락을 보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그 경제관료들의 월가 금융시스템에 대한 ‘신앙에 가까운 집착’에 다시 한번 소름이 끼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미국발 금융위기가 아니더라도 우리 스스로 금융위기 폭탄을 금융허브와 금융선진화란 미명 하에 착실하게 제조하고 있었던 셈이다. 우리가 미국발 금융위기에 유독 취약한 모습을 보이며 미국보다 더 큰 충격을 받고 있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서일까. 국내 금융시장이 극도로 붕괴 조짐을 보였던 작년 10월 29일 문화일보는 “담당부처가 제2차 금융허브회의 관련 자료를 ‘당시 정부의 업무 추진 과정에 대해서 있을지 모르는 비난 근거를 없애기 위해’ 홈페이지에서 삭제, 자료 파기 의혹이 일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사실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금융허브가 양산한 시한폭탄들-ELS.KIKO.PEF.FX

어찌됐든 노 대통령이 금융허브를 꿈꾸며 기반을 다진 파생금융상품과 펀드의 활성화는 오늘날 금융위기 국면에서 수많은 서민과 중소기업들에게 엄청난 후유증을 안겨준 핵폭탄으로 돌변했다.

그 대표적인 폭탄이 바로 현재 개미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과 중소기업의 흑자도산 등으로 수조원의 손실을 내며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ELS(주가연계증권)와 KIKO(통화옵션 형태의 고위험 장외파생상품)라는 파생상품이다.

노무현 정부 들어서 증권사 등이 ELS(주가연계증권), ELW(주식워런트증권), DLS(파생결합증권) 같은 신종 파생금융상품을 본격 출시하기 시작했고, 그 발행 규모도 집권 초인 2003년도에 비해 집권 말인 2007년도에는 무려 10배 이상 폭증했다. 금융감독원(2008.9.4일자 보도자료)에 따르면 증권사의 파생증권 발행 규모가 2003년 3조 5000억원에서 2007년에는 41조 7000억원으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증권사와 은행들이 안정성을 강조하며 원금을 보장받으면서 주가 상승 차익까지 얻을 수 있다고 ‘뻥’을 치면서 판매한 ELS에 투자한 사람들은 결국 엄청난 원금 손실을 입었다. 심지어 일부는 원금을 모두 까먹은 ‘깡통 ELS’까지 발생했다. 특히 2008년도 들어 금융위기가 닥치자 주가가 반토박 나면서 ELS 관련 손실 규모가 수조원에 달하는 등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면서 시한폭탄으로 돌변했다.

키코(KIKO)는 미국 투자은행(IB)이 만든 것을 판매수수료 수입을 노리고 한국의 은행들이 가져다 중소기업에게 판 파생상품으로, 상품 구조가 은행은 환율이 급등하든 급락하든 별다른 피해가 없는 반면 여기에 가입한 중소기업은 환율 급등시 약정금액의 2~3배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을 입도록 설계돼 있는 사기성 짙은 상품이었다. 말이 좋아 선진 금융상품이지 미국 투자은행만 돈벌게 만든 ‘다단계 판매’나 다름없는 금융사기극이었다. 이에 따라 KIKO 가입 중소기업의 손실만 무려 3~4조원에 달한다.

급기야 법원도 지난 2008년 12월 30일 KIKO 가입에 따른 환손실을 본 모나미, 디에스엘시디가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그 근거로 재판부는 은행과 기업이 맺은 KIKO 계약이 신의칙에 반한다는 점과 적합성 원칙에 어긋난다는 점을 들었다. KIKO 소송은 누가 이기든 우리 경제에 모두 재앙이다. 은행들이 돈벌이에 눈이 멀어 자신도 잘 모르는 외국 투자은행의 파생상품을 가져다 판 대가치곤 국가적 폐해가 너무도 엄청나다.

또 노 정권이 적극 육성하려 했던 사모펀드(PEF)도 법적으로 10억 이상의 돈이 없는 일반인들은 투자가 거의 불가능한 반면, 주로 정·관계 거물이나 재계 상층부 간의 인맥과 안면으로 형성된 권력 네트워크를 이용해 로비를 벌여 국가의 각종 정책 결정 과정에 개입하고 압력을 행사하며 돈을 버는 금융기법이다.

이 때문에 사모펀드(PEF)의 비즈니스 방식을 ‘안면(顔面)자본주의(Access Capitalism)’라고도 부른다. 그래서 사모펀드의 성공 이면에는 늘 부정·비리 의혹이 바늘과 실처럼 따라다닌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불법·헐값 인수 논란은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또 국내 사모펀드의 상당수가 기획재정부와 금감위 등 핵심 경제부처에서 소위 ‘잘나가던 사람’들이 주도해서 설립했다는 점만 보더라도 말이 좋아 토종 사모펀드 육성이지 그 이면에는 정부 고위 관료들의 퇴직후 직장으로서 기능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반면 기업은 사모펀드의 적대적 M&A에 대비해 경영권을 방어하느라 투자를 줄이고, 노동자들은 구조조정과 비정규직화 등 고용불안에 시달려야 한다. 이것도 부족해서 노 정권은 악명 높은 헤지펀드(Hedge Fund) 허용까지 적극 추진했다.

노 정권이 2005년 1월 개인들에게까지 문호를 개방하면서 최근 거래가 급증하고 있는 ‘FX 마진 거래’(해외통화선물거래)도 보유금액(최소증거금)보다 무려 50~400배에 이르는 투자가 가능할 정도로 엄청난 레버리지를 통해 단기간에 고수익을 노리는 장외파생상품이다. 잘하면 큰 돈을 벌 수도 있지만, 순식간에 거액의 투자 원금을 모두 날릴 수 있는 카지노 도박보다 위험한 파생상품이다. 더군다나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증권사까지 FX 마진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시장이 과열돼 개인투자자들이 ‘묻지마 FX 투자’에 나설 경우, 최근 금융불안 상황과 맞물려 KIKO나 ELS처럼 또 다른 시한폭탄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동북아 금융허브가 금융위기와 관계 없다’는 궤변

사정이 이런데도 노 전 대통령은 작년 11월 16일 심상정 진보신당 공동대표와 한미FTA 관련 논쟁을 벌이면서 “동북아 금융허브 정책의 대부분은 이번 금융위기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것들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대통령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원인에 대해 무지하거나, 자신의 금융위기 책임을 모면하기 위한 발뺌이자 궤변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이 적극 추진한 동북아 금융허브 정책의 결과물이 현재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ELS, KIKO 같은 ‘파생상품 폭탄’이며, 동북아 금융허브 정책을 통해 도입하고자 혈안이 됐던 미국 월가식 금융시스템이 오늘날 전세계에 얼마나 끔찍한 재앙을 몰고 왔는지 극명하게 드러난 상태에서 노 전 대통령만 아니다고 우기는 꼴이다.

만약 노 정권의 금융허브 정책이 보다 속도를 내 우리나라에 미국 금융기관이 만든 CDO, CDS 같은 파생상품까지 대거 쏟아져 들어와 2007년도 ‘펀드 열풍’을 타고 이들 파생상품이 포함된 펀드에 서민들의 돈이 몰려들었다면 지금쯤 얼마나 더 끔찍한 사태가 벌어졌을 지는 이미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충분히 입증해준 바 있다.

결국 노 대통령의 이 같은 금융허브 전략을 적극 지원한 친노 및 민주당 세력은 결코 진보나 좌파가 아니었으며, 금융정책에 관한한 철저한 금융신자유의자들이였다. 문제는 노 정권이 깔아놓은 월가식 망국의 길을 지금 이명박 정권이 충실히 뒤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거품’ 막지 못한 후폭풍 ‘현재진행중’

또한 노무현 정권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부동산 폭등과 거품’을 막지 못한 책임을 면키 어렵다. 심지어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기도 했다.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기 시작했던 2004년 6월. 당시 노 대통령은 “장사란 10배 남는 장사도 있고, 10배 밑지는 장사도 있다.”면서 “분양원가 공개는 개혁도 아니며 인정할 수도 없다.”며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에 강력히 반대했다. 그 때문에 부동산 값이 폭등해 국민 원성이 하늘 높이 치솟자 2년 뒤엔 “많은 국민들이 제 생각과 달리 다 공개하는 것이 좋겠다고 바라니까, 분양원가 공개는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본다.”며 슬그머니 말을 바꿔버렸다. 노 대통령과 분양원가 공개 반대를 적극 두둔했던 이해찬, 유시민 전 의원 등 친노세력이 국민의 신뢰를 잃고 몰락의 길로 들어선 건 자업자득이였다.

그런가 하면 노 정권도 미국 연준(FRB)과 마찬가지로 장기간 저금리 정책을 펼쳤다. 노 정권은 집권 초기인 2003년 7월 10일부터 임기 중반을 넘어선 2006년 2월 9일까지 무려 3년 동안 당시로선 사상 최저 금리 수준인 3%대를 계속 유지했다. 이 같은 장기 저금리로 인해 부동산과 주식 시장에서 유동성 장세가 펼쳐져 거품이 잔뜩 끼게 된 것이다. 그러다 부동산 시장이 폭등하며 거품이 우려되자 2006년 2월 9일부터 4%대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이후 꾸준히 올려 임기 말인 2007년 8월 9일에는 5.0%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결국 2006년 11월 15일 LTV(담보인정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강력한 수요 규제와 분양가 인하 정책까지 가고서야 집값이 안정 조짐을 보였으나, 이미 집값은 오를 대로 오른 뒤였다. 엄밀히 말하면 집값이 하향세로 돌아선 건 단순히 부동산 정책의 효과라기보다는 거품이 잔뜩 낀 상태에서 거품 붕괴의 변곡점에 다다랐기 때문이었다. 이미 미국 등 전세계적으로 부동산 가격 하락이 본격화된 상태에서 우리나라만 홀로 독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작년 11월 11일자 SBS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81%는 ‘그동안 집값 등 부동산 가격이 급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너무 높다.’고 답변했다. 그만큼 국민들 대다수가 노무현 정권 때 폭등한 집값이 거품이었다는 걸 뒤늦게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 때 급증해 현재 100조원에 달하는 ‘PF(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은 2008년 들어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금융불안의 최대 뇌관으로 떠올랐다. 이 또한 부동산 거품의 주역이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에 따라 특히 PF 대출의 연체율이 높은 저축은행發 금융 부실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 편집위원

(다음 편에 이명박 정권의 금융·경제정책 분석으로 이어집니다.)

* 글쓴이는 '참여민주주의와 생활정치연대' 회원입니다.

<대자보> 편집위원. 항상 이 나라 개혁과 진보적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쪽에 서 있고자 하는 평범한 생활인입니다.
 
기사입력: 2009/01/22 [16:10]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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