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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광장'에 과연 어떤 동상이 들어서야 할까?
[제안] 세종대왕 동상 새로 조성해 건립해야…국민 공론화 과정도 필수
 
육철희   기사입력  2008/03/13 [13:09]
서울시가 광화문 복원에 때를 맞춰 도시디자인을 획기적으로 바꾸겠다는 야심찬 계획의 하나로 조선시대 육조거리를 광장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은 지난 역사와 현재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매우 뜻 깊은 일이다.
 
또한, 세종로는 그야말로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한 복판이므로 상징적인 의미가 매우 큰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현재 서울시가 세종로에 새로 조성할 광화문 광장에 어떤 동상을 설치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중이라고 한다.
 
광화문 네거리에 있는 이순신 장군동상을 그대로 두고 그 뒤쪽인 세종문화회관 앞쪽에 덕수궁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을 옮겨서 설치할 예정이었으나, 동상의 크기가 서로 달라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과 세종로와 관련이 없는 이순신 장군 동상을 이번 기회에 이순신 장군의 시호를 따 만들어진 충무로에 이전하자는 의견에 대해서도 찬반여론이 거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서울시가 광장을 조성하겠다는 기본계획에 대해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겠지만 구체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방법이 졸속적이고 무원칙하다는 생각이다. 
 
▲광화문 조감도     © 청와대

첫째, 덕수궁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을 새로 조성하는 광장에 옮겨 설치하겠다는 발상은 애초부터 잘못이었다.
 
덕수궁에 있는 세종대왕 동상의 이전 계획은 2002년 문화재청이 궁궐 복원에 장애가 되는 동상의 이전을 검토하면서 논의하여 서울시의 광화문 광장 조성 계획과 맞물려 본격적으로 추진한 것이라 한다.
 
서울시는 덕수궁의 세종대왕 동상 이전에 대해 2006년 10월 ~ 11월 다양한 방식으로 각계각층의 시민 6,800여명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78% 이상이 찬성을 한 것으로 나타났고, 관련단체인 한글학회와 세종대왕기념사업회 등과도 협의를 했다고 밝혔다.
 
역사적 인물의 동상을 설치하거나 각종 기념물을 만드는 이유는 그 분의 업적을 기리고 훌륭한 점을 본받기 위해서이다. 그러므로 역사인물의 표상은 그 자체로 성스러운 것이다.
 
그런데 그런 역사적 인물의 표상을 훼손한다거나 훼손당한 것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어떨까?
 
덕수궁의 세종대왕 동상은 1968년 역사적 정통성이 취약한 박정희 정권이 애국선열조상위원회라는 것을 만들어서 전국에 걸쳐 수 많은 역사인물의 동상을 제작할 때 친일반민족행위자인 조각가 김경승이 조각하고 서울신문사와 공동으로 설치한 것이다.
 
김경승은 동경미술학교를 졸업하고 조선미술전람회를 배경으로 두 차례의 총독상을 받는 등 적극적인 친일행각을 일삼은 자로 그 형인 화가 김인승과 함께 형제 친일반민족자로 알려진 자이다.
 
동상 조각가를 밝힌 상태에서 여론조사를 했어도 위와 같이 78%의 시민이 찬성을 했을지 의문이다.
 
우리 민족의 위대한 스승으로 인정하여 스승의 날도 세종대왕의 탄신일인  5월 15일로 정하여 해마다 스승의 날을 기념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우리는 스승인 세종대왕에 대해서 제대로 대우를 하고 있지 못한 것이다.
 
나라와 민족을 배반한 친일반민족 행위자가 그 더러운 손으로 영원한 사표인 세종대왕 동상을 조각했다는 사실도 견딜 수 없는 모멸감에 화가 치미는데 이제 그 동상을 수도 서울의 한복판에 조성하는 광장에 옮겨 설치한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수년전부터 덕수궁의 세종대왕 동상을 허물고, 국민의 정성을 모아 다시 만들어 세종로에 설치하자고 문화관광부와 문화재청에 요청했고, 철거문제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상투적인 답변만 되돌아 왔지만, 이번 기회에는 반드시 세종대왕 동상을 다시 만들어 건립하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둘째, 새로 조성할 광장의 이름을 ‘광화문 광장’으로 확정해서는 안된다. 광화문 앞이라고 해서 단순히 ‘광화문 광장’으로 불린다는 것이 어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기왕에 세종로라는 거리이름이 있고 주변에 세종문화회관, 세종로 공원도 있으므로 ‘세종로 광장’으로 불리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지 않을까 싶다.
 
서울시는 새로 조성할 광장의 이름으로 무엇이 좋을지 다양한 방법으로  폭넓은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셋째, 충무공 동상만 충무로로 옮기는 것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새로 조성할 광장에 세종대왕 동상을 건립한다면 이순신 장군 동상을 옮기는 문제에 대해서도 종합적인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길 이름을 역사인물의 시호나 성 또는 호를 따서 지은 것 인만큼 광화문을 지켰던 이순신 장군 동상을 옮겨 놓자는 원론만 이야기 할 것이 아니라 충무로에 이순신 장군의 위상에 걸 맞는 장소를 확보하여 관련있는 상징물을 세우거나 공원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종합계획을 세워 실행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오랜시간 광화문 네거리를 지켰던 이순신 장군도 섭섭치 않을 것이고, 아쉬워하는 마음을 갖고있는 국민들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길 이름과 맞는 역사인물들도 한분씩 제자리를 찾아 명실상부한 역사의 산교육장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역사인물동상 제자리 찾기 운동’을 범국민적으로 벌일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위에 제기한 문제들에 대한 국민여론을 모으는 과정이 필요하다. 서울시가 세종로에 광장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덕수궁의 세종대왕 동상 이전 문제에 대해 짧은 기간 10000명도 안되는 사람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것 말고는 별로 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수도 서울의 상징이 될 광장을 어떻게 조성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조급히 서두를 것이 아니며, 이 문제는 서울 시민만의 문제도 아니기 때문에 국민적인 의견을 묻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야 하리라고 본다.
 
예를 들면, 광장조성을 위한 시민공청회 또는 토론회를 여러 차례 열어서 의견을 모으거나, 신문사나 방송국의 협조를 얻어 국민들에게 설문을 제시하여 의견을 모으는 방법 등을 시행해보는 것도 해봄직할 것이다.
 
수도 한복판의 광장이 국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로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여 아름답게 꾸며져서 서울시의 야심찬 포부인 도시디자인 바꾸기가 성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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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3/13 [13:0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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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 2008/10/10 [13:10] 수정 | 삭제
  • 광화문에 동상을 재배치하자구요?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의 넬슨 기념동상처럼 오히려 더 높고 웅장하게 이순신 장군 동상을 만들고 이순신 장군의 4대해전(한산도해전,명량해전,절이도해전,노량해전)을 상징하는 사자상도 만들어 전세계인들이 감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더 낫지 않을까요? 실제로 넬슨 기념동상이 있는 트라팔가 광장엔 넬슨의 4대 해전을 기리는 사자상이 서 있고 ,넬슨 기념주의 높이만도 50m에 달한다고 합니다.태평성대에도,위기시의 외환을 잊지 않고 유비무환의 자세를 가다듬으려는 게 아닐까요? 지금 있는 이순신 동상을 워싱턴의 168m 워싱턴 기념탑처럼 미국의 수도 워싱턴의 상징으로 만드는 게 차라리 낫다고 생각합니다.쓸데없이 동상재배치문제같은 분란을 만들지 말고요.뉴스에서 신물나게 나오는 "...여기는 워싱턴입니다"라는 특파원들의 멘트 뒤로 배경화면으로 깔리는 것은 마틴루터킹 목사의 기념관도,링컨의 기념관도 아닌 바로 워싱턴 기념탑입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는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전쟁을 승리로 이끈 워싱턴장군(초대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워싱턴 기념탑을 세웠습니다.그런데 워싱턴에선 현직 대통령의 권위를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백악관보다 더 높은 건물은 지을 수 없다고 합니다.마틴 루터 기념관도,링컨 기념관도 에외가 아닙니다. 하지만 워싱턴 기념탑만은 백악관 높이보다 몇배로 더 높게 우뚝 세워져 있는데 워싱턴 장군에 대한 미국인들의 신격화 내지는 성역화가 어느정도 인지 알 수 있습니다.영국으로부터 미국의 독립을 이끌어낸 위대한 전쟁지도자를 기리고 태평성대에도, 자신들이 위기에 처했을때의 그 외환을 잊지 않기 위함입니다.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에 있는 넬슨 기념동상이나 파리의 개선문과도 같습니다.
    더 이상 이순신 장군을 욕되게 하지 맙시다.광화문에 있는 이순신 동상 하나라도 더 잘 가꾸어 명품광장의 상징이 되도록 하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