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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이른 신자유주의, 대안적 국가연대 필요
[새사연의 눈] 다보스포럼 폐막…지역협력 체제 위한 노력 전제돼야
 
새사연   기사입력  2008/01/28 [14:58]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스키 관광지로 유명한 스위스 다보스에서 세계경제포럼(이하 다보스 포럼)이 열리고 있다. 다보스 포럼은 매년 세계 각국의 수뇌들이 모여 세계의 주요한 경제, 사회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회의다. 이 자리를 통해 각국의 유력한 기업가나 정치가들이 만남의 기회를 갖고, 각자의 이익을 위한 로비활동도 활발히 벌인다.
 
경제불안에 휩싸인 다보스 포럼
 
이런 다보스 포럼을 두고 각국 엘리트들이 비밀리에 중요사항을 결정하는 비민주적인 회의라는 비판과 세계 각지의 심각한 빈곤문제에는 아무 기여도 안하면서 단지 기업가와 정치가들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장이라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전까지 다보스 포럼이 미국이나 EU, 일본 등 선진국에게 유리한 신자유주의적 경제를 추진하는 발판이 되어온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올해 포럼의 성격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앞으로 10년 혹은 20년에 걸쳐 문제가 될 강력한 경제, 정치적 리스크의 혼합과 세계 경제의 근본을 뒤흔드는 과제들이 집중적으로 제기된 것이다.
 
포럼 개최를 앞두고 발간된 「글로벌 리스크 2008」보고서는 앞으로 세계를 좌우할 주요 이슈 중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금융시스템 불안을 가장 심각한 문제로 지목했다. 아울러 곡물가격 급등으로 인한 식량위기, 물 부족, 에너지 안보 등도 주요 이슈에 포함되었다.
 
시장만능주의의 한계가 드러나다
 
미국경제의 불안정화는 석유와 원자재 가격의 대폭 상승과 함께 올해 세계경제를 뒤흔들 중요 불안요소로 대두되고 있다. 유엔이나 IMF는 미국경기의 침체가 세계적인 경기후퇴를 유발하며 견실한 아시아나 아프리카의 성장을 가로막을 우려가 있다는 견해를 잇달아 발표했다. 특히 화석연료공급이 빠듯해짐으로써 세계경제는 원자재 가격 급등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위기는 이제까지의 시장만능주의로 인한 필연적 귀결이고 다보스 포럼에 모인 단골손님 자신들이 자초한 문제이다. 시장만능주의는 이제 자신을 받들어온 이들의 목까지 조르고 있다. 시장만능주의의 한계가 드러나는 순간이다.
 
한편 금융위기로 구심을 잃은 다보스 포럼에 세계경제를 이끌어갈 새로운 주체가 탄생하였다. 2003년 이후 고유가나 경제의 세계화를 배경으로 고성장을 이룬 러시아, 아시아나 중동지역의 신흥국가들이 더 높은 이윤을 얻기 위해 그 간 벌어둔 외화로 정부계 펀드 혹은 국부펀드 SWF(Sovereign Wealth Funds)을 설립한 것이다. 이들이 바로 이번 포럼의 새로운 주역들이다.
 
금융시장의 새로운 주체 신흥국가의 국부펀드
 
SWF의 자금은 2조 달러 이상으로 예상된다. 지난 몇 개월 서브프라임 사태로 타격을 입은 금융기관에 약 600억 달러의 자금을 투입하거나 시티그룹과 메릴 린치에 약 200억 달러의 자금을 투입하는 역량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이제 국제적 투기자본 헤지펀드보다도 규모가 큰 경제주체가 되었으며, 올해 다보스 포럼에서 가장 환영 받는 손님으로 보인다. 이들이야말로 현재 세계의 주요 유동성자금의 공급원이며, 계속되는 신용핍박을 완화시킬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SWF는 자산규모나 운용체제에 관한 정보를 거의 공개하지 않아 시장관계자에게 불안을 안겨 주고 있다. 또한 투기자본과 달리 장기적 투자를 기본으로 하는 SWF는 점차 선진국 대기업을 매수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국가 권력을 배경으로 한 펀드인 SWF의 영향력이 확대된다면 정치적 요구를 내세워 자본시장을 교란하거나 잠재적 안보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 이후의 세계는?
 
특히 SWF로 인해 각 국가의 보호주의적 성격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원자재가격 상승 역시 보호주의의 한 행태이다. 보호주의는 세계경제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어 세계인구의 굶주림이나 물 부족 해결책에 더욱 어려움을 줄 수 있다.
 
예를 들면 2007년 초 러시아와 벨로루시 간 갈등으로 인해 벨로루시를 통과해 동유럽 국가들로 연결되는 석유파이프라인이 갑자기 중단되어 큰 혼란이 발생했다. 특히 석유나 천연가스 등의 주요 공급국은 국가주의적 소향을 강화하고 에너지, 식량 등 국가 안보와 관련된 부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
 
미국이 추진해온 신자유주의는 시민생활뿐만 아니라 경제활동에도 위협을 주고 있다. 이제 신자유주의가 답이 아니라는 것은 점점 명백해지고 있다. 신자유주의 이후 무엇이 다가올 것인지 앞으로 세계동향을 더 신중하게 주시해야 할 것이다.
 
특히 식량위기나 물 부족, 기후변화 등 전 지구 차원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지금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국가주의적 보호정책보다도 이러한 위기들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국가 간 연대체제나 지역 협력 체제를 위한 노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 본문은 <새로운사회를는연구연>(http://eplatform.or.kr/)이 발행하는 'R통신 82호' 이슈해설을 옮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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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8/01/28 [14:5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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