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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장로가 새길 조용기목사의 절규?
[시론] 초대형교회, 귀족목회 바로잡을 것은 종교법인법 제정 밖에 없다
 
이동연   기사입력  2008/01/14 [12:52]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님!
 
당선인께서는 이제 소망교회만의 대통령도 아니고 기독교만의 대통령도 아니시고 전 국민의 대통령이십니다. 이런 당위적인 언급이 필요한 이유는 세간에 자꾸 이명박 정권을 기독교정권이니, 대형교회정권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대형교회들이 이명박 정권의 탄생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습니다. 그렇다고 그 공로를 무기로 대형교회들에게 쏟아지고 있는 사회적 책무와 성직자의 청렴성 요구를 무력화 시킬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대형교회들이 스스로 자기정화를 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당선인께서 정화되도록 법과 제도로 돕는 것이 진정으로 그들의 공헌에 보답하는 길입니다.
 
요즘 초 대형교회 목사들의 회개운동이 유행입니다.
 
이제 기독교 권력도 창출했고, 남은 것은 명예회복인데 서민들이 듣고 싶어하는 선전용멘트나 실컷 날리고 싶은 의도가 아니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 당선인님! 한국 복음주의협의회가 1월11일 개최한 월례 발표회에서 조용기목사가 애타게 울부짖은 소리를 잘 들어주시고 정책에 반영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의 절규를 보도한 교계 언론의 글들을 간추려 종합해 보면 이렇습니다.
 
“우리 한국교회를 바라보면 답답하다. 귀족화 되었다. 인도의 귀족들이 호화로운 성에 사는 것처럼 우리교회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귀족들은 자기들끼리 산다. 지난해 굉장히 집회도 많이하고 세미나도 많이 했으나 세상은 ’전부 자기들끼리 노는데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적대 감정을 갖고 안티 크리스천이 되어 교회를 적대하고 있다.
강도만난 사람이 피 흘리고 길거리에 쓰러져 있을 때 제사장, 레위인은 모른척 지나갔다. 한국교회가 제사장과 레위인 역할은 잘 하고 있다. 아름다운 교회도 짓고 의식도 잘 집행하고 예산도 풍부하게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강도 만난 사람은 돌보지 않는다. 예수님이 오죽하면 제사장, 레위인을 제쳐놓고 유대이도 아닌 사마리아인을 선한 이웃이라고 했겠느냐. 우리 한국교회가 귀족주의가 되어 자기들 끼리만 노는 그런 교회로 전락하면 한국사회에서 필요없는 물건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구구절절이 옳은 소리입니다.
 
그런 너무도 옳은 조용기 목사의 절규를 들으면서, 아니 저소리는 맨바닥에서 목회하는 농어촌목사나 개척교회목사들이 대형교회 목사들을 향해 부르짖을 소리라는 울분이 솟아 올랐습니다.
 
누가 누구에게 귀족목회 운운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조용기 목사 자신이 귀족목회를 하고 있다는 생각은 안드시는 가요? 만일 자신이 귀족 목회한다고 생각하면 귀족목회행태를 당장 그만두면 됩니다.

열마디 말보다 한번의 행동이 더 큰 감동을 줍니다.
 
한국에서 교인 천여명만 넘어가면 귀족목회를 흉내낼 수 있는 수준은 됩니다. 귀족은 평민이 함부로 못 만납니다. 어느 귀족목회하는 분은 여비서를 두고 전화도 차단하고 면담도 차단합니다. 바로 그런 짓거리가 귀족목회이지 무엇이 귀족목회입니까?
 
도대체 목사에게 커다란 집무실과 외제승용차, 더우기 젊은 여비서를 왜, 왜 두어야합니까? 그러다가 일부목회자들이 여비서와 스캔들소문 나는 것 아닙니까? 대형교회를 아들과 사위에게 직접 세습내지는 교차세습하는 것이 귀족목회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초대형교회목사들이 귀족목회를 회개하려면 귀족목회의 증상을 열거하고 하나하나 총회나 교단의 법을 제정해 방지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현대 귀족목회의 전형적 행태는 말로는 예수처럼 목회하자면서 예수가 늘상 죄인과 창녀, 병자들과 어울려 다니는 행동은 본받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말로는 다버리고 예수처럼 좁은 길로 가자면서 번들거리는 승용차와 호화 호텔에서 모임을 갖습니다. 유명한 K 모목사는 목회자 모임에서 인기스타 배용준 씨가 탄다는 마이바흐라는  외제차를 자신이 못탈 이유가 뭐냐고 반문합니다.
 
귀족목회의 회개는 말로 할 일이 아닙니다. 귀족생활을 안하면 됩니다. 귀족목회한다고 비판받을 만한 사람이 귀족목회를 비판하는 일은 십자가지는 고통을 맛본다며 도르레 달린 십자가를 끌고 가는 것이나 비슷하다고 말하면 지나친 것일까요?.
 
지금 귀족 생활할 만한 여력이 있는 교회의 목사는 전국 5만여 교회중에 10%도 채 안됩니다. 10%도 안되는 분들이 맨날 여 나와서 한국교회가 위기니, 한국교회가 변해야 산다고 말하고 다니는데 이거 주객이 전도된 느낌입니다.
 
정작 한국교회의 변화를 촉구해야 될 사람들은 변화당해야 할 대상으로 청중속에 묻혀 앉아 자기가슴을 치며 자학해야 되는 형편입니다. 이러니 결국 옥한음 목사가 ‘한국교회가 스스로 바꿀 힘이 없다’고 진단하는 것입니다.
 
그는 한국교회가 자정능력을 상실했거나 상실하고 있다면 어떤 신학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 복음주의교회가 ‘불개미가 기둥을 갉아먹고 있는 번지르르한 집과 같다'는 말을 하면서 한국교회의 상황을 우려합니다.
 
위의 조용기목사나 옥한음목사의 한국 교회에 대한 언급은 마치 안티 기독교인들이 한국교회를 공격할 때 주로 사용하는 소재와 비슷합니다. 그만큼 한국교회는 스스로 자기를 갱신할 힘을 잃어버렸습니다.
 
안티가 귀족목회라고 공격하면 한국의 내노라하는 대형교회목사들이 선뜻 나서서 강도 만나 피흘린 이웃과 동고동락한다는 증거를 보여 주어야 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스스로를 포함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한국 교회전체를 귀족목회라고 몰고 가니 귀족목회와는 거리가 먼 사람들은 얼마나 황당하겠습니까?
 
이명박 당선인님. 이미 한국 교회는 옥한음 목사님의 진솔한 고백처럼 자정능력을 상실했습니다. 사회에서도 퇴출되어야 할 만한 짓거리를 저지른 사람들-간통, 세습, 횡령-을 총회나 교단에서 비호하고 버젓이 종교지도자행세를 하고 있습니다.
 
나폴레옹은 철저한 무신론자였으나 종교를 적극적으로 후원했습니다. 이유는 한 가지였죠. 당대의 종교가 시민들이 재화의 불평등에 대해 반발하지 못하게 하는 안전판 역할을 해줬기 때문입니다. 즉 나폴레옹 시대의 종교는 산해진미를 잔득 먹는 귀족들에게 배고픈 사람들이 격렬히 대항하지 못하도록 교도(敎導)했습니다. 현실에 인내하고 긍정적 마인드를 갖고 사는 빈자에게 천국의 풍성한 재산분배를 약속해 주었던 것입니다.
 
요즘도 귀공자같은 사람들이 히멀건 얼굴로 포만감에 가득한 웃음을 띤채 '포지티브 씽킹'이니 '포지티프 파워'니, '포지티브 마인드'니 등등, ‘포지티브 뭐뭐뭐’를 지겹게 팔아 먹으며 약자들에게 현실에 눈감게 하는 경우를 보면 정치인들이 나폴레옹처럼 종교를 이용하고 싶은 유혹을 받을 것입니다.
 
당선인님은 나폴레옹처럼 무신론자가 아닙니다. 더구나 장로님이시기에 종교를 결코 정치적 혹세무민의 도구로 사용하시지 않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한 누구보다 한국 교회 내부의 사정을 잘 아실 것입니다.
 
먼저 교단별로 귀족목회를 하지 못하는 장치를 만들라고 조용기 목사를 비롯, 초대형교회 목사들을 모아 한번 촉구해주시고 그것이 안되면 종교법인법 제정을 서둘러 주십시오. 그것만이 장로님과 제가 신봉하는 기독교가 정치에 이용당하지 않고 건강한 종교로 이 땅에 살아남는 길입니다
 
이 당선인님은 결코 나풀레옹이 아니신줄 믿습니다.

* 필자는 생명창조의 시대로 접어든 인류 사회의 정신적 좌표와 인류의 상생을 위한 미래신화를 연구하며 방송 강의와 집필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나를 찾아가는 마음의 법칙] <삼별초>등의 저서를 집필하는 등 왕성한 저술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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