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아직도 정신못차린 박은조 목사의 설교
[이드의 종교시평] 한국교회는 공격적이고 무분별한 해외선교 중단해야
 
이드   기사입력  2007/08/23 [23:48]
아프간 피랍 사태가 한 달을 넘어 섰다. 그동안 두 명이 살해당했고 두 명은 무사히 가족 곁으로 돌아갔다. 이제 19명의 목숨이 인질로 남아 정치 혹은 종교상의 거래품으로 남아 있는 셈이다.
 
지금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분당샘물교회 당회장 박은조 목사의 심경은 어떠할까? 박은조 목사는 그동안 몇 차례의 기자회견을 통하여 사과를 하였고 네 차례에 걸친 기도서신을 발표한 바 있다.
박은조에 대한 평가는 차후 좀 더 정확하게 검증이 되겠지만, 그동안 그가 발표한 글이나 설교 등을 보면, 사건에 대한 책임감이나 후회 등 보편적 시민대중이 요구하는 바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듯하다. 조금 노골적으로 표현하면, 왜 나만 괴롭히고 못살게 구는가 혹은 재수 없게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났나하는 항변이 묻어 있는 것 같다.
 
그의 글 몇 마디를 인용하겠다.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단절, 그들을 향한 생명의 위협, 얼굴을 알 수 없는 사람들의 조롱, 우리조차 생소한 거짓 소문, 무엇을 하려고 할 때마다 피랍자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경고, 거기에 더하여 진심을 왜곡하여 오해를 만들어내는 사건들... ”
“그리고 이 사태의 본질에 대하여 대화를 나누시며 정리해주시고 온 교회가 마음을 모아 기도할 수 있도록 기도제목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샘물교회의 주일 예배에 출석하는 성도는 피랍사태 이전보다 수백 명이 더 늘었습니다.”
(이상 8월 18일(토) 박은조목사 기도서신④중에서 발췌)

 
왜 사랑하는 사람들과 단절되었는지, 왜 인질들이 생명의 위협의 당하고 있는지 그리고 왜 사람들이 조롱을 하고 있는지 박은조 목사는 그 원인을 정말 모르는 듯싶다. 그가 말하는 사태의 본질이 과연 무엇인지 모르겠으나, 박 목사의 행태를 보면 교인수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늘어났다는 사실에 오히려 고무된 듯하다.
 
박목사의 이러한 반응은 사실 언론과 정부의 책임이 크다. ‘현재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납치된 분들의 조속한 생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오도된 진실 앞에 언론은 사건의 진실을 외면하기 바쁘며 누가 주체인지 모르겠으나 인터넷 상 조금이라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되면 해당 글을 삭제하기에 전심전력을 다하는 것 같다.
 
“앞으로 300여명이 아니라 3000여명의 배형규가 나와야 할 것을 주장하여, 이번 일로 인해 선교가 위축되지 않고 보다 열심히 선교에 헌신할 것임을 주장했다.”라는 지난 8월12일, 박은조 목사의 황당한 설교를 제일 처음 보도했던 ‘에클레시안’은 문제의 기사를 삭제한 지 오래되었으며, 이 내용이 확산되는데 큰 공헌을 한 ‘이슈아이’도 피랍자 가족들과 정부 해당기관의 요청을 받아들여 해당기사를 내려 버렸다.
 
▲피랍자 가족들과 정부 해당기관의 요청에 의해 ‘샘물교회 박은조 목사 설교 발언 파문’이란 기사를 내렸다는 이슈아이의 공지문     © 이슈아이 홈페이지
 
언론과 정부 등에서 이렇게 협조를 해주니 기고만장할 만도 하다. 사실 어쩌면 우리 모두 사건의 본질을 외면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박목사가 미처 말하지 못하고 있지만, 단기선교를 포함한 해외선교는 한국교회의 현실을 말해주는 주소인지도 모른다.
 
이미 감소 추세로 돌아선 개신교 성장 신화의 붕괴, 해마다 2,000명 이상 쏟아지는 예비 목사들의 생계문제 게다가 기독교를 겨냥한 사회의 따가운 눈초리 등, 결국 해외선교를 통하여 목회자 실업문제를 해결하는데 일조하고 덤으로 개교회 선전이라는 망외소득도 얻고, 아무튼 지금까지의 해외선교 전략은 ‘꿩먹고 알먹기’인 셈이었다.
 

 

사랑의교회

순복음교회

명성교회

온누리교회

영락교회

담임목사

오정현

조용기

김삼환

하용조

이철신

동남아시아,일본

39(122)

106

 

 

11

중앙아시아,러시아,몽골

32(92)

78

 

 

3

중국,연변,북한

28

29

 

 

9

유럽,아프리카,아메리카

34(110)

421

 

 

12


133(352)

634

86

243

41

한국 개신교 해외선교 전략측면에서 보면 이번 아프간 피랍사태에 관계된 샘물교회, 한민족복지재단, 인터콥 등의 입장은 너무나 보편적인 일을 하다가 재수 없게 걸렸다는 반응이 나올 법도 하다.
 
대부분의 한국 교회 홈페이지에는 교회소개, 예배안내와 아울러 ‘선교’라는 항목의 게시판이 거의 필수적으로 게재되어 있다. 몇 몇 유명 교회의 홈피에 있는 해외선교 부분을 함께 보기로 하자.
 
▲한국 주요교단 선교사 파송수     © 한국컴퓨터선교원(KCM)
서초동에 있는 사랑의 교회가 비교적 자세하게 해외선교 현황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에 의하면 사랑의 교회는 133명의 선교사, 가족을 포함하면 352명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듯하다. 여의도 순복음 교회는 그 크기와 명성에 걸맞게 634명의 잠재 실업자들을 구제하고 있는 셈이고. 조금 자세한 상황을 알기 위하여, 한국컴퓨터선교원(KCM)이 제공하고 있는 도표를 인용하겠다.
  
이 표에 의하면 예장(합동)이 1027명의 선교사를 파견함으로 가장 많은 수를 기록하고 있는데 예장(통합)이 629명, 예장(개혁) 453명, 기성 338명, 기감 321명, 기침 298명, 예장(대신) 224명, 예장(고신) 201명, 기하성 121명, 예장(합신) 102명, 예장(합정) 93명, 기장 44명 등이다. 기하성의 통계는 여의도순복음 통계가 제외된 싶은데 아무튼 한국 교회는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고 해외선교에 목숨을 걸고 있음은 틀림없는듯하다.
 
상기 통계가 개교회 혹은 교단 중심으로 해외선교사를 파병하고 있는 수치라면, 중소형 교회와 전문인, 대학생 등의 경우는 초교파 선교회를 이용하여 파견하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아래 도표는 그 수치이다.
 
▲한국 주요 초교파선교회 선교사 파송수     © 한국컴퓨터선교원(KCM)
가장 큰 단체인 대학생성경읽기선교회(UBF)가 1,537명, 순복음세계는 586명으로 그 뒤를 이으며, 국제전문인 321명, CCC 253명, 한국OM 204명, 바울 181명, 두란노 162명, 인터콥 161명, 한국외항 145명, GMP 140명, 세계현지협력 129명 등이다. 이번 샘물 사태의 주범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인터콥은 한국에서 8번 째 규모의 선교단체임을 확인 할 수 있다.
 
한국 개신교 대부분의 교회가 해외선교를 보편화하고 있으며 아프간 역시 샘물교회만이 파송을 한 것도 아니며 단기선교란 행사도 샘물교회만의 전유물이 아닌 대부분의 교회가 선택하고 있는 이벤트이다.
 
이쯤이면 박은조 목사의 행동이 이해가 되리라 본다. 그가 왜 그렇게 뻔뻔한 행동을 하는지. 왜 그가 아직도 주일 설교 강대상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는지. 왜 그가 언론을 향해서는 봉사를 주장하면서도 돌아서면 순교 운운하면서 해외선교의 당위성을 설파하는지.
 
필자는 여러 차례에 걸쳐 해외선교의 문제점 그리고 순교의 부당함에 대해 지적을 한 바 있다. 이제 기독교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인정해야만 한다.
 
포화 상태가 된 개신교 시장의 확대를 위해 해외선교라는 무리한 방법을 동원하기 보다는

첫째, 지금 70세 정도로 되어 있는 목사의 퇴임시기를 사회의 다른 직종과 보조를 맞추는 의미를 포함하여 60세 정도로 낮추기를 권유한다.


둘째, 미인가 신학교를 포함하면 통계가 불가능할 정도로 난립되어 있는 신학교를 차제에 정리하여 한 해에 배출되는 예비 목회자의 수자를 현실화하기를 조언한다.

셋째, 교회 재정을 투명화하고 목회자들이 스스로 청렴하게 사는 모범을 보여 주어 목회직이 부와 권력과는 아무 상관없는 ‘성직’이라는 것을 젊은이들에게 인식시켜 주었으면 한다.
박은조 목사는 이번 기회에 한국 개신교의 앞날을 위해 진심으로 참회하길 바란다. 억울하다고 혹은 나만 재수 없게 걸렸다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하고 있다면, 역사와 시민대중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이기도 하다.
 
차라리 이번 기회에 해외선교의 문제점과 한국 교회의 현실을 솔직히 인정하고, 신학교 줄이기 운동, 교회 재정 투명화 운동 그리고 목회자 청렴하게 살기 운동 같은 데에 관심을 갖고 열정을 쏟는 게 이미 고인이 된 배형규, 심성민 두 사람과 아직 인질 상태인 19명의 샘물교회 신도들에게 참회하는 방법이 되리라 본다. 종교법인법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종추련의 활동에 동참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되겠다. 종교법인법제정추진시민연대의 회원가입, 물론 환영한다.
필자는 <종교법인법제정추진시민연대> 종추련(www.rnlaw.co.kr) 사무처장이며, <예수평전>의 저자입니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7/08/23 [23:48]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