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신해철과 차인표, 당신은 누구를 지지하나
피랍사태 계기 복음주의 선교 찬반 발언 놓고 누리꾼들 논쟁 불지펴
 
이석주   기사입력  2007/07/30 [14:33]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바라는데는 이견이 없지만, 입국할때는 영웅처럼 화려하게 들어오지 말고 고개를 숙인 채 들어오길 바란다" (신해철-7월 24일 MBC 라디오 '고스트네이션')
 
"악인들의 손에 붙잡혀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에 있는 피랍자들을 향해 '유서까지 쓰고 갔으니, 조용히 죽어라'고 하는 것은 비겁한 행동이다" (차인표-7월28일 개인홈페이지)
 
'무리한 해외선교활동' VS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보석같은 행동'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가 해결의 단초를 찾지 못한 채 장기화 가능성 마저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와 관련한 유명 연예인들의 발언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의 중심에 서고 있다.
 
피랍자들의 해외 선교활동과 관련, 가수 신해철 씨와 탤런트 차인표 씨가 밝힌 주장이 정 반대의 입장을 보이면서 피랍 사태 이후 꾸준히 제기됐던 '무리한 해외 선교활동' 논란에 다시금 불이 붙고 있는 것.
 
신 씨의 주장을 옹호한 누리꾼들은 "사태의 진실을 꿰뚫은 용기있는 발언"이라고 밝힌 반면, 차 씨 주장을 지지한 누리꾼들은 "지금은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염원할 때이지, 소모적 종교 이념 논란으로 몰고가서는 안된다"며 차 씨 발언에 뜻을 같이하고 있다.
 
"역시 신해철...개신교 활동 비판한 용기있는 발언"
 
신해철 씨는 지난 24일 자신이 진행하는 MBC 라디오 <고스트네이션>을 통해 "신념을 고집하며 죽으러 간 철없는 자식을 부모가 책임지느라 고생하는 형국이다. 같은 상황이었다면 불교나 이슬람교였어도 당연히 비난했을 것이다"고 밝혔다. 즉 정부 경고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떠난 피랍자들의 해외선교활동을 비난한 것.
 
이와 관련, 라디오 프로그램 게시판에 글을 올린 'NAZIS1'은 "기독교인들이 자신들의 편협한 손바닥으로 태양을 가린다고 해서 모든 진실이 가려지는 것은 아니다"며 "언론과 종교단체에서 개신교 신자들 듣기 좋은 소리만 하고 있다. 신 씨가 방송에서 처음 물꼬를 터주었다. 그들이 돌아와서 '모든 것이 하나님 뜻이었다'는 등의 설교를 생각하면 화 부터 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Y10132' 역시 "사실 피랍 사태를 처음 접한 이후 부터 살아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 한구석에 '도대체 가지 말라는 곳을 왜 갔을까'라는 의구심이 자리잡고 있다"며 "온나라를 뒤집어 놓은 해외선교활동이 국민으로 부터 정당성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수위를 높였다.
 
'SSAWULABIA'는 특히 신 씨 발언이 마녀사냥의 희생냥이 돼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 "신해철 씨 발언의 요지는 피랍자들을 무조건적으로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종교인들의 도를 넘어선 해외선교활동을 지적한 것"이라며 "신 씨도 그들의 안전과 무사귀환을 누구보다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THTOTORO73'은 "고개를 숙이고 영웅처럼 오지 말라는 그 말씀, 그들의 현재 심정을 생각이나 하고 한 얘기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혹시나 22명의 인질이 잘못 되기라도 하면 당신은 그 다음에 어떤 말을 할 셈이냐. 일부 몰지각한 네티즌들을 부추기는 발언 밖에 되지 않는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 아프간 피랍사건을 두고 신해철 씨는 무리한 선교활동의 자제를 촉구한 반면 차인표 씨는 누리꾼들의 비난을 비판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은 신해철 미니홈피와 차인표 공식 팬클럽 홈페이지.
"치인표 씨, 사랑과 희생 설파하는 진정한 크리스챤"

 
반면 차인표 씨는 지난 28일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 "그들은 가난한 나라의 어린이들과 병든 사람들을 고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으로 떠났다"며 "악인들의 손에 붙잡혀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에 있는 그들을 향해 '유서까지 쓰고 갔으니, 조용히 죽어라'고 하는 것은 비겁한 행동"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자신도 니카라과로 단기선교를 다녀왔다고 밝힌 '니콜아빠'는 차 씨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기독교에 대해 많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지금은 그 분들을 위해 기도할 때이지 잘잘못을 따질때가 아니다. 차 씨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김보현' 역시 "워낙 민감한 사안이라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행동이었을 텐데, 이런 이유로 차인표 씨의 행동이 더 용기있어 보인다"며 "피랍자들을 비판하는 네티즌들은 기독교의 진정한 희생정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라고 차 씨를 옹호했다.
 
'박찬욱'은 "나는 종교인은 아니지만 요즘 인터넷 게시판들을 보면 한숨 밖에 나오지 않는다. 사람이 죽어가는데, 어찌 저런 험한 말들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차인표 씨는 분명 용기 있는 행동을 한 것"이라고 찬성 입장을 내비쳤다.
 
반면 차 씨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는 글도 많았다. 아이디 '네티즌'은 "특정 집단을 비난하는 것은 뭐라 할 수 없지만, 다수를 몰아서 탓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피랍자들이 살아 오는 것은 마땅하나, 굳이 가지 않아도 될 곳을 가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취지다. 피랍인들이 살아돌아 오더라도 환영은 받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한국인들에게 해외 선교활동의 위험성 보여준 것"
 
한편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27일 “탈레반에 억류중인 22명의 인질의 운명이 아직 불투명한 가운데 이번 사태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해외선교그룹인 한국 기독교인들의 선교 야망을 재검토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한국의 네티즌들은 특히 피랍자들이 출국전 공항에서 ‘아프간 여행 자제’ 안내문 앞에서 찍은 사진에 분노했다”고 전한 타임은 이어 “많은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전도에 대한 열정을 과시하는 열렬한 복음전도사”라면서 “지난해 1만6000명의 한국인 크리스천이 150개국에서 선교사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 비판과 대안, 새로운 상상력 <이슈아이> (www.issuei.com) / 대자보 제휴사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7/07/30 [14:33]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

  • 나그네 2007/08/07 [21:26] 수정 | 삭제
  • 피랍자들이 보여준 그런식의 선교활동은 평화에 위배되는 행동입니다. 근본으로 돌아가서 생각해볼때 정부의 여러차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정부상대로 소송까지걸면서 떠나서 이슬람사원에서 예배드리고 찬양율동까지 했다는데....이것자체가 전쟁을 유발하는 발상이고 마인드이며....또한 지금의 한국의 상황을 보자구요...2300억원을 들여 피랍자들을 석방시킨다고 하더라도 탈레반은 그 돈으로 무기를 구입하여 또다른 전쟁을 야기할것이 분명하며, 탈레반의 인질과 교환하더라도 전쟁을 야기할것이 분명합니다. 지금의 상황으로선 어떻게 하더라도 전쟁을 유발하는 결과가 나온다는 것입니다. 피랍자들의 생명은 소중하며 당연히 살아돌아와야하지만 잘못은 인정해야함이 옳습니다.
  • 타임지 2007/07/30 [14:56] 수정 | 삭제
  • 언론 보도를 면밀히 관찰할 때 흥미로운 점은, 미디어의 자기 증폭 기제라 할 수 있음. 흔히 사람들은 타임지 기사를 인용하며 그 권위에 호소하려 하지만 실상 그 기사를 보면 '한국 사람들의 반응이 이랬다더라', 한국 네티즌의 반응이 이랬다더라' 수준인 경우가 많음. 한 번 잘 살펴보시길. 결국 알맹이는 없고 타임지의 '권위'에 호소하고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