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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목이 얼마나 잘려나가야 개정하겠나”
민주노총 '이랜드 투쟁문화제' 개최, ILO "공권력투입 용서못해" 밝혀
 
김철관   기사입력  2007/07/25 [01:13]
"비정규직 권리보장 역행하는 엉터리 비정규직 보호법을 즉각 개정하라."
 
이랜드 매장 불매운동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위원장 이석행)은 24일 저녁 7시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투쟁문화제를 개최해 이랜드 뉴코아 비정규직 노동자 대량해고 철회, 비정규직 악법 재개정, 노무현 정권 퇴진 등을 촉구했다.
 
정민경 민주노총 서비스노조 여성부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문화제에서 투쟁사를 한 임형근 민주노총 서비스노조위원장은 "비정규직보호법은 장시간 노동에 80여만원을 받고 일하고 있는 수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을 달아나게 했다"며 "정부는 비정규직법을 시행해 보고 잘못되면 고치겠다고 했지만 얼마나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더 목이 잘려 나가야 비정규직법을 개정하겠는냐"고 반문했다.
 
▲민주노총 주최 '이랜드 투쟁문화제'가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 뜨거운 열기로 청계광장에서 열렸다.     © 대자보 김철관

그는 "생산직의 파업은 생산라인을 멈추게 하는 것이지만 판매직은 판매를 멈추는 것이 합법파업"이라며 "판매 장소에서 농성을 하는 것을 가지고 주무(노동)장관이 불법 운운한 것은 무지의 소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비정규직과 정규직을 초월해 조건과 산업이 달라도 이런 아름다운 연대를 통해 잘못된 비정규직법을 반드시 고쳐야 한다"면서 "800만 비정규직이 희망을 갖기 위해서는 막가파식 기업 이랜드 불매운동에 우선 동참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해삼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비정규직과 정규직이 함께 연대해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세상을 바꿀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했다"면서 "이랜드 그룹도 문제지만 민생 문제와 비정규직 문제가 어떻게 되든 오직 대선후보 경선에만 관심이 있는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태도가 과연 올바른가를 지적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최저임금을 받고 화장실도 못가고, 방광염이 걸려도 참고 견디면서 일해야 했던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이 정부는 공권력를 투입해 강제 연행했다"면서 "그래도 양심있는 판사가 있어 영장을 기각했던 조합원들을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과 정부가 영장 재청구를 운운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이랜드 투쟁문화제 참가자들은 이랜드의 공권력 투입에 분노와 비정규직을 더욱 옭죄는 비정규직 보호법의 조속한 개정을 촉구했다.     © 대자보 김철관

지난 9일 이랜드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얀 포르스탠보리 국제사무직노조연합(UNI) 서비스분과(commerce) 국장도 이날 인사말을 통해 "여러분은 악덕기업을 용납할 수 없다는 신념으로 인간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는 것"이라며 "절대 외로운 싸움이 아니며, 유니(UNI)산하 1500만 노동자들이 함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얀 국장은 "유니는 절대로 자본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노동자 파업을 못하게 하는 행위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니는 두 세번에 걸쳐 한국의 노동부장관에게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대한 촉구 서한을 보냈지만 아직 묵묵부답"이라면서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 농성장 주변을 경찰이 막고 공권력을 투입한 것은 문명국 사회라 볼 수 없고 야만적인 국가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얀 포르스탠보리 국제사무직노조연합(UNI) 서비스분과(commerce) 국장, 이랜드의 공권력투입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랜드 조합원들의 투쟁에 대한 국제노동본부의 적극적 지지를 밝혀 박수갈채를 받았다.     © 대자보
 
특히 그는 "조금전 ILO(국제노동기구) 부총재 전화를 받았다"면서 "ILO 부총재는 '공개적으로 노동부장관에게 공권력 투입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울러 부총재는 'ILO는 노동조합 지도자 구속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는 확실한 입장도 함께 피력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름을 밝히지 못한 뉴코아 비정규직 한 여성조합원은 "비정규직이 일회용품처럼 폐기처분되고 있다"면서 "정부와 국회는 개악된 비정규직법을 폐지하고 진정한 권리보장을 할 수 있는 비정규직 입법에 힘을 기울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맛비가 쏟아졌지만, 이랜드 투쟁문화제는 이랜드 조합원들의 뜨거운 호응속에 뜨거운 열기로 진행됐다.     © 대자보
 
장대비가 쏟아진 가운데 열린 투쟁문화제는 뉴코아 율동패 '활화산', 놀이패 '벌판', 이랜드노조 소속의 김성만 노동가수 등이 출연해 율동, 연기, 노동가요 등을 선보여 참석자들의 흥을 돋웠다. 저녁 7시부터 시작된 투쟁문화제는 저녁 9시 45분경 막을 내렸다.
 
한편, 민주노총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랜드그룹 매출제로 전면투쟁을 선언했다. 이날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조와 상생하지 않는 기업은 기업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겠다”면서 "이랜드 불매운동을 계속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오는 29일까지 1차 집중투쟁기간 동안 지역본부별로 한 곳 이상을 선정해 이랜드 매장 앞에서 집회를 여는 등 이랜드 불매운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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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7/25 [01:13]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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