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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 조승희 추모석, "승희야, 너를 용서한다"
美 버지니아공대 캠퍼스 조승희 추모석 애도 물결, 조승희 추모석 설치
 
감일근   기사입력  2007/04/23 [01:25]
버지니아 공대 캠퍼스 중앙 잔디밭에 타원형으로 설치된 희생자 추모석. 32명 희생자들과 함께 가해자 조승희의 추모석도 왼쪽에서 4번째에 위치해 있다.
 
가로 30cm, 높이 20㎝의 조씨 추모석 앞에는 '2007년 4월 16일. 조승희'라고 쓰인 버지니아 공대의 상징 카드가 놓여있다.
 
끊임 없이 이어지는 희생자들에 대한 조문 행렬 속에 가해자 조씨의 추모석에도 추모객과 함께 적지않은 편지들이 놓여있다.
 
데이비드라는 이름이 쓰인 편지에는 수십명의 목숨을 앗아간 잔혹한 범죄자였지만 그의 불쌍한 영혼은 용서한다는 내용이었다. 
 
▲버지니아 공대 학생들이 희생자 뿐만 아니라 가해자인 조승희 마저 용서하는 행사를 벌였다.    

편지는 "승희야, 내가 너와 같은 사람을 만난다면 그에게 손을 내밀어 삶을 좀 더 좋게 바꿀 수 있는 용기와 힘을 가졌으면…, 너의 가족들이 너로 인한 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으면…, 네가 그 많은 사람들의 생명에 가한 손상이 곧 치유되고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기를 기도한다.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자리한 분노가 용서로 바뀌고, 33명의 희생자가 기억으로 사라지기를 기원한다"고 적고 있다.
 
정신병자로 사회에서 철저히 고립되고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기까지 그를 방치한 데 대한 아쉬움과 자성의 글도 있었다.
 
로라라는 이름의 편지에는 "승희야, 너를 미워하지 않는다. 너가 아무런 도움과 안식을 구하지 못한게 안타깝고 가슴아프다. 너의 삶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상상하기 어렵지만 이제 평화와 사랑도 조금은 찾기를 기도한다. 너무 이기적인 우리가 너를 그렇게 분노하게 만들었다는 생각도 해본다. 친구가 되어주지 못해 미안하다. 하느님께서 너를 받아주시기를 기도할게"라고 쓰여 있다.
 
특히 이민 생활의 고통과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재미교포들의 심정은 특별하다.
 
이 대학을 졸업한 딸과 함께 조씨의 추모석을 찾은 한 재미교포는 이민온 한인들이 살기에 바빠 자식들이 학교에서 얼마나 힘들고 고통받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같은 교포로서 또 자식을 가진 부모로서 조씨의 범행과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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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4/23 [01:2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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