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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보수집권 위해 학생까지 매도했다"
[에큐메니안의 눈] 보수언론에 '빨갱이'로 몰린 김형근 교사의 항변
 
박지훈
최근 <조선일보> 보도로 ‘빨갱이’로 몰린 군산 동고등학교 김형근 교사. <조선>은 지난 12월 기사를 통해 시민단체가 주최한 통일 문화 행사에 김 교사가 학생들을 선동해 참석했다며 색깔 논쟁을 펼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김 교사가 공안 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김 교사에 따르면 이는 전혀 사실 무근이라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왜 <조선>은 이런 보도를 내보낸 것일까. 김 교사는 “올해 대선과 관련, 국민들에게 레드 콤플렉스 작동을 통해 친미·보수 세력 대단결을 꾀하고 개혁·진보 세력 힘을 분산시켜 대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두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김 교사는 군산 동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열중하고 있다. 물론 지금도 공안당국의 수사를 받지도 않는다. 그는 아울러 <조선>에 맞서 ‘작은성명서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에 지난 23일 한국교회인권센터(이사장 이명남 목사)는 명동 향린교회에서 거대 언론에 맞서 싸우는 김 교사를 위한 기도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한국교회인권센터가 23일 명동 향린교회에서 김형근 교사를 위한 기도회에 참석한 김 교사
ⓒ 박지훈 /에큐메니안
김 교사는 27일 <에큐메니안>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조선> 보도의 거짓을 밝혀왔으며 어린 학생과 함께 진실을 알리는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교사와의 일문일답.

▲<조선일보> 보도대로 공안당국의 수사가 진행 됐나
기사가 나기 전이나 기사가 난 후에도 공안당국의 조사를 받은 적은 없다. 경찰도 통일산악회 활동을 모두 잘 알기에 <조선일보> 보도에 모두 의아해 하며 지나치다고 볼 것이다.

▲빨치산 추모제로 보도된 ‘통일열사 추모 문화제’란 무엇이며 누가 참석 했나
문화제는 통일을 염원하는 문화행사였으며 주최는 <조선일보>에서 보도한 ‘통일광장’이 아니라 ‘전북통일연대’를 중심으로 하는 ‘전북 사회운동단체’였다. 여기에는 경실련, 흥사단 등 전북에 있는 수많은 단체들이 소속돼 있다.

▲관촌중 학생들은 왜 이 행사에 참석 했나
학생들은 초청인사로 참여했고 마침 통일산악회 일정이 있어 30분정도 행사에 참석했다. 학생들은 공연을 펼쳐 보인 후 학부모, 교사들과 원래 일정대로 산행에 들어갔다.

▲이 행사엔 비전향장기수가 참여한 것도 논란이 되는 것 같다. 평소 학생들이 비전향장기수와 친하다는데 경위와 학생들은 이들을 어떻게 보나
2002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당시 관촌중 학생들을 반전운동을 펼쳤다. 특히 반전배지 착용운동은 이라크 전을 보는 한국사회 많은 이들에게 커다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는 합리적 토론보다 학생들 활동을 질책하고 나무라고 매도하는 친미수구세력들의 공격이 거셌다. 욕설 등 학생들이 감당키 힘든 내용도 들어있었다.

학생들이 외롭고 힘들게 싸우는 중에 힘이 됐던 것은 비전향장기수 분들의 격려와 위로였다. 학생들의 반전·통일운동을 정당하게 평가해 준 것이다. 이후 두 차례 정도 그들이 학교를 찾아왔는데 학생들에게 참다운 행복과 영어 및 수학 공부 등을 잘하는 방법에 대해 말해줬다. 혹시라도 비전향장기수들이 정치적 발언을 할까 마음을 졸이며 따라다니기도 했는데 그런 말은 전혀 하지 않고 보편적 얘기만 했다.

그들은 학식도 있었고 인생의 깊이와 삶의 지혜가 묻어 나는 말들을 해서 학생들이 아주 좋아했다. 이를 지켜보고 맑고 순수한 마음들은 나이를 뛰어 넘어 함께 어우러질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선일보>는 김 교사가 학생들에게 주체사상과 반미사상을 주입시켰다는데

사실 무근이다. 주체사상을 말할 것도 없고 반미조차도 쉽게 얘기하지 못했다. 이데올로기나 사상보다 더 앞에 있는 것은 민족이라는 숭고한 의식인데 학생들은 자기방식대로 민족사랑을 표출했으며, 나는 여기에 누가 되지 않도록 조심했다.

나 또한 반공세대이기 때문에 <조선일보>처럼 진실을 휘게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음을 생각하고 조심했던 것이다. 학생들이 보인 반미의식은 효순이·미선이 사건을 접한 학생들, 이라크 침공을 반대한 학생들에겐 아주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23일 명동 향린교회에서 개최된 김형근 교사를 위한 기도회에서 교회인권센터 사무국장 최재봉 목사가 김 교사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 박지훈 /에큐메니안
▲학생들은 왜 다른 중학생들과 달리 사회적 면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나. 혹 김 교사의 교육으로 인한 영향은 없는가
교육효과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다고 <조선일보>가 얘기하는 것처럼 학생들에게 무엇을 집어넣거나 하얀 도화지 위에 내가 색을 칠한 것은 아니다. 학생들이 자기 존엄성을 갖춘 존재로 키우려는 교육목표를 갖고 있다.
자기 존엄성을 가진 인간들은 잘못된 환경에 수세적으로 따라가지 않고 주변 환경을 바꿔내며, 자신이 존엄한 만큼 내 이웃에 대한 사랑과 자신의 현실에서 고귀한 가치를 찾아 실천에 옮긴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이런 생각을 갖도록 교육했을 뿐이다.

▲김 교사가 가르친 과목은 무엇이며 강조한 점은 무엇인가
도덕이다. 도덕은 가치에 대한 학문이고 인간에 대한 학문이다. 수업수간에 과목 주제에 맞게 주로 평화와 실천적 사랑을 말했다. 지나치게 추상적이지 않도록 현실에서 수업 소재를 구해 끊임없이 학생들과 토론을 벌였다.

▲교육철학을 말해달라
漁心水心(어심수심)이다. 이 말은 ‘물고기가 움직이니 물도 따라 흐른다’는 뜻으로 인간의 주동적 삶을 강조한 내용이다. 물에 떠다니는 물고기는 죽은 물고기로 악취밖에 나지 않는다. 사람이 한 생을 살며 아름다운 향기를 갖고 살려면 환경을 능동적이고 자발적으로 헤쳐 나가야 한다. 아울러 학생들에 대한 믿음도 내 중요한 교육철학이다.

아이들을 존중하고 받들며 스스로 학습하도록 도왔다. 교사 역할은 더 나은 수업자료를 선택해 주는 일이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는 한반도는 선택해야 할 수업 자료가 널려있다. 이런 학습을 통해 학생들은 자기운명의 주인들이 된다. 아이들에게 분단이라는 천형도 극복할 수 있는 대상이 되고 학습동기 또한 자연스럽게 형성됐던 것 같다.

▲<조선일보>기자가 기사가 나긴 전날 밤인 12월5일 전화해서 김 교사가 매장될 것이라고 했다는데
그 말을 듣는 순간 시험을 일주일 남긴 학생들이 떠올랐다. <조선일보>가 하고자 하는 일이 색칠하기 인데 학생들 가치관으로 자리 잡고 고귀한 품성의 매개가 된 자기들의 눈물 꽃 같은 통일 활동을 하루아침에 매도당했을 때 학생들이 겪어야 할 심적 고통을 얼마나 클까 생각했다.

교육은 미래세대를 위한 작업이기에 지켜야할 소중한 영역이다. 때문에 막무가내로 교육활동을 매장시켜 버리면 우리 사회에 무엇이 남겠나. 불신과 증오, 불합리와 극단의 매카시즘만 남게 된다면 우리 사회는 민주주의의 명백한 후퇴를 불러올 것이다.

▲<조선일보>의 허위보도 근거를 짚어 달라
크게 두 부분이다. 우선 학생들의 통일 활동 왜곡과 나에 대한 날조기사들이다. 통일산악회는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함께 공개적으로 활동함에도 <조선일보>는 매년 빨치산 추모제에 갔다고 보도했다.

또, <조선일보>는 내가 주체사상을 퍼트렸다고 했는데 학생들은 물론 주변 교사들에게도 무슨 사상을 전파한 적이 없다. 이 신문의 날조기사로 주변 친구들이나 교사들이 메일을 보내 <조선일보> 보도 행태를 크게 비난했다.

   
▲참석자들이 손을 맞잡고 김 교사를 위해 한 줄 기도를 하고 있는 모습. ⓒ 박지훈 /에큐메니안
▲<조선일보>가 굳이 허위 사실을 유포하면 기사를 낸 배경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12월6일 이 신문의 첫 보도 후 보수신문들이 노무현 대통령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나를 친북반미좌파로 규정하며 ‘대통령은 그 교사를 파면하지 않고 뭐하느냐’에서부터 ‘대한민국을 밑에서 뒤집으려는 세력을 키우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이런 사설들을 보며 대선을 앞두고 수구세력의 거대한 음모에 관촌중 학생과 내가 희생의 제물이 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와 함께 정치인들도 나섰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2007년 1월2일 신년 행사에서 국가기강 해의 사례로 관촌중을 지목했고, 11일 백범기념관 한국인포럼 특강에서 자유민주주의체제 위협요인으로 역시 관촌중을 들었다. 또, 18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자유시민연대 창립 6주년 기념 초청 강연회에서 무너진 공권력 사례로 학교 교사가 학생들을 데리고 빨치산 추모제를 연 것을 성토했다. 오며가며 입만 열면 빨갱이 타령이었다. 전여옥, 나경원, 황우여 의원들도 가세해 ‘학생들을 세뇌시키고 있는데 정부는 뭐 하느냐’며 ‘해당교사를 즉각 파면하라’고 호들갑을 떨었다.

잘못된 사실에 기초해 한나라당이 여론몰이를 한 것이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구 언론들의 공세 외에도 뉴라이트, 한나라당으로 이어지는 분단수구세력의 무지막지한 공세는 역으로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교육을 훼손하면서까지 낡은 반공광풍, 매카시즘으로 무리수를 두는가를 알게 해줬다. 올해 대선에서 친미수구세력은 김대중 대통령 때부터 진행됐던 남북화해 물결과 우리 사회 개혁, 통일 열망을 억누르고 다시 권력을 잡고자 혈안이 돼 있다.

때문에 관촌중은 좋은 먹이였고 법적으로 하자가 없는 어린 학생들의 소박한 통일 염원마저 부정하고 음흉하게 색을 칠해 버린 것이다. 아직도 국민들에게 남아 있는 레드 콤플렉스를 자극해 친미보수세력의 대단결을 꾀하고 개혁 진보 세력의 힘을 분산시켜 압도적 힘의 우위에 서려는 술책인 것으로 보인다.

* 본 기사는 개혁적 기독교 인터넷언론인 <에큐메니안>(www.ecumenian.com/)에서 제공했습니다.
 
기사입력: 2007/03/02 [17:51]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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