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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8개월 침묵깨고 본격적인 대선행보 돌입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 출범식…"절체절명 위기 때문에 나서"
 
이재웅   기사입력  2007/01/21 [15:31]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당의장이 21일 자신을 지지하는 팬클럽인 '정통들'(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 출범식을 계기로 본격적인 대선행보에 나섰다.

'정통들' 출범식은 대선 출정식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전국에서 상경한 회원 3천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성황리에 치러졌다.

이날 행사의 주인공은 당연 정동영. 정 전 의장은 5·31 지방선거 이후 기나긴 침묵에서 벗어나 도약을 다짐하는 자리임을 의식한 듯 다소 상기된 표정속에서도 만면에 웃음을 띤 채 지지자들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행사장에 입장해 줄곧 자리를 지켰다.

행사장에는 민병두, 박영선, 정청래 의원 등 정 전 의장과 가까운 10여명의 현역 의원이 함께 했으며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장영달, 이미경 의원도 자리를 같이 했다.

정 전 의장은 행사를 즈음해 만든 축하 동영상을 통해 "성실하게 일한 사람들이 대접받을 수 있는 기회의 땅, 대한민국을 다 함께 만들어가자"며 정통들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나타냈다.

이날 행사는 <평범한 사람들이 행복한 사회를 위한 평범한 시민들의 'Happy'하고 유쾌한 반란!!>이라는 포스터가 행사장을 도배하다시피하고, <시대가 정동영을 부른다>는 문구가 곳곳에 붙은 가운데 시종일관 축제 분위기로 치러졌다.

특이한 점은 열린우리당을 상징하는 노란색이나 '열린우리당가'가 사라진 대신 회원들이 맞춰입은 짙은 주황색 티셔츠가 행사장을 붉게 물들이고 '서자, 깨자, 하자'라는 '정통가'가 울려 퍼졌다는 점이다.

당 공식행사가 아닌점을 감안할 경우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지만 혼란스런 열린우리당이 아닌 '독자행보'나 '대통합신당'에서 희망을 찾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동영 전 의장은 '정통들' 출범식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동영 정치의 시작'을 선언했다.

열린우리당 창당주역 가운데 한 명이자 5·31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 때문에 말할 자유가 크지 않았지만 이제부터는 정동영의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지방선거 패배 이후 염치 때문에 침묵했지만 앞으로는 정동영의 말과 글과 행동으로 옳은 것은 옳다고 하고 틀린 것은 틀리다고 또박또박 말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 전 의장은 자신이 나서는 이유에 대해 절체절명의 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신과 열린우리당의 위기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역사성이 부정되고 잃어버린 10년처럼 치부되고 있다고 했다. 전두환, 박정희 시대의 망령이 살아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수진영과 한나라당에 맞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정 전 의장은 보수진영과 한나라당의 총공세를 앞두고 지리멸렬한 여권의 모습에 대해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특히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낸 일부 기간당원들을 향해 "해당행위"며, "또 다른 수구, 기득권"이라고 맹비난했다.

또, 오는 29일 열기로 한 중앙위원회를 마지막 비상구로 규정하고 마지막 비상구에서조차 개혁모험주의자(사수파)의 방해에 의해 좌초된다면 결단을 각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탈당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도 받아들여지는 부분이다.

정동영 전 의장의 행보에 대해서는 '긍정'과 '유보'의 두 가지 평가가 엇갈린다.

이날 행사에 참석했던 전직 한 당직자는 "고건 전 총리의 불출마 선언이후 손학규 전 지사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사람들을 보고 놀랐다"며 "되든 안되든 당내에서 대선후보를 찾아야 할 것 아니냐"고 정 전 의장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반해 김근태 당의장 진영에서는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내고 있다. 김근태 의장이 속한 민평련의 한 핵심 의원은 "지금 대선행보를 한다고 해서 누가 알아주겠나, 김 의장은 전당대회 이후 대통합을 성사시키는 데 노력을 할 것"이라는 말로 정 전 의장과는 차별화된 행보를 걸을 것임을 시사했다.

CBS정치부 안성용 기자
  
 
정동영 "개혁모험주의자 방해하면 결단"
개헌 주도권은 대통령에서 국회로…예비주자 토론 제의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이 21일 대통합 신당 추진과 관련 "소수 개혁 모험주의자의 방해에 의해 좌초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저를 포함해 결단을 각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전 의장은 이날 낮 지지모임인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정통)' 출범식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어제 비대위의 결정은 마지막 비상구"라며 "자신은 분열없는 통합의 길을 가고자 노력해 왔으나, 소수 개혁모험주의자들의 지분정치, 기득권 지키기가 계속된다면 같이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수파 방해로 통합신당 좌초되면 결단

이같은 발언은 일부 당 사수파의 반발로 전당대회에서 대통합신당 결의가 무산될 가능성이 현실화될 경우 탈당도 불사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사수파 기간당원들이 당헌개정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낸 것을 겨냥, "정당의 문제를 법원으로 이끌고 간 것은 해당행위이며, 끊임없이 기득권을 지키려고 투쟁하는 것은 또다른 수구 기득권"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개헌 문제에 대해서는 대선 예비후보들의 연석회의 토론을 제안했다.

개헌 관련 대선예비후보 토론 제의

정동영 전 의장은 "개헌의 주체는 국민과 국회"라면서 대통령의 주도권이 싫다면 주도권을 바꾸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전 의장은 "민주주의는 모든 문제를 토론하는 게 우선이며, 국가 장래가 걸린 문제를 21세기 한국의 장래를 책임지겠다는 사람들이 토론하지 않는다면 직무유기"라며 개헌론을 회피하는 한나라당 후보들을 압박했다.

이어 "자신들의 말을 정면으로 뒤집고 2007년초가 개헌의 적기라고 말한 게 생생한데, 아무말없이 넘어갈 수 있나?"라고 덧붙였다.

정동영 전 의장은 "앞으로는 분명히 정동영의 목소리로, 정동영의 정치를 할 것이며, 어떠한 현안에 대해서도 회피하지 않고 또박또박 말하겠다"며 그동안의 침묵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정치행보에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이와 함께 "결과적으로 민주세력의 분열을 초래한 데 대해 깊은 책임감을 통감한다"면서 "호남 민중의 김대중, 노무현 정부 선택을 지역주의로 말하는 것은 모독이며, 호남에서 개혁적인 유권자들의 지지 대안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CBS정치부 이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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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1/21 [15:3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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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마디 2007/01/21 [23:17] 수정 | 삭제
  • 전형적인 기회주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