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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박대표 피습 우려, 민주당과 결합없어"
인터넷신문 기자단과 간담회, '국가발전전략 위한 큰그림' 대권의지 비춰
 
조윤주   기사입력  2006/05/24 [17:05]

열린우리당의 지방선거 참패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건 전 총리의 행보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방선거 이후 우리당이 활로 모색을 위해 고 전 총리 및 민주당과의 연대나 통합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고 전 총리는 각종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서울시장과 1위를 놓고 다투고 있지만 우리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인 정동영 당의장이나 김근태 최괴위원과는 '게임이 안되는' 지지율로 앞서고 있다.
 
때문에, 고 전 총리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향후 정치권은 한나라당의 대선승리를 막기 위한 反한나라당 연대의 구성이 실질적으로 고 전 총리를 매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대학생을 비롯하여 국민들과의 접촉을 늘려오던 고 전 총리가 23일 저녁에는 <대자보> 등 인터넷신문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 인터넷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고건 전 총리는 모든이를 사랑한다는 뜻으로 수화의 사랑표현을 해주었다.     © 대자보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이 자리에서 고 전 총리는 자신의 국가경영철학을 강조하면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밝혀 묘한 해석을 낳았다.
 
그러나 고 전 총리는 지방선거 이후 자신의 정치적 행보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 구체적인 대답을 피했다.
 
저녁 7시 대학로의 모 식당에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 고 전 총리는 서울시장 재임시절 자신의 대표적인 업적으로 평가받는 상암월드컵 경기장과 마포구 하늘공원을 거론했다.
 
간담회 전에 상암월드컵 경기장을 들러왔다고 밝힌 고 전 총리는 지난 20일 2012년 런던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는 영국 의회의 의원 8명이 자신을 방문하여 행사준비 및 국제스포츠시설 활용방안에 대해 경험담을 배워갔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이는 '청계천 특수효과'를 독특히 누리면서 유력한 대선후보로 치고 오른 이명박 서울시장을 의식한듯, 청계천에 버금가는 업적을 이룩한 자신의 시정능력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고 전 총리는 중장기적 국가발전에 대한 프로그램과 정책역량을 가진 대선후보로서 PR도 진행했다. 고 전 총리는 "앞으로 우리나라가 10년 안에 선진국 대열에 올라서기 위해서는 국력에 있어서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를 결합한 스마트 파워를 길러야 한다고"고 주장했다. 
 
군사력처럼 물리적으로 상대를 억누르며 자국의 이익을 관철시키는 힘을 ‘하드파워’라고 본다면, ‘소프트 파워’는 이런 물리력을 쓰지 않고 강제나 보상보다는 사람의 마음을 끄는 내면적, 정신적, 문화적 힘으로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능력을 말한다.
 
즉, 이 둘을 결합하여 국가의 매력적인 이미지를 통해 자국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내는 힘,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시키는 전략이 스마트 파워이며 이것이 국정철학의 기본으로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고 전 총리는 규범적인 의무에서 어떤 정치지도자건 이러한 비전을 국가발전 전략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최근의 정치상황을 고려한다면 마치 자신이 '준비된 정치지도자'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고 전 총리는 지방선거 이후의 행보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고만 대답했을 뿐 구체적인 언급은 극도로 자제하거나 '능숙하게' 빠져나갔다.
   
다만, 고 전 총리는 민주당에서 끊임없이 언급하고 있는 고 전총리와 민주당과의 결합설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고 전 총리는 민주당 한화갑 대표와 만난 것은 사실이나 한 대표가 밝히고 있는 것처럼 정치적 대화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고 전 총리가 민주당 연대 혹은 통합설을 강하게 부정한 것은, 지방선거 이후 정개개편  및 정치권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최종적으로 자신의 입지를 최종선택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당만으로는 대선후보로서 영향력을 갖기가 미흡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아울러,  섣부르게 어떤 정치세력을 선택하기 보다는 정치권의 움직임과 국민들의 여론 등을 지켜보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흐름을 유도하면서 향후 입지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우리당 보다는 '고건 중심으로 헤쳐모여'를 주도하는 것이 훨씬 파괴력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한나라당을 제외하고 무성하게 논의되고 있는 지방선거 이후 정계개편 논의가 고 전 총리의 존재를 전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 전 총리가 서두를 이유는 별로 없어 보인다.
 
한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 사건에 대해 고 전 총리는 "대단히 우려스럽고 안타깝다"고 평하면서 "우리나라에서 절차적 민주주의는 상당히 성장했지만 갈등을 표출하는 방식이 성숙하지 못했고 갈등을 포용하는 관용적 자세가 매우 부족하다"면서 "갈등의 증폭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가장 최근의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MBC. 코리아리서치센터(KRC), 20∼22일)에 따르면 고 전 총리는 21.1%를 기록, 피습사건 이후 급상승한 박 대표(21.5%)에 이어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18.1%로 3위에 머물렀다. 
 
기사제공 : 이슈아이 (www.issue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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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6/05/24 [17:05]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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