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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동같은 '표결처리'는 폭동같은 '저항'만 초래할 뿐
[언론악법 저지 연속기고] '언론장악' 정권의 종말, 한국 현대사에서 비극
 
양문석   기사입력  2009/07/20 [12:34]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언론관계법. 그것이 결코 민생 살리기 법이나 글로벌미디어 그룹을 만들어내기 위한 기초 다지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미 국민들은 충분히 알고 있다. 한나라당 스스로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고, 심지어 한나라당의 무게 있는 정치인마저도 긴급 민생법안 운운하는 현재 원내지도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자제하지 않는다. 또한 글로벌 미디어 그룹이니 일자리 창출 운운하던 근거였던 'KISDI'라는 방통위 산하 방송통신정책연구소의 연구결과가 전형적인 대국민사기극이었음이 밝혀진 이후 국민들은 결코 '저들의 호들갑'에 반응하지 않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아무리 광고비를 쏟아 부어 일간지에 도배질을 하더라도, 방통위가 융합하고 칸막이를 없애야 글로벌 미디어 그룹이 탄생한다고 동네방네 외고 다녀도 국민들은 믿지 않는다.
 
이미 국민들에게 심판 받은 언론 관계 법을 두고 한나라당과 청와대가 자신들의 정치 생명을 걸고 도박판에서 남은 자산을 모두 털어 넣고 있다. 지금 손 털고 나오는 것이 남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조중동 눈치 때문에 나오지도 못하고, 결국 싹쓸이하겠다는 비뚤어진 욕망만으로 남은 정치자산을 털어 먹으려 한다. 지금의 비난은 조중동방송, 재벌TV의 탄생으로 모두 상쇄시키고도 남는 장사라는 신기루가 눈에 어리는 모양이다.
 
하지만 신기루는 신기루일 뿐.
 
한나라당은 아예 법 개정의 이유도 말하지 않는다
 
거짓말은 해명을 낳고 해명성 억지의 되풀이는 돌이킬 수 없는 불신을 낳는다는 역사적 교훈이 국민들의 의식 속에 깊이 각인되어 온 과정이요, 현실의 결과다. 지난 해 12월 3일 한나라당의 기습적인 법안 발의와 2차례의 폭력적인 국회 통과 강행 시도와 더불어 정부여당이 "민생살리기법", "일자리창출법", "글로벌미디어그룹법" 운운하며 법 개정의 이유를 제시했지만 어느 하나 현실적인 설득력을 갖지 못했다. 그나마 근거를 제시했어도 거짓말임이 들통 나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유감 표명까지 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ISDI의 사기성 짙은 자료를 근거로 '1만2천개, 심지어 1만6천개에서 2만개까지 만들어지는 일자리 창출법'이라며 호들갑을 떨었던 이명박 대통령, 한승수 총리, 고흥길 국회 문방위원장,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에 대해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 뻔뻔하고도 뻔뻔한 사람들이다. 정치인의 기본도 없고, 정치도의도 없다. 특히 철면피 위로 분칠된 얼굴로 여전히 세상을 향해 카메라를 향해 뭔가 있는 듯이 발언하는 나경원 의원의 얼굴은 이제 지탄의 대상일 뿐이다.
 
그래선지 한나라당은 아예 법 개정 이유를 더 이상 말하지 않는다. 표결처리는 이미 한나라당 내부에서 아니, 한나라당 원내지도부에서는 '당위'일 뿐 '이유'가 없다. 청와대 주구로서의 한나라당 국회의원 배지만 있을 뿐이다. 그나마 친박연대 등 야 4당의 한나라당 규탄 논평이나 박근혜 전 대표의 '표결처리 반대발언'마저 없었다면, 한나라당 내 친박계 의원들마저 '청와대와 안상수 원내대표의 주구'가 될 뻔했다.
 
국민들은 이미 다 알고 있다
 
분명히 알아야 할 점은, '조중동방송 재벌TV'에 대한 국민들은 시선은 이미 적대감으로 승화한 지 오래라는 사실이다. 조중동의 횡포에 숨죽이며 살아온 이 땅의 노동자들은 이제 당당히 조중동을 '사이비언론'이라고 매도하며 '범죄집단'이라는 표현을 공공연히 뿜어낸다. 심지어 조중동의 기사 한 줄에 일희일비하던 민주당 내 보수파 의원들마저 '의원직 총사퇴'를 주장하며 '삭발 단식투쟁'을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니 한나라당 내의 건전한 상식을 갖고 있는 의원들도 지금 한나라당 원내지도부의 무리수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으며, 보수성향이 강한 국민들도 조중동이 방송까지 지배하면 안된다는 의견 표현을 주저하지 않는다.
 
기득권 세력에서도 균열은 일어난다. 삼성 현대 SK LG 등이 방송을 소유해서는 안된다는 분명한 견제심리가 발동하고 있다. '조중동 방송은 그렇다고치더라도, 어떻게 삼성 등 재벌 기업이 방송을 가지도록 하겠다는거야'하며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의 태도에 대해 냉소적인 표정으로 비판하는 기득권층들의 주장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미 국민들은 알 건 안다는 의미다. 조중동에 대한 정치적 보은. 지상파 방송에 대한 정치적 보복. 대기업을 우회한 방송장악 기도, 장기집권 발판 구축을 통한 이후 각종 선거 싹쓸이 기도 등등을.
 
사실이 이러할지라도, 한나라당 원내지도부가 알고 있을지라도, 청와대 일부에서 이미 조중동에게 방송을 주는 것이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암암리에 밝혀왔더라도, 오늘부터 국회에서 벌어지는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의 폭력적 선동과 폭동같은 표결처리가 강행된다면 '폭력적 선동과 폭동같은 저항'이 국민들에 의해서 생겨날 것이고, 이는 고스란히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에게 되돌아갈 수밖에 없음을 경고하고 또 경고하는 바이다.
 
언론장악을 기도했던 정권들의 종말은, 한국 현대사에서, 비극이었을 뿐이다.

* 글쓴이는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 입니다.

* 글쓴이는 현재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입니다.
언론학 박사이며,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과
대자보 논설위원을 역임했습니다.

*블로그 : http://yms7227.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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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7/20 [12:3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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