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이 1일 63년 만에 되찾은 ‘노동절’을 맞아 "노동의 가치를 바로 세우고, 모든 노동자의 권리가 온전히 보장되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실천과 투쟁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제136주년 세계노동절을 기념해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대로에서 조합원 3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5.1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한국노총 16개 시도지역본부도 각각 노동절 기념대회를 열고, 노동개악 저지와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총력투쟁을 결의했다(대전 4.25, 전북 4.28, 서울 4.28, 광주 4.28, 경남 4.29, 충북 4.30, 경기 4.30, 강원 4.30, 충남세종 4.30, 울산 4.30, 부산 4.30, 인천 4.30, 제주 5.1, 대구 5.1, 전남 5.1, 경북 5.9).
대회 슬로건은 ‘되찾은 노동절, 더 큰 전진으로 주도하라. 한국노총''이었다. 이날 대회에서 한국노총은 "앞장서서 노동자의 권익 향상과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변화를 이끌어가겠다"고 다짐했다.
본대회에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오랜 시간 빼앗겼던 이름, ‘노동절’을 다시 우리의 이름으로 되찾은 기쁜 날이지만, 동시에 그저 기뻐하기만 할 수 없는 날”이라며 “노동절이 법정 공휴일이 되었음에도 많은 노동자들이 여전히 일터에 있고, 누군가는 생계를 위해서, 또 누군가는 여전히 쉬는 권리를 보장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되찾은 이 이름이 모든 노동자에게 온전히 돌아가기까지 한국노총이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어 “AI의 확산은 우리의 일자리를 바꾸고 있고, 기후위기와 산업전환은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며 “그 변화의 속도와 무게는 여전히 노동자에게 한발 먼저,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비정규직 차별의 골은 여전히 깊고, 불안정한 일자리는 더 넓어지고 있으며, 많은 노동자들이 생계와 안전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면서 “비정규직 사용 기간을 늘리고 고용을 더 유연하게 하자는 주장은 차별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차별을 다른 방식으로 유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라면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것이 원칙이어야 한다”며 “비정규직 규모가 OECD 평균의 두 배가 넘는 현실을 고착화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분명하게 줄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명 위원장은 “우리는 변화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이 배제된 변화를 거부하는 것”이라며 “노동은 변화의 대상이 아니라 주체가 되어야 하고, 한국노총이 그 변화를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를 넓히고 비정규직, 플랫폼,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제도 밖에 머물지 않도록 하겠다”다고 밝히고 “정년 65세 연장과 안정된 노후를 보장하고, 탈탄소와 산업 전환 과정에서도 노동이 배제되지 않는 ‘정의로운 전환’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위원장은 “노동을 하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사회, 노동을 통해 삶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는 사회, 그 당연한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자”며 “노동이 존중받는 정의로운 시대를 한국노총이 반드시 기필코 열어내자”고 호소했다.
투쟁사에 나선 신동근 공무원연맹 위원장은 “공무원과 교사의 정치기본권이 회복되는 순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학교 현장의 민주주의는 비로소 제대로 작동하기 시작할 것”이라면서 “공무원과 교사도 겁먹지 않고, 눈치보지 않고, 당당하게 정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이제는 행동으로, 투쟁으로 그 권리를 반드시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은 “우리의 삶이 바뀌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바뀌는 노동절로 나아가자”고 밝히고, “주4.5일제로 새로운 기준을 세우고, 일방적인 공공기관 이전을 반드시 저지하여 노동자의 시간과 공간 주권을 지켜내자”며 “150만 한국노총의 단결된 힘으로, 10만 금융노동자의 꺾이지 않는 기세로, 이 거대한 투쟁 반드시 승리의 역사로 만들자”고 호소했다.
김준영 금속노련 위원장은 “136년 전, 선배 노동자들이 피 흘려 쟁취하려 했던 것은 하루 8시간 노동을 넘어선 ‘인간다운 삶’이었다”며 “2026년 오늘, 우리 한국노총 동지들이 쟁취해야 할 것도 바로 그 ‘인간의 존엄’”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름뿐인 노동절이 아니라, 노동자가 세상을 바꾸는 위대한 전진의 날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대회 참석자들은 “이름을 되찾은 노동절에 걸맞게, 노동현장을 바꾸기 위한 더 큰 연대와 더 강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노동절의 의미를 되살려 모든 노동자의 권리가 온전히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동기본권 강화와 차별 철폐를 향해 총력 투쟁할 것 ▲장시간 노동과 과로를 끝내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 인간답게 쉴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노동시간 단축과 산업안전 강화, 산재 예방 대책 마련을 위해 총력 투쟁할 것 ▲모두의 삶과 미래를 지키기 위해 65세 정년연장 법제화, 주 4.5일제 도입, 공적연금 강화, 정의로운 전환 실현, 전환형 고용안전망 구축을 위해 총력 투쟁할 것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 인간의 존엄이 지켜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연대와 단결을 바탕으로 끝까지 전진할 것 등을 결의했다.
본 대회에 앞서 1시 30분부터 진행된 사전대회는 교사노조연맹 초등교사노조 강석조 위원장, 금속노련 엘에스전선노조 신동진 위원장, 공공노련 한국마사회노조 박근문 위원장의 현장발언으로 시작됐다. 교사노조연맹은 교원의 정치기본권 보장 및 교권 보호를 위한 투쟁을 진행 중이며, LS전선노조는 사측의 노조 탄압과 부당노동행위에 맞서 생존권 사수 투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마사회노조는 정부의 일방적인 공공기관 이전에 맞서 투쟁을 전개 중이다.
한편, 깅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청와대에서 열린 정부 주관 ‘노동절 기념식’에 참석했다.
김동명 위원장은 기념식 축사를 통해 “노동절이 본래의 이름을 되찾고 법정 공휴일로 자리매김한 뜻깊은 날”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어 “과거의 노동절이 3월 10일로 된 것은 한국노총의 의지에 의한 것이 아니었음에도 그로 인해 한국노총은 오랜 시간 ‘어용노조’라는 부당한 평가에 시달렸다”며 “날짜도 이름도 모두 제자리를 찾은 오늘, 한국노총은 비로소 그 굴레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노동을 하면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삶을 누릴 수 있어야 하고, 교육·주거·의료에 대한 걱정이 없어야 한다”면서 “노동이 노동자의 자아를 실현하는 도구가 될 수 있도록 한국노총이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