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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조선 하다 사이버테러, 차량파괴도 당해
[대자보가 만난 사람] 조아세 대표, 포청천ba.info/css.html'
 
송영호   기사입력  2002/09/23 [16:26]
"참여해 주십시오"
"조선일보가 한 부 씩 절독될 때마다 우리 사회는 조금씩 더 아름다운 세상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안티조선운동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사회에 많은 파장을 가져왔다. 당시까지 무소위의 권력으로 여겨지던 조선일보에 대항해 시민들이 직접 뛰어들어 '반기'를 든 펼쳐 든 것이다.

"우리는 조선일보와 싸우는 독립군입니다" ⓒ 이준희

그들은 현재 지속적으로 "조선일보 절독은 애국 시민운동"임을 주장하면서 조선일보의 편파·왜곡보도의 문제점들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는 한편 건강한 시민사회의 언론감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한편 9월 현재, '조선일보 반대 시민연대'는 각계각층의 65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거대 조직으로 성장해 있다.

대자보는 지난 19일, 많은 안티조선운동 단체들 중 가장 직접적이며 두드러진 활동을 하고 있는 '조선일보 없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시민모임(이하 조아세)'의 대표 「포청천」을 만나 조아세의 활동과 향후계획을 알아보고 그의 솔직한 심정도 들어보았다.  

그를 직접 만나는 것은 조금 비밀스럽게 이루어졌다. 그는 인터뷰 도중에도 수차례 '보안'을 강조했다. 조선일보에 더 효과적인 타격을 입히기 위해 '독립군 활동'을 하고 있다는 그는 종종 답변에 "내가 말주변이 없어서"란 서두를 달았지만 끊임없이 이어지는 그의 이야기속엔 시종 강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조아세는 직접 행동하는 게릴라단체

▶ 조아세의 결성동기는?

조아세는 간단히 말하자면 조선일보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행동하는 단체'다.

안티조선 시민단체는 많았지만 이제까지 그 단체들의 운동방식을 살펴보면 정해진 공간에서만 논쟁을 하고, "조선일보 나쁘다"는 식의 단순한 비판만이 넘쳐 났다. 나는 이러한 모습을 지켜보고 식상함을 느꼈다. 그래서 우리는 '행동으로 보이자'는 기조를 가지고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직접 발로 뛰면서 유인물 돌리고, 스티커 붙이는 등 직접 일어서 행동하는 안티조선 게릴라단체로 출발했다.  

▶ 회원 수는 어느 정도인가?

우리와 뜻을 같이하시는 분들이 약 1천5백 명 정도가 된다. 그 중에는 「딱(편집자 글-조아세에서 발행하는 '조선일보 절독운동' 홍보지)」을 개인적으로 100부씩 신청하는 등 열성적으로 활동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다. 또한 그 중 수도권 거주인원이 약 절반정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들을 하나?

{IMAGE2_RIGHT}우리의 아침은 매일 출근하면서 조선일보 구독가정에「딱」을 집어넣고, 시민들에게 안티조선 유인물을 배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사이버 결사대'가 각자의 자리에서 틈틈히 조선일보사이트에 들어가 안티조선사이트에 게재되어 있는 게시물들을 각종 사이트의 게시판에 복사해 넣는다.

▶ 다른 조선일보 반대 운동 단체들과 연대 활동은 없는가?

많은 단체들에게는 각자의 역할이 있다고 본다. 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안티조선운동은 '절독운동'이라고 생각하며 그 중 가장 큰 동력은 조아세가 담당하고 있다. 우리가 한 달에 시민들에게 배포하는 유인물만 해도 수 십 만 부에 달한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단단한 조직이 필수적이다. 이 시점에서 다른 단체에 우리가 제안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그들도 중심 활동으로 조선일보 '절독운동'에 적극적으로 결합해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우리는 안티조선 운동에서 무엇보다도 실천적인 활동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조선일보반대'는 외치기만 한다고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운동에 뛰어든 계기는 '조선일보의 해악'을 직접체험한 것

▶ 조선일보 반대 운동에 뛰어든 계기는 무엇인가?

아이러니 하게도 나는 과거 학창시절, 아침엔 조선일보를 저녁엔 동아일보를 배달하는 일로 학비를 조달했다.

그런 내가 안티조선 운동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지금으로부터 13년 전인 1989년 여의도 순복음교회 총무시절로 되돌아간다. 그 당시 임수경 양과 문익환 목사가 방북을 했다. 그때 조선일보 등 수구언론과 정부는 신도들에게 강요된 관제데모를 부추겼고, 교회는 급작스레 국민일보를 창간했다. 난 그러한 잘못된 모습을 보고 바로 교회 뛰쳐나왔다. 그때까지도 나는 조선일보를 공짜로 구독하고 있었는데 마침 한겨레신문이 창간되었고 당시 나는 조선일보를 절독하려 했지만 그들은 계속해서 신문을 넣었다.

계속된 조선일보의 강제 신문투입에 답답함을 느꼈던 내가 조선일보 배달 학생을 직접 만나 조선일보를 계속해서 넣는 이유를 물어보니 그는 "한겨레신문 독자는 빨갱이라 신문을 더 집중적으로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그 학생에게 오랜 시간에 거쳐 '조선일보의 해악'에 대해 설명해야만 했다. 그는 이후 대학에 진학해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했고, 지금은 열렬한 안티조선 멤버가 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내가 안티조선운동에 뛰어든 이유는 과거에 '잘못된 사실을 지속적으로 강요하는 조선일보의 해악을 직접 체험'했기 때문이다.

"매일 신문을 배달하는 심정으로 신문만평 게재한다"

▶ 만평게재는 어떻게 시작했나?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는 단순한 패러디 수준의 일이었다. 몇 년 전에 인물과 사상 홈페이지에 어떤 대학생이 매일같이 조선과 한겨레 만평을 올렸었다. 하지만 어떤 때는 내용이 올라오고 어떤 때 안 올라왔다. 나는 그것을 관심 있게 지켜보았는데 너무 답답했다. 독자의 입장에서 신문이 하루라도 안 오면 얼마나 답답한가? 그래서 언젠가부터 직접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나도 그처럼 조선일보와 한겨레신문의 만평만 올렸다. 하지만 이후 이 둘을 가지고는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서울 중앙일간지의 만평들을 모두 올리기 시작했다. 작업은 보통 오후 10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 진행한다. 이 것에 소요되는 시간은 하루에 약 4시간 정도이고 또한 모두가 수작업이라 진행에 애로가 크다.

그래도 이제까지 2년 정도 이 일을 하면서 딱 하루를 쉬었다. 나는 현재 무역업을 하는데 요즈음엔 출장 때마다 노트북을 갖고 가서 외국에서도 작업을 진행할 때도 많다. 이 운동을 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죽기살기의 각오'로 임하지 않으면 힘들다는 것이다. 나는 매일 독자들에게 신문을 배달하는 심정으로 이 일을 한다.


"2년 동안 사이버테러, 차량파괴 등 무려 100여 차례나 피해를 입었죠" ⓒ 송영호


사이버테러, 차량파괴 등 1백여 차례 당해


▶ 안티조선 활동중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말해달라

지난 시간 이 활동을 하면서 엄청난 사이버테러에 시달렸다. 나는 하루에 1백50에서 200통 정도의 이-메일을 받는데 그 중에는 격려 메일도 있고, 비난 메일도 있다. 그 중에는 바이러스메일도 많다. 그 바이러스메일 때문에 컴퓨터가 망가진 것이 무려 100여 차례나 된다. 그래서 이제는 이-메일이 와도 웬만한 것은 안 열어본다.

또한 일전에 조선일보시민법정에 참가했을 때의 일인데 누군가가 지하 주차장에 주차시켜 놓은 내 자동차의 네 바퀴를 모두 '뻥크' 냈다. 지금도 이런 '테러'들이 지속되고는 있지만 나는 이에 굴하지 않고 활동을 계속할 것이다.    

▶ 가정에서 힘든 일은 없나?

오래 전부터 2중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아내는 진작에 집에서 나를 내 놓았다. 하지만 이제는 친족들의 경·조사나 생일도 철저히 챙기려고 노력하는 등 가정을 철저히 지키려 노력하는 편이다.  

우리는 조선일보와 싸울 뿐, 문제 공론화 계속하겠다

▶ 대선과 관련해서 특별한 계획이 있는가?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우리에겐 특별한 정치 지향점이 없다. 단지 우리는 조선일보와 싸우고 있을 뿐이다.  

▶ 조선일보의 왜곡보도들에 대한 모니터링 계획이 있는가?

지금까지 조직적인 모니터링 활동은 못했는데 추진할 계획이다. 조아세는 앞으로 1주일에 한, 두 번 정도 조선일보의 왜곡보도에 대한 공식논평을 낼 계획이다.

▶ 올해 주요 사업 계획을 밝혀달라

일단 가장 시급한 사업은 독립기념관 제6전시관에 비치된 '조선일보 윤전기 퇴출 사업'이다. 일전에 윤전기 퇴출을 위한 기습적인 시위를 했다. 그때 우리는 '크레모아'라는 조아세의 상징적인 무기(편집자 글-안티조선 스티커)를 전시장 곳곳에 붙였다. 그 이후 우리는 독립기념관장을 만나러 갔는데 직원들의 조직적인 방해로 그를 만나지 못했다. 또한 그날 어렵게 수소문 끝에 만난 전시실장이라는 사람은 자신이 "우리나라 독립운동사를 연구했다"는 것을 내세우며 "윤전기 전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는 등 우리에게 한심한 말만 늘어놓았다.  

전시물에 스티커 붙이는 것은 현행 형법상 범죄에 속한다. 그래서 우리는 조선일보측이 민·형사상의 소송을 제기할 줄 알았는데 왠일인지 잠잠하다. 그래도 우리는 그들이 소송을 제기할만한 활동을 계속할 것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미디어비평  등 방송매체나  오마이뉴스, 한겨레 등의 진보매체를 통해 이 문제를 계속 공론화시켜 나갈 것이다.


* 지난 10월 23일 조선일보는 조아세 포청천 대표를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했습니다. 조아세에 가셔서 격려의 한말씀을 부탁드립니다.  홈페이지 안내 http://www.joa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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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2/09/23 [16:26]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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