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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은 왜 대형교회를 찾지 않았나
[종교시론] 김삼환 목사와 대형 예배당 오픈식에 들러리 선 여야정치인들
 
이동연   기사입력  2011/12/28 [05:19]
서울 명성교회(담임: 김삼환 목사)는 근래 연면적 2만 6천㎡, 지상 5층 지하 4층규모의 초대형규모의 예배당을 오픈했다. 이처럼 거대한 예배당의 입당식에 전직 대통령을 비롯 일부 여야 국회의원 등이 참석해 성황을 이루었다 한다. 

김삼환 목사는 늘 자신의 목회를 ‘머슴목회’라고 한다. 맞다. 성직자는 머슴이다. 신의 머슴, 교우들의 머슴, 국민들의 머슴이어야 한다. 머슴은 항상 주인보다 낮은 곳에 있어야 한다. 그 자리에 동참했던 여야 정치인들도 역시 예외없이 국민들의 머슴이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은 일부 정치인들은 왜 거기 간 것일까? 물론 초대해줘서 갔을 테지만. 과연 종교행사에 바쁜 정치인들이 주빈모양으로 등장하는 모양이 어쩐지 어색해보였다. 그렇지 않아도 대형 종교시설의 건축에 대해 국민들은 결코 호의적이 않고 많은 정치인들에게도 지겨울 만큼 식상해 있다. 이런 때 표를 먹고 사는 정치인이라면 자기 그림과 대형 종교 시설을 매치시키지 않으려는 센스를 가질 것이다.

이미 이런 현상은 나타나고 있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 때 박원순 후보는 한기총을 방문하지 않았다. 그 후 시장에 당선되었다. 꼭 한기총을 가지 않아서 당선되었다는 뜻은 이나나 종교와 거리를 두고도 얼마든지 당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 종교와 정치역사상 대단히 획기적인 일이다. 평소 종교에 비판적인 사람조차도 정치인이 되었다 하면 꼭 한기총이나 조계종을 찾아 차 마시며 환담하고 덕담을 나누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처럼 역대 유력 정치인들은 거의 한기총이나 조계종 등을 성지 순례 코스하듯 찾아가 사진을 찍었다. 이것이 점차 국민들에게 꼼수로 지쳐지고 있다. 국민들은 권력을 상징하는 정치가와 희생을 상징하는 종교지도자의 만남은, 모든 상징들이 그러듯이 그냥 스쳐지나가는 그림에 불과할뿐 대다수국민들에게 아무 도움도 안된다는 것은 안다.

박원순은 이런 관행을 깼다. 그렇게 하여 시장이 된 분으로 기억될 것이고, 이런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사실 정치인이 찾을 곳은 종교계의 연합기관이 아니다. 자신들을 대변자로 내세우는 서민들을 찾아가야한다.

종교도 역시 정치인등 유명인사가 아닌 소외된 사람을 늘 가까이 해야 한다. 그래서인지 입당식을 하는 명성교회도 용산 참사 유가족, 미자립교회, 노숙자 기관등에 후원금을 전달했다고 한다. 잘하는 일이다.

그러나 거기서 머물면 안 된다. 그런 부조리가 생길 수 밖에 없는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대해 지적하고 개선하는데 앞장서야한다. 그래야 선행이 그나마 미봉책으로 끝나지 않는다. 특히 권력층에 대해 과감한 예언자적 발언을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종교지도자와 정치인들은 늘 긴장관계여야 한다.

종교와 정치는 분리되어야한다. 이는 종교인이 신앙의 이름으로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려한다거나 정치인이 권력의 동원부대로 종교를 이용하려는 것은 철저하게 금해야함을 말한다. 따라서 올바른 종교 지도자라면 권력자를 축복받은 사람이라고 추켜 세우지 않고, 권력의 오남용에 대해 준열하게 비판한다. 

마침 장로 대통령 MB가 새해벽두부터 난투극이 벌어졌던 소망교회의 장로직에서 70세 정년으로 은퇴한다고 한다. 이를 기점으로 청와대 안에 목사나 승려등 종교지도자들이 드나드는 일이 없어지길 바란다.

또한 정치인들도 개인 신앙생활로 종교를 찾는 것은 예외로 하고, 선거철이나 교회의 무슨 무슨 행사때에 병풍처럼 얼굴 내미는 일이 사라지기를 바란다. 바로 거기서부터 정교분리는 시작된다.

한 가지 더 바람이 있다면 머슴 김삼환 목사께서 정의와 상생에 대해 앞으로 초대형 교회 건축물에 어울리는 매가톤급 발언을 자주 해주실 것을 기대해 본다. 그것 때문에 구약의 선지자들처럼 정치적 압박과 설움을 당한다면 한국교회에 희망의 서광이 비쳐질 것이다.

어쨌든 모든 종교와 물량주의, 숫자 놀음은 언제나 상극이다.


* 필자는 생명창조의 시대로 접어든 인류 사회의 정신적 좌표와 인류의 상생을 위한 미래신화를 연구하며 방송 강의와 집필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나를 찾아가는 마음의 법칙] <삼별초>등의 저서를 집필하는 등 왕성한 저술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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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12/28 [05:19]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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