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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문국현 vs. 조중동의 이명박
[양문석의 언론시평] 유력후보 홈페이지 역할은 언론 역할 포기한 행위
 
양문석   기사입력  2007/09/04 [01:18]
네이버 검색창에 '문국현'을 치면 '오마이뉴스의 문국현 vs. 조중동의 이명박'이라는 하두치님의 '코끼리가 들려 주는 이야기'가 있다. 핵심을 추려 보면 이런 내용이다.
 
이명박 vs. 문국현
"가짜경제 - 진짜경제"
"재벌경제 - 중소기업 경제"
"돈과 개발 - 인간과 환경"
"부자경제 - 서민경제"
"나라 동강내는 운하 & 시멘트 - 우리나라 푸르게 & 나무"
"해고 시키는 사장 - 평생교육 시켜 주는 사장"
"자식귀족학교 & 위장전입 - 두 딸은 비정규직"
"각종 땅 투기 의혹 - 월급의 절반 사회기부"

 
지난 열흘 동안 오마이뉴스의 본 기사부터 댓글까지 이어지는 '문비어천가'의 내용을 아주 간결하게 요약한 문국현의 긍정적인 캐릭터를 지난 1년간 한나라당 경선과정에서 드러난 이명박의 부정적인 캐릭터와 비교한 글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이 글을 쓰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 하두치님이 이런 이야기를 들려 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난 또 다른 대비를 보고 있다.

오마이뉴스의 문국현 대 조중동의 이명박이다.
지지 기반 지명도도 없는 문국현을 받쳐주는 네티즌과 오마이뉴스.
한국의 3대 (보수)일간지 조선, 중앙, 동아의 삼발이를 딛고 선 이명박.
이 얼마나 재밌는가?

 
확실히 재미는 있다. '오마이뉴스의 문국현 vs. 조중동의 이명박'으로 대비시키는 이 절묘함. 검증국면에서 검증을 '한나라당의 분열 획책'으로 몰아가며, 검증을 요구하는 박근혜와 그의 캠프에 '언론개혁' 특히 조중동의 개혁이 왜 필요한지를 생생하게 체험하게 해 준 조중동의 선거개입과 이명박을 향한 일편단심 사모곡을 우리는 들었다.
 
두 번의 '대통령만들기'에 실패함으로써 '잃어버린 10년'을 보상받으려는 조중동. 이명박과  한나라당은 조중동과 더불어 자신들이 쥐고 있던 ‘권력을 잃어버린 10년'인데도 국민까지 ‘잃어버린 10년’의 카피라이트로 포섭하려다가 예의 노무현에게 한 방 야무지게 맞는다.  '10년 전 IMF 직후 우리는 뭘 가지고 있었기에 잃어버린 10년인가'라며 노무현은 조중동과 한나라당의 이명박을 후려 팬다. 하기야 종합주가지수가 10년 전에는 600전후였는데, 지금은 2,000선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으니, 노무현 입장에서는 ‘내가 경제대통령’이고 ‘되찾아 이자까지 불린 10년’이라고 말하고 싶을 터.
 
그래도 지구는 돈다며 읊조리던 갈릴레오를 표절하듯, 그래도 대통령은 이명박이어야 한다며 읊조리는 조중동이 그 나마 제대로 만들어 낸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박근혜 지지자들의 눈물이요, 또 다른 하나가 바로 경제대통령이라는 대선프레임이다. 사실상 이번 선거의 핵심쟁점은 경제며,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사람은 이명박이라는 도식으로 50%를 상회하는 지지율을 유지하는데 결정적인 나팔수 역을 자임한 조중동.
 
한편, 경제프레임에는 경제프레임으로 대응하는 것이 정답이라며 맞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이 있으니 그 이름하여 문국현!!! 아마도 박근혜가 당내 경선에서 당선되었다면 범여권에서는 '추미애'나 '한명숙' 주가가 급등했겠지만, 문국현의 입장에서는 다행히 이명박이 당선되니 그 동안 이리저리 주판알을 굴리기를 그만 두고 곧장 '대선출마'를 선언한다. 1년 동안 이명박이 한나라당 후보가 되기를 조중동만큼이나 기다렸을 법한 문국현. 하지만 문제는 이명박에게는 조중동이 있는데, 문국현에게는 조중동과 같은 언론매체가 없었다. 또 노무현에게는 ‘바람잡이’ 유시민이 있었지만 문국현에게는 유시민과 개혁당같은 바람잡이가 없었다.
 
그런데 백기사가 나타났다. 오마이뉴스 대표 오연호가 느닷없이 '노무현의 유시민'같이 '문국현의 김헌태'를 포착한 것이다. 여론조사전문가 김헌태를 5년 전 ‘노무현의 유시민’ 역할로 부각시키며 그 동안 다른 여론조사전문가와 달리 예측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던 김헌태의 입으로 '문국현이 이번에 대통령이 된다'는 예언을 하게 만든다. 예언자의 한 마디는 적어도 인터넷판에서는 광야를 다 태우는 불쏘시개 역할을 톡톡히 한다. 불과 열흘만에 1%미만의 지지율을 3%까지 끌어올리는 동력을 만들어 낸 것이다.
 
오마이뉴스 대표 오연호의 장문 기사에 수 십 개 수 백 개의 댓글이 달리기 시작한다. 오마이뉴스는 386이라는 키워드도 동원할 줄 알았다. 문국현과 이인영의 대담으로 386정치에 대해서 평가하며 수많은 네티즌들에게 동원 명령을 내린다.
 
가서 보라. 이제는 문국현이 쓴 책까지 기사처럼 광고로 붙여놓고, 온통 문국현 관련 댓글은 기사로 둔갑해 있다. 가히 '문국현 현상'이다. 20년 전 '박노해 현상'이 있었고, 5년 전 '노무현 현상'이 있었다면 지금은 '문국현 현상'이다. 현상을 영어로 말하면 신드롬쯤으로 번역할 수 있다.
 
범여권 진영에서 문국현에 대해서 설왕설래가 있지만, 사실 문국현처럼 감동을 주는 이력과 감동을 주는 정책을 펼치는 후보가 없다. 아니 오마이뉴스처럼 대통령후보를 보도하면서 '바람'을 일으킬 정도의 감동을 주는 기사를 쓸 줄 아는 매체가 없다. 프레시안이 '추미애'를 보도했으나 댓글은 거의 달리지 않는다. 추미애도 '대구의 세탁소집 딸로 태어나...당시 여자의 몸으로 사법고시를 통과하고 미국에서도 변호사 자격을 취득...탄핵의 역풍을 온 몸으로 막으며 3보1배로 초토화 직전의 민주당을 살린...추다르크의 전설'운운하며 '너스레'를 떨었다면, 5년 내내 보던 범여권의 ‘이무기’들보다 ‘용’될 가능성이 훨씬 높을텐데. 댓글이 달려야 오마이뉴스처럼 댓글기사, 낚시기사라도 올릴텐데...
 
글빨은 확실히 오마이뉴스가 압도적이다. 감동을 만들어내는 재주는 조중동보다 프레시안보다 오마이뉴스가 확실히 앞선다. 문제는 오마이뉴스가 언론이냐 아니면 문국현 홈페이지냐는 시빗거리다.
 
최소한 지금 상태를 보건데 오마이뉴스는 확실히 '문국현 홈페이지'를 자임하고 나섰다. 그들은 판단했을 터. 시장은 있다. 조중동이든 프레시안이든, 데일리서프든 오마이뉴스든 5천만 국민 모두를 독자로 만들지 못할 바에야 몇 백 만 명의 독자층을 공고히 하는 싸움이라는 판단, 그렇다면 노무현신드롬을 일으켰던 5년 전의 쏠쏠한 장사를 다시 한 번 더 해보는 것도 남는 장사라는 판단이 섰을 것이다.
 
스스로 개혁진영의 진정한 대안을 소개하고, 다른 후보에 비해 너무나 언론노출이 부족한 후보를 보도함으로써 전체 공정성을 유지하는 보도행위로 자위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보이고 있는 객관적이고자 하는 시선은 더 이상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한 행위다. 대선시기에는 언론으로서의 역할보다는 홈페이지로서의 역할로 고정 독자들을 동원하고, 이를 통해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전략을 세웠다고 보는 시선이 전혀 틀렸다고 말할 수 없을 수준이기 때문이다.
 
결국 조중동과 오마이뉴스는 같은 선상에서 같은 태도로 다른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무슨 뜻인고 하니, 조중동이 이명박 띄우기를 하며 국민들에게 주문을 걸어 놓은 것이 '경제대통령'이고, 오마이뉴스가 문국현 띄우기를 위해서 국민들에게 주문을 거는 것이 '경제대통령'이다.
 
그리고 조중동과 오마이뉴스는 이명박을 위하여 문국현을 위하여 스스로 언론이기를 포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언론의 탈을 쓰고 있다는 것도 다르지 않다. 언론이라는 탈을 쓰고 이명박의 홈페이지 문국현의 홈페이지를 자처하면서 대선판에서 벌이는 이 희한한 굿판에 조중동 탈춤과 오마이뉴스 탈춤. 재미는 있다.

* 글쓴이는 현재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입니다.
언론학 박사이며,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과
대자보 논설위원을 역임했습니다.

*블로그 : http://yms7227.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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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7/09/04 [01:18]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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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향기 2007/10/10 [00:33] 수정 | 삭제
  • 언론은 사실을 써야 합니다. 대선 후보라면 검증도 필요하고 의혹이 있으면 밝히기도 해야 합니다. 왜곡, 미화 보도가 문제이지 사실을 전하는 건 언론의 사명입니다. 언론관한 사무총장이라면 진실을 바로 볼 줄 아는 눈도 필요합니다. 살아온 삶을 보십시오. 문후보와 이후보 누가 진실입니까? 어찌 조중동과 오마이를 비교할 수 있습니까?
  • 대의 2007/09/05 [14:18] 수정 | 삭제
  • 이 글 쓰신 분
    이력이 언론학자라고 나오는데 큰 뜻을 갖고 대통령에 출마하신 분과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장사치로 여기는 군요
    대선이 참 재미도 있겠수
    너무 재미만 찾지 말고 같이 동참합시다
  • 이런 2007/09/04 [12:37] 수정 | 삭제
  • 대자보는 개혁.진보적 노선이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오마이뉴스처럼 특정한 사람을 지목해 집중적으로 띄워주는 곳은 아니거등요?
    대자보에 민노당 비판하는 기사도 꽤 많았거등요?
    대자보는 다른 사이트에 비해 그나마 다양성이 유지되고 있는 사이트에 가깝죠.
    문국현과 오마이뉴스를 두둔하는 건 좋은 데, 사실 왜곡까지 해가며 대자보를 끌어들이지는 맙시다.
    대자보가 오마이뉴스보다 작다고 하는 건 인정하겠지만, 정체성으로 비교당하는 건 대자보 독자로서 기분 나쁩니다.
    최소한 대자보는 오마이처럼 찌라시는 아니기 때문에...

  • 공정 2007/09/04 [11:27] 수정 | 삭제
  • 대자보가 민주노동당 후보를 밀듯이
    각자 신문의 정체성에 맞는 후보를 미는 것이다.
    대자보가 왜 민노 후보를 미느냐고 묻는 것이
    어리석은 질문이듯이
    오마이뉴스가 개혁(이런 말 쓰고 싶지도 않지만.. 요즘은 시대정신이라고 하는..)적이고 양심적이나 지명도 낮은 후보를 적극 소개하는 것은
    언론의 또 다른 사명이기도 하다.
    조중동의 행태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매우 악의적이다.
    그렇게 하려면 대자보 스스로도 비판해야 한다.
    아마 대자보도 엄청난 비판을 받아야 할 것이다.
    각자의 정체성에 맞는 후보를 제대로 소개하고 지지하는 것,
    이것은 결코 허물이 아니다.
    사실과 상황을 과장하거나 왜곡하고 제멋대로 재단하는 것이 문제일 뿐...

    양문석씨, 좀 솔직해집시다.
    차분한 논리와 겸손한 설득력...
    좋은 글의 미덕을 당신의 글과 말에서 찾아볼 수 있기를...
    대중을 한 수 아래로 보고 가르치려 들거나
    엄연한 실체에 대해 온갖 비아냥과 감정적 표현으로 그 실체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
    아주 나쁜 버릇이 당신에게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민노 후보의 유불리를 기준으로 재단하고 결론짓는 것이
    당신의 태도는 아닌지 먼저 돌아보시길..
  • 민담 2007/09/04 [10:49] 수정 | 삭제
  • 땅투기, 위장전입의 대가 명바기와
    깨끗하면서도 헌신적으로 살아온 문국현의 삶을 보라!
    이는 단순히 기계적으로 비교해선 될 것이 아니다.
    그들이 살아온 삶의 질을 보아야 한다.

    조중동과 오마이뉴스도 마찬가지라도 본다.
    조중동은 70년대식 개발독재의 흘러간 레코드를 켜고 있고,
    오마이뉴스는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희망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단순히 이들이 똑같은 식으로 누구 편에 줄섰다고 말하는 것은
    깨어있는 지식인으로서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지식인이라면 암흑 같은 현 상황에서
    올바른 대안을 제시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거듭 말하지만 이번 대결은
    조중동과 오마이뉴스의 대결이 아니다.

    가짜와 진짜의 대결,
    부패와 청렴의 대결,
    비양심과 양심의 대결,
    그리고 과거와 미래의 대결이다!

  • 1234 2007/09/04 [10:05] 수정 | 삭제
  • 너무 성급하게, 문국현 하지마세요. 지금 그사람이 어떤사람인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순진난만하게, 이명박 반대어만 나열한 사람인데, 좀 알아야하지않아요? 다 알앗다고 생각하나요? 조심.
  • 꼰대 2007/09/04 [09:34] 수정 | 삭제
  • 조중동하고 싸움이 안되자나
    조중동이 객관보도라면 오마이는 지랄용을 쓰는 거짓기사지.
    이젠 조중동이 만악이 아니라 만악은 도처에 있다는 생각으로
    시각을 교정해야지요. 총장님 수고했어용
  • 김영조 2007/09/04 [07:53] 수정 | 삭제
  • 양비론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왤까?
    나도 오마이뉴스가 좀 심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조중동에 비교해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내 주변엔 문국현의 출사표를 보고 감동한 사람들이 있다.
    적어도 그들은 정치와 관련이 없는 사람이다.
    지금 출사표를 던진 정치인들이 그런 감동을 준 사람이 있는가?
    통합신당도 실망을 주는 것은
    반성하는 사람들은 없고, 네가티브로 남을 헐뜯기에 바쁜 사람들 뿐이다.
    국민을 위한 제대로 된 비전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문국현은 신선하다.

    이렇게 조중동과 명백하게 대비하는 글을 쓰는 것이
    인기를 끄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진정 국민을 위한 것은 아니지 않을까?
    더구나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이면 좀 더 신중하길 바란다.
  • 이민 2007/09/04 [01:58] 수정 | 삭제
  • 개마이뉴스가 될런지도 몰라....

    세상이 대체 워찌 될라고 이러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