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ck Puppies, "All the Same": 함 끌어안아보자! 음악성을 추구하는 고독한 인기 디제이 도끼빗입니다 (이하 반말체). 호주 시드니에 Juan Mann 이라는 남자가 있다. 긴머리에 큰 키 긴 팔을, 그리고 안경너머 그렁그렁 큰 눈을 가진 남자다. 할머니가 얼마 전 돌아가셨다. 할아버지는 눈이 멀어버리셨다. 돌아간 할머니를 생각하면 가슴이 터질 것 같고, 눈이 멀어 헤매는 할아버지를 보면 가슴이 터질 것 같다. 그래서 사람 많이 다니는 시내의 shopping mall 로 나온다. "공짜로 안아드립니다!(Free Hug)"라고 쓴 종이판을 들고. 미쳤다. 이 shopping mall 이라는 공간은 소비자와 판매자가 모여 서로 누가 누구의 돈을 우려내느냐를 놓고 한판 전쟁이 벌어지는 psychological war 의 전장이다. 여기서 승리하기 위해 광고회사와 심리학 박사 100명이 몇 십억원 짜리 연구 프로젝트를 하고 또 그 성과물이 TV 광고로 shopping mall 의 전시판으로 나타나면, 또 닳고 닳은 약아빠진 소비자들은 요리조리 피해다니며 장난을 친다. 핵무기 화학전 세균전은 아무 것도 아니다. 현대전의 진정한 최전선은 이 쇼핑 몰의 심리전이다. 이 뺀질거림의 공간에 "그냥 안아드릴께요"... 당연히 미친 사람이 된다. 사람들은 아예 웃지도 않고 이 미친놈을 5미터 반경으로 피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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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Juan Mann이 펼친 '공짜로 안아드립니다' 운동은 삭막한 세상을 따뜻한 세상으로 바꾸는 등 전 새계적인 호응을 받고 있다. ©U-tube 닷컴에서 화면편집 | 이 남자는 이 짓을 매주 1일씩 날을 정하여 1년이 넘도록 계속한다. 사람들 가슴을 닫아둔 빙벽에 조금씩 조금씩 금이 간다. 드디어 어떤 할머니가 그냥 그 남자의 넓은 가슴으로 달려든다. 그리고 그 젊은이가 아들이나 되는 것처럼 얼굴을 어루만진다. 그 다음엔 아이도 어른도 아저씨도 여고생도 모두 달려든다. 사람들은 이 포옹의 기쁨과 천진한 즐거움을 조금씩 회복해간다. 그렇게 안은 다음엔 괜히 자기들끼리 또 끌어안는다. 이 남자가 그 쇼핑 몰에 나타나는 날은 그래서 하루 종일 끊이지 않는 까르르 웃음소리와 끌어안는 기쁨과 따사로움이 동네를 덮는다. 그런데 어느날 시청이 드디어 나섰다. 이렇게 하루 종일 마구 끌어안다가 혹시 "사고"라도 나면 시 재정에서 그 병원비를 대야 하는데 네가 무슨 권리로 이런 짓을 벌이느냐. 안전사고 방지 차원에서 이 Free Hug 을 금지한다. 아니면 2천5백만 달러 짜리 public liabilities insurance를 들던가.. 그래서 곰같은 경찰들이 나타나서 포옹을 제지하기 시작한다. 이 쇼핑 몰에서 일하던 스무살이 안 된 소년이 있었다. 록 뮤지션이 될 꿈을 가지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틈틈이 노래를 만드는 소년이다. 소년은 이미 1년전부터 이 가지가지 포옹 장면들을 비디오에 담은 바 있다. 이 소년이 열받아 버렸다. 그 남자도 열받았다. 그래서 서명 운동에 들어간다. 1만명 이름을 모아 간청하려고. 제발 "공짜로 끌어안을 수 있게 해달라"고. 소년은 이 모든 과정을 비디오에 담는다. 1만명 서명이 금새 이루어졌다. 시청은 아직 공식적으로 금지 조치를 풀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이제 그들이 막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닌 것 같다. 이 쇼핑몰에 모여든 사람들은 이제 나타난 경찰까지 막 끌어안아 버린다. 소년은 기타를 퉁기며 노래를 만들었다. 그리고 자신이 1년 내내 모은 포옹 장면의 clip 을 모아 동영상으로 편집하고 자신의 노래를 얹었다. 그리고 you tube 사이트에 올렸다. 기적이 벌어진다. 올린 뒤 조금 후 소년이 자신의 포스팅을 체크하니 댓글이 붙었다. good morning GMT 어쩌고...웬 GMT? 소년은 시드니 어쩌고 했더니 저쪽에서 아니 여기는 미국이거든이라고 한다...좀 있다가 러시아어 댓글이 올라온다. 좀 있으니 히라까나 댓글이 올라온다...하룻밤 사이에 전 세계의 수십만명의 젊은이들이 이 동영상을 보고 울고 웃고 하며 댓글을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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