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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근 고문피해자들, ‘TV토론’ 제안
서경원 전의원 등 고문 직접개입 주장, 정형근의원 '공판결과 지켜보라‘
 
취재부   기사입력  2005/02/15 [12:21]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5공시절 공안검사의 명성(?) 때문에 사면 초가에 몰리고 있다.
 
서경원 전 평민당 의원 등 군사정권 당시 고문 피해자들은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이 안기부 재직 때 직접 가혹행위를 했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TV토론을 열자고 정 의원에게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KBS 역시 대표적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추적60분>을 통해 정형근 의원이 관련된 고문수사에 관한 프로그램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 전 의원 등은 15일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8,90년대 간첩조작 사건에 연루돼 안기부 밀실에서 당시 수사 책임자였던 정형근 의원에게 고문을 당했는데도 정 의원이 가혹행위를 전면 부인하는 만큼 사실 여부를 가리자며 공개토론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이와 함께 당시 수사일지와 가혹행위를 한 수사관의 실명을 공개하면서 이들을 찾아 증언을 들으면 정 의원의 고문 지시와 개입 여부를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경원 전 의원과 심진구씨 등 고문 피해자들은 15일 국회에서 '정형근에 의한 고문 피해자 합동 기자회견'을 갖고, "정 의원이 안기부 재직 당시 고문에 직접 가담했다"며 피해사례를 밝혔다. 
  
92년 중부지역당 사건 당시 핵심 관련자였던 양홍관씨는 "정형근이 언론과 인터뷰에서 자신의 고문 가담 사실을 완전히 부인하고 오히려 문제를 먼저 제기한 사람들의 책임을 들었는데 다시 한 번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고 말하고"내 사건에 정 의원의 고문 사실이 없다면 역사 앞에 내가 목숨을 걸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86년 민족해방노동자당 사건에 연루돼 투옥됐던 심진구씨는 고문가해자들의 몽타쥬와 안기부 조사실 측면도 등을 공개하며 "남산 지하실에 앉아 맞아가며 심문 조서를 쓰고 있을 때 파이프 담배를 빨며 들어오던 정형근의 얼굴을 똑똑히 기억한다"고 주장했다.
  
심씨는 "고문 가해자인 정형근 같은 사람이 버젓이 국회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선 밤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고문피해자들은 자신들이 연루된 사건에 대해 안기부가 작성했던 '사법경찰피의자심문조서'에 기재된 당시 고문 수사관 10여명의 실명을 이날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조서는 지난 11월 대법원의 수사기록 공개 판결로 인해 일부 공개가 결정된 것이다.
  
한편 KBS2TV <추적 60분>은 16일 오후 11시 ‘정형근 고문 논란, 누가 거짓을 말하나’편을 통해 정 의원의 고문 가담 여부를 정면으로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프로는 1999년 방송된 ‘고문의 배후, 밝혀지지 않는 이유’를 방송한데 이어 다시 한번 고문의 배후를 파헤칠 예정이다.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국가정보원 과거사 7대 의혹 사건 중 지난 92년 중부지역당 사건의 고문 피해자들의 증언을 중심으로 사건의 진상을 추적한다.
 
제작진은 지난 92년 중부지역당 사건의 핵심인물이었던 양홍관씨와 86년 민족해방노동자당 사건에 가담했던 심진구씨 등 피해자의 증언을 바탕으로 이들을 고문한 수사관들의 몽타주를 작성해 안전기획부 수사관들의 실체를 밝히고, 그 행방을 공개 추적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고문 피해자들은 방송을 통해 정형근 수사차장보의 모습을 똑똑히 기억한다고 제작진에게 밝힌 것으로 알려 졌다.
 
당시 국가안전기획부 수사차장보와 제1차장 등을 지낸 정 의원은 최근 국정원 과거사진실위원회가 자신이 수사 책임자 등으로 참여했던 ‘KAL858기 폭파사건’과 ‘중부지역당 사건’ 등의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후 "공식적인 요청이 있을 경우 당당하게 조사에 응하겠으며, 만약 조사를 통해 고문이 없었다는 점이 확인될 경우 이 문제를 다시 제기한 사람들은 법적·역사적으로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고문가담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 왔다. 
 
또한 정형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의 TV 토론 출연 여부에 관해 묻자, 현재 사건이 진행중인 만큼 ‘공판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기자들이 편향적으로 보도한다며 불쾌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정형근 의원은 제5공화국 전두환 정부 초기인 83년 초에 검사 신분으로 안기부 대공수사국 법률담당관으로 파견되어 수사지도관, 대공수사단장, 대공수사국장, 수사차장보, 1국장(기획판단국장)을 거쳐 94년 12월에 안기부 2인자인 1차장(국내담당)이 되었다가 95년 2월 불거진 이른바 '지방선거 연기 검토 문건' 파동으로 물러나기까지 승승장구 한 인물로써, 지방선거 문건파동만 아니었으면 검사로 안기부에 파견 나가 부장의 자리에 올랐을 최초의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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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5/02/15 [12:2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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