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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빠논객'의 말로, 정신분열적 글쓰기
권력지향적 탈퇴노빠는 수구화로 전락, 민노 지지자가 실질적 진보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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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노빠가 낫다. 그러나 ...
 
지난 대선, 민주당 노무현 후보에 대한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지지자'를 뜻하는“노빠”란 단어는 원래의 목적이 부정적 뉘앙스를 주기 위해 만들어 졌다. 실제 “김대중 광신도” 정도는 아니지만 상당히 시니컬하게 사용되었는데 다른 점이 있다면 노무현 지지자들은 기꺼이 스스로를 노빠라고 불렀다는 점이다. 마치 흑인들 중 “니그로”를 피해가기 보다는 주도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오히려 자신들을 니그로라 칭하고 백인들을 “휘그로”라 했던 것을 생각게 한다.
 
그래도 니그로가 여전히 인종차별적 단어이듯이 노빠라는 단어는 여전히 차별의식을 바탕에 깔고 있다. 특히 진보진영에서 “노빠”라는 단어를 쓸 때에는 개혁, 진보 등에서 거리가 먼 세력을 기본 전제로 하고 있다. 이런 인종차별적인 단어를 씀으로써 자신을 정당화하려는 것은 매우 유치하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에 글쓴이는 “노빠”라는 단어의 사용을 극히 자제해 왔지만 이 글에서는 노빠의 긍정적 의미도 살펴볼 것이기 때문에 기꺼이 “노빠”라는 용어를 쓰도록 하겠다.
 
노빠에 대해 이젠 감정적인 차원을 떠나 좀 더 객관적인 판단이 필요할 듯 싶다.
 
노무현 후보가 2002년 대선에 나왔을 때 자발적인 노빠가 많이 만들어 졌다. 그 이후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노빠”에서 탈퇴하는 상당수의 글쟁이들이 나왔다. 이 사실은 일차적으로 진보세력의 입장에서 고무적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 전개되어 간 사실을 볼 때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노빠에서 등을 돌린 논객들은 오히려 노빠보다 더 보수화되어 갔다. 시대소리, ㅂ뉴스 등에서 중추를 담당했던 논객이라는 자들을 보면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수구경쟁을 할 때에도 반노기치를 들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민주당에게 비판적이지 못했다. 탄핵 사건 때에도 이미 대세가 기울었을 때에야 민주당을 비판하고 나서는 기회주의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최근에는 노무현 정권을 친미파쇼정권이라 비판하던 ㅂ뉴스의 ㅎ논객이 열린우리당의 국가보안법 폐지안이나 한나라당의 국가보안법 개정안이 내용면에서 대동소이하다는 주장까지 했다. 반공노빠를 비판하며 사뭇 진보적인 듯한 행세를 하던 미디어몹의 ㄱ논객은 국가보안법 폐지 열성파는 -- 열린우리당이든 민주노동당이든 -- 민생을 거들떠보지 않는 부류로서 해악적인 존재로 규정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자칭 노빠였던 이 ㄱ논객이 열린우리당 내 국가보안법 폐지파를 친노직계 강경파로 규정하며 이들을 공격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도세력인 노무현 정권을 친미파쇼정권이라 규정하는 등 겉으로 보기엔 극좌파인 논객이 한나라당의 국보법 개정안을 두둔하고, 반공주의적 노무현 지지자를 꾸짖는 과거의 자칭 노빠가 국보법 폐지에 열심인 친노직계를 공격하는 꼴은 참으로 혼란스럽다. 이처럼 사고가 양극으로 분열되어 있는 경우 흔히 정신분열적이라는 표현을 쓴다.
 
이런 정신분열적인 상태를 가진 글쟁이는 정치 관련 글을 쓰기 보다는 공상과학 소설을 써 볼 것을 감히 권고한다. 이미 우리의 정치는 그 자체로 과잉의 정신분열 상태이기 때문이다. 과반수 여당이 군사쿠데타 후예 정당의 결재를 받아 입법 활동을 하려하고 그조차도 야당이 불법으로 점거하면 통과가 되지 않는다. 이들을 정당한 법절차를 거쳐 끌어내리는 것이 오히려 무법으로 판단되는 한국 정치는 분명히 정신분열적이다.
 
상식적으로 자기 정당이 정한 당론을 유지하자는 세력은 당내 중도세력, 이보다 더 나아가자는 세력은 당내 강경파, 당론을 폐지하고 상대당 안을 따르자는 쪽은 당내 이적세력으로 규정되어야 마땅하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우리 언론은 열린우리당 내 중도세력을 강경파로 잘못 부르고, 이적세력을 중도세력으로 엉터리로 칭하고 있다.
 
자칭 논객이라는 자들만이라도 이런 정신분열적인 정치에 혼란을 주는 일은 피해야 한다.
 
정신분열적 논객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A라는 정치세력을 비난한다고 하여 A 세력과 다른 정치세력이 이들을 우군으로 여기거나 이들의 주장에 맞장구를 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사실 ㄱ논객은 열린우리당의 국보법 폐지파만을 비난하면 스스로가 보수적이라고 규정당할 것이 눈에 뻔히 보이기 때문에 자기랑 아무런 상관도 없는 민주노동당 내의 사소한 차이를 끄집어내어 두 문제를 혼합시켜 버렸다. 하지만 그가 본질적으로 열린우리당 국보법 폐지파보다 보수적이란 것은 자신의 글로써 이미 만천하에 명백해졌다.
 
ㄱ논객의 판단이 옳다면, 즉 국보법 폐지파의 중심에 친노직계가 있다면 그런 점에서는 “노빠”가 되는 것이 이런 정신분열적인 논객이 되는 것보다 유의미하다고 보여 진다. 적어도 개혁적인 정책을 펼 때 수구세력에 가담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한 가지 미스테리한 점은 어째서 노빠에서 탈퇴한 논객 중에 노빠보다 더 진보적으로 되는 논객을 찾기가 백사장에서 바늘 줍기보다 힘드냐는 점이다. 이러한 경향성이 너무나 자주 관찰된다면 이제는 그 경향성의 필연성에 대해 살펴볼 때도 되었다.
 
정치인 노무현이 대통령 후보가 된 이후는 그 이전과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집권여당의 대통령 후보라는 것은 이미 그 자체로 권력이다. 이 곳에 몰려드는 부나방 중에 권력의 단물을 빨아 먹으려는 자들이 없을 수 없다. 아니 꽤 많다. 권력지향적인 자들은 자신이 해당 인터넷 사이트나 지지조직의 중심부에서 밀려나기 시작하면 불안과 분노로 꿈틀대기 시작한다. 많은 탈퇴노빠 논객이 그러하다. 그리고 예상컨대, 작년 물의를 일으켰지만 여전히 노빠인 ㅅ씨가 몇 년 이내 권력 중심부에 진입하지 못하면 그가 한나라당 입당 수순을 밟을 확률은 매우 높다.
 
이미 제 3당이 된 민주노동당 주변에도 이런 부나방이 몰려들고 있다고 판단해야 정확하다. 민주노동당은 상대적으로 가장 청렴한 정당이기 때문에 작은 사건도 크게 보도될 수 있고 이는 당의 이미지에 심대한 타격을 가할 것이다.
 
요컨대, 권력지향적인 논객의 존재가 노빠 탈퇴 논객의 수구화에 대한 첫번째 이유이다.
 
다음으로 들 수 있는 것은, 그들의 정치적, 세계관적인 한계이다.
 
얼마 전 김수환 추기경의 보수적 발언이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 군사독재에 맞선 자를 두둔하던 과거의 모습이 아니었다. 주목할 점은 그가 변심을 했다거나 배신을 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김수환 추기경의 진보성은 정치인에 사형을 선고하고, 무고한 사람을 살육, 고문하는 군사독재체제에 대한 반대까지이다. 딱 거기까지이다. 이것을 넘어서까지 진보성을 가진 분이 아니다. 단지 과거에 상대적으로 진보적으로 보였을 뿐이다. 아쉬운 점은 김수환 추기경이 이런 사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더 이상의 정치적 발언을 자제할 수 있는 시야를 가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자신의 수준을 넘어서는 것에는 입을 닫는 것이 미덕이라는 것을 모르고 계신 것이다.
 
김대중 전대통령은 1여 년 전 대선불법자금 수사가 한창일 때 이에 대한 비판적 자세를 보인 적이 있었는데 이것도 같은 이치에서 과도한 개입이다. DJ는 과거의 단호한 민주주의 투쟁, 남북관계 진전이라는 업적에도 불구하고 검은 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과거의 정치인이다. 그의 수준을 넘어서는 대선불법자금에 대해 DJ는 침묵하거나 반성했어야 마땅한 것이다.

YS가 수구세력보다 더 수구적으로 되어 버린 딱한 사정도 따지고 보면 이와 무관치 않다. DJ가 군사독재를 반대한 것은 그것이 “민주주의의 적”이었기 때문이다. 반면, YS가 군사독재를 반대한 것은 그것이 “자신이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 군사독재세력과 합당을 하고, DJ에게 색깔론을 퍼부은 것이라든지 퇴임 이후에도 조선일보에 이름 석자를 실을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한심한 자가 된 것도 이렇듯 그의 수준이 딱 “자신이 대통령 되는 것을 막는 세력에 대한 반대”까지였기 때문이다.
 
다시 본 주제로 돌아와서, 민주노동당 후보가 있었음에도 노무현에게 “올인”한 논객들은 이미 정치적으로나 세계관적으로 진보세력의 일원이 될 수가 없다. 이들에게 한나라당, 민주당, 열린우리당 사이에 장벽이 30cm 고무줄이라면, 민주노동당과의 장벽은 수십 미터의 콘크리트 장벽이다. 여기서 “올인”했다는 의미는 노무현이 아니라면 그것이 한나라당 후보이든 민주노동당 후보이든 그들에게 매우 배타적이었다는 의미이다.
 
그러하기에 과거의 노빠가 현재의 노빠를 욕하며 탈퇴하는 것은 진보세력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결국 탈퇴 노빠가 갈 수 있는 길은 노빠보다 더 보수화, 수구화되는 길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보세력 입장에서는 노빠가 그대로 노빠인 것이 훨씬 좋은 것이 된다. 적어도 수구세력에는 반대하기 때문이다.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을 지지하고 표까지 주었지만 “올인”하지 않은 노무현 지지자는 엄밀한 의미에서 노빠가 아니다. 이들은 언제든지 진보세력을 지지할 준비가 되어 있다. 국보법 폐지 실패 후 이탈하고 있는 이들이 바로 이들이다. “진성노빠” 입장에서는 이처럼 시류에 휩쓸리는 지지자를 등한시하겠지만, 실질적인 의미에서 대통령이나 열린우리당을 돕는 것은 바로 이 부류이다. 더 나아가 민주노동당 지痔微?노빠보다 더욱 실질적인 의미에서 정부, 여당을 돕고 있다.
 
진보세력은 정세의 개혁적 변화, 유지를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국가보안법만 하더라도 진보세력은 일관되게 폐지를 주장하여 왔지만, 노빠는 막판에 와서야 힘을 보태었다.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던 것이다.
 
ㄱ논객의 주장이 맞다면, 노빠는 더욱 국가보안법 폐지에 적극적이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적어도 현재로서는 가장 “노빠”다운 모습이기 때문이다. / 독자 논설위원
 
* 필자의 홈페이지 안내 http://www.geocities.com/turnover2580/  
기사입력: 2005/01/04 [11:52]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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