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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개혁 전선으로 나뉜 하나의 전쟁
열린우리당과 민노당의 상생이 최선의 개혁 정국의 모습이다
 
눈팅족2

우리 사회에는 두 개의 개혁 전선이 있습니다. 점차 명확해지고 있지요. 이제는 모두들 알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첫번째 전선은 흔히들 말하는 반 한나라당 전선입니다. 이 쪽과는 국가보안법의 폐지와 사립학교법 개정 등의 4대 개혁 법안으로 전선이 그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개혁 전선은 친노동, 친자본과 관련된 것으로 재벌과 노동의 문제에 대해서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냐는 것입니다.
 
첫번째 개혁 전선은 비판적 지지로 회자되는 것으로 오래전부터 왠만한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있는 것입니다. 두번째 개혁 전선은 노무현 정부 들어서고 난 후에 불거진 것으로 사회적 양극화 현상의 심화로 말미암아 생겨난 문제입니다. 여기에 노무현식 해법과 민노당식의 해법이 이 두번째 개혁 전선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전선이 단순했습니다. 국보법 철폐, 한나라당-혹은 민자당, 신한국당- 해체, 재벌 해체 등이었습니다. 과거의 전선은 한나라당과 국보법, 재벌이 모두 한 통속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IMF를 겪으면서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재벌과 국보법의 관계가 멀어지기 시작하더니, 재벌들은 국민적 지지를 상실해가는 한나라당 대신 열린우리당을 파트너로 맞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는 과거의 음성적 정경유착에서 벗어나서 양성적 협력 관계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전통적인 개혁 구호에서 적은 분산되었습니다. 먼저 반공 수구 세력은 여전히 한나라당입니다만, 친재벌 비호 세력과 종미 세력은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으로 분산되는 현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경기 양극화로 인한 서민들의 쪼들리는 살림살이 문제에 대한 해법의 차이는 열린우리당과 민노당 간에 아주 심한 구별을 낳고 있습니다. 권영길씨의 말처럼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냇물의 차이라면 민노당과 열린우리당은 강물의 차이가 납니다.
 
이념적 자유주의를 추구하는 자유주의 정당 열린우리당은 점차 보수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경제 문제를 다루는 것은 좌파적 시각에서 벗어나서 완연히 친자본적으로 변했습니다. 영국의 보수당 수준이지요. 대처리즘이랄까요?
 
그러나 민노당은 노조 중심의 정당답게 세계적인 우경화 추세를 거슬러서 한국의 좌편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방법이 지나치게 경직되어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스스로 옳다는 것에 대해서는 양보가 전혀 없는 스타일이지요.
 
이런 시점에서 우리 사회의 두 가지 개혁 전선의 유의미성을 분석해 보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있는작업일 겁니다.
 
우선 열린우리당의 반 한나라당 전선, 그러니까 국보법 철폐, 사학법 개정, 친일 청산법 같은 역사 바로 세우기 및 여전히 완성되지 않은 민주주의에 대한 반민주 세력에 대한 전선은 아직도 유효합니다. 군사 독재 정권도 아닌데 무슨 말씀할 지 모르나, 현재 국회 과반수에 조금 모자라는 한나라당이라는 독재 정권의 후예들이 여전히 청산되지 않고 거대한 세력으로 남아서 반민주 악법들을 몸으로 지키고 있는 현실에서는 반 한나라당 전선, 즉 반민주 세력에 대한 전선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입니다. 언제 역사가 되돌아 갈 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그렇다면 반재벌 전선, 부의 불공정 분배를 시정하는 전선은 여전히 반민주 전선에 종속되어서 희생되어야 하냐 하는 문제입니다. 대답은 당연히 노우입니다. 이 부분에서 비판적 지지는 분명 현 시점에서는 이미 그 효력을 거의 상실해가고 있는 정치적 수사일 겁니다.
 
부의 양극화 현상을 시정하기 위해서 제시하는 정책이 열린우리당과 민노당이 다르다는 것을 알 겁니다. 성장 우선의 열린우리당, 분배 우선의 민노당. 사실 열린우리당의 경제 정책은 한나라당과 별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경제 문제에 있어서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비슷하다고 봐야 할 겁니다. 다만 열린우리당의 등장이 여전히 유효한 것은 공정거래법을 한나라당이 몸으로 저지한 것에서 보듯이 한나라당보다는 경제적 정의를 실현할려는 의지는 가진, 전향적 자세를 가진 보수 정당이라는 점입니다.
 
이러한 두 개의 전선은 특정 정당에서 동시에 주장되긴 힘듭니다. 그러니까 반민주 전선과 반자본 전선은 하나의 정당에서 울려 퍼지기는 힘들다는 겁니다. 그래서 열린우리당은 반민주 전선, 즉 독재 세력이 획책한 지역 갈등의 고리를 끊는데에 힘을 쏟고 있고, 민노당은 반자본 전선, 즉 부의 분배 정의를 높이는데에 힘을 쏟고 있는 겁니다.
 
이런 부분에서 사회적 합의, 우리 사회의 민도를 범 개혁 진영으로 끌어오기 위해서 안티조선 등의 언론 운동이 활발한 것 아니겠습니까?
 
현재 우리 사회는 이 두가지의 개혁 전선이 혼재되어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리고 때로는 민노당식의 주장은 반민주 전선의 목적을 흐리게도 하고, 그 반대로 열린당 식의 주장이 민노당식의 반자본 전선을 약화시키기도 합니다.
 
현재 우리 시대의 자화상은 바로 이러한 두 개의 전선이 때로는 충돌을 일으키고, 때로는 협력의 관계를 나타내면서 흘러가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많은사람들이 현재 보수적 성향을 나타내고 있는 바, 반민주 전선에 복무하는 열린우리당은 경제 정책에 있어서는 우파적 마인드를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열린우리당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좌파적 경제 마인드를 가진 민노당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개혁의 순수성을 우선할 것인가? 국민과 함께가는 개혁을 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부딪치게 됩니다. 최근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노무현정권은 개혁의 어려움을 실감하고 있는 겁니다. 국민과 유리된 개혁은 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어렵다는 것을 느낀 겁니다. 행정수도 이전이 반대에 부딪친 것이 그 대표적 예지요. 그래서 노무현 정권은 국민과 함께가는 개혁을 선택한 겁니다. 기업도시, 고용시장 유연화 등을 통해서 광범위한 대중에게 부의 창출 기회를 주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본가에게 유화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민노당의 경우에는 일점돌파 방식의 강고한 개혁 전선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잃을 게 별로 없다는 거지요. 그리고 경제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열린우리당과는 딴 판입니다. 친자본보다는 친노동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있지요.
 
그리고 스스로 옳다고 생각되면 사회적 합의보다는 당위성을 추구하는 정치 집단입니다. 이러한 강고한 정치적 스탠스도 분명 필요할 겁니다. 한나라당처럼 국보법 폐지를 몸으로 막겠다는 정치 집단도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현재의 재벌은 과거의 재벌의 양태와는 좀 틀립니다. 과거에는 기술 개발없이 정경유착으로 손쉽게 부를 획득했다면 현재의 재벌은 적어도 음성적인 정경유착의 관행은 사라졌다고 봐야 할 겁니다. 그러니 이제는 양지에서의 거래와 협상 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기업 도시가 과연 재벌들의 배만 불리는 정책이냐, 자본의 이익만을 변호하는 정책이냐 하는 문제는 80년대식의 마인드로는 판단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현재의 한국의 모습은 두 개의 개혁 전선이 서로 뒤엉켜 있고, 지지자들 역시나 혼재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이러한 모습에서 열린우리당을 폄하하기 힘든 것이 현실 세력으로써의 한나라당은 여전히 봉건적인 지역 갈등을 조장하며 건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민노당식 친노동의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기엔 대공장 노조들의 수구화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겁니다. 또한 과거처럼 음성적 정경유착은 끊어진 상태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부분에서 재벌 해체의 구호가 과연 현실적인지에 대해서는 새로이 검토해 봐야 할 겁니다.
 
현재 개혁 전선은 결국 두 가지 입니다.
 
수구화 되지 않은 우파 정치 세력의 성장, 그리고 유연한 좌파 정치 세력의 성장. 이 두 가지의 현실적 목표로 집약됩니다. 흔히 사람들은 열린우리당에 우파와 좌파의 영역을 한꺼번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거의 쉽지 않습니다. 열린우리당의 지지율 폭락도 바로 이러한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지지자들 사이에서 갈팡질팡한 결과인 것입니다. 그래서 두 개의 개혁 전선이 유의미한 성과를 내려면 열린우리당의 보수화는 필연적입니다. 그리고 민노당의 성장 역시 필연적으로 따라주어야 할 겁니다.
 
열린우리당과 민노당의 상생이라는 것은 경쟁과 치열한 정책 대결을 통해서 누구의 노선이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지느냐 하는 문제일 겁니다. 이런 문제를 과거처럼 선악의 마인드로 몰아가선 안될 겁니다. 이런 부분에서 민노당의 마인드는 좀더 유연해져야 할 필요가 있을 겁니다. 또한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을 몰아내면서 도리어 자본을 이용해야지, 자본의 예속 상태에 놓이는 것을 조심해야 할 겁니다.
 
반민주 전선과 반자본 전선이 분명 단일 정치 세력에서 나오기엔 우리 사회의 이념적 지형이 허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런 부분에서 열린우리당과 민노당 지지자들 간의 광범위한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서로의 정치적 지향을 위해서 노력하되 상대방의 주된 전선을 폄하하지는 말아야 하는 겁니다.
 
이러한 것을 통해서 반공을 국가 이념으로 삼고 있으며 실제로는 불법과 탈법을 일삼는 한나라당을 몰아내고, 지역 갈등의 잘못된 정치 지형을 청산하고, 합리적 우파와 합리적 좌파의 선명한 정치 대결의 장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두 개의 개혁 전선을 바로보는 개혁적 국민들의 바램이 아닐까하고 생각해 봅니다. 한나라당의 문제는 보수적 이념이 아니라, 불법과 탈법, 불공정 경쟁에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것을 시정하겠다는 상식의 회복과 함께 우리 사회에서 자취를 감추었던 좌파적 정치 세력의 복원이라는 두 가지의 정치 세력화가 바로 유의미한 개혁일 겁니다. 열린우리당과 민노당에게 요구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 아닐까요? 그러므로 열린우리당의 우경화는 필연적이고, 민노당의 성장 역시 필연적이라는 겁니다.
 
어디까지나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상식의 회복과 정직의 회복이 가장 큰 것인가 봅니다. 그러니 시스템적 개혁은 여전히 유효한 것입니다. 또한 민노당에게 지나치게 노무현 정권을 비판하다가 도리어 한나라당을 도와주는 꼴이 된다는 것도 유의미한 지적같습니다. 먹고사니즘은 실용주의에 기반하는 것이고, 실용주의는 극우 세력에게 이용당하기 좋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열린우리당이 주장하는 실용주의적 개혁은 실제로 국보법 폐지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이념적 지향성을 가진 실용주의입니다. 그러나 민노당의 반자본 지향적인 마인드는 국보법 폐지 투쟁에 적극 나서지 않겠다는 기류도 많은 듯해서 이것은 이념적 지향성이 모호한 실용주의, 즉 다시 말하자면 극우에게 이용당하기 좋은 실용주의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열린우리당과 민노당이 서로간에 배제하지 않고 정책 대결의 장으로 서로를 파트너로 인정해 줌으로써, 한나라당을 몰아내며 서로 간에 윈윈 효과를 거두는 개혁 세력이 모두 이기는 것이 최선의 개혁 정국의 모습이 아닐까하고 생각해 봅니다.
기사입력: 2004/12/18 [15:29]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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