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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속 노빠들, 아직도 미련 남아있나?
노빠들만의 상상적 적대와 현실적 비적대에 민주노동당을 언급하지 마라
 
꿈꾸는 사람
* 본문은 대자보의 [끝장기획] '노무현 지지자들의 정체성과 방향성'에 관한 논쟁에 '정치공론장' 폴리티즌(www.politizen.org)의 논객 '꿈꾸는 사람'님의 의견입니다. 본 논쟁에 대한 네티즌 여러분들의 다양한 평가와 참여를 환영합니다-편집자 주.

아마도 다음 문장에 노무현 지지자들의 진보 정당과 진영에 대한 모든 불만이 함축되어 있는 듯하다.
 
"고작 열린우리당 2중대 소리 들을까봐 적대적 모순과 비적대적 모순도 구분하지 않는, 자신들의 이론적 기반과 배치되는 그 선명함에 놀라울 따름이다. 나는 민노당이 장차 집권 정당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김창현 노선이 옳다고 본다. 그게 대중성을 확보하는 길이다. 혹자들은 당 정체성이 흐트러질 수 있음을 우려하는 것 같지만 나는 민노당이 그 정도로 허약하다고는 보지 않는다. - <대자보> 권순욱의 글 '노무현 대통령의 개혁을 폄하하지 말라' 중에서
 
즉 노무현 지지자들이 설정하는 적대적 모순이란, 바로 조중동과 한나라당이라는 수구 기득권 세력과 자신들 즉 범개혁 세력(?) 간의 대립 구도를 말하는 것일 거다. 그리고 아마도 비적대적인 모순이란, 범개혁 세력(?) 혹은 노무현 대통령과 진보정당 혹은 좌파 진영의 대립을 말하는 것 같다.
 
일단, 이 설명을 받아들인다고 가정을 하고 시작을 하자. 그러면 과연 노무현 지지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이 과연 한나라당과 조중동 사이에 건널 수 없는 적대적 모순이 존재하고 있는가?
 
먼저 대답을 간단하게 하면,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분명 노무현 대통령과 그들 지지자들과 열린우리당은 '감정적인 차원'에서, 조중동과 한나라당에 대한 엄청난 적대가 있다. 이건 세상이 공히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차원에서는 과연, 개혁세력이라고 불리는 이들이, 한나라당과 조중동이라는 타칭 수구기득권들과 엄청난 적대가 있는 것일까?
 
이미 다 알려진대로, 지난 16대 국회에서, 거대 정당인 한나라당과 신생정당인 열린우리당이 사이좋게 통과시킨 법안이 거의 99%라고 한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국회는 정책의 싸움터이고 갈등장이면서, 법안을 통해 그들의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는 장소이다. 그런데 이렇게 법안에서 차이가 나지 않았다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이번 개혁 입법안(?-이제는 물음표를 꼭 붙이고 싶은 심정이다)의 그 감정적인 몸싸움의 뒷 편에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실질적인 연대가 벌어졌다. 기업도시 특별법, 파병연장 동의안은 본회의에,아무런 마찰없이 상정이 되었다. 그리고 내가 알기로는 상정이 연기된 파견노동자 확대법안에서도 두 정당 사이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도 이런 친기업, 반노동, 침략전쟁 동의 법안에 대해서는 조중동도 별다른 이견이 없다고 보인다. 노대령의 아르빌 방문을 가장 환경하고 칭찬한 신문이 과연 어디였는가? 바로 조선일보였다.
 
노무현 지지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사실 노무현 대통령과 한나라당 사이에는 그렇게 건널 수 없는 엄청난 레터의 강(이승과 저승을 나누면서 흐르는 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아마도 이미 레터의 강을 흐르는 망각수를 마시고, 노무현 대통령은 개혁에서 보수 우경화의 길로 걸어가고 있는 지도 모른다. 노무현 지지자들의 상상 속에서만, 아직도 그 희망돼지의 노무현이 현실처럼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아직까지 환상에서 깨지 못한 몇몇 개혁적인 분들은 "아직도 그때 그 시절을 아십니까?"식의 지나간 추억과 그 속에서 부여된 역사적 의미를, 현재의 노무현에 투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나는 사실 이제 누더기를 걸쳐입은 4대 개혁안을 끝으로, 참여정부와 한나라당/조중동의 대립은 실질적으로는 끝나지 않을까 싶다. 다만 이 누더기 4대 개혁안 쑈가 언제까지 연장될 지의 문제가 관심사로 남을 뿐이다. 이번 노무현 대통령이 중앙일보의 홍석현 사장을 주미대사로 임명한 것은 바로 이 새로운 상생(?)의 서막이 아닐까도 상상해 본다.
 
이런 새로운 상생의 서막이 실제로 시작이 되더라도, 나는 노무현 지지자들의 감정적 적대의 앙금은 아주 오랫동안은 유지될 것이라고 본다. 왜냐하면 주관적인 감정에서 시작된 선입관과 증오는 객관적인 근거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실질적인 비적대의 관계는 주관적인 적대의 감정을 당분간은 건들이지 못하고, 여전히 수구 기득권인 한나라당과 조중동은 그들의 적대적 파트너로 남을 것이다. 물론 이런 가상적 적대의 유지는 상당히 정략적인 면도 함께 있음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제 왜 진보정당과 그 지지자들이 노무현 지지자들의 원망과는 달리, 개혁 이중대로 개혁 지지에 올인하지 못하는가 하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님들이 생각하는 적대조차, 실지로는 참여정부와 조중동/한나라당 사이에는 없기 때문이다. 존재하지도 않는 적대적 대립인데, 어딜 감히 진보정당과 그 지지자들이 끼여들 틈이 있다는 말인가?
 
남에게 무엇을 요구하기 전에는, 존재하지 않는 의미를 들이밀면 안된다. 먼저 님들이 말하는 그 적대적 대립이 선명하게 존재하게 만들고 나서, 그 다음에 개혁을 위한 연대를 외치고 요구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눈에는 도대체, 님들이 말하는 그 적대적 모순이 보이지를 않는다.
 
왜 지금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이 범개혁 진영과 진보진영에게 비판을 받고 있는 지를 아직도 모른다는 말인가? 바로 개혁의 선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조금도 보여주질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당신들이 말하는 그 적대적 모순의 관계가 오직 당신들의 머리 속에는 있지만 현실에는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존재하지도 않은 적대적 모순에 진보정당과 그 지지자들에게 연대를 하라니, 정말 갑갑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왜, 지금 개혁 이중대를 주장한 민주노동당의 지도부가 질타를 받는지를 아는가? 바로 이 존재하지도 않는 개혁의 전선에 당력을 집중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지금 진보정당과 그 지지자들의 눈에 보이는, 현실적 적대는 다른 것이 없다. 참여정부 아래에서 끊임없이 확대되는 노동자의 비정규직화, 그리고 이에 따른 도시서민과 그 가족들의 가난과 빈곤, 그리고 쌀개방 등으로 무너지게 될 농촌과 농민들, 그리고 사회의 바깥으로 떨어져서 거의 야만의 상태로 버려지는 노숙자들과 극빈가구들. 바로 이런 것들이 진보정당과 그 지지자들의 눈에 들어오는 적대적 삶의 모순 현장이다.
 
그런데 이런 삶의 실제적인 적대적 모순의 현장에서 눈을 돌려, 존재하지도 않는 가상의 개혁 전선에 참여하라니, 그리고 이런 사회적 모순들에 대한 관심을 이상주의적 선명성으로 몰아붙이다니, 정말 황당할 뿐이다.
기사입력: 2004/12/18 [12:15]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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