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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을 국경일로 제정하면 경제가 살아난다!
'한글날 국경일 제정 촉구' 토론회 열려
 
취재부   기사입력  2003/05/14 [19:09]
5월 14일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 한글날국경일제정범국민추진위원회 공동 주최로 세종탄신 606돌맞이 '한글날 국경일' 제정 촉구 토론회가 대학로 흥사단 강당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한글날 국경일 제정이 국가 발전에 끼치는 영향이란 주제로 사회각층의 한글관련모임 관계자들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뤄졌다.

이번 토론회는 세종날 606돌을 맞이해 한글에 대한 문화적 중요성과 한글날을 국경일로 지정하는데 있어 찬반의 입장을 가진 단체들이 모여 토론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주최측에서 참여를 요청했으나 담당부처인 행정자치부 담당관은 불참하였고,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는 문건만 하나 보내왔다. 결국 토론회는 한글날의 국경일 제정을 촉구하고 그 정당성을 일반 사람들에게 알리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한글날은 본래는 공휴일이었다. 그러나 1990년 노태우 정부는 경제논리를 내세워 한글날을 공휴일에서 제외시켰다. 이후 2000년 12월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한글날 국경일 지정을 위한 국경일 제정법 개정안'이 재논의 되었으나, 행정자치부쪽의 '국경일은 국권회복 운동이나 건국 등 나라의 기초를 세우는 데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날인데 비해, 한글날은 이 법에 어긋나고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라는 경제계의 논리를 내세우면서 논의를 중단했다.

반대하는 측은 주로 경제계와 정부이다. 경제계에서 내세우는 논리는 주5일 근무제가 도입될 예정인 상황에서 공휴일이 더 이상 늘어나는 것은 근로시간 감소에 따른 인건비증가로 인해 우리 경제여건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근로자들에게 국경일은 단순히 '공휴일', 즉 노는날이나 쉬는날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굳이 국경일을 만들어 경제에 악영향을 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 주요 주장이다. 그리고 정부는 이런 경제 쪽의 주장을 받아들여 한글날의 국경일 제정을 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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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임종인 부회장은 오히려 한글날을 국경일로 제정하는 것이 우리나라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나라에서 정보통신이 크게 발달할 수 있었던 것은 쓰기 쉬운 글자인 한글의 영향이 컸는데, 인터넷 정보통신 시대에 딱 맞는 글자인 한글을 잘 활용하면 정보강국으로 경제를 부흥시킬 수 있다는 것이 주요한 논리이다. 또한 국경일 제정을 통해서 우리 겨레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자 생활도구인 한글에 대한 자긍심과 자신감을 심어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경제계에서 우려하는 휴일이 늘어나는 문제에 대해서는 식목일이나 다른 중요성이 크지 않은 날을 토요일로 바꾸는 등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민주당의 신기남 의원은 토론회에서 "한글은 민족정신에 관계되는 것이기 때문에 격상해야 하며, 경제계의 논리에 대안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행정자치부나 국회, 청와대를 실질적인 방법으로 공략한다면 올해 안에 한글날이 국경일로 지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국민의 참여와 정부와 재계의 인식변화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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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국경일 지정을 위한 법률안 통과 촉구 성명서]

국회는 [한글날 국경일 지정을 위한 법률안]을 빨리 통과 시켜라!
행정자치부는 2000년 12월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 [한글날 국경일 지정을 위한 국경일 개정 법률안]을 논의할 때 경제단체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공청회를 다시 열고 국민의 의견을 더 들은 뒤에 결정하자고 미루게 하고서 지금까지 아무 말이 없습니다. 한글날을 국경일로 지정하는 것이 우리 겨레와 나라뿐만 아니라 인류문화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고 시급한 일인데 행정자치부와 국회가 그 중요성을 모르고 제 할 일을 게을리 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물과 공기가 없으면 살 수 없듯이 말과 글이 없으면 하루도 살지 못하고 만물의 영장 노릇을 할 수가 없습니다. 말과 글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돈이나 금은 보석, 그 어느 것보다도 소중한 삶의 도구로서 귀중하게 여기고 잘 다루어야 합니다. 그런데 물과 공기와 돈은 소중하게 여기면서 우리말글은 천대하는 이가 많으니 안타깝습니다.

오늘날 21세기는 지식 정보통신시대요 문화경쟁 세기라고 합니다. 말과 글로 지식 정보와 문화를 만들고 전달합니다. 또한 말과 글은 교육과 학문 발전 도구요 무기이며 밑바탕입니다. 지식 정보와 문화는 인류가 풍요롭게 살게 하는 근본이고 정치와 경제를 발전시켜주는 뿌리입니다. 좋은 말글을 잘 이용하고 귀중하게 여기는 나라는 정보통신과 문화가 빨리 발달합니다.

일본이 세계2차대전과 오늘날 경제 전쟁에서 미국에 패배한 큰 이유 중 하나가 정보통신 경쟁에서 뒤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오늘날 민주 정치와 경제가 빨리 발전하고 인터넷 정보 통신 강국이 된 것은 우리말글의 중요성을 깨닫고 세계 으뜸가는 한글을 잘 이용했기 때문입니다. 한글이 온 국민을 똑똑한 민주시민으로 만들었고 질 좋은 산업 일꾼이 되게 했습니다. 그런데 한글이 빛나게 해준 것이 한글날이고 그래서 한글날이 나라 발전과 독립에 가장 큰 공로자였습니다.

일찍이 130여 년 전 중국의 지배를 벗어나서 한글을 나라글자로 인정하고 국문이라고 부를 때 한글로 독립신문을 만든 선각자 주시경 선생님은 "나라말이 오르면 나라도 오른다."시며 우리말글을 갈고 닦는 일이 나라 독립의 근본임을 강조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정신으로 일제시대 독립투사들과 한글날을 만들어 일제가 물러간 뒤 우리말글로 교육하고 민주시민을 키워서 오늘날 발전이 가능하게 했습니다.

이렇게 한글날은 하루 놀고 일하는 정도로 따질 수가 없는 귀중한 날입니다. 그런데 당장 노동자를 하루 더 일하게 해 앞의 돈만 챙기려는 무지한 경제단체와 정치인들이 아무 대책 없이 한글날을 공휴일에서 뺌으로서 민족문화 중흥 기운에 찬물을 끼얹고 나라 발전의 뿌리인 말글이 병들고 썩게 만들었습니다. 더욱이 세계화 태풍을 타고 밀려온 영어에 우리말글이 사라질 위기까지 맞게 했습니다.

다시 국민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국어 위기를 넘기기 위해서 한글날은 꼭 국경일로 지정해야 합니다. 국경일 관한 법률 제53호 제1조의 "국가의 경사스런 날을 기념하기 위하여 국경일을 정한다."는 뜻에 비추어 볼 때도 진짜 경사스런 한글날 국경일 지정은 당연합니다. 이제라도 경제 단체는 지난날 한글과 한글날을 천대한 것을 뉘우치고 한글날 국경일 추진에 적극 협조하고 국회와 정부는 빨리 한글날 국경일 지정법안을 통과시킬 것을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아울러 국경일을 단순한 노는 날로 생각하지 말고 뜻 깊고 보람차게 보내는 날이 되게 할 정책을 세울 때임을 밝힙니다.

2003년 5월 15일 세종탄신 기념 606돌 세종날
한글날을 국경일 제정을 찬성하는 시민운동 단체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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