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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7.09.25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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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세력 묶어내는 고리역할 맡겠다”
'노하우21' 권순욱 편집장, ‘범개혁세력' 결집해 신나는 개혁 이루겠다
 
이창은
‘신나게 개혁하자’

지난 9월 20일 새롭게 출범한 정치웹진 노하우21(www.knowhow21.co.kr 이하 노하우로 약칭)의 모토이다. 신생 웹진이면서도 낯설지 않은 것은 아무래도 도메인명 ‘노하우’에서 오는 익숙함 때문일 것이다.

▲신생 정치웹진 노하우21 메인 화면     © knowhow21



‘노하우’는 노무현 대통령이 과거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설 당시 사실상의 전략사령부이자 승리를 이끈 인터넷 진지의 다른 이름이다. 이름에서 보듯 이들은 ‘친노’, 아니 그보다 더 ‘적극적 노무현 지지자들’을 의미하는 ‘노빠사이트’를 지향하고 나섰다. 그러나 이도 그리 놀랠 일이 아니다. 이들은 친노 매체의 본산인 서프라이즈(www.seoprise.com 이하 서프로 약칭)에서 분화해 나왔기 때문이다.
 
노하우의 출범을 전후해 인터넷 정치담론을 주도한 서프 등 친노 매체들은 일대 전환점을 맞고 있다. 그동안 서프의 성장과 발전을 주도해 온 서영석 씨는 인터넷 매체인 데일리 서프라이즈(이하 데일리 서프)를 준비중이며 10월 초 창간을 앞두고 있다. 대선 전 ‘라디오로’로 큰 인기를 끌었던 ‘라디오21(www.radio21.co.kr )’은 지난 9월 1일 명계남 씨를 대표이사로 진용을 재정비,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같은 친노 매체들의 가파른 변화와 분화 속에는 사적으로 지난 7월 초 서프의 대표필진인 서영석 씨 부인의 ‘인사청탁’ 건과 그 수습 과정에서 벌어진 ‘개혁장사’ 논란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그 보다는 집권 2기를 맞으며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성격 규정, 나아가 지지부진한 ‘개혁’을 어떻게 견인하고 끌어낼 것인가에 대한 분석과 진단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로 보여 진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한 각기 다른 분석과 대처는 그동안 ‘친노’ 또는 ‘노빠’라는 막연한 동질감으로 결속했던 ‘노빠’ 주도세력의 분화를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향후 친노 매체 간 이합집산과 합종연횡은 치열할 것으로 보이며, 어느 사이트든 노무현 대통령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패러다임’의 분석과 해석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역할과 활약 여부는 단순히 친노 매체만이 아닌 ‘비노, 반노매체’들에 대한 원심력으로 작용할 것이며, 인터넷 의존도가 높은 참여정부의 ‘개혁 연착륙’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변화의 한복판에서 새로운 ‘친노무현 개혁사이트’ 노하우를 주도하고 있는 권순욱 편집장을 만나 노하우의 창립배경, 운영방안, 그리고 현 정세변화 속 인터넷 정치웹진의 지향점과 방향에 대해 그만의 ‘노하우’를 들어보았다.     
 
본 인터뷰는 창립대회 3일후, 지난 22일 신림동 노하우 임시사무실에서 열렸고, 권 편집장의 입장은 노하우21 전체의사가 아님을 밝힌다.
 





대자보 : 창간을 축하한다. 느낌이 어떤가?

▲지난 9월 20일 노하우21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권순욱 편집장     © 대자보
권순욱 : 얼떨떨하다. 급작스럽게 시작해서 그런지 ‘기대반 걱정반’이지만, 그래도 기대가 크다. 서프에서의 활동 경험과 노하우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인지 하루 하루가 긴장의 연속이다.
 
대자보 : 축하인사나 덕담은 많이 들었을테니 거꾸로 질문하겠다. 얼핏 보아 구성원이나 내용면에 있어서 서프와 별 차이 없다. 이럴 바엔 왜 만들었나?

권순욱 : 공식 출범한지 3일 밖에 안지나서 아직은 무슨 ‘색깔’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 독자들이 노하우의 정체성을 만들어 갈 것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보아야 한다. 사실 서프 자체가 성공한 사이트고 영향력이 크다지만, 전체 국면에서 봤을 때, 특히 조중동 등 수구언론에 비해서는 ‘미미’하다. 따라서 서프의 정상화와 발전이 더 긴요한 일이었다. 다만 사람이 하는 일이라 논리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사실 이런 언급은 별로 하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자꾸 얘기할 수 밖에 없는데, 노하우가 태동하게 된 계기는 서(영석) 대표 ‘청탁사건’이 불거진 이후였다. 차라리 그 일을 계기로 서프를 개혁세력의 외연을 확대하는 담론을 담아내는 사이트로 거듭나는 계기로 만들었어야 했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고, 그 과정에서 대표필진과 독자필진 간 ‘대화와 소통’이 부족했다. 그 와중에 일부 독자필진들 사이에 건강한 개혁 담론 사이트 구상이 오갔고, 그래서 여기에 합류하게 됐다.
 
대자보 : 권 편집장은 서프에서 편집장을 지냈고, 데일리서프 창간 실무를 도맡지 않았나?

권순욱 : 개인적으로 서프에서 6개월간 일하면서 감히 몸과 마음을 다 바쳐 희생했다고 자부하고 싶다. 특히 3.12 탄핵정국과 4.15 총선이라는 엄청난 역사의 분수령 속에서 집에도 가지 않고 현장을 지킨 것은 내게는 소중한 경험이자 자부심이다.
 
총선 이후 쉴 틈도 없이 서프 내부에서 데일리서프 논의가 시작됐고 실무를 맡아 정신이 없었다. 그 와중에 ‘인사청탁’ 건이 터졌고.. 개인적으로는 데일리서프의 모태는 서프이기 때문에 서프의 정상화가 데일리서프의 ‘성공의 관건’이라고 판단했다. 데일리서프와 서프는 ‘샴쌍둥이’라고 생각했다. 데일리서프가 기사(fact)를 생산하고, 서프가 이를 칼럼으로 녹여서 담론을 이끌어내면 그 시너지 효과가 기존 언론의 한계를 보완하면서 맞짱을 뜰 수 있다고 생각했다.
 
대자보 : 그런 것은 누구나 다 공감하지만, 그래도 분화된 것은 사이트 운영권 등 개인의 욕망보다는 사이트를 주도하는 서프의 대표필진과 ‘독자논객’ 간의 개혁에 대한 해석과 대처에 따른 차이에서 오는 것도 있지 않나?

권순욱 : 그런 차이도 있다. 서프는 알려진대로 ‘친노’를 넘어 ‘노빠’사이트다. 때로는 지나치게 옹호만 하는 측면이 있어 배타적 구조를 이루고 있다. 강점이자 약점이다. 노무현을 지지했다가 등을 돌린 비판적 지지자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물론 너무나 막강한 수구세력에 포위되어 있는 것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예를 들어 지난번 청탁사건 때 ‘조선일보와의 전면전을 선포한다’라는 팝업창은 서프의 현 주소를 정확하게 보여준다. 내적인 고민과 성찰없이 외적인 수구세력의 도발을 빌미로 ‘우리 안의’ 변화를 이끌지 못한 것은 반성해야 할 것이다.
 
서프의 정상화를 위해 서 전 대표와 대화를 나누면서 이 부분에 대해 짚고 넘어가자고 건의했고, 안티조선 진영에 ‘누’가 된 것에 대하여 서프에서의 공식적인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건의도 했다. 이밖에 여러 가지 건의를 했지만 모두 공개하기는 힘들고, 서 전대표가 열린마음으로 대부분 수용해줘서 고마웠다. 다만 그 과정에서 서 전대표와 본인 사이에 불신이 쌓였고, 나는 서프를 그만둘 수 밖에 없었다.
 
대자보 : 어쨌거나 출범했다. 서프와의 차별화 또는 승부수 같은 ‘카드’가 있는가?

권순욱 : 아직은 인위적인 차별화를 얘기할 시점을 아닌 것 같다. 다만 노하우는 독자들이 중심이 돼 만들어가는 것을 지향하고자 한다. 개인적 생각이지만, 노하우는 ‘열린 공간, 열린 연대의 매개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대선 이후로 서프의 성공은 또다른 면에서 ‘당파성과 정파성’의 강화와 닫힌 공간을 양산해 갔다. 그 대표적인 특성이 ‘대표필진’ 제도이다. 대표필진의 정치적 지향점이 뚜렷하다 보니 독자들의 시야와 사고도 끌려가는 것 같다. 따라서 노하우는 기본적으로 ‘노빠사이트’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열린 공간’으로 타 정파의 합리적인 비판을 받아들이고 생산적인 토론을 유도하는 공간으로 삼고 싶다.
 
대자보 : 사이트의 편집과 배치는 편집장의 몫이다. 편집은 기술이 아닌 ‘철학’의 문제라고 하는데 ‘노빠사이트’를 자처한 만큼 운신의 폭이 좁을 것 같다. 편집방침은 어떤가? 

권순욱 : 대문글 선정 등 토론과 담론의 편향을 막기 위해서 독자 중심의 편집위원회를 뒀다. 편집위원들이 대문 편집 글들을 모니터하고 건의나 시정을 요할 경우 이를 반영한다. 노하우 독자들의 이념적 스펙트럼이 다양한 만큼 편향성 논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자보 : 상근체제 아닌 온라인 중심 사이트의 한계는 집중력과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에 있다. 수평적 민주주의를 강조하다보면 속보성과 즉시성을 요구하는 인터넷적 요소와 어울리지 않는데...

권순욱 : 그런 면이 있다. 이제 막 걸음을 내딛은 상황이기 때문에 차츰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중요한 것은 이것 조차 독자들의 위임을 받은 공식 기구에서 논의하고 해결점을 찾아나간다는 것이다. 형식이 내용을 좌우할 수 있다. 물론 중요한 것은 내용이지만, 내용에 치우쳐 형식을 무시할 경우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 조급함을 버리고 조금은 느긋하게, 관망하는 자세로 노하우에 당면한 문제점을 들여다 볼 것이고, 해결책을 찾아갈 생각이다.
 
예를 들어 노하우는 정치 편향을 벗어나 다양성을 추구할 생각이다. 물론 모든 문제는 정치로 귀결한다. 하지만 최근에 나타나듯이 가장 큰 현안이 국가보안법 또는 수도이전 문제이긴 하지만, 이 못지 않게 ‘비정규직’ 문제도 중요하다. 조회수 등에 연연하지 않고 다소 무겁게 보이더라도 적어도 대문 편집 만큼은 다양한 주제를 소화하고 타정파의 목소리를 담아 낼 생각이다.
 
대자보 : 노하우21의 정체성은 아무래도 핵심 논객들 사이에 도출될 것 같은데, 자랑할만한 논객들이 있다면?

권순욱 : 앞서도 언급했지만, 대표필진 등 논객의 권력화를 경계한다. 눈팅(글만 읽는 네티즌 용어)부터 한 두줄 쓰는 독자들의 목소리를 소중히 여기고, 웬만해서는 개입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런데 서프에서 노하우21로 분화하는 사이 서프도 그렇지만 노하우에서도 새로운 고수들이 많이 등장했다. 뭔가 ‘보이지 않은 손’이 작용하는 것 같기도 하고, 역시 “강호는 넓고 고수는 많다”라는 인터넷의 속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개인적 바람이 있다면,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지지 논객들이 활발하게 의견을 올려 개혁 담론이 풍부해졌으면 한다. 노무현 지지자들만 있으면 노하우가 밋밋해 질 것이다. 어차피 각자가 지지하는 사이트에 머물면 토론과 논쟁 보다는 서로 위안하고, 격려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 아닌가? 그게 서프든 폴리티즌이든 진보누리든 말이다.
 
대자보 : 여러 정치웹진을 봤을 때 초창기 다양성과 열린연대를 추구한다지만, 사소한 차이에 감정대립이 상승되면서 당파적 대립으로 확장되며, 나중에는 패거리 싸움이 된다. 일부 사이트는 분란을 막기 위해 다른 ‘아이피 차단’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리기도 하는데...

권순욱 : 토론과 논쟁을 통해 연대 가능한 교집합을 모색하고 싶다. 의견일치가 안되면 안되는 부분으로 남겨두고, 연대가 가능한 교집합을 찾으면서 서로의 외연을 넓혔으면 한다. 국보법 폐지와 관련해 우리당과 민노당, 민주당이 공조하는 것처럼 정치웹진에서도 그게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대선 이후 정치과잉이었지만, 이제 인터넷이 더 이상 ‘제로섬 게임’이 될 수 없지 않은가?
 
대자보 : 전체적인 국면에서 봤을 때 친노 매체의 분화와 변신이라는 것은 어찌보면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역설적으로 증명한다. 노하우가 현 상황에서 주력하는 부분이 있다면?

권순욱 : 개인적으로 노 대통령은 역사의식이랄까 소명의식이 뛰어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지금 벌여나가고 있는 친일청산과 국가보안법 폐지, 과거사 청산은 해방 전후가 아닌 우리나라 근대 100년사의 역사 청산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그러나 당위적이고 필연적인 이 작업을 뒷받쳐 줄 시민사회는 한층 성숙하지 못했고, 최근에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수구 기득권세력은 상상 이상으로 엄청난 힘을 갖고 있다. 언론은 물론이고, 경제계, 심지어 대통령의 지휘감독을 받는 관료조직까지 구석구석 수구기득권 세력이 강고하게 자리잡고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시민사회’라고 하지만, 아직도 이 땅에 진정한 ‘시민이 있냐’ 하는 문제이다.
 
지금 노 대통령 개인의 지지율이나 평가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소위 개혁세력이라면, 적대적 모순관계와 비적대적 모순관계를 명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한나라당을 제외하고는 적대적일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친일 친미 기득권세력 척결에 있어서 만큼은 힘을 합쳐 무너뜨려야 할 것이다.
 
노하우는 바로 이 같은 시대상황에서 흐트러진 범개혁세력을 묶어내는 고리 역할을 하고자 한다.
 
대자보 : 개혁세력을 묶어내는 것은 서프가 나름대로 잘 해오던 것 아닌가?

권순욱 : 맞다. 그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개혁 세력의 외연 확대라는 화두를 끌어안기에는 노빠성이 너무 강화됐다. 좋다 나쁘다 라는 가치 평가는 아니다. 역할의 문제다. 지금 상황에서 더 중요한 일은 노무현에 대한 지지를 거둔 사람들을 모으고, 타 정파와의 대화를 통해 생산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에 있다. 노하우는 지금 현재보다 노대통령의 남은 임기 3년 6개월 동안 벌어질 앞으로의 변화를 대비해야 한다.  
 
대자보 : 그러나 노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 보수권의 반발은 차치하고서라도 개혁진영 사이에서도 ‘정략적’이라는 등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권순욱 : 적어도 개혁을 표방한 참여정부의 실패는 대한민국 역사의 후퇴라고 생각한다. 감정적이든, 이론적이든 노대통령에 대해 반감을 가진 개혁세력이 많이 있음을 알고 있다. 그러나 더 큰 눈으로 참여정부를 바라봤으면 한다. 무엇보다 우리 내부의 의사소통이 부족했다고 본다. 이제는 우리 내부, 다시 말해 범개혁세력 내부 커뮤니케이션에 신경써야 한다.
 
대자보 :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사회 내부에서는 아직도 노 대통령에 흔쾌하지 않은 것 같다. 역사의 당위성과 현실의 갭을 어떻게 보는지?

권순욱 :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다. 노 대통령에 대한 시민사회의 애정은 냉탕과 온탕, 냉정과 열정 사이를 오가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과도한 기대와 조급한 실망이 겹쳐지는 것 같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새로운 리더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 예를 들어 각종 개혁 아젠다가 지지부진하게 보이지만 이는 노 대통령 개인의 몫이 아니고 그렇게 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동안 우리 시민사회는 줄기차게 탈권위를 외쳐왔다. 이승만과 박정희, 전두환의 파쇼적 리더쉽, 그리고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얻어진 권위를 행사했던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권위주의 리더쉽에 길들여진 것 같다. 그러나 노대통령은 그런 권위주의를 포기했다. 새로운 리더쉽을 창출하고 있다. 생각해 보라. 노대통령도 마음 모질게 먹으면 개혁세력이 요구하는 그 아젠다들 강행할 수 있다. 정말 마음 모질게 먹으면. 그게 바람직한 것인가? 아니지 않는가. 시민혁명을 거치지 않고, 상명하달식 문화에 익숙해서 대화와 토론으로 상대방을 설득할 줄 모르는 대한민국에 무수한 대화와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니 당연하게 개혁 아젠다들의 성취 속도가 느려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박정희식으로 했으면 아마 벌써 끝났을지도 모르겠다.

▲지난 9월 20일 노하우21 출범식 장면, 안티조선에 대한 의지가 선명하다.     © 대자보

대통령조차 왕따 시키는 저 관료들이 지금처럼 함부로 까불 수 있을까? 비겁한 게 무엇인지 우리는 노대통령 집권 이후에 속속들이 보고 있다. 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한 그 비겁함의 실체를 보고 있다. 그래도 탈권위주의로 가야 한다. 대화와 토론을 통한 설득 과정을 거쳐야 하고, 그렇게 정책이 만들어지고 집행되는 최소한의 형식을 체험하고 우리 문화로 만들어야 진도 나갈 수 있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나 역시 어쩔 수 없는 노빠다. 하지만 분양원가 공개라든지, 기업형 도시 등 친자본적인 정책의 잘못에 대한 비판은 기꺼이 감수하겠다.
 
갭이란 것도 결국 노대통령이 추구하는 리더쉽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느냐, 안되느냐의 차이에서 온 것이다. 이해해 달라고 요구하진 않겠다. 다만 우리가70년대와 80년대를 관통하면서 절실하게 요구했던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고 말하고 싶다.
 
한국 사회가 어떤 형태의 사회인지 논란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현 단계에서는 노 대통령의 새로운 리더쉽이 대한민국 역사의 진보라고 생각한다. 변명같이 들려도 어쩔 수 없다.
 
대자보 : 너무 ‘노빠’주의적 해석 아닌가? 시민사회가 나름대로 뒷받침 했기에 이 정도 오지 않았나? 노하우에서는 이런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를 어떻게 전달 할 것인가?

권순욱 : 당연하다. 노대통령이 존재할 수 있었던 건 그 만큼 시민사회가 성숙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것은 숙제다. 앞으로 시간을 두고 운영위원회와 편집위원회, 독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인 안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무엇보다 비난과 비판만 난무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적인 토론을 통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사이트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이것 역시 쉽지 않은 과제다.
 
대자보 : 노하우 출범 전후로 데일리서프 및 라디오21도 재편되면서 본격 시동중이다. 라디오21 대표이사인 명계남 씨가 노하우21의 대표이사를 맡았는데, 상당히 긴밀해 보인다.

권순욱 : 라디오21과는 일단 느슨한 연대라고 보면 된다. 명계남 대표가 출범식에서 밝혔듯이 ‘날라오는 돌’을 맞기 위함이지 다른 뜻은 없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서프와 노하우는 커뮤니티성 웹진이고, 라디오21과 데일리 서프는 보도매체이다. 동지적 관계로 다 잘돼야 한다. 건강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
 
온/오프 전체를 봤을 때 진보언론은 힘이 약하다. 인터넷에서 오마이뉴스나 대자보 정도, 오프라인은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 정도이다. 따라서 데일리서프와 라디오21이 수구언론의 프레임에 갇히지 않을 기사(fact)들을 양산하고 이를 담론으로 이끌어 내야 한다.
 
대자보 : ‘노무혀니즘’ 보다 사실은 ‘먹고사니즘’이 더 중요하다. 사이트는 어떻게 꾸려 나갈 것인가?

권순욱 : 당분간은 자본이 움직일만한 구조가 아니라서 큰 문제는 없다. 현재로서는 후원금에 의존하지만, 앞으로 운영위원회가 경영과 재정 확충을 전담할 것이고, 나는 편집에 매달릴 것이다. 돈 없으면 몇 달 월급 못받을 수도 있지 않겠나?(웃음)
 
대자보 : 먹고사니즘 만큼 중요한 게 사이트의 콘텐츠이다. 컨텐츠 수급은 어떤가?

권순욱 : 현재까지는 별 무리없이 좋은 글이 많이 올라와 오히려 고민이 크다. 하루에 대략 8개 정도 좋은 글을 선정한다.
 
대자보 : 신생 칼럼사이트로서 노하우만의 ‘비장의 카드’ 같은 것은 없나?

권순욱 : 지금 당장 내놓을 수 있는 건 없다. 게시판에 다양한 의견이 올라오고 있고, 여러 의견들을 취합해서 운영위원회와 편집위원회에서 논의할 것이다. 편집에 한정해서 얘기하자면 독자들 추천 많이 받은 글은 당연히 대문 편집으로 가지만, 이왕이면 논쟁이 촉발될 수 있는 주제들을 선정해서 우리 사회 현안에 대한 대표적 담론사이트로 만들어 나가고 싶다. 어느 독자 논객도 지적했지만, 여러 정치웹진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쟁’들을 소개하고, 이것이 토론으로 이어지는 토론사이트의 ‘허브’가 되었으면 한다. 
 
대자보 : 마지막으로 노하우 캐치프레이즈가 ‘신나게 개혁하자’이다. 그런데 이 말은 반어적으로 최근 ‘신나게 개혁’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 아닌가?

권순욱 : 노하우를 통해서 ‘개혁도 신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우리들의 꿈은 과거가 아닌 미래에 있지 않은가? 범개혁세력이 결집해 개혁을 추진해 간다면, 이 보다 더 신날 일은 없을 것이다. 노하우21은 신나게 개혁하는 인터넷 큰 마당이 될 것이다.
 
[인터뷰 후기] 
 
▲노하우21 메인화면 앞에서 웃음짓는 권순욱 편집장     ©대자보

지난 9월 20일 노하우21 출범식 때 권순욱 편집장은 ‘지난 6개월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일한 서프에서..’라는 인사말 도중 감회가 복받쳐 오르는지 입술을 깨물고 잠시 침묵을 지켰다. 그만큼 노하우21은 산고를 겪고 나온 것이지만, 그 보다는 많은 이들이 염원하는 노무현식 정치개혁이 위기라는 것이 그들의 결단과 행동을 재촉했는지 모른다.
 
이런 분위기랄까 신생 정치웹진 편집장 인터뷰는 그리 우호적 분위기는 아니었다. 축하와 덕담을 나누기에는 복잡다단한 현 정치상황과 그로 인해 모태에서 분화되어 나온 아픔과 고통이 뒤섞여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권 편집장은 단아하면서, 무엇보다 선한 눈매를 가졌으면서 현 상황분석이나 사이트 운영의 원칙에 대해서는 단호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노빠이되 열린 공간을 지향하고, 타 정파의 의견도 수용하면서 ‘열린 연대’를 추구해 신나는 개혁진지를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자주 피력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신영복 선생, 한겨레신문 홍세화 기획위원을 존경한다는 권순욱 편집장은 사실은 9년간 이른바 제도권 언론에서 법조팀장, 증권부 등을 거치며 잘 나가는 기자였다. 서프에서도 탄핵과 총선이라는 역사적 격변을 무사히 치르고, 데일리서프 창간 실무를 주도한 그는 잠시 인터넷을 떠나 자유롭게 살기 위해 어떤 기업체와 연봉 협상까지 마쳤지만, 그를 아는 주위 사람들의 강권(?)에 의해 다시 되돌아 왔다고 한다.
 
권 편집장은 개인적으로 뜨거운 80년대를 거치면서 90년대 포스트모던 바람에 의해 거대 담론이 사라진 것을 아쉬워하며, 지금이라도 90년대 이후 매몰된 자주 민주 통일의 담론들을 끄집어내어 다시 되새기면서 ‘노무현 시대’의 의미를 바로 새겨야하지 않냐며 틈나는대로 공부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렇게 보면 결국 그는 천상 노하우맨일 수 밖에 없다. 먹고 살만한 제도권 기자직도 벗어던지고,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연봉과 안정된 생활을 버리고 다시 노하우로 돌아온 그가 ‘신나게’ 개혁되는 우리 사회를 보기 위함이 아닌가?. 이것은 개인의 성취이자 기쁨이고, 노하우21의 성과이겠지만, 결국 우리 사회 전체로 보면 큰 전진이 아닐 수 없다.
 
권순욱 편집장과 신생웹진 '노하우21'의 건투를 기대해 본다.
기사입력: 2004/09/23 [21:35]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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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언론] 김철관 인기협회장, 초등생 대상 교육재능기부 김철관 2016/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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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언론] 집회시위 취재진 보호, 취재방해감시단 떴다 김철관 2015/12/02/
[인터넷언론] 언론단체 "민중대회 취재진압 경찰청장 사과하라" 이유현 2015/11/19/
[인터넷언론] "인터넷언론 제약하는 신문법 시행령 개선하라" 이유현 2015/11/14/
[인터넷언론] 언론단체 "인터넷언론 등록요건 강화 시행령" 폐기 촉구 김철관 2015/10/20/
[인터넷언론] 환경과 인간의 공존 선언한 환경TV 15주년 김철관 2015/10/17/
[인터넷언론] "인터넷언론 죽이는 시행령(안) 철회하라!" 이유현 2015/10/09/
[인터넷언론] NCCK언론위원회, 문체부 신문법 시행령(안) 중단 촉구 김철관 2015/10/05/
[인터넷언론] NCCK언론위원회, 정부 인터넷시행령 입장 발표키로 김철관 2015/10/03/
[인터넷언론] 한국인터넷기자협회 교육원 '기자더하기+' 개원 이유현 2015/09/24/
[인터넷언론] 인터넷언론 85%퇴출, 누구를 위한 것인가? 김철관 2015/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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