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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의 탄핵보다 국민의 탄핵을 두려워하라
노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지속적인 총선올인 작전, 개혁실종과 정국혼란 가중시켜
겸허한 반성없이 야당 정치공세에 정략적으로 대응하면 국민이 준엄한 심판할것
 
임미리   기사입력  2004/03/04 [19:54]

[브레이크칼럼]

야당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차떼기'같은 대규모 불법대선자금 수수와 반개혁적인 의정활동으로 인한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기 설득력이 없다. 그렇다고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사유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노대통령은 이미 밝혀진 것처럼 수십억에 달하는 불법대선자금을 수수했을 뿐아니라 대선후보시절 공약한 내용을 뒤집었고 이번 선관위의 결정처럼 선거법을 위반했다. 이것만으로도 탄핵사유가 충분하다.

▲ 희망돼지 모습 ©노사모홈페이지
노대통령은 지난 대선당시 국민들이 낸 성금만으로 당선된 것처럼 주장하고 당선초기 자랑스럽게 얘기하고 다녔다. 실제 후보시절 홈페이지에 국민참여운동본부는 "12·15 희망모으기"(전국 희망돼지 수거의 날)라는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깨끗한 정치와 투명한 정치를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이 알알이 묻어있는 희망돼지, 그 희망돼지를 이제는 결실을 맺을 때가 바로 왔습니다. 그 희망돼지의 결실을 보고자 전국희망돼지 수거의 날을 하려 합니다. 선거가 종반을 향해 달리며 노풍은 이제 모든 사람들의 가슴에서 피어나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가슴에 희망이라는 두 글자를 세긴 희망돼지. 이제 온 국민들의 정성이 묻어 있는 소중한 희망돼지 저금통을 한데 모으는 뜻깊은 자리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희망돼지를 통한 깨끗하고 투명한 선거 자금 모금은 새로운 정치를 원하는 우리 모두의 꿈과 희망의 표현입니다. 전국을 강타한 희망돼지, 그 희망돼지는 이제는 단순한 돼지 저금통이 아닌 바로 희망 그 자체입니다. 그 희망으로 만들어진 희망돼지는 국민의 희망으로 피어날 것입니다."

그러나 희망돼지는 절망돼지로 바뀌었고 국민들은 도탄에 빠져있다. 자신의 불법자금수수로 비리가 드러나자 최근에는 "좀 민망스럽지만 그래도 2급수 정도는 되지 않나. 4급수도 있고 2급수도 있다. 2급수는 조금 정화하면 먹을 수 있다"면서 "그렇게 변명하고 밀고 나갈 수밖에 없다"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1급수인줄로 알고 먹은 사람들은 2급수라는 것이 밝혀지면 구토를 한다. 국민의 절망을 아는지 모르는지 노대통령은 그런 식으로 오로지 총선에만 매달리는 발언을 하다가 결국 자신의 인사권하에 있는 중앙선관위로부터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대통령이 '선거법위반'이라는 지적을 당했다.

선관위가 3일 내린 결정은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에 대해 선거법 위반을 인정한 것이고 사실상 현 상황에서 선관위가 대통령에게 보내는 가장 강력한 대응수단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선관위는 지난해 말 노대통령의‘리멤버 1219행사’당시 '시민혁명발언’에 대해서는‘공명선거협조요청’조치를 내린 바 있다.

노대통령은 또 많은 공약을 내세웠지만 대부분 이행이 되지 않고 있다. 주요한 것만 보면 우선 10년간 평균 성장률 7%를 달성하겠다고 했지만 LG카드같은 관치금융등으로 경제불안이 가중되면서 임기내 달성은 거의 어렵지 않겠느냐는 평가가 나오고 일자리 250만개 창출계획 역시 실효성문제로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또 행정수도 이전대상부지를 임기 1년내(2004.2.25일까지)에 확정한다고 했으나 이 역시 2004년 하반기에나 가능하다고 한발 뺀 상태다. 물론 이러한 문제는 국정을 운영하는 가운데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에게 우호적이었던 사람들에게 약속했던 내용들은 충분히 지킬 수 있었음에도 휴지조각으로 만든 것에 대해서는 그가 오로지 대통령당선에만 목적이 있었다는 평가를 내리게 한다. 몇가지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시민단체인 녹색연합 자연생태국 서재철 국장은 '천성산 살리기 운동일지'를 통해 "2002년 10월 24일 노무현 대통령 후보 당시 경부고속철도 천성산 구간 백지화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일방적으로 강행결정을 내려 천성산을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가녀린 몸으로 천성산 살리기 위한 45일간 죽음의 단식을 한 지율스님도 "참여정부의 국정현안인 천성산 고속철도 백지화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했다. 또다른 공약사안이었던 북한산 관통도로문제 역시 손바닥 뒤집듯 폐기해 환경단체의 분노를 자아냈다.

이밖에도 공식문건으로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발언을 통해 약속했던 대미 자주외교도 △이라크파병 △대북송금특검 △미국 방문때 발언한 ‘수용소 발언’△북한 경수로 공사중단 △시베리아 가스관의 북한 통과 배제 △덕수궁터 미대사관 부지에 대한 일방적인 제공발언 등으로 물건너 갔다. 그리고 부안주민 무력진압과 주민투표 불인정등은 자신이 주장하는 참여민주주의를 파괴한 행위다.

노대통령은 3일 자신이 "대선자금을 있는 그대로 수사받고 있는 첫번째 대통령"이라며 "이것을 특단의 의미로 봐 달라"고 말한 것처럼 당당하게 모든 것을 밝히고 국민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 진실해명보다는 정략적으로 끝없이 되풀이하는  '고해성사'로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리기 보다는 자신의 국정1년을 성찰하면서 국민들에게 이해와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수구언론의 공격 때문에 지지율이 밑바닥에 있다고 한탄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중립적인 선관위마저 위법성을 지적할 정도라면 이제는 그 입을 정말 다물어야 한다.

지난해 노동자들의 분신에 대해 "분신을 투쟁수단으로 삼는 시대는 지났다"는 발언에 대해 민주노총 등 노동단체들이 "생을 마감하는 마지막 순간에 대통령에게 남긴 유서는 대통령의 노동문제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 항의하면서도 대통령 건강을 걱정하며 숨길 수 없는 기대를 담고 있었다"며 "분노를 넘어 절망할 뿐"이라고 규탄하고 "제발 그 입 좀 다물라"고 했던 것처럼 말이다.

야당의 탄핵발언에 대해서는 수긍하기 어렵지만 국민들이 발의하는 대통령탄핵은 얼마든지 명분이 있다. 대통령은 국민들의 염원을 받아 정말 정신차리기 바란다. 더 이상 실수하면 국민들은 너그럽지 않을 것이다. /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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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3/04 [19:54]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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