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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에게는 한평의 땅도 내줄 수 없다
시민단체들 '박정희 기념관' 공사저지를 위한 풍찬노숙 들어가
 
취재부   기사입력  2002/05/16 [14:22]
민족문제연구소와 서울서부민중연대 등 시민단체는 5월 15일 오전 서울 상암동 박정희기념관 공사현장 앞에서 기념관 공사저지를 위한 노숙천막농성에 들어갔다. 민족문제연구소 측은 "기념관의 주기능이 도서관이라 하더라도 민주주의를 역행시킨 인물의 기념관이 포함된 건물 건립을 용인할 수 없어 행동에 나서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농성 선포식에는 박정희기념관 반대 국민연대 홍근수, 곽태영 상임공동대표를 비롯 민주노동당 서울시장후보 이문옥 전 감사관과 고 장준하 선생 차남 장호성씨와 고 최종길 교수 아들 최광준 교수(경희대 법대)도 참여하였다. 박정희기념관반대국민연대 공동대표이자 이번 6.13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민주노동당 이문옥 후보는 “서울시장선거를 통해 박정희 기념관 건립문제를 적극적으로 이슈화시키겠다”고 밝혔다.

[동영상보기] 박정희 기념관 건립반대 천막 농성 동영상 : 이문옥 후보 팬클럽 '깨끗한 손' 제공

http://jabo.co.kr/zboard/
▲역사의 아이러니, 고 장준하 선생의 3남 장호성씨와
일본군 복장의 다까끼 마사오(박정희) 소위
▲ 6.13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민주노동당 이문옥후보


내년 3월 완공될 예정인 박정희기념관은 언론에서 수차례 보도된 것처럼 지난 1월 29일 시작했으나 기공식은 커녕 언론에 보도자료 한번 내지 않고 기습적으로 단행된 공사였다. 서울시는 6백50평 부지에 2층 건물이 들어설 예정인 박정희 기념관이 지어질 토지를 무상으로 임대했으며, 국가에서는 2000년 정기국회에서 2백억원의 세금를 지원키로 결정했다.

▲ 곽태영 상임공동대표
애초에 계획했던 공사규모는 2천5백평 부지에 7백억원을 들인다는 것이었는데 박정희기념사업회에서 장담했던 5백억원의 민간모금 목표액이 목표치를 훨씬 밑도는 16억원에 그치면서 부득불 공사규모가 축소됐다. 결국 민간주도 사업으로 시작하겠다던 기념관은 전적으로 국고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암동 박정희기념관 공사 현장 앞 인도이며,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1번 출구 → 상암교 → 상암교 다리 위에서 마을버스 13번 또는 13-1번 승차(정류장 표시 無) →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방면으로 한 정거장만 지나면 된다.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했는지 공사현장에는 표지판 하나 없어 찾기가 여간 불편하지 않다.


▲ 다시 복원된 영등포구 문래동의 박정희 흉상


▲ 2000년 11월 5일 철거된 박정희 흉상(대자보 자료사진)


이번 풍찬노숙 투쟁은 5월 19일까지 지속된다.
문의 : 민족문제연구소(방학진 사무국장 011-784-1546 / 02-969-0226)  



[ 성 명 서 ] 역사를 거꾸로 되돌릴 수 없다

- 박정희기념관 공사 강행 저지를 위한 1차 노숙 농성에 들어가며-

전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곳 상암동에 세계적인 흉물이 들어서고 있다.
민족 공동체가 야수와 같은 제국주의의 노예로 전락한 시절 제국주의 편에 서서 자기 민족을 압살한 친일행위와 함께 갓 피어나는 민주주의를 짓밟은 쿠데타를 일으킨 독재자이자 시대의 반역자의 기념관이 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향하는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 이러한 인물을 기념하는 기념관을 그것도 국민의 세금으로 짓는다는 말인가.

그 동안 어느 누구보다도 박정희기념관 건립 반대를 외쳐온 우리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역량을 모아 우리의 모든 것을 걸고 박정희기념관 건립을 기필코 막아낼 것이다.
박정희 기념관은 그저 세워지지 않으면 좋은 것이 아닌 반드시 막아내야 할 반역의 상징이다. 박정희기념관이 들어선다면 이 땅에선 ‘5.18’도 ‘4.19’도 나아가 ‘5.18’광복도 이 땅에서 존재할 어떠한 이유도 우리는 찾을 수 없다.

박정희는 우리 사회가 지향해 나가야 할 가치인 민주주의, 인권, 지역화해, 평화통일을 위해서는 물론이요 우리 사회의 상식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피할 수 없는 반드시 청산해야 할 대상이자 한국 사회의 모순의 결정체이다.

오늘 우리는 박정희기념관이 공사가 중지되는 그날까지 아니 만에 하나 기념관이 완공된 이후라도 박정희기념관에는 한치의 땅도 내어주지 않을 것이다.

오늘 우리의 첫 노숙 투쟁은 항일운동을 선열들의 풍찬노숙(風餐露宿)에 비길 것 아니지만 그 정신을 만분의 일이라도 잇겠다는 결의의 표현이다.

우리는 공사가 멈출 때 까지 지속적으로 2차, 3차의 노숙투쟁을 이끌어 낼 것이며, 현 정부의 임기가 끝난 후에라도 정책 결정과정에 참여한 인사에 대해서 끝까지 책임을 추궁할 것 임을 아울러 밝혀두는 바이다.

2002년 5월 15일
민족문제연구소 농성 참가회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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