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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모 회원들, 우린 정치룸펜이 아니다
박원홍 의원 폄하발언에 철야 항의시위중ba.info/css.html'>
 
취재부   기사입력  2002/05/09 [02:12]
{IMAGE1_LEFT}한나라당 박원홍 홍보위원장의 노사모 폄하발언에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 nosamo.org) 회원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7일 한나라당 박원홍 홍보위원장이 주요당직회의를 마친 직후 가진  오마이뉴스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최초의 자발적 정치인 팬클럽인 노사모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발언한 것에 있다.




"특히 초등학교 입학도 안한 아이들을 청소년 회관에 모아놓고 사이비종교 비슷한 의식을 지내는 것이 노사모인데 이런 것을 (문화방송이) 일일이 보도하고 있다"

{IMAGE2_RIGHT}"노사모가 권력을 등에 업은 '정치 룸펜'이라는 지적도 있다", "문화혁명 때 홍위병 같은 방식은 안 된다. 오래가지 못한다. 사이비 시민단체, 사이비 종교 비슷한 것이다. 뚜렷이 바라는, 민족을 위하거나 남들이 납득할만한 노선이 있어야 하는데 무조건 노무현만 띄우고, 이회창 후보는 떨어뜨리려는 불순한 동기는 안 된다. 미성년자까지 그렇게 동원해서 어떻게 하나"


박원홍 의원의 발언을 정리하면 노사모를 사이비종교집단, 정치룸펜, 홍위병 등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노사모 명계남 대표일꾼은 [한나라당 박원홍 홍보위원장 ‘노사모’ 망언에 관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통해 “명백한 왜곡이며 실수가 아닌 의도적인 망언이다. 노사모는 4만 회원의 75%가 직장인이며, 10대에서 70대까지 가족과 함께, 원칙과 소신을 지키다 2000년 총선에서 낙선한 한 정치인을 사랑하여 그와 함께 국민통합과 정치개혁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자그마한 힘이라도 보태고자 인터넷상에서 자발적으로 모인 참여민주주의의 새싹”이라고 하며, 한나라당과 박원홍 홍보위원장에게 ‘노사모’ 관련 발언의 근거를 제시할 것을 요구하였다. 특히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아니면 말고 식’, ‘치고 빠지기 식’의 작태로 일관한다면 4만 노사모 회원들은 다시는 이러한 망언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번 기회에 강력하고 완강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라고 하면서 다음의 사항을 한나라당과 박원홍 홍보위원장에게 요구하였다.  

1. 박원홍 홍보위원장은 한나라당 홈페이지와 노사모 홈페이지, 오마이뉴스에 공식 사과문을 5월 9일까지 게재할 것을 약속하라.

2. 한나라당은 박원홍 홍보위원장의 노사모 관련 망언이 당의 공식입장인지를 밝혀야 한다. 만약 당의 공식입장이 아니라면 박원홍의원을 홍보위원장에서 즉각 해임하고 노사모에 공식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라'


노사모는 성명서 발표에 그치지 않고 8일 오전부터 대표일꾼 명계남씨의 1인 시위를 시작으로 강력한 항의운동을 전개하였다. 아울러 박원홍 의원 홈페이지에도 항의의 글을 올리는 등 온/오프를 통해 박의원 발언의 부당성과 근거를 요구하였다.


오후 들어서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는 노사모 회원들이 속속 가세하여 저녁 12시 현재 80여 명의 회원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박원홍 의원의 발언의 부당성을 공격하였다. ‘우리는 룸펜이 아니에요’라는 대자보에는 수많은 회원들의 명함이 부쳐져 있었고, 평택에서 올라온 어느 회원은 명함대신 차표를 붙이기도 하였으며, 관계자에 의하면 독일거주 회원들은 명함을 모아 DHL로 보냈다고 한다.





‘박원홍 의원에게 한마디’라는 대자보에는 점잖은 충고에서부터 ‘쌩쑈하지 말라’는 격한 언사도 있어 노사모 회원들의 분노가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특히 저녁 이후 퇴근 시간에 맞춰 참가한 회사원 차림의 노사모 회원이 많이 보여 노사모의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하기도 하였다. 이들의 등장은 마치 87년 6월혁명을 이끈 넥타이 부대의 재현을 보는 것 같다는 주위의 평가는 노풍이 ‘명예혁명, 시민혁명’이란 노사모의 자평이 과장이 아니었음을 여실히 중명해 주는 것이었다.  



양천구 신월동에서 약국을 경영한다는 박정미 회원은 “열통이 나서 왔다”며, “국회의원씩이나 되는 사람이 개인도 아닌 수많은 사람이 가입해 활동하는 단체에 대해 ‘무책임하고 근거없는 허위사실을 버젓이 말한다는 사실이 오히려 믿기지 않는다”면서 “이번 기회에 그런 무책임한 언사에 강력대응해야 한다”며 참가이유를 밝히기도 하였다.

면책특권이 보장된 정치인의 무책임한 언사가 문제가 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러나 그 근거의 제시 및 책임을 묻는 소리는 오히려 묻히기 일쑤였고, 보통의 경우 ‘아니면 말고’식이거나 ‘~카더라’ 식으로 넘어가기 일쑤였다. 그동안 수많은 사건이 ‘의혹’만 제기됐고 그냥 넘어갈 수 있었던 것은 언론이 소수에 장악되어 있었고, 무책임한 발언의 책임을 따지는 시민사회단체의 힘이 미약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얼마전 ‘안티조선은 친북세력’이란 발언을 한 소설가 이문열씨는 법정에까지 출두해야 했다. 안티조선 일부 회원들이 그를 몡예훼손으로 고소하였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여인철, 안티조선이 친북세력이라 말한 적 없다? 대자보 82호

이제 박원홍 의원은 자신의 발언에 책임을 져야 할 것 같다. 만약 노사모에 대한 음해성 발언에 대해 노사모 요구수준의 ‘사과’나 ‘근거’를 제시하지 못할 경우 그냥 넘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발언파문을 계기로 ‘자발적 정치인 팬클럽’이란 노사모가 과연 ‘사이비 종교집단’ 또는 ‘정치룸펜’인지 아닌지는 가려질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제 우리 정치사의 오점인 ‘아니면 말고’는 사라지지 않을까? 그점만 보더라도 노사모의 등장과 역할은 우리 정치문화에 어떠한 경우라도 순기능을 가져올 것이다.          

한편 노사모는 한나라당 당사 앞 1인시위는 9일 오후 6시까지 계속할 것이며,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민형사상의 법적조치를 비롯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여 지속적이고 강력히 대응'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아울러 노사모 내의 변호사 회원 등을 통하여 민.형사 고발 및 소송까지도 준비중인 것으로 밝혀져 한나라당 및 노사모의 차후 행동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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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2/05/09 [02:12]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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