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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13명의 가장을 파탄으로 몰고 있다
조광출판인쇄 해고노동자들 5주째 상경투쟁ba.info/css.html'
 
김철관(객원논설위원)   기사입력  2002/04/29 [16:38]
"위장폐업 집단해고 조선일보 규탄한다."

▲ 언론노조 조광출판인쇄지부 투쟁
조강출판노조 해고자들이 조선일보 주변에서 위장폐업
철회 및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는 집회를 갖고있다.
ⓒ2002 김철관
10여 년 동안 조선일보를 인쇄해온 계열사 (주)조광출판인쇄 광주공장 13명의 해고노동자들이 조선일보사 주변에서 위장폐업과 집단해고에 항의, 6주째 상경투쟁을 벌이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3월 조광출판 광주공장을 느닷없이 폐업했고 이들에게 해고통지를 보냈다. 이에 항의한 해고노동자들은 지난 3월 말부터 조선일보 주변 및 방상훈 사장 집 근처에서 폐업철회 및 해고자 원상회복을 외치는 시위 및 가두 집회를 하고 있다. 또한 자체 제작한 노보를 통해 조선일보의 비민주성을 서울역 등 국민들이 밀집된 곳을 찾아다니며 하소연하고 있다.

지난 24일 이들은 조선일보 옆 서울시의회 앞에서 '조선일보는 자회사 노동자를 즉각 복직시켜라' '위장폐업 집단해고 조선일보를 규탄한다' 등 구호를 외치며 조선일보 탄압분쇄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지난 24일 집회에서 "조선일보 홈페이지에도 조광출판인쇄가 자회사로 등록돼 있다"며 "우리와 무관한 회사라고 발뺌하는 조선일보는 각성하라"고 촉구했다.

해고노동자 한 관계자는 "투쟁이 가속화되고 국민 여론도 조광출판인쇄 해고 노동자들의 편으로 다가서자 조광출판 인쇄 사장은 노사교섭을 하자고 요구했다"며 "이와함께 13명의 해고자 중 일부를 개별 접촉해 직장 알선 등의 당근을 제시하는 파렴치한 짓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분노했다.

http://jabo.co.kr/zboard/
▲ 조광출판인쇄 해고노동자들의 분노
이들은 "조선일보가 13명의 가장을
파탄으로 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2002 김철관
지난 25일 발행한 조광인쇄노조 투쟁속보는 "지난해 조선일보사 세무조사 때는 조광출판을 '관계사'로 얘기했고 집단해고 때는 '무관한 회사'라고 우겼다"며 "조선일보가 13명의 가장을 파탄으로 몰고 있는 것에 대해 분노한다"고 밝혔다.

장기투쟁을 대비해 언론노조 조광출판지부(지부장 정영환)는 다각도의 투쟁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18일 조선일보반대시민연대와 전국언론노조는 조광출판인쇄 사태해결을 촉구하며 조선일보 규탄 성명을 냈다.


[성 명 서]

조선일보의 위장폐업과 노조탄압을 규탄한다

조선일보는 전국동시인쇄의 시발점인 조광출판 광주공장을 지난 3월 31일자로 폐쇄하고 조합원 13명 전원을 정리해고 했다. 조선일보는 자사의 위상강화와 전국적 판매석권을 목표로 10여 년 전 광주에 인쇄공장을 짓고 '전국동시인쇄'라고 호들갑을 떨었다. 그 준공식에는 당시 야당총재로서 현 김대중 대통령이 참석한바 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10년이 지난 지금 광주인쇄공장이 조선일보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 조선일보사의 판매국장 출신이 조광출판 대표이사이고 나머지 이사들도 모두 현직의 조선일보사의 이사와 국장들로 구성돼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해 세무조사 결과에서도 조광출판인쇄 주식을 우회증여하여 증여세 탈루로 과징금을 냈으며, 광주지역에서 조선일보를 안정적으로 찍어내기 위해 인쇄비를 과당지출했다고 해명한 적도 있다. 또 지금 조선일보 홈페이지에도 주식회사 조광출판인쇄가 자회사로 명기되어 있으며, 조선일보 자회사인 조광출판인쇄의 공식 재무제표에는 해마다 8억 원씩 광주공장증설적립금이 책정돼 있다. 이런데도 조선일보는 광주인쇄공장과 무관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 왜 조선일보는 광주공장을 폐쇄하려는가. 전국언론노동조합 조광출판지부는 노조 결성 이래 왕성한 활동을 전개해왔다. 무엇보다 2001년 신문개혁 국민행동과 전국언론노동조합이 힘차게 전개했던 '신문개혁투쟁'에도 조광출판 지부가 헌신적으로 참여했는데, 조선일보 측으로서는 이들이 '눈엣가시'였음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따라서 조선일보는 광주공장을 없앰으로써 신문개혁투쟁에 적극 나섰던 조광출판 광주공장 노동자를 일거에 정리해버린 것이다.

그렇다고 조선일보가 광주전남지역에는 신문을 찍어내지 않겠다는 것인가? 아니다. 월드컵과 양대 선거로 인한 광고특수를 조선일보가 포기할 리 없다. 조선일보는 지난 3월 누구보다도 빨리 월 구독료를 1만2천 원으로 20%나 인상했다. 또한 본사와 부평 등 전국의 조선일보 인쇄공장은 일제히 증설에 들어갔다. 조선일보 재무제표상에 드러난 증설적립금만 해도 1년에 520억 원에 달한다.

우리들은 조선일보가 광주공장을 위장폐업한 뒤 족벌언론의 구미에 꼭 맞는 노동자로만 구성된 새 공장을 가동할 것임을 잘 알고 있다. 이미 그 징후는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사용주가 폐업을 결정하면 기존 사업성격과 같은 회사를 다시 운영할 수 없고, 만약 이를 어기고 다시 같은 사업을 재개하면 위장폐업으로 처벌받게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언론노조는 '1등 신문'을 '전가의 보도'처럼 남발하고 있는 조선일보가 광주공장 노동자를 하루아침에 정리해고하고서 새 공장을 운영하려 든다면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서 새우잠을 자며 투쟁중인 조광 노동자들과 함께 조선일보의 '반사회적 위장폐업'를 전국적으로 알리며 전력투쟁에 들어갈 것이다.

1. 조선일보는 전근대적 반사회적 노조탄압을 즉각 중지하라!
2. 조선일보는 광주인쇄 공장에 대한 위장폐업을 인정하고 조합원에 대한 위로금을 지급하고 고용승계를 보장하라!
3. 조선일보는 지면을 통하여 이번 사태를 알리고 독자에게 사과하라!

2002년 4월 18일

조선일보반대시민연대 / 전국언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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