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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연 위안부누드, 여성계 네티즌 반발거세
역사의 피해자 종군위안부 성상품화 두번 죽여, 정대협등 여성계 거센 반발
네티즌 '돈벌려고 누드, 할머니들 고통은 외면' '일본인들보다 더 악독' 비난
 
김주영   기사입력  2004/02/12 [17:47]

탤런트 이승연씨가 종군위안부를 테마로 한 영상, 화보집을 촬영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과 한국정신대문제 대책협의회 등 관련단체로부터 큰 반발을 사고 있다.

▲탤런트 이승연씨  
이승연씨는 12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화보집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에서 이번 촬영은 종군위안부를 테마로 한 영상 프로젝트"라고 밝힌바 있다.

'팔라우'에서 촬영된 이번 누드영상에 대해 제작사 측은 "이번 영상 프로젝트는 단조롭고 주제의식 없이 진행됐던 기존 연예인 누드에서 탈피해 '종군위안부'라는 의미있는 주제를 갖고 '여인'의  장중한 삶을 표현한 서사적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승연씨도 이번 작품에 대해 "'종군위안부'를 상업적인 누드에 이용할 목적이 전혀 없었으며, 그분들에게 최대한 누가 되지 않도록 하는 데 신경을 썼다"며 강조했다.

또한 이승연씨는 한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촬영전에 종군위안부 할머니를 만난적은 없으나, 앞으로 팔라우에서 생존하신 한 할머니와 만날 예정'이라고 밝혀, 과연 '이승연씨가 얼마만큼 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진지한 성찰을 가지고 이번 프로젝트에 임했는가' 하는 의구심을 자아냈다.

하지만 일본위안부 피해자들과 한국정신대문제 대책협의회 등 관련단체는  "오늘 우리는 다시 한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모욕과 수치심을 주는 상업주의의 형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군' 피해자 132명, 정대협, 한국여성단체연합, 나눔의 집 등의 관련단체는 12 일 성명을 내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을 또다시 성의 상품화로 울리는 상업주의에 분노한다"며 이승연의 누드 프로젝트를 중단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진정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피해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었다면, 이 문제를 컨셉으로 하는 누드 촬영은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위안부누드의 부당성을 설명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화려한 미사여구로 그 정당성을 설명하고 있으나, 도저히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의 나열"이라고 지적하면서  "아무리 아니라고 할지언정 명백히 인기 연예인의 누드집이라는 것이 여성의 성에 대한 상품화의 극치임을 부인할 수 없다. 나아가 누드를 통해 과거 일본군의 성노예 피해자 '위안부' 문제를 다루면서 한·일관계를 재조명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승연의 위안부테마 누드집에 대해 네티즌의 반응도 싸늘하다. 12일 미디어다음에서 실시된 라이브폴에서는 6시 현재 총 26,636명의 네티즌이 참여한 가운데, 종군위안부를 모욕이므로 반대하는 의견이 76.2%로 반대의 의견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종군위안부 문제를 환기함으로 찬성이라는 대답은 9.1%에 불과했다.

한 네티즌은 "우리의 역사적 희생양이 되었던 종군위안부 할머니들을 모욕해도 분수가 있지, 한국인이라면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습니까? 과거의 일본인들보다도 더 악독하군요 "라며 반대의 의사를 강하게 표명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최소한 관련단체와 협의라도 했어야 한다. 몰래 돈벌려고 누드 찍으러 가놓고선 정당성 부여할려고 한다는 말이 위안부누드? 누드 촬영 중단 수준이 아니라 이승연을 위안부할머니들 명예훼손으로 고발해야한다. 전쟁통에 몸 팔려 끌려간 할머니들의 고통을 생각이나해봤냐. 이건 할머니들을 두번 죽이는거라고..."며 문제제기 했다.

이승연 누드는 계속되고 있는 연예인들의 누드에서 차별성을 가지고자 한 것으로 보이나, 차별성보다는 '역사를 모독하는 누드'라는 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이승연의 누드집은 3월 공개된다.

아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과 한국정신대문제 대책협의회 등 관련단체의 성명서 전문이다.


이승연의 일본군'위안부' 테마 프로젝트에 대한 입장

일본군'위안부' 피해 여성을 또다시 성의 상품화로 울리는 상업주의에 분노한다!! 

오늘, 우리는 다시 한번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모욕과 수치심을 주는 상업주의의 형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60여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일본군'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잊을 수 없는 한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과거의 경험은 세월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고령의 피해자들에게는 여전히 씻을 수 없는 고통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삶을 힘겹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고령의 피해자 할머니들의 가슴에 또 다시 못을 박는 "이승연, 일본 정신대에 끌려가는 위안부 컨셉의 누드 촬영"이라는 기사에 우리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12일 이승연은 기자회견을 통해 배포된 보도자료는 화려한 미사여구로 그 정당성을 설명하고 있으나, 도저히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의 나열이라고 본다. 우선, 아무리 아니라고 할지언정 명백히 인기연예인의 누드집이라는 것이 여성의 성에 대한 상품화의 극치임을 부인할 수 없다. 나아가 누드를 통해 과거 일본군의 성노예 피해자 '위안부' 문제를 다루면서 한.일관계를 재조명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진정으로 일본군'위안부' 문제와 피해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있었다면, 이 문제를 컨셉으로 하는 누드 촬영은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승연씨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네띠앙 측은 이 프로젝트로 인해 또 다시 상처 입고 분노할 피해자를 상기해 주길 바란다. 그리고 이승연씨가 밝힌 바와 같이, "잊지 말아야 할 것과 지켜야 할 가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는 프로젝트의 의의라면 더욱이 피해자의 가슴에 못을 박은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일본군'위안부' 피해 여성들은 지난 14여년을 일본군'위안부'의 진상을 알려내며, 일본 정부로부터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통한 명예 회복을 위해 힘겹게 싸워왔다. 고령의 나이에도 비가오나 눈이오나 매주 수요일이면 어김없이 일본대사관 앞에서 그 분들은 명예 회복을 위한 싸움을 오늘도 하고 있다. 피해자들의 명예와 정의 회복을 위한 길에 함께 하지 못할지언정, 그분들의 명예를 또다시 욕보이는 이번 이승연의 일본군'위안부' 테마 프로젝트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우리는 이러한 피해자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에는, 고령의 피해자와 더불어 여성들이 함께 힘을 모아 이번 프로젝트가 중단될 때까지 싸워 나갈 것이다.

2004년  1월 12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132명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한국여성단체연합, 나눔의 집,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대구시민모임 통영,거제시민모임 부산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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