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서울대는 대학이고, 서울은 대한민국이다
서울 중심주의와 싸우는 부산대 경제학과 황한식 교수ba.info/
 
변희재   기사입력  2002/04/02 [00:37]
한국 최고의 대학이라 불리는 서울대학교는 서울에 있다. 한국 사립대학의 양대 명문 대학이라 불리는 연세대와 고려대도 서울에 있다. 한국 최고의 여자대학이라는 이화여대도 서울에 있다. 어딘가 좀 이상하지 않은가?

1. 서울대는 서울에 있다.

미국의 하버드 대학은 메사추세츠주 캠브리지시에 있다. 예일대학은 코네티컷주 뉴헤이번시에 있다. 스탠포드 대학은 캘리포니아주 펠러앨토시에 있다. 미국의 땅이 워낙 커서 그렇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프랑스의 경우는 국립대학인 파리 1대학부터 13대학까지 수평적으로 전국에 퍼져 있다. 그리고 대학이 있는 도시는 대학도시라는 특성을 지니며, 학문과 문화의 도시로 대도시와는 다른 방식으로 발전한다.

{IMAGE1_LEFT}선진국의 상황이 이러함에도 한국에서는 명문이란 명문대학은 모조리 서울에 몰려있고, 서울이라는 도시는 대학도시와는 전혀 성격이 다른 비대한 대도시로 성장해 버린 것이다. 한국에도 서울대와 비슷한 국립대학들이 전국 각지에 존재한다. 그렇지만 서로 간의 관계는 프랑스의 국공립 대학들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거의 대부분의 학과를 서울대가 독식하고 있고 지방 국립대는 열악한 상황에서 간신히 생존을 유지하는데 그치고 있을 뿐이다. 도시에서 대학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우리의 부산 기획에 부산대학교를 포함시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내가 부산대학교에서 만난 사람은 부산대 경제학과의 황한식 교수이다. 그의 전문분야는 도시경제학이고, 국공립대학협의회 회장을 역임할 당시 서울대로의 권력집중이라는 부작용을 낳게 할 BK21 반대투쟁을 최전방에서 이끌었다. 그리고 지금은 전국교수협의회 회장직을 맡고 있기도 하다.

2. 서울대학교설치령 VS 국공립대학교설치령

변희재(이하 변): 전공이 도시경제학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저희 두아의 도시 기획과 관련해서 도시를 접근하는 방식에 대해 간단히 조언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황한식(이하 황): 종래의 도시에 대한 접근방법은 철저히 효율성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하지만 요즈음에는 효율성에다 예술성까지 포함시킵니다. 모든 산업의 문화화라는 말이 있듯이 도시도 문화적 측면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영화의 도시 부산',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변: 오늘 부산대학교를 처음 왔습니다. 부산이 제2의 도시이니 부산대학교도 서울대학교 정도의 규모를 갖고 있지 않을까 했습니다만, 솔직히 규모나 시설에서 너무 큰 차이가 나 놀랐습니다.

황: 대학을 평가할 때도 물리적으로 교수의 숫자, 전공분야의 다양성, 캠퍼스의 크기 등으로 따질 수도 있겠지만 대학의 격, 즉 품위와 내실로 따져야겠지요.

변: 그래도 건물 대부분이 너무 낡았고, 잠시 들렸던 전산실의 시설도 좀 그렇습니다. 서울대를 다닐 때에도 저는 서울대의 시설이 참 낙후되었다고 생각했었는데, 부산대를 와보니 행복한 대학 생활을 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황: 간단하게 말해서 서울대와 부산대는 시설면에서 비교를 할 수가 없습니다. 부산대에는 중앙 난방 시스템이 안 되어, 겨울에는 교수 연구실에도 난로를 켜야 합니다. 도서관, 박물관, 전공별 부대시설로 가면 더 열악하지요. 서울대 경제학과의 교수진이 40명쯤 될 겁니다. 부산대 경제학과의 교수진은 25명 정도입니다. 교수와 함께 연구를 할 수 있는 조교 숫자는 더 큰 차이가 납니다. 서울대는 행정조교, 연구소 조교, 교수 개인 조교, 자료실 조교 등 수도 없이 많은 TO가 있는 반면 부산대에서는 그냥 과 조교 1명밖에 없습니다.

변: 연구에 필요한 자금 여건은 어떤가요?

황: 우선 서울대 학생들과는 장학금에서부터 차이가 납니다. 연구비 지원에서는 약 2배 정도 차이가 날 겁니다.

변: 같은 국립대학인데 왜 그런 차이가 납니까?

황: 서울대학교는 서울대학교 설치령이라는 특별법의 지원을 받는 반면 부산대학교는 국립대학교 설치령을 따릅니다. 법적인 지위 자체가 다른 것이지요. 그래서 행정직 사무국장의 공무원 지위도 차이가 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것은 민간에서 조달하는 대학발전기금의 차이입니다.

변: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BK21을 시행하니 서울대 쪽으로 지원이 집중된다는 비판이 나오겠지요?

황: BK21은 그야말로 선택과 집중이라는 논리를 내세우는 정책입니다. 연간 2천억원의 지원금 중 1천억원이 서울대에 배당되었습니다. 당시 국립대교수협의회에서 BK21을 반대한 논리는 중앙집권적 관료주의와 서울집중적 반민주에 대한 저항이었던 것입니다.

변: 그렇다면 서울대 교수들도 같이 반대할 수 있었겠군요. 실제로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교수들이 반대성명서를 발표했던 것으로 압니다.

황: 솔직히 서울대 교수들은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서울대 내에서는 주로 이공계 VS 인문사회대의 구도를 잡고 반대를 했었지요. 돈 되는 학문만 지원하냐, 뭐 이런 것들이요. 제가 보는 BK21의 모순지점은 지방과 중앙의 문제입니다.

변: 그래도 BK21이 특성화 대학으로의 발전이라는 긍정적 요소를 갖고 있는 것은 사실 아닙니까? 실제로 지방대 중에서도 그렇게 해서 선택된 곳도 있고.

황: 단정적으로 말해 현재 상황에서 지방대학의 특성화는 불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부산대학교 공과대학을 특성화할 수 있습니까? 어차피 서울대 공대가 최고인데, 부산 공대를 어떻게 특성화합니까? 지방대를 특성화 하려면 서울대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가능합니다. 즉 부산공대를 특성화하려면 서울공대를 지원해선 안 된다는 겁니다.

3. 서울에 사람이 몰리는 것은 필연이다.

변: 서울대와 지방대의 차이가 이렇게 커진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황: 뻔한 이야기이지만, 서울대가 1류인 이유는 1류 학생들이 서울대에 가기 때문입니다. 특히 예전에는 부산대를 비롯한 지방국립대는 서울대까지는 아니어도 서울에 있는 명문사립대와 경쟁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림도 없습니다. 여론조사 결과 부산지역에 거주하는 고등학생들의 80% 이상이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하겠다 하더군요. 이런 구조라면 지방대학은 다 죽습니다.

변: 왜들 다 그렇게 서울로 가려고 하는 겁니까?

황: 그것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여건에서 서울이 지방보다 월등히 앞서 있기 때문입니다. 대학 내의 연구여건이 비슷하다 하더라도, 도시가 갖고 있는 환경에서 너무 큰 차이가 나므로 아무 대학이라도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가는 게 낫다는 겁니다.

변: 서울에 가는 것이 하나의 신화가 아니라 나름대로 타당한 이유가 있다는 것인가요?

황: 물론입니다. 각 개개인들은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겁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모든 고급 일자리는 다 서울에 있습니다. 그래서 요즈음에는 아예 중학교 때부터 서울로 보내는 집도 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에서 고등학교 등급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해서 그런 겁니다.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도 막강하고 입시 학원도 막강하니까요.

변: 그래서 인재가 유출되고 지방에서는 인력의 공동화 현상이 오니 계속해서 악순환으로 빠지게 되겠군요.

황: 임시방편의 정책으로는 아무런 변화도 이루어낼 수 없고, 본질적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지방분권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지방 대학이 육성될 수 있습니다.

변: 그래도 뭐라도 시작하기는 해야 하지 않습니까? 김대중 정부에서는 각 대기업의 본사를 지방으로 이전시키라는 압력을 넣은 적이 있었는데.

황: 웃기는 일입니다. 그렇게 분권화를 하고 싶으면 정부가 먼저 옮겨야지요. 해양수산부가 왜 바다도 없는 서울에 있어야 합니까? 중앙부처와 공기업부터 지방으로 옮겨야 합니다.

변: 그럼 서울대학교도 지방으로 옮기는 게 어떨까요?

황: 서울대 전체를 옮기는 것은 이전비용을 고려할 때 불가능할 겁니다. 서울대는 그대로 두고 지방대 지원을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변: 중앙부처 몇 곳도 지방으로 옮기긴 옮긴 것으로 알고 있는데.

황: 지방분권의 원칙은 먼 거리로 옮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옮겨봐야 수도권 근처로 옮기니 오히려 수도권만 더 팽창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 아산개발을 하겠다는데 그것은 수도권의 대팽창의 결과만 초래합니다. 지방도시를 개발하려면 최소한 부산 근처로까지 와야 합니다. 수도권 근처를 개발하면 서울과 수도권 사이의 막대한 교통체증만 유발합니다. 다 통근으로 왔다 갔다 하니까요. 효율성의 원리로 따져도 지금처럼 하다간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은 망합니다. 그 막대한 비용을 한번 생각해 보세요.

4. 서울에 사는 관료는 서울집중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변: 정부에서 무언가 정책을 내놓기는 하는데 내놓을 때마다 핀트가 어긋나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황: 보세요. 정부의 관료 엘리트들의 근거지가 어딘지. 죄다 서울입니다. 그것도 특히 서울 강남입니다. 오죽하면 강남 특별구란 말이 있겠습니까? 거기다 파워 엘리트계층인 언론, 학계, 정치인 등도 죄다 서울 강남에 몰려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여론을 주도하고 정책을 결정하니 제대로 될 리가 없겠지요.

변: 현재 체감적으로 느끼시기에 상황이 더 악화된다고 보시고 있습니까?

황: 물론입니다. 차라리 박정희 정권 시절에는 제조업이 산업의 중심에 있어 부산, 울산 등 지방 도시가 발전했습니다. 그때는 도시와 농촌의 이분법 관계가 있었지요. 이러한 모순이 서울 VS 비서울로 심화된 것은 김영삼 정권의 국가경쟁력 발전안 때부터입니다. 경쟁력있는 서울부터 키우자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으니까요.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김대중 정권 들어서 더 안 좋아지고 있습니다.

변: 혹시 김대중 정권 이후 불어닥친 벤처, 즉 정보통신산업의 열풍도 관계가 있을까요?

황: 정보화 역시 정보의 활용의 격차가 점점 더 커지게 만들고 있습니다. 정보통신 벤처기업도 전부다 서울과 수도권에 있지 않습니까?

변: 정보의 격차가 또 다시 서울 집중 현상을 불러온다는 말인가요?

황: 중요한 것은 의사결정권자가 누구냐는 겁니다. 대통령 직속의 교육인적개발 위원회 위원 30명 중 25명이 서울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보통신 사업의 하나인 문화컨텐츠진흥원도 서울에 있습니다. 정보를 바탕으로 한 의사결정권이 계속해서 서울에 몰리면서 더욱 더 격차가 커지는 것입니다.

변: 문화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부산이라면 영화의 도시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특화된 방향으로 부산이 성장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IMAGE2_RIGHT}황: 요즈음 젊은이들의 문화에 대한 관심은 대단합니다. 특히 부산국제영화제의 성공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타는 항상 서울에서 만들어집니다. 부산에서도 언더그라운드 락밴드를 하는 젊은이들이 있지만 모두 기회만 되면 서울로 올라가니 역량의 축적이 안 됩니다.

변: 그래도 서울에 비해서 부산을 특화시킨다면 문화의 측면을 강조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황: 아닙니다. 저는 특성화 도시라는 개념 자체가 마음에 안 듭니다. 그 말은 특성화 대학이라는 말과 똑같습니다. 서울이 특성화 되었습니까? 서울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다 잡고 있는데 왜 지방도시만 특성화 하라고 그럽니까? 지금 상황이라면 서울은 서울대로 다 갖고 지방도시도 지방도시의 가능한 장점을 다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변: 제가 보기에는 부산이 영화의 도시로 성장한다면 할리우드처럼 될 수도 있겠고, 혹은 벤처기업단지를 발전시켜 실리콘밸리처럼 발전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황: 그러기에는 부산 자체의 규모도 큰 편입니다. 할리우드에 몇 명이나 살고 있습니까? 부산의 인구는 400만명입니다. 부산 내에서의 할리우드. 부산 내에서의 실리콘밸리가 가능하겠지요.

변: 서울대의 문제와 마찬가지로 도시의 경우 역시 서울은 그대로 두고 다른 지방도시를 육성하자는 발상 같습니다.

황: 다시 서울대 문제를 이야기하면, 현재 상태를 그대로 두고 지방대에 연간 5-10조원씩 20년 간 지원하면 격차가 많이 해소될 거라는 겁니다. 그리고 각종 국가고시와 행정고시 등에 인구비례수대로 지역 인재 할당제도 실시해야 합니다. 마치 여성할당제처럼 말입니다.

변: 할당제라는 말을 들으니 서울 vs 지방의 문제가 마치 남성 vs 여성의 구도와도 비슷하다는 것으로 들립니다.

황: 여성할당제가 지역할당제보다 빨리 관철된 것도 서울에 있는 여성들이 소리질렀기 때문이지요. 엄밀히 말해 여성문제를 거론하면 별다른 반발이 없는데 지역문제를 이야기하면 지역주의자라고 손가락질 받으니 더 힘듭니다.

5. 지역감정은 서울에 사는 지방 엘리트들 간의 싸움

변: 말이 나온 김에 지역감정 혹은 지역주의에 관하여 의견을 들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황: 지역주의란 서울에 올라가 있는 지방출신 엘리트들의 밥그릇 싸움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밥그릇 싸움을 지방의 풀뿌리 국민들이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사실상 지역주의는 중앙 VS 지방의 구도임에도, 이를 철저히 숨깁니다. 영남과 호남의 갈등은 서울에 올라간 영남 엘리트들과 서울에 올라간 호남 엘리트들 간의 갈등입니다.

변: 말씀을 들어보니 지역격차는 계급격차 이상의 의미를 지닌 것 같습니다. 앞서 지방의 개개인들이 서울로 올라가는 것은 매우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하셨는데 교수님의 제자들에게도 서울로 올라가라는 말씀을 하십니까?

황: 그건 학생들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지방분권, 지역자치, 지역혁신이야말로 21세기의 새로운 가치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변: 혹시 전북대학교 신방과의 강준만 교수를 아십니까? 강준만 교수님도 호남 지역에서 교수님과 비슷한 발언을 자주 하시던데.

황: 저와 강준만 교수의 생각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저는 최소한 10년 이상 중앙 VS 지방의 구도를 강조한 반면, 강교수는 주로 영남 VS 호남의 문제를 강조했습니다. 그런 인식의 차이 때문인지 저는 10년 간 지역의 풀뿌리 민중의 입장에서 아래로부터의 개혁을 중시여기고 이를 실천해오고 있습니다.

변: 어쨌든 강준만 교수는 지역문제 해결을 위해서 지방언론의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했는데, 부산 지역의 언론은 어떻습니까?

황: <부산일보>, <국제신문> 등 타 지역 언론보다는 나은 편이나 여건은 비슷할 겁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일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위성방송이 전국 지역에 보급되면 지방방송은 타격을 받습니다. 그러니 지방방송사들이 지역운동을 위해 들고 일어났습니다. 지방방송들은 평소에는 지역문제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었지요. 그것을 보면서 저는 지방의 보수파와 진보파가 힘을 합쳐 중앙과 싸울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변: 그렇다면 중앙의 진보파와 보수파가 힘을 합쳐 지방의 저항을 막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황: 맞습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서울에 있는 진보 학자들은 지역문제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변: 이런 것도 있지 않습니까? 일단 지방에 교수로 발령이 나도 줄기차게 서울에 올라와 결국 서울 소재지 대학으로 옮기는 관습.

황: 요즈음에는 한번 교수로 임명되면 자리를 옮기는게 그리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서울에서 공부를 한 학자가 지방에 오면, 처음에는 서울에 올라가다 지역사회에 적응하는 것이 흐름입니다. 잘못하다가는 오히려 지역 사회에서 고립되니까요.

6. 좋은 사람이 사는 도시가 좋은 도시이다.

변: 마지막으로 지역 도시 경제학의 전문가로서, 혹은 실천적 지식인으로서 지역 도시 발전을 위해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이 있으면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

황: 저는 지역의 학계, 노동계, 경제계, 종교계, 시민단체 간의 네트워크를 구성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글샘사랑방문화클럽을 만들어 주민공동체를 꾸려나가고 있고 부산대에서 NGO 지도자 전문과정을 개설했습니다. 또한 중소기업지원봉사단을 통해 지역의중소기업 컨설팅 업무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 도시의 발전은 지역 대학의 발전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생각 하에 부산대 교수협의회장부터, 전국대학교수회장을 역임했습니다. 이 모든 활동은 오로지 하나의 도시관으로 이어집니다.

좋은 사람이 사는 도시가 좋은 도시라는 것입니다. 예전처럼 단순한 도시개발로는 변화를 이끌 수 없고, 각계 각층의 사람들의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도시가 좋은 도시라 생각합니다.


황한식 교수는 서울 집중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도시의 척박한 환경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도 궁극적으로 낙관적 견해를 갖고 있었다. 그러한 낙관적 견해로 10년 간 이론이 아닌 실천으로서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인터뷰가 끝난 뒤에도 황한식 교수는 지역운동을 하며 겪은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알려주었다. 한 지역문제를 논의한 세미나에서 시민단체들이 보는 앞에서,

"민족문학작가회의 부산지부는 있다. 그런데 왜 민족문학작가회의 서울지부는 없는가? 참여연대 부산지부는 있다. 그런데 왜 참여연대 서울지부는 없는가?"

그랬더니 세미나 참여자 그 누구도 반론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진보 운동가들이라 하더라도 서울 중심적 사고에 젖어 있어 서울이 중심이라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은 대한민국의 중심이 아니라 곧 대한민국이다. 그래서 서울지부는 있을 필요가 없다.

앞으로 지속될 두아의 지역도시 계획 역시 바로 이러한 모순지점들에 대해서 끊임없는 성찰을 동반해야 할 것이다. 좋은 사람이 살고 있는 도시가 좋은 도시라면 좋은 도시를 가꿔야 좋은 사람이 살 수 있지 않겠는가?

* 본 기사는 문화예술사이트 두아넷 http://dooa.net 에서 제공하였습니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2/04/02 [00:37]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

  • boby 2018/03/17 [04:10] 수정 | 삭제
  • 부산대에서의 생활이 참으로 행복한 겁니다 해운대 광안리 영도섬 금정산 낙동강 부산항 성지곡수원지 다대포해변 . . . 후배님은 아직 부산을 몰라요. 서울 및 타도시에 살다보면 그때 부산을 알아보게 되죠. 서울대관악산은 금정산처럼 수려하지가 않아요 전국민은 부산을 많이 동경해요...
  • 안타깝다... 2006/09/08 [21:49] 수정 | 삭제
  • 언제부터 대한민국이 서울공화국이 되었는지 안타깝다.
    박통때는 아닌것 같은데....
    지금 문제는 서울에 모든것이 몰리는 데도 인시하지 못하는 지방살람들이 가장 큰문제가 아닌가 싶다.
    가벼운 이야기 하나 하겠습니다.
    서울에 하는 행사는 아무렇지 않게 국가 행사가 된다.
    부산에 하는 행사는 하고 나면 꼭 뒤 끝이 안좋다
    부산에 하는 행사는 규모가 월등히 큰 행사도 아무 주목도 못 받고 지방행사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그 행사가 국가에서 엄청난 지원한 것처럼 비춰지고 국가 여론이 이상하게 등을 돌리게끔 꼭 누군가가 조정하는것 처럼 돌아간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 안타깝다
    지방이라고 행사가 다 이런 대접을 받는것은 아닌것 같다.
    강원도와제주도전라도는 행사를 해도 어느정도 대접을 받다보니 이 사람들은 부산사람들이 과민하게 반응 한다고 하고 여론도 오히려 부산사람들이 돌갱이 같다고 하게끔 돌아간다.
    꼼꼼히 생각해보면 부산사람들이 이렇게 행동하게끔 하는 사람들은 주로 서울쪽 사람들이 아닌가 싶다.
    여론과 모든것이 서울에 있다보니 자기들 마음대로 활용하는 것 같다.
    강원도 평창동계올림픽은 국가 행사로 만들어버라고 부산IOC총회는 거의 유치 단계였지만 지원은 평창때문에 양보하라고 하는것 정말 이해가 안된다.
    개인 생각엔 그런 큰 행사를 서울에서도 못했는데 감히 지방에서 덤벼 이런식으로 보인다.
    서울을 따라가는 것은 괞찮지만 앞지르는건 용납못한다는식의 발상,
    부산과 타 지방 행사시 알게모르게 대하는 방식들(타지방엔 행사를 지원하다보니 서울이란곳이 과연 중앙답다라고 느끼게 만들고 부산은 찬밥 대우를 하니 시민들이 느끼는 좌절감과 배신감들 이런것들이 타지방에선 서울을 좋게보게 만들고 부산은 고약한 심보를 가진사람들만 모인 곳으로 평가 절하 하게끔 만들고...)
    지금도 부산만 벗어나면 사람들은 대체로 서울 못가서 안달이다 안달...
    얼마나 더 빨아먹어야 놓아 줄건지....
    부산이 서울을 뛰어 넘을려고 한 죄가 전 국토에 부산이 엄청난 국비만 지원 받고 아무쓸모가 없는 만행만 저지르는 도시로 각인되지 않았나 싶다.
    정말이지 대한민국 세금은 서울에서 멋대로 쓰는데 욕만 나왔다 하면 부산이다...
    위의 논쟁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너무 아니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