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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무원이 억대 수익사업에 학생동원
초 중학교에 협조 공문 발송 - 대가성 금품 수수
 
강성태   기사입력  2004/01/17 [12:31]

▲억대 수익사업에 학생동원을 요청하는 안산시교육청의 공문번호가 적혀 있는 가정통신문.     ©강성태
안산시교육청이 억대 수익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학생들의 참여를 요청하는 협조 공문을 관내 초 중학교에 일괄적으로 보내 말썽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일부 학부모들이 ‘수입금 일부가 관련 공무원에게 대가성으로 전달 됐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또 이번에 각 학교에 전달된 협조 공문은 교육장 전결사항인데도 관련 과장이 임의데로 처리, 이 공무원에 대한 징계조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였으나 지금까지 후속조치는 전무해 고위층의 개입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이익을 위한 민간단체인 안산관광진흥협회와 이벤트 업체인 (주)3D korea가 지난해 12월 20일부터 내달 1일까지 안산 화랑유원지 야외 특설장에서 ‘공룡과 함께 하는 겨울 대축제’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억대 이벤트 사업으로 일반 8천원, 학생은 6천원의 입장료를 받고 있다.

시교육청은 이 같은 수익성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12월말께 안산과 시흥지역 초-중학교에 학생 동원을 요청하는 협조 공문을 보냈으며, 일선 학교에서는 방학중인데도 불구, 학교 내에서 예매장소까지 만들어 놓고 학생들의 신청을 받는 등 이 행사에 조직적 지원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시교육청의 조직적 지원에 힘입어 안산과 시흥지역 초-중학교 학생들이 단체로 입장권을 예매, 관람했으며, 17일 현재까지 수만여명이 이 전시회에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맨바닥에다 난방시설조차 전무한 겨울철 야외에 마련된 전시장.     ©강성태
그러나 겨울철인데도 불구, 이 전시회가 마련된 곳은 야외인데다가 맨바닥에 난방시설조차 갖추지 않아 이 곳을 다녀간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안산지역 모 초등학교 학부모는 “학교에서 보내준 통신문을 보고 이 전시회를 관람하게 됐는데 처음엔 방학 과제물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알았다”면서 “막상 전시장에 들어서니 조잡한 전시물은 물론, 한겨울인데도 난방시설조차 없는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분개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학교에서 단체관람을 요구해 아이가 학교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싶어 함께 따라 나섰지만 내심 불쾌했다”면서 “무료관람도 아닌 민간단체의 수익성 사업에 학생들을 동원한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시흥지역의 한 학부모는 “억대 수익사업에 관련 공무원이 공문을 보내 단체관람을 유도한 부분은 대가성 금품이 오갔다는 의혹을 부추기는 처사였다”며 “더군다나 교육장의 전결도 받지 않은 공문을 보냈는데도 관련 공무원에 대한 징계 조치가 없었다는 것은 고위층의 개입여부를 확신케하는 대목”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의 공문을 보고 일부 학교장이 과잉 반응을 보여 단체 관람을 유도 했지만, 전결도 되지 않은 공문이었기에 교육장은 모르는 일이었다”고 해명했으며, 관련 공무원은 “모든 것은 나의 부주의 때문에 일어난 일인 만큼 징계받을 각오가 돼 있다”고 부당한 행위를 시인했다.

* 본 기사는 <오마이뉴스>와 <e조은뉴스>에도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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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4/01/17 [12:31]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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