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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과 분열' 부추기는 조선일보의 신년사
'양비론'과 '유권자 책임론'으로 한나라당 기관지 자임나서
 
황진태   기사입력  2004/01/05 [11:06]

확실히 돈이 좋긴 좋나 보다. 누구는 돈 백만원 아니 제 자식의 분유값 몇 푼이 없어서 생계형 범죄(?)를 저질러 옥살이를 하는 반면 누군 질러 먹은 것은 천문학적으로 많은 데 옥살이는커녕 그들에겐 ‘껌값’인 보석금으로 풀려나서는 뻔뻔한 낯으로 세종로를 활보하니.   참으로 사회정의가 제대로 들어선 한국사회다.

2003년과 2004년 여전히 입발린 조선일보 사장의 신년사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 조세포탈과 횡령혐의로 실형을 받았지만, 아직 법정구속은 되지 않았다고 한다. 작년 2003년, 방 사장은 조선일보 신년사에서 “가장 변하지 말아야 할 원칙은 조선일보가 지켜온 신문 제작의 기본 노선과 철학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고 방 사장은 지키지 못할 확신을 확신하며 1년 후 2004년 신년사에서 “우리는 권력의 부패와 탈선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언론의 바른 길을 가야하며, 정확하고 공정한 기사를 독자들에게 전달해야하는 언론의 정도(正道)를 지켜”나가지 못함으로써 결국, 스스로 그 자신의 부도덕함을 섹시하게 드러냈다.

‘1등 신문 아니 최고 신문’ 조선일보의 신년사는 그저 폼으로 하는 것인가. 감방 들어갈 걱정이 없어선지 뱃심이 좋은 건지 방 사장은 지키지도 못할 신년사에서 잔뜩 말들의 잔치를 벌인다. “어떠한 어려움이 닥쳐오더라도 우리는 능히, 이를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그 어려움은 (조선일보는 별일 없는 것으로 보아서) 방 사장 개인에게 닥친 조세포탈과 횡령혐의를 의미하는 듯하다. 그 자신의 부도덕을 무슨 민주화 운동투사마냥 거창하게 포장하는 지 모르겠다. 착각은 자유고 아무리 신정이라 들뜬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이는 확실히 오버다.

나라와 국민을 위한 등대의 역할을 조선일보? 착각은 자유!

지난 대선에서 x나라당 기관지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던 조선일보가 대선 패배로 97년에 이어서 또 다시 주눅이 들게 되었는데 그 당시 허탈감은 방 사장의 2003년 신년사에서도 그대로 박혀 있다. 

“최근 저희들의 노선과 논조에 적지 않은 도전이 있었지만, 한국 사회의 중심을 지탱해온 저희 신문의 기본 철학을 시류에 맞추는 식으로 바꿀 수는 없다고 다시 강조하고 싶습니다.”

비록 1년이 지난 신년사지만 복수를 위하여 쓸개를 씹고서는 이를 닦지 않아 이빨 사이에 낀 쓸개가 썩으면서 풍기는 입냄새가 농후하다. 올해의 신년사에서도 “새해, 우리가 갈 길도 결코 평탄하지 않다. 국내 정치는 불안하고, 경제 여건 또한 크게 나아질 것 같지 않다. 4월 총선을 전후하여 나라안은 또다시 분열과 혼란으로 치닫지 않을까 걱정된다. 이에 편승하여, 우리 신문을 흠집내려는 특정 세력들의 음해 역시,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조선일보가 “나라와 국민이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어두운 바다의 뱃길을 환히 비춰주는 등대의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웅변 코미디를 하시고 있다. 누가 방 사장에게 자일리톨 좀 사드리라.

‘1등 아닌 최고 언론’의 사주인 방 사장은 자신의 신문이 어떠한 평가를 받고 있는 지 신경 쓰지는 않고 그저 우익학동교실에서 ‘일등! 일등! 아니 싫어! 최고! 최고!’(방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1등 신문'이 아닌, '최고의 신문'을 지향해야 한다"고 말한바 있다.)라며 혼자 모범생 티 팍팍 내며 육갑, 호들갑, 꼴갑을 떨어야겠는가. 방 사장의 소아병적인 발상에서 C.E.O 자질에 의심이 간다. 얼마 전 전국언론노동조합과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 개최한 정치개혁 관련 신문과 방송 모니터 분석에서 민언련 이송지혜 모니터부장은 “조선일보의 경우 한나라당을 비롯한 정치권의 잘못된 행태를 비판하기보다는 '양비론'과 '유권자 책임론'을 거론해 본질을 호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신문 중에서는 조선일보의 정치 보도가 가장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즉, 방 사장이 말하는 “또다시 분열과 혼란”은 사실 조선일보가 일조 했다는 말이다. 그러면서 ‘등대’가 되겠다고 하니. 가히 죄수가 경찰까지 해먹겠다는 심보 아닌가.

2005년부터는 신년사를 중단해라

방 사장의 조선일보 신년사를 들으면서 꼭 틀린 말만 있지는 않다. 인정해줄 것은 인정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사실 기자는 관용이 넓다. 지난 2003년 신년사 중에서 유일하게 방 사장이 지킨 것이 있는데 바로 사내복지 분야다. 방 사장은 작년 신년사에서 “저는 또한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사원들의 복지수준을 국내 최고 수준으로 보장하려고 힘껏 노력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올해는 맞벌이 부부들의 자녀를 회사 부근의 보육시설에 위탁 보육하는 제도를 처음으로 시행할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이는 올해 신년사에서 “지난해 경영과 관련해 "IMF에 못지않은 어려운 경제여건이었지만, 광고와 판매도 기대이상의 성과를 이끌어냈다"고 평가, 조선일보가 직원들에게 연말 상여금으로 언론사 가운데 최대 액수인 600%~1300%를 지급했다는 일부 보도를 확인”함으로써 알 수 있다.(윤익한, 브레이크뉴스 1월 2일자) 

새해부터 조선일보가 “우리이웃의 삶을 들여다 보셨습니까”라며 언제부터 조선일보가 우리이웃의 삶을 들여다 보았는지 독자에게 물음표를 던졌다. 그 신문의 최고경영자라는 사람이 100억원 대의 조세포탈과 횡령 혐의로 감방가기 일보직전인데 조선의 신년특별기획으로 우리이웃에 대해서 논한 것은 다분히 방 사장의 치부를 감싸주기 위한 입바른 기획에 지나지 않다. 2003년 신년사에서 “올해 조선일보는 사회공익기구로서 역할에 더 충실해야 할 것입니다.”라는 방 사장의 발언은 1년이 지난 현재 거짓으로 판명되었다. 차라리 “올해 조선일보는 ‘귀족사회사적기구’로서 역할에 더 충실”했다고 솔직히 발언했어야 옳았다. 그래야 사내복지확충에 대한 방 사장의 노력이 떳떳이 인정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아무렴 1등 신문, 최고의 광고수주를 자랑할 텐데 떼거지로 벌어놓고서는 세금도 안내고, 횡령하면서 방씨 가족들만의 순대만 잔뜩 기름이 끼면은 조선일보 사원들이 먼저 안티조선한다고 들고 일어 났을 터, 방 사장의 사내복지지원도 방 사장의 부도덕을 생각한다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게 아니었을까 본다. 혹시나 횡령한 돈으로 사회복지기금으로 기부했다면 방 사장의 선의를 조금 믿어주었을 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아직 배가 고프다!’ 각 진영은 안티조선노선만큼은 확실히 뭉치자

왕년에 안티조선 우리모두(neo.urimodu.com)와 조독마와 인물과 사상 게시판에서 활동하던 논객들이 자유주의와 진보주의 노선, 당파성으로 인해서 갈라져 현재, 정치웹진과 인터넷 신문 여기 저기에서 흩어져 활동하고 있다. 인력이 빠져나갔으니 우리모두나 조독마나 예전만큼 사이트 활동이 활발하지 않다. 물론, 각자 자신이 활동하는 사이트에서 안티조선기사와 칼럼을 쓰고 있으니 굳이 부정적으로 볼 것은 아니다. ‘노무현’이란 아이콘 하나만 가지고서 편이 갈리고 비판을 주고 받지만 안티조선 달력 배너광고는 공통적으로 각 사이트마다 걸고 있지 않은가. 여전히 ‘안티조선’이란 아이콘에 있어서는 똘똘 뭉칠 수 있다.

지금, 언론노조에서 다음 선고 공판까지 1차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서명은 법원으로 보낼 질 예정이다. 이틀을 남긴 지금 서명게시판은 히딩크처럼 ‘나는 아직 배가 고프다!’며 네티즌들에게 서명을 부탁한다고 외치고 있다. 각 사이트는 조아세 서명 사이트(http://joase.org/signature.htm)를 배너로 달고, 다시 한번 상식적인 시민사회의 연대를 보여주자. 비상식적인 조선일보는 여전히 극복해야 할 대상이다. 다시는 조선일보 사장의 황당한 신년사 때문에 새해부터 기분 잡치는 일이 없도록 네티즌들의 서명과 더불어  끊임없는 안티조선칼럼과 기사를 기대한다/사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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