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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인 고 고미영 10주기, 그는 어떤 사람?
산악인 고 고미영 10주기 추모식 열려
 
김철관   기사입력  2019/07/07 [08:52]
▲ 산악인 고 고미영 10주기 추모식     ©


희망은 영원한 기쁨이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라면 절대로 포기하지마라, 큰 꿈을 가진 사람은 현실에 만족하는 사람보다 강하다.”, “실패는 고통스럽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지 못했음을 깨닫는 것은 몇 배 더, 고통스럽다.” -산악인 고미영

 

지난 2009711일 세계 9위봉(해발 8126m)인 낭가파르밧 정상을 오른 뒤, 하산 길에 실족사를 한 산악인 고 고미영 씨의 10주기 추모식이 6일 열렸다.

 

산악인 고미영 10주기 추모식은 6일 오전 1130분 고미영기념회(회장 박호성) 주최로 전북 부안 청호수 마을 강당에서 열렸다. 추모식이 끝나고 묘소 참배도 이어졌다. 산악인 고 고미영은 세계 최단 기간인 27개월 만에 세계 8000m이상의 11개봉 등정 기록을 남기기도 한 여성 산악인이다.

 

▲ 고인과 함께 등정을 했던 산악인 김재수 대장     ©

 

추모식에는 이인정 아시아산악연맹 회장, 권익현 부안군수, 이한수 부안군의회 의장 등이 참석해 추모사를 했다.

 

특히 박호정 고미영기념회 회장은 전북 부안 출신인 고미영 님이 저희 곁을 떠난 지, 어느새 10주기가 됐다우리는 그의 불굴의 도전정신과 희망찬 미소를 기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경과보고, 헌시 낭독과 가족인사(고인의 오빠 고석균 씨) 순으로 진행됐다. 기새원 시인은 헌시 그대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송했고, 배우 겸 아트디렉터인 오솔미 시인은 헌시 지금처럼 그대 품안에를 낭송했다.

 

▲ 헌시낭송을 한 오솔미 시인     ©

 

지금처럼 그대 품안에

 

오솔미

 

숨이 차오른다. 숨이 차오른다.

점점 내 자신을 무장하던 세속의 짐들을 내려놓는다.

자연에 순응한 채 이제 서서히 그대만을 의지하고..

바라보고.. 느낄 수 있는 그곳에 다다르기 시작했다.

! 오르면 오를수록 그대의 체온은 귀히 따스히 내게

전해져오고 오르면 오를수록 그대의 눈동자는 내게 속삭이네

사랑한다고

드디어 그 하늘과 맞닿은 그곳에서..

그댄 나를 가슴에 넣고 난 그대의 가슴에 안식했네

사랑해내 사랑 영원히 이렇게 그대품안에 안식하리..

지금처럼그대품안에..

 

▲ 산악인 고 고미영     ©

 

시낭송을 마친, 오솔미 시인은 시낭송을 하는데 눈물을 보인 사람들이 있었다, 마음으로 쓴 시를 느껴줘서 감사했다, 그리고 그녀의 숭고한 삶과 산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이 아름다웠다, 그래서 그는 산을 사랑했고 산은 그녀를 사랑했던 것 같다, 10주기 추모식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 시에서 그대는 고인이 좋아했던 산일 수도 있고, 낭가파르밧 등정을 마치고 하산 후, 결혼을 약속한 남자 친구일 수도 있다고도 했다.

 

 

고인은 생전 세계최단 기간인 29개월 만에 최고봉인 에베레스트(8848m), 2위봉인 K2(8611m) 3위봉인 칸첸충카(8603m) 등 세계 8000m이상의 11개봉 등정에 성공했다. 사후인 201078일부터 2011426일까지 동반 산악인인 김재수 대장이 세계 6위봉인 안나푸르나(8091m)를 끝으로 등정에 성공함으로써 14좌를 완성했다.

▲ 기년촬영     ©

 

 

고인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까지 국내 여성 스포츠클라이밍의 1인자였다 이후 고산등반에 열을 올렸고, 2006년부터 20097월 낭가파르밧에 이르기까지 29개월간 김재수 대장과 함께 했다. 한 시즌에 8000m급 고봉 3개를 연속 오르기도 했다. 당시 여성 산악인 오은선 씨와 쌍벽을 이루기도 했다.

 

산악인 고 고미영은 6773일 전북 부안군 하서면 청호리에서 출생해 하서초등학교·하서중학교와 부안여고를 졸업했다. 청주대학교 중국어학과와 상명대학교 체육학과 석사과정을 마쳤다.

 

▲ 산악인 고 고미영 묘 앞에서 기념촬영     ©

 

다음은 기세원 시인의 고 고미영 추모 10주년 헌시이다.

 

그대에게 보내는 편지

 

-고미영 추모 10주년에 부쳐

 

기세원

벌써 강산이 한 번 변했다

언젠가는 겪어야할 이별이라지만

그대의 밝은 미소는 늘

내 안에 잠겨 있었다.

그 해맑은 미소만 남겨두고

떠나신 님이여!

끝없이 도전하던 가쁜 숨과

하늘을 향하던 맑은 영혼과

쉬고 싶어도 참고 가던 막막한 열정의 꿈으로

아직도 남은 봉우리 꿈을 꾸고 있는가

 

아무것도 모르는 불모지

외진 시골마을에 나고 자라

정녕 그대가 이루고자했던 꿈이었다면

조금만 일찍 보살피고 이끌어주었다면

이내 그 뜻을 충분히 이루고도 남았을 텐데

늦은 나이에 스포츠 클라이밍 입문을 하더니

이내 적수가 없어

결국 산 정상을 올려다 본 것이 죄였구나

 

그것이 운명이었던가!

지구의 가장 높은 봉우리

설산을 향한 거친 도전으로

그대의 헤진 등산화는 바다건너 설산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대의 옷은 늘 땀에 절여 있었다

그대의 더운 입김은 늘 눈보라와 함께였다

그대의 손톱은 매니큐어대신 피멍꽃을 피우고 있었다

그대의 입술은 립스틱대신 소금기를 머금고 있었다

그대의 퉁퉁 부은 발가락은 히말라야 산봉우리를 닮아있었다

 

치열한 산악 히말라야 험준한 준령

고산의 추위를 열기로 덮으며

하늘을 우러르며 가까이 하고자 했던 열정이여!

이제 훈장도 가치 없어라.

무지개도 산중턱을 넘지 못하는

인도 기러기들처럼 휘몰아치는 눈보라와 싸워가며

터벅터벅 한 걸음 한 걸음

발자국을 새기며 이루어낸 길

 

결국 파키스탄 드리피카 정복을 시작으로

초오유,에베레스트,브로드피크,시샤팡마,로체,k2,

마나슬루,마칼루,칸첸중가,다울라기리,낭가파르바트

가냘픈 여자의 몸으로

지구의 가장 큰 봉우리를 차례로 점령했다.

 

여기 고향에 여름이 온 것처럼

히말라야 산 아래에도 여름이 왔다

초원에 꽃이 피고, 옥수수 익는 냄새

조랑말은 방울소리 따라 코를 훔친다

 

그대의 설산 닮은 하얀 미소가 그리워

그대의 거친 도전과 열정을 기리기 위해

오늘 그대를 추모하나니

이제 모든 것 잊고 편히 쉬소서...

 

이제 장엄한 설산도 너의 일부가 되어 있는데

그대여 천국에서나마

행복한 여행을 즐기소서...

▲ 식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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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7/07 [08:52]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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