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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태극전사', 한국축구 황금세대 열리나?
[진단] U-20 월드컵 준우승, 새로운 역사 쓴 한국축구 발전의 모멘텀 마련
 
김병윤

     

 
'죽음의 조' 살아남은 한국

한국이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폴란드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아쉬운 준우승을 차지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하지만 한국 남자 축구가 FIFA 주관대회에서 준우승의 성적을 거둔것은 사상 처음이어서 그 이미와 가치성은 크다. 한국은 올해 2월 폴란드 그드니아에서 열린 2019 U-20 FIFA월드컵 조추첨 결과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F조에 편성되어 '죽음의 조'라 평가되어 조별리그 통과도 쉽지 않았다.

이런 어려움 속에 약 2년여 동안 팀을 이끌었던 정정용 감독은 "16강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말로 출사표를 던졌고 겁없는 선수들은 강한 우승 의욕을 보여줬다. U-20 FIFA월드컵은 비록 미래의 세계축구 주역들이 펼치는 대회지만 한국에게 그 도전은 쉽지 않았다. 그동안 한국이 U-20 FIFA월드컵에 출전하여 거둔 성적은 2009년 이집트, 2013년 터키 대회의 8강 성적이 최고 성적이며 심지어 2019년 안방에서 개최되었던 대회에서도 16강에 그쳤다.
 
▲ 이번 U-20 월드컵 대표들을 한국축구의 황금세대로 키워야     ©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이런 한국이 준우승을 차지했다는 사실은 실로 놀라운 성과가 아닐 수 없다. 한국은 '죽음의 조' 첫 경기에서 프랑스, 아르헨티나, 이탈리아와 함께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포르투갈과 일전을 벌여 심리적 부담감과 위협적인 측면 공격을 허용하면서도 선전 0-1로 패배하여 순탄하지 않았다. 대회 조별리그에서의 첫 경기 패배는 상위 토너먼트 진출에 적신호로 받아들여 진다. 이에 한국의 16강 진출은 불투명해 졌고 2차전 남아프리카공화국 전의 필승이 요구됐다.

이 만큼 남아프리카공화국 전의 중요성은 커졌고 첫 경기 못지않게 심리적 부감감 역시 컸다. 하지만 한국은 플랜A 스리백 대신 포백인 4-2-3-1 포메이션의 공격적인 축구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맞대결 상대의 프리킥, 코너킥 세트피스와 수비 배후 공간을 노리는 플레이에 고전했지만, 골키퍼 이광연(20.강원 FC)의 결정적인 선방과 김현우(20.디나모 자그레브)의 천금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 16강 진출의 청신호를 밝혔다.

조별리그 마지막 3차전 아르헨티나와의 맞대결은 한국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일전이었다. U-20 FIFA월드컵 역대 대회에서 6번 최다 우승을 차지했던 아르헨티나는 세계축구 영원한 강자로 아르헨티나의 벽을 넘기 위해서는, 2경기 1승 1패 골득실 0인 한국에게 주어진 과제는 결정력과 아르헨티나의 2경기 7득점 막강 화력 봉쇄였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아르헨티나전은 한국에게16강 진출의 호재이기도 했다. 이는 아르헨티나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포르투갈 조별리그 경기에서 2승을 챙겨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지었기 때문이었다.
 
▲ U-20 월드컵 준우승 이후 정정용 감독이 기지회견을 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결국 이 같은 호재는 아르헨티나가 2진에 가까운 스쿼드로 한국을 상대, 한국은 결국 2-1로 아르헨티나를 꺾고 1차 목표인 16강에 안착했다. 조별리그 에서의 한국은 단점과 장점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그 중 이강인(18.발렌시아)에 너무 의존하는 플레이는 대표적인 단점 중 하나였다. 그러나 대회전 우려됐던 수비취약은 강호 포르투갈, 아르헨티나를 상대하여 2실점의 안정감 있는 짠물 수비를 펼쳐 한국의 가장 큰 장점으로 대두되며 16강 견인의 원동력이 됐다.

선수 개인적으로는 기대를 모았던 해결사 전세진(20.수원 삼성)이 부진에 빠진 반면 이강인은 물론 193Cm 장신 스트라이커 오세훈(20.아산 무궁화)과 골키퍼 이광연(20.강원 FC)의 플레이는 돋보였다. 2승 1패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 한국의 상대는 숙명의 라이벌 일본이었다. 아시아 축구를 대표하는 양국은 자존심까지 걸린 그야말로 단두대 매치였다. 경기는 비디오 판독(VAR)까지 가며 골이 취소되는 우여곡절의 승부였지만, 한국은 후반 오세훈이 승부의 균형을 깨는 헤더 결승골을 터뜨려 1-0으로 승리했다.

'언더독' 반란의 시작과 끝

일본전 승리는 정정용(50) 감독의 치밀한 전술, 전략의 승리이기도 했다. 정정용 감독은 일본 특유의 짦은 패스를 바탕으로 한 점유율 축구를 차단하기 위한 중원에서의 압박과, 윙백 최준(20.연세대), 황태현(20.안산 그리너스)의 활발한 공격 가담은 물론 후반 스리백에서 포백 전술로 변화를 꾀하며 경기를 운영한 끝에 승리를 거머쥐는 값진 결과물을 얻었다. 일본 격파로 U-20 FIFA월드컵 3번째 8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의 8강 상대는 아프리카의 강호 세네갈이었다.

세네갈과의 8강전은 승부차기로 승부가 판가름 나는 '역대급 명승부'였다. 정정용 감독은 ‘선수비 후역습’ 전략의 예상을 깨는 공격축구로 세네갈 골문을 노려 경기는 시종일관 치열한 접전으로 전개됐다. 하지만 한국에게는 히어로와 해결사 양수겹장의 역할을 한 이강인이 있었다. 이강인은 세네갈에 전반 선재골을 내주며 끌려가던 경기에서, 후반 초반 페널티킥 동점골을 뽑아냈고 이어 후반 추가시간 코너킥으로 이지솔(20.대전시티즌)의 극적인 헤더 동점골과, 연장 전반 조영욱(20.FC 서울)이 FIFA가 선정한 베스트 골의 추가골까지 도움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쳤다.

세네갈전 승리는 정정용 감독의 전략과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의 집념과 집중력이 만들어 낸 한편의 드라마였다. 이로서 한국은 1983년 멕시코 대회 '원조 붉은악마'가 만들어낸, 4강 신화를 36년 만에 재현하는데 성공하며 4강에 진출 에콰도르와 결승 진출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에콰도르전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아르헨티나 전에 이어 한국에게 기대감과 희망을 갖게하는 경기였다. 이유는 2019 U-20 FIFA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가진 마지막 리허설에서 한국이 에콰도르를 1-0으로 꺾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평가전과 실전은 다르다. 더구나 결승 진출을 앞두고 갖는 4강전이어서 그 어떤 낙관론도 받아들여지기 힘들다. 하지만 한국이 자신감을 갖고 경기에 임할 수 있는 어드벤티지가 주어져 있었다는 점은 분명했다. 문제는 한국이 세네갈과의 8강전에서 연장, 승부차기까지 가는 120분간의 혈투로 인한 체력 부담이었다. 경기는 팽팽했다. 한국은 에콰도르에게 골포스트를 때리는 실점 위기를 넘겼고 또한 16강 일본전에 이어 VAR 판독으로 득점이 취소되는 행운도 따랐다.
 
▲ U-20 월드컵에서 '골든볼'을 수상한 이강인 선수     ©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축구는 모든것이 결과가 말해준다. 한국은 세네갈전에 이 같은 위기를 넘기고 이강인이 전반 상대 의표를 찌르는 기습적인 프리킥 한방으로 조영욱과 더불어 FIFA 선정 베트트골에 선정된 최준의 환상적인 결승골을 도우며 한국은 평가전 승리를 입증하는 1-0 승리에 마침표를 찍고, 한국 남자축구 역사상 FIFA 주관대회 사상 첫 결승 진출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됐다. 결승전 상대는 우크라이나였다. 이번 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이탈리아까지 잡고 결승에 안착한 우크라이나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그러나 선제골은 한국의 몫이었다. 한국은 경기 시작 후 3분 만에 김세윤(20.대전시티즌)이 페널티 왼쪽 지역에서 상대 수비에 걸려 넘어져 비디오판독(VAR) 결과 페널티킥을 얻어내 이강인이 왼발로 골키퍼의 타이밍을 뺐으며 침착하게 성공시켜 기선을 제압하며 우승의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한국은 거기까지였다. 이후 한국은 중원의 취약성과 선수들의 볼 처리 실수로 잇달아 3실점을 허용 1-3으로 무릎을 꿇으며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분명 야심차게 준비했던 우크라이나전의 정정용 감독 변화에 의한 맞춤 전술, 전략도 통하지 않았다.

여기에 운도 따라주지 않았으며 선수 개개인 스피드와 개인 기량 또한 열세를 면치 못하면서 아쉬운 준우승을 차지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렇지만  최선을 다한 선수들은 모두 영웅이며, 뛰어난 전술, 전략 변화와 함께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팀을 결승까지 진출시킨 정정용 감독은 세계적인 지도자로 우뚝섰다.

아울러 그 중심에 '2골 4도움'을 기록하며 대회 '골든볼(최우수선수상)'까지 들어올린 이강인은 세계적인 선수로의 성장 입지를 굳혔다. 한국축구에 최초라는 새역사를 쓰며 값진 성과를 거둔 한국 U-20 대표팀의 준우승은 두고두고 아쉽지만 극찬받아 마땅하다. 이제 한국 축구는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모멘텀을 마련했고, 선수들은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자신감속에 희망을 갖게 됐다.

전 군산제일고등학교축구부 감독
 
기사입력: 2019/06/16 [19:39]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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