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미군 주둔하는 어떤 나라도 화장실 청소비까지 지원하지 않아"
 
시사자키   기사입력  2019/04/04 [22:02]

 

방위비 분담금 8.2% 상승, 1조 넘는 건 사상 최초
미군 목욕비, 세탁비까지 지원하다니..최악 굴욕 협정
지난 5년간 주일미군 군용기 수리비로만 954억 지원
미집행금 1년에 1천억 원, 과도하게 책정됐다는 증거
독소조항 이대로 용인하면 방위비분담금 계속 상승할 것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15~19:55)
■ 방송일 : 2019년 4월 4일 (목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박기학 (평화통일연구소 소장)

 

◇ 정관용> 국회가 제10차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 비준동의안을 내일 본회의에서 논의할 예정입니다. 오늘 관련 공청회도 국회에서 열렸어요. 지금 모두 1조 389억. 1조가 넘는 건 사상 최초입니다. 그런데 이 비준동의안에 예전에 없던 항목. 예컨대 미군의 세탁비, 목욕비 이런 것까지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어서 논란이네요. 평화통일연구소의 박기학 소장을 연결해 보겠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 박기학> 안녕하세요.

◇ 정관용> 소장님께서는 이번 협정이 역대 최악의 굴욕의 협정이 될 것이다, 이렇게 표현하셨는데 그 이유가 뭡니까?

◆ 박기학> 남북관계가 평화적 관계로 바뀌었는데도 불구하고 남북관계가 최악이었던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능가해서 방위비분담금이 8. 2%나 올랐어요. 또 공공요금과 위생, 목욕, 세탁, 폐기물 처리항목이 이번에 새로 신설되었고 또 해외주둔 미군에게까지 방위분담금 지급대상이 확대되었거든요. 또 국회 비준동의권을 침해하는 그 연장조항이 들어가는 등 굴욕적인 독소조항이 많이 들어갔습니다.

◇ 정관용> 먼저 공공요금은 그동안에는 그러면 우리가 지급하지 않았었던 겁니까?

◆ 박기학> 그렇죠. 공공요금 지급을 안 했죠.

◇ 정관용> 그런데 우리는 이제는 전기요금 같은 것도 우리가 낸다 이거죠?

◆ 박기학> 그렇죠.

◇ 정관용> 그다음에 목욕비, 세탁비, 폐기물 처리비 이런 것도 처음 들어갔어요?

◆ 박기학> 처음 들어갔죠.

◇ 정관용> 다른 나라도 이런 거 내주는 나라 있습니까?

◆ 박기학> 아닙니다. 미군이 주둔하는 나라가 세계에 많이 있지만 미군 목욕비, 빨래비, 화장실 청소비, 폐기물 처리비를 대는 나라는 한 나라도 없습니다. 우리나라도 지금까지 이런 비용을 지원하지 않았거든요.

◇ 정관용> 그런데 이번에는 들어갔다.

◆ 박기학> 네.


◇ 정관용> 사드기지 같은 경우에 우리나라는 기지 부지를 제공하고 모든 경비는 미군이 대는 걸로 하지 않았습니까?

◆ 박기학> 그렇죠.

◇ 정관용> 하지만 거기에 목욕비나 거기 쓰레기 처리비는 우리가 내야 됩니까?

◆ 박기학> 그렇죠. 미국이 이제 방위비분담금에서 쓰레기 처리비를 쓰겠다. 이렇게 하면 이제는 그렇게 할 수 있게 되어 있는 거죠, 지금. 한국이 동의를 해 줬기 때문에.

◇ 정관용> 그다음에 해외 주둔 미군이라는 건 뭐예요? 우리나라에 있지 않은 다른 나라에 있는 미군 말하는 겁니까?

◆ 박기학> 그렇죠. 그러니까 미국 본토나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해외주둔 미군이 한미연합훈련을 위해서 한국에 잠시 들르는 미군을 말합니다.

◇ 정관용> 이제 문구상으로는 상시적 또는 일시적 주둔 이렇게 표현했는데 그 일시적 주둔에 해당하는 거군요.

◆ 박기학> 그렇죠.

◇ 정관용> 그러니까 훈련 때만 잠깐 왔다 가는 그 비용도 우리가 다 낸다, 이제는.

◆ 박기학> 그렇죠, 그 연합훈련을 위해서 한국에 오는 미군들이 목욕을 하거나 세탁을 한다거나 또 사용한 화장실을 청소한다거나 또 쓰레기를 버리면 그 비용을 방위분담금에서 쓸 수 있게 됐다는 거죠.

◇ 정관용> 게다가 민주평화당의 천정배 의원실이 낸 자료를 보니까 우리나라가 지난 5년 동안 미국 측이 제공한 방위비분담금 가운데 모두 954억 원 이상이 일본에 있는 주일미군이나 우리 영토 바깥에 있는 군용기 수리비를 지원했답니다. 이건 뭡니까?

◆ 박기학> 이게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도에 군수분야 방위비분담에 관한 이행합의서라는 게 한국 국방부하고 주한미군 사령부가 채택을 했어요. 거기에 보면 예외사항으로 한국 영토 밖에 배치돼 있는 유사시 한국에 주문되는 미국 소유의 항공기나 지상장비를 정비하는 데 방위비분담금을 쓸 수 있다 이렇게 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이행합의서는 기관끼리 맺은 약정이기 때문에 조약이 아닙니다. 조약은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이 있는데 여기는 주한미군의 경비만 지원하게 돼 있거든요. 그래서 한국이 영토 밖의 미군 장비, 정비는 방위분담특별 협정을 위배하는 불법이죠. 그러니까 방위비분담 특별협정은 평시에 적용되는 조항이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박기학> 그러니까 유사시에 적용되는 조약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한국영역 밖의 미군 소유 장비 정비, 이것은 불법이고 부당한 거죠.

◇ 정관용> 아니, 그리고 그냥 논리적으로만 봐도 아까 소개하신 이행합의서에 유사시에 우리한테 동원될 장비에 대한 유지관리비라고 하셨지 않았습니까?

◆ 박기학> 장비요. 그 장비 관리비요.

◇ 정관용> 그럼 유사시에 얼마나 많이 오게 될지 모르잖아요.

◆ 박기학> 그렇죠, 모르죠.

◇ 정관용> 그럼 무한대로 늘어날 수 있는 거네요, 논리적으로 보면.

◆ 박기학> 그러니까 몇 십만 명이 오게 돼 있으니까 그런 것을 따지면 무한대로 늘어날 수 있게 돼 있는 거죠. 아주 굴욕적인 조항이죠.

◇ 정관용> 그러니까 과거에도 없던 조항들이 몇 개 들어갔고 지금 주일미군 군용기 수리비에 쓰였던 것은 이명박 정부 때 맺어진 이행합의서 때문에 이 말씀인데.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10차 특별협정 아니겠습니까? 지난 9차 특별협정 기간 동안에는 1년에 한 1000억 원씩 미집행 금액이 발생했대요. 그건 왜 남았습니까, 돈이?

◆ 박기학> 그러니까 쓰고 이제 다 못 쓴 거죠. 그러니까 예산이 방위비분담금이 과도하게 결정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는 거죠.

◇ 정관용> 미국 쪽이 요구하는 걸 우리가 그냥 덥석덥석 들어주다 보니 쓰지도 못할 돈까지 들어줬다 이 말이군요.

◆ 박기학> 그렇죠.

◇ 정관용> 그렇게 해서 남은 돈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 어디로 어떻게 갔습니까?

◆ 박기학> 지금 남은 돈이 한 1조 400억가량 되는데 미국이 추후 요구를 하면 줘야 된다는 것이 우리 정부 입장입니다.

◇ 정관용> 추후 어떤 명목으로 요구하면요?

◆ 박기학> 자기들이 미국에 원래 미국한테 주기로 한 돈이니까 이 협정상 맺어진 금액이니까 언제든지 미국이 다시 쓸 수 있다는 이야기죠.

◇ 정관용> 하지만 용처가 있어야 지불하는 거 아닌가요?

◆ 박기학> 그렇죠, 용처를 미국이 나중에 대겠죠.

◇ 정관용> 모든 용처를 들이대면 줘야 된다는 게 우리 정부 입장이다?

◆ 박기학> 그런데 방위비분담 협정이라는 것이 유효기간이 있거든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9차 협정의 유효기간이거든요. 지금 유효기간이 끝났거든요. 그러면 협정이 이제 없어진 거예요. 그러면 그 사이에 발생한 미집행 금액은 줘야 될 의무는 없어진 거죠. 그래서 줘서는 안 될 돈이라고 봐지는데. 이제 우리 정부는 협정상 정해진 금액이니까 줘야 된다 이런 입장이거든요. 그러니까 잘못됐다고 보는 거죠.

◇ 정관용> 물론 우리 안보상황을 고려하고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고려했을 때 적정 정도 또 상식적으로 이해가 될 수 있을 정도의 우리가 정부에서 지원해야 한다는 건 동의할 수 있습니다마는. 그 기준선이라는 게 미군이 다른 나라들에 주둔할 때에 그 나라 정부가 지원하는 거하고 좀 비슷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 박기학> 그렇죠.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지난 3월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 서명식을 했다 (사진=이한형기자)

◇ 정관용> 그런데 왜 우리만 유독 이렇게 심지어 세탁비, 목욕비까지 지원해야 되는 겁니까?

◆ 박기학> 그러니까 이건 우리 정부가 미국의 그런 강압적 요구에 굴복했다고 볼 수밖에 없죠.

◇ 정관용> 그러니까요. 왜 우리 정부만 그렇게 굴복하냐 이 말이죠.

◆ 박기학> 이게 이번에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에서 이제 여러 가지 경협사업도 이렇게 하려고 하고 그러다 보니까 미국의 승인을 얻어서 미국의 어떤 허락을 받아서 이렇게 진행하려고 하다 보니까 이런 부분들을 이렇게 돈을 줘서 환심을 사려고 하는 거 아니냐. 이런 것도 작용을 했다고 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북핵문제 해결에 우리가 미국을 좀 설득하는 카드 이런 거. 또 남북 경협 같은 거 좀 미국이 허용할 수 있도록 하는 분위기. 이런 것을 만드느라고 이런 것들을 덥석덥석 들어줬다.

◆ 박기학> 네, 그런데 이건 승인을 받아서 할 사항이 아니거든요, 남북관계라고 하는 것은. 이게 미국의 부당한 제재라든지 이런 부분들을 남북관계 차원에서 돌파를 해야지 승인을 한다고 한다면 미국이 한국을 더 봉으로 보고 더 이렇게 기고만장해서 돈을 더 요구를 하고 그럴 거거든요. 그런데 이건 잘못된 협상 태도라고 봅니다.

◇ 정관용> 한국을 봉으로 볼 거다.

◆ 박기학> 그렇죠. 이미 봉으로 보고 있죠, 뭐 말하자면. 대통령이 자기가 통화했더니 5억 달러 올려줬다. 앞으로 또 오를 거다. 지금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랬죠, 그랬죠. 그런데 내일 비준동의안 아마도 지금 예상컨대 통과될 것 같거든요.

◆ 박기학> 그래서 상당히 걱정입니다, 지금. 이 여러 가지 많은 독소조항이 있고 만약에 이런 것들이 용인이 된다고 한다면 앞으로 방위비분담금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거든요.

◇ 정관용> 그렇겠죠. 안 들어갔던 항목들이 추가되고 그러다 보면 지속적으로 상승하겠죠.

◆ 박기학> 그래서 여러 가지 지금 굴욕적인 조약이나 독소조항들이 많은데 국회가 이것을 엄정하게 심사를 해서 굴욕적인 부분 또 독소적인 부분들을 명확히 밝혀내서.

◇ 정관용> 알겠습니다.

◆ 박기학> 이걸 정부가 재협상을 하도록 이렇게 해야 되면 시간을 두고 뭐랄까, 졸속심사가 아닌 충분한 심사를 해야 되는데.

◇ 정관용> 알겠습니다. 내일 한번 지켜볼게요. 고맙습니다.

◆ 박기학> 네.

◇ 정관용> 평화통일연구소 박기학 소장이었습니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9/04/04 [22:02]   ⓒ 대자보
 
  • 도배방지 이미지